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칸헷, 구스넥 주립공원
마뉴먼트 밸리의 멋진 장면을 모두 즐기고, 근방에 있는 굴딩스(Gouldings)라는 유명한 숙소에 둘러 기념품도 사고, 본좌가 거할 싸구려 모텔이 있는 멕시칸햇(Mexican Hat) 마을 근방의 구스넥 주립공원(Gooseneck State Park)도 보았습니다.
멕시칸햇이라는 특이한 마을 이름은 멕시칸 모자를 쓴 사람이 판초를 입고 있는 듯한 모습의 돌 이름을 딴 것입니다. 저는 이 돌을 보고 멕시칸 모자보다는 <돌아온 장고>의 모습이 먼저 떠오르더군요. 멕시칸햇은 163 번 도로에서 바로 보입니다.
구스넥 주립공원은 딱 한 지점에서 바라보는 장면 밖에 없지만, 그 장면 하나로 주립공원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입니다. 주변이 온통 붉은색 사막지역인데 반해 이곳은 검은색이 지배적입니다. 땅 모양은 색깔보다 더 신기해서 층층이 겹친 땅이 거위 목처럼 굽어 집니다. 흐르는 강물이 그런 모습을 만들었다는 과학적인 설명을 쉽게 수용하기에는, 땅의 모양새가 너무 신기합니다.
구스넥 주립공원을 본 후에도 해가 지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남았는데, 이 짜투리 시간이 마뉴먼트 밸리를 멋진 곳이 아닌 충격적인 곳으로 만들었습니다. 본좌가 들고 간 안내 책자를 보니 조금만 더 가면 '신들의 골짜기(Valley of the Gods)' 라는 곳도 있고, '뮬리포인트(Muley Point)' 라는 곳도 있다고 써있습니다.
유타 261 번 도로의 비포장길
책자에서 뮬리포인트를 소개하기를 미 서부의 '중심거시기(centerpiece)' 라 합디다. 센타피스는 원래 큰 식탁의 가운데를 장식하는 꽃 같은 것을 말합니다. 음.. 그처럼 절라 중요한 걸 의미하죠. 사전적 의미는 그 정도지만 이 단어의 뉘앙스는 그 이상입죠. '센타' 도 의미심장한데, 더욱이 '거시기(piece)' 아닙니까. 호기심 만빵입니다.
하여 '미서부의 중심거시기'를 가보기로 하고 261 번 도로의 북쪽으로 달렸습니다. 가다보니, 오잉?, 절벽 같은 길을 만나더니 비포장도로로 바뀌어 버립니다. 261 번 도로가 지도책자인 로드아틀라스(Road Atlas)에 안나오는 조그만 길빠닥도 아니고, 그래도 명색이 일종의 고속도로인데, 도로망 엄청 발전된 '미쿡' 에서 어찌 이런 일이?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261 번 도로 중간에 비포장도로 표시 구간이 아주 짧게 있습디다. 비포장도로로 바뀌는 입구에는 덩치 육중한 차들은 돌아가라는 경고문도 있습니다. 유타주의 재정사정이 매우 좋지 않은가 보다고 생각하며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올라 가니 이건 지난 글에 얘기했던 산후안 스카이웨이의 절벽 길과는 비교도 안 되는 살떨리는 절벽길이 계속됩니다. 산후안 스카이웨이의 절벽 길은 떨어지면 푸른 숲이지만, 여기는 바로 바위입니다. 숲으로 떨어지면 왠지 나무들이 폭신하게 바쳐줄 것 같고, 죽지도 않고 다쳐도 아플 것 같지 않은 착각이 듭니다.
그러나 시뻘건 바위 위로 굴러 떨어질 이곳은 눈꼽만큼의 자비심도 없어 보입니다. 거의 180 도로 길이 휘는 곳에는 도로의 끝자락을 밟고 지나간 위태로운 바퀴자국도 가끔 보입니다.
길은 위태로운데 멀리 보이는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높아만 보였던 뷰트도 넓은 땅 위의 한갖 장식물에 불과하고, 푸른 듯, 붉은 듯, 검은 듯, 선과 면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마치 인상파의 그림 같다고 나 할까요. 몽환적인 풍경입니다. '유타 261 번 도로의 비포장도로', 본좌가 적극 추천하는 '졸라나이스길빠닥' 되겠습니다.
첫댓글 잘 보고 있습니다. 구스넥이라~ 거위 모가지를 닮았다는 야그 인가요?
'유타 261 번 도로의 비포장도로'='졸라나이스길빠닥' 넘멋진곳 같아 가면 신과 인간의 경계를 생각 할른지...? 보여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