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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푸른숲 발도르프 어린이집 원문보기 글쓴이: 지성아빠(김태엽)
발도르프교육의 이해를 위해 글 몇가지를 올립니다.
루돌프슈타이너나 발도르프교육에 이미 접하고 알고 계신 내용들을 포함할 수 있으며
조금 지난 자료들인데다 낯선 단어들도 있고 내용이 조금 길기도 하지만
인지학과 발도르프교육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게시물은 총 6가지이며 번호에 따라 연속되지는 않습니다.
인지학과 발도로프 교육
이 글은 푸른 숲 학교 2004년도 학부모 연수시 발표를 위해 쓴 글입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발도르프 관련 서적을 발췌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발도르프 교육을 전체적으로 개괄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자 미상)
목차
1 인지학이란 무엇인가
1. 인지학의 성립 배경
1)시대적 배경
2)괴테의 영향
3)신지학의 영향
4) 변증법적 유물론적
2. 인지학의 성격
1)합리적신비주의
2)인간학으로서의 인지학
3. 인지학의 사회적 실천
2 인지학에 기초한 슈타이너의 인간관
1 .통합적 인간관
1)신체, 영혼, 정신의 통합체
2)네 가지 구성체( 신체, 생명체, 감성체, 자아)
2. 인간의 발달과 인류문명의 진화
1)7년 주기의 발달
2)문화적 발생반복설
3. 종교적 인간관
1)윤회와 카르마
2)골고다의 신비
3 발도르프교육의 실제
1. 교육목적
1)자유를 향한 교육
2)통합성을 추구하는 교육
3)영성 회복의 교육
2. 교육의 단계
1)영유아기(0~7세)
2)아동기(~14세)
3)청소년기(~21세)
3. 기질에 따른 교육
담즙질, 다혈질, 점액질, 우울질
4. 교육과정
1)유치원 교육과정
2)초, 중등학교 교육과정
가. 주기집중수업
형태그리기, 국어, 수학, 역사, 지리, 자연과학
나. 주기집중수업 이외 교과
종교, 수공예, 유리드미, 미술, 음악, 외국어
5. 교육과정의 특징
1) 교육내용의 예술적 구성
2) 리듬이 살아있는 교육과정
3) 8년 담임제
4) 주기집중수업
5) 오이리트미
6) 졸업시험
4 발도르프학교 교사
1. 영혼의 예술가로서의 교사
2. 교사회의
3. 교사교육
1)교육과정
2)교사교육의 특징
5 발도르프학교의 행정
1. 자유학교
2. 교사자치에 의한 학교 운영
3. 학부모의 참여와 협력
4. 학생회
5. 각종 위원회와 관련된 공동체들
6. 발도르프 교육학의 현대적 조명
1. 인지학의 성립 배경
인지학(Anthroposophy)는 그리스어 인간을 의미하는 Anthropho와 지식을 의미하는sophy의 합성어이다. 독일의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 1861년 2월 27일 - 1925년 3월 30일)에 의해 창시되었다. 오스트리아의 독일인 철도원을 아버지로 두고, 현재에는 크로아티아에 해당하는 헝가리 지역에서 태어나 신비사상가, 건축가, 교육자로서 유명하다. 독일어권에서 처음에는 괴테 연구자로서 시작하였으나 1900년대 부터 신지학협회에서 활동하였고 의견을 달리 하여, 1912년에는 탈퇴하여 인지학협회를 창립하였다. (위키백과)
발도르프 교육학은 슈타이너의 인지학에 기초한다. 발도르프 학교에서 인지학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인지학은 발도르프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곳에 스며 있다. 인지학은 ‘본질적인 인간본성에 대한 바른 인식’에 기초해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슈타이너는 자신의 정신과학적 세계관을 인지학이라고 부르면서 인지학을 정신과학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프랭클(Otto Frankl-Lundborg)은 인지학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측면에서 이해한다.
첫째, 인지학은 슈타이너가 기초를 세운 초감각적 세계에 대한 과학적 연구 방법
둘째 이런 방법으로 얻은 연구 결과들을 뜻하며, 이것은 초감각적 본질을 탐구하는 정신과학으로서 자연과학을 보완한다.
셋째 인지학은 정신과학을 통하여 얻은 연구 결과들을 인간 개인의 인지학은 정신과학을 통하여 얻은 연구 결과들을 인간 개인의 삶과 인류 공동체의 삶에 실제로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1) 시대적 배경
슈타이너가 인지학을 일으킨 19세기 말에서 20세기초 유럽은 격동의 시기였다.
산업혁명에 의해 물질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되었는데 그에 반해 대중들의 생활은 극도로 빈곤해졌다. 이러한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노도처럼 유럽 전역을 휩쓸었다.
1848년 마르크스, 엥겔스에 의해 공산당 선언이 발표되었고, 1871년 파리에서는 최초의 노동자 정부인 파리코뮨이 탄생하였다.
자기 정화 능력을 잃은 산업자본주의는 급기야는 수차례의 공황을 불러왔고 이는 1차 세계대전을 낳았다. 이 과정에서 독일에서는 로자 룩셈부르크에 의해 독일 공산당의 전신인 스파르타쿠스단이 조직되었으며 1917년에도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의 노동자 정권인 볼세비키혁명이 성공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추구했던 것은 본질적으로 인간 해방이었다. 유럽사회의 이러한 시대적 조류는 다른 각도이지만 슈타이너가 인간 해방에 대해 질문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2)괴테의 영향
슈타이너는 괴테의 인식론 즉, 자연과학적 세계관에 많은 부분 영향을 받는다.
