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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그라드의 기적 |
얍 터르 하르 글 ․ 페이터르 파울 라우베르다 그림 ․ 유동익 옮김 판형- 신국판 변형 / 쪽수- 256쪽 / 가격- 8,500원 / 대상- 초등 고학년 이상 담당자- 기획부 이정선, 홍연숙, 김윤정 (862-5036) 도서출판 다림-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191-7 에이스8차 906 / 전화 538-2913 / 전송 563-7739 ISBN 978-89-87721-85-9 74890 ISBN 978-89-87721-68-2 (세트) |
▶작품소개
두 작가의 우연한 만남에서 탄생한 특별한 작품
네덜란드 출판협회(CPNB) 선정 ‘올해의 최우수 아동 문학상’ 수상!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작품들을 작품 해석력이 뛰어난 그림과 함께 소개하고 있는 ‘다림 세계 문학’ 의 열다섯 번째 이야기《레닌그라드의 기적》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네덜란드 작가가 쓴 네덜란드 문학이다. 하지만 작품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의 레닌그라드이다. 어떤 계기로 네덜란드 작가가 러시아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작품을 쓰게 됐을까? 거기에는 매우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소설과 역사에 관한 책들을 많이 써 온 얍 터르 하르는 러시아사를 쓴 것이 계기가 되어 1965년 러시아 작가 회의에 초청된다. 러시아에서 얍 터르 하르는 우연히 러시아의 유명한 작가 보리스 마카렌코를 만나게 된다. 보리스는 얍 터르 하르를 페스카료프스코예 묘지에 데려가 처절했던 전쟁 상황과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들려 준다. 페스카료프스코예 묘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레닌그라드가 포위되었을 때 사망했던 사람들의 묘지다. 얍은 보리스가 처음 만난 자신을 추억이 어린 중요한 장소로 데려간 것과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꾸밈없이 들려 준 것에 기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보리스가 들려준 전쟁 당시의 이야기에 깊은 감동을 받고, 문학적 영감을 얻게 된다.
그렇게 두 작가의 특별한 만남으로《레닌그라드의 기적》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레닌그라드의 기적》은 1967년에 네덜란드 출판협회(CPNB)로부터 ‘올해의 최우수 아동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미국, 독일 등 전세계 12개국으로 번역 출판되면서 출판된 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2차 대전 당시 포위된 도시 레닌그라드의 참상
처참한 전쟁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절망과 아픔
《레닌그라드의 기적》은 전쟁의 처참함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전쟁의 고통에만 무게를 두지 않는다. 전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용기와 전쟁의 상처를 감싸안는 인류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레닌그라드는 독일군에 의해 완전히 포위되어 많은 사람들이 배고픔과 전염병, 독일군의 폭격으로 죽어 갔다. 작가는 이러한 전쟁의 비참함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사람들은 혹독한 추위에 거리에서 용변을 봐야 했는데 인간이 지닌 수치심은 이미 전쟁의 폭력 앞에 무릎을 꿇은 지 오래였다. 이런 모든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상황은 살아남기 위해서 적응해야 하는 전쟁의 일상이었다.’
이렇게 도시 안은 이미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부끄러움은 사라졌다. 눈 내린 거리에는 시체가 흩어져 있고 사람들은 죽어 간 가족의 이름으로 묽은 무 수프를 배급 받기도 했다. 꿈 많고 따뜻했던 소녀 나디아도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죽은 아빠와 오빠 몫의 식량배급을 위조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보리스의 엄마는 억지로 보리스를 피난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주인공 보리스는 아픈 엄마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헤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은 슬픔과 절망 속에서도 다시 살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만 했다.
포위된 레닌그라드로 물자를 공급할 수 있는 통로는 라도가 호수뿐이었다. 라도가 호수가 얼면 그 위를 트럭으로 건너 물자를 공급했다. 하지만 얼음이 깨지거나 폭격을 받아 물자 수송 도중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보리스의 아빠 역시 포위된 도시를 위해 식량수송을 하다 라도가 호수에서 목숨을 잃게 된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보여 준 진정한 용기의 전파
아빠의 죽음과 전쟁의 고통스런 현실은 열두 살 소년 보리스에게 상처와 두려움을 남긴다. 그 두려움은 매일같이 호수 괴물의 악몽으로 나타나 보리스를 괴롭힌다. 그래서 보리스는 커서 독일군을 혼내 주는 군인이 되겠다고 마음먹는다. 눈물이 날 때면 생전의 아빠 말을 생각하면서 품 속에 아빠의 권총을 넣고 다닌다.
