8월 8일 보고서.
어르신 만남, 일정 변경.
오늘 이모님과 함께 ‘나들이’를 가기로 했던 날이다. 전날 밤 긴장이 되어서 잠도 잘 오지 않았어서 컨디션이 좋지 않을까봐 걱정이 컸다. 기관에 와서 들은 소식은 이모님께서 ‘다른 쪽 다리’를 다치셨다는 소식과, 병원을 가는 날이라고 들었다. 나들이 날짜가 다시금 옮겨졌다. 11일로 날짜가 변경되었다.
함께 갈 분들.
함께 가실 분들에 대한 상황도 바뀌어 있었다. 갈 수 있다고 답해주신 분들이 ‘가지 못할 것 같다’라고 대답을 바꾸신 것이다. 다시금 바뀐 상황에서 새로 갈 수 있는 분들에게 연락드리기로 했다. 함께 갈 수 있는 분으로는 이웃집에 사는 오빠와 언니, 부부와 함께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병원에서의 기다림.
오늘 이모님은 병원에 가야 하는 날이었다. 병원에 가셔서 다친 다리를 진료받고, 나들이를 함께 가고자 하셨지만 몸이 좋지 않아 같이 가지 못하시는 분이 이모님께 ‘영양제’를 맞으라고 주신 돈으로 영양제를 맞으셨다.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고, 다른 환자들도 있었기에 이모님 바로 옆에 있기가 힘들었다. 보호자가 앉아서 기다리는 곳에서 앉아 기다리던 중 안마의자를 하는 등, 이모님이 영양제와 치료를 다 받고 끝내시길 기다렸다.
그만 맞고 갈까?
영양제를 맞으신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시간이 끝나질 않아서, 이모님께 찾아갔다. 영양제가 잘 들어가고 있지 않았다. 더군다나 얇은 핏줄에 링거를 꽂아서인지, 팔이 아프다고 하셨다. 이모님께서는 그만 맞고 가자고 하시기도 했다. 아직 영양제가 남아있었기에, 이모님께 어릴 적 링거를 맞은 경험을 말씀드리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동안 헌혈을 자주 했었는데, 핏줄이 얇은 탓에 헌혈을 하러 갈 때마다 간호사 선생님이 한참을 짚어보고, ‘잠시만요~’라고 반복해서 말씀하셨다는 말을 하니 재밌어하며 웃어주셨다. 그렇게 조금 더 영양제를 맞으실 수 있었다.
애들 챙겨주고, 오이 냉국 하려고.
병원에 다녀오신 후, 이모님께서는 장을 보러 가셨다. 이모님 댁에 자주 찾아오는 고양이에게 주기 위한 사료와 캔을 사시고, 오이와 다진 고기를 사셨다. 김치전과 오이 냉국을 하실 예정이라고 하셨다. 지난번 이모님의 요리를 맛보았던 덕에 생각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이모님께서는 재료와 함께 강아지와 가끔 찾아오는 고양이들의 밥을 주기 위해서 사료를 사셨다. 한가득 되는 짐을 하나 하나 빼먹지 않으려고 하시면서, 차에 몸을 실으셨다.
돌아오는 길, 다음 만남.
집 근처에 거의 다다르자, 이모님을 기다리던 강아지 3마리가 짖으며 달려왔다. 이모님이 창문을 내려 강아지들의 이름을 불러주시자, 강아지들이 엄청나게 짖어댔다. 이모님과 우리가 내리자 강아지들이 재빠르게 우리에게 달려왔다. 이모님의 짐을 안방까지 가져다 드리고, 이모님께 인사를 건네며 내일 또 뵐 수 있으면 뵈러 오겠다고 말씀드렸다. 이모님께서 ‘짐 무거운데, 고생했다’라며, 미안하고 고마운 표정으로 우리를 배웅해주셨다.
병원에서 의미있는 시간.
그동안의 만남 중, 이모님과 병원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보냈지만, 그만큼 또 하나의 감사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영양제를 맞는 이모님 곁에서 조잘 조잘 이야기를 해 드리는 모습에 간호사 선생님이 ‘손녀에요?’라고 물어보시기도 했다. 영양제를 맞으며 잠시 잠드신 이모님의 모습을 보며 평소라면 침을 맞거나 링거를 맞으며 보내시는 시간이 지루하시진 않으셨을까, 싶기도 했다. 오늘 이모님과 함께 보낸 시간 중, 대화를 아주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함께 있을 수 있어 감사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