‘우리는 용감해져야 한다. 우리가 용기를 보여 주면 그 용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또 용기를 전해 줄 거야.’
전쟁 속의 배고픔에 시달리던 어느 날 보리스는 친구 나디아와 함께 도시 밖 황무지로 감자를 구하러 가게 된다. 먼 길을 힘들게 걷다 지친 나디아가 도중에 쓰러지게 되자 보리스는 당황해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러나 보리스에게 곧 더 큰 위기가 닥친다. 적군인 독일군 병사가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 절망과 공포로 얼어붙은 보리스에게 다가온 독일군 병사는 오히려 따뜻한 손길로 초콜릿을 건넨다. 그리고 나디아에게 응급처치를 한 후 목숨을 걸고 보리스와 나디아를 러시아 진영까지 데려다 준다. 보리스는 적군인 독일군이 자신에게 먹을 것을 주고 도와 주는 상황에 혼란스러워 한다. 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마음으로 느끼고 진심임을 알게 된다.
적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민 한 소년의 용기와 인류애
러시아군 진영에서 러시아군과 독일군이 만난 순간, 러시아 군인 한 명이 오랜 전쟁으로 인한 증오심으로 무장해제하고 있는 독일군을 쏘려 한다. 하지만 보리스는 그 앞을 가로막으며 독일군을 보호하며 외친다.
“이 사람들이 나디아를 구해 주었어요. 이 사람들은 친구라구요.”
독일군들은 전쟁중이지만 어린 생명들을 구하고자 자신들의 목숨을 걸었던 것이다. 러시아 중위 역시 “우리가 이 야수 같은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인간성을 상실하게 된다면 비참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독일군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보리스는 자기 마음 속에 뭔가가 변하기 시작한 걸 느낀다. 누구든지 삶은 소중하며,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시간이 흐른 후 드디어 레닌그라드를 둘러싸고 있던 독일군 포위망이 뚫린다. 보리스는 패전 군인이 된 독일군들이 행군해 갈 때 광장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러시아 사람들이 욕을 하며 독일군을 차갑게 쳐다보는 순간, 보리스는 붕대 아래로 보이는 독일군 병사의 눈을 보며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이 무언가를 해야 할 때라고 느낀다. 드디어 보리스가 용기를 내어 독일군에게 자신이 가진 초콜릿을 건네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보리스를 나무란다. 그러나 그 순간 한 아주머니가 보리스를 감싸며 외친다.
“증오를 가지고 살아간다면 자유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작가는 이 마지막 대사를 통해서 전쟁으로 받은 상처를 따뜻한 인간애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미움을 극복하는 것도 용기가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용기는 용서와 사랑을 만들어 내는 밑거름이 되며, 그것을 바탕으로 살아야 인류는 진정 자유로울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레닌그라드의 기적》은 배고픔에 쓰러진 아이를 동정하여 총을 거두고 먹을 것을 준 적군의 마음과 자신을 도와주고 인류애를 알려준 병사에게 다시 따스한 손길을 보낸 보리스의 용기를 통해 전쟁의 참상과 대비된 따뜻한 삶을 보여 준다. 용기는 또다른 용기를 낳고 인류애는 더 큰 인류애를 전해 줄 것이라는 깨달음이 ‘레닌그라드의 기적’으로 우리 가슴에 남을 것이다.
▶작가 소개
글쓴이 얍 터르 하르
1922년 네덜란드 힐베르쉼에서 태어났다. 책을 즐겨 읽어 주시던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웠고 작가가 되는 데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프랑스로 건너가 2차 세계대전에 저항군으로 지원했다. 특파원으로도 활동했으나 사고를 당한 후 네덜란드로 돌아와 방송국에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라디오 방송으로 내보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사스키아와 여룬》, 장애아 이야기를 다룬 《베어 릭흐트 하르트의 세상》 등 여러 작품을 발표하며 네덜란드 청소년 문학의 대가로 불렸다. 1998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린이 페이터르 파울 라우베르다
1970년에 태어나 네덜란드 남부 지방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일을 제일 좋아해서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학교를 졸업한 후 디자이너, 애니메이션 화가로 활동하면서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함께 했는데 어린이 책 작업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25권이 넘는 책에 그림을 그렸다. 여행하는 것과 영화를 보는 것,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스포츠와 치즈를 싫어한다고 한다. 지금은 암스테르담에 살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옮긴이 유동익
한국외국어대학교 네덜란드어과를 졸업하고 네덜란드로 건너가 레이던 대학교에서 법학과 언어학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네덜란드 작품을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하멜 보고서》《북풍마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