괴테는 당시 자연과학이 생명현상의 본질을 설명하지 않고 단지 유기체의 부분의 합으로만 이해한다고 평가하면서 기계론적인 세계관을 타파하고, 자연의 궁극적인 신비를 밝힐 수 있는 살아 있는 과학을 찾고자 하였다. 괴테 과학의 핵심은 변용(metamorphosis)이다. 괴테는 “우리가 유기체의 형태를 자세히 살펴보면 끊임없이 움직이고 유동적이다”라고 말하면서 동식물의 변용을 주장하였는데 슈타이너는 이를 인간 발달, 인간교육까지 확대하여 인간을 ‘변화•성장하는 인간’ 즉, 변용 과정을 거치는 존재로 파악하였다.
괴테에게는 경험과 관념이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고 보았다. 슈타이너는 이와 같이 경험계와 초경험의 세계가 구분되지 않고 통합되는 괴테의 인식론에 영향을 받아 “자유의 철학”에서 실재를 인식하는 앎이 감각기관을 통한 지각(perception)과 사고 과정을 통한 개념(concept)의 통일이며, 이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식 주체의 적극적인 정신 활동에 의한 것이라고 파악하였다. 바로 정신활동을 강조하였다. 슈타이너는 세계는 물질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을 모두 갖고 있으며, 물질적인 면은 감각기관이 지각하는 것을 통해 인식되고, 정신적인 면은 사고를 통해 발견되고 관련성을 갖게 된다고 주장한다.
슈타이너의 인식론은 실재를 인식하는 것이 개념이나 관념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관념론이나 감각지각에 의한 실재의 반영이라고 주장하는 실재론 어느 한 편에 속하지 않는다.
인지학에 영향을 준 괴테 사상의 영향력은 발도르프 교육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발도르프 교육학이 예술과 예술적 경험을 강조하는 것은 예술가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 안에 있는 예술적 자질을 일깨우기 위함이다. 예술적 자질을 중시하는 이유는 예술적 자질이 실재를 온전하게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즉 괴테식으로 말하면 관찰을 통한 판단력이고. 슈타이너식으로 말하면 사고하는 직관력을 발달시키기 때문이다.
3) 신지학의 영향
신지학은 19세기말 20세기 초에 확립된 신비주의적 세계관 또는 학문이다. 신지학에 의하면 인간의 자아 혹은, 영혼은 불멸하며 일련의 재생과정을 거쳐 지고한 신적 존재로 진화해 간다. 신지학은 ①.영혼 혹은, 아트만(atman) ②.신 ③.카르마(업보)의 법칙 ④.해탈 (liberation) ⑤.세계의 진화를 전제로 한다. 인지학은 이러한 신지학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슈타이너는 신지학과 달리 정신에 도달하는 것을 신비주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인식이라고 보았다.
슈타이너는 정신세계에 대한 체험을 종교적인 계시의 문제라기보다는 인식의 문제로 간주하고, 정신세계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의 내용이라고 파악한다. 슈타이너는 정신이라는 실재에 도달하는 것이, 신비적이고 모호한 방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인식에 의한 것임을 보이려고 하였다, 그의 정신과학적 체계가 바로 인지학이다
반면, 신지학회 사람들은 지식을 통해서 정신에 도달한다는 새로운 접근방법, 즉 의식상태에서 정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의식적이고 깨어 있는 상태의 접근방법은 물질세계에만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지학과 신지학 사이에는 예술적인 관심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인다. 신지학회 안에서 그들은 모든 관심을 정신생활의 실재에 집중시키고, 나머지 감각세계는 정신과는 관련이 없는 덧없는 존재로 간주한다. 따라서 예술은 그들이 추구하는 정신계의 삶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런 이유에서 신지학회는 예술에 별 관심이 없었고, 예술가들 역시 신지학회 안에서 활동할 수 없었다. 그러나 슈타이너는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마리와 결혼함과 함께 예술적인 요소가 인지학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슈타이너에게 결국 예술이란, 인간이 본래적으로 지니고 있는 정신에 대한 회화적인 경험에서부터 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인간의 진화과정 속에서 희미해져 갈 때, 유일하게 예술만이 이 경험을 붙들고 길을 밝혀야 한다고 슈타이너는 생각한 것이다.
4) 변증법적 유물론
19세기말 유럽의 지성들을 압도한 사상은 변증법적 유물론 이다. 이것은 인지학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즉, 변증법적 유물론의 방법론을 많이 수용하였다. 변증법적 유물론에 의하면 인간을 기본적으로 존재, 실천적으로 파악하지만 의식과 사고의 영역도 매우 중시한다. 그래서 의식과 존재는 상호 변증법으로 발전하며 그 종착점을 인간해방이다 단 여기서 물질적 해방을 더욱 중시한다.
반면 인지학은 인간을 기본적으로 의식과 정신의 면에서 파악하지만 존재, 실천의 문제도 중시한다. 이 둘은 통일되어 있으며 그 종착점은 정신적 자유이다. 즉 정신 의식적인 면을 더 중시한다.
변증법적 유물론에 입각한 사회주의 교육이 기본적으로 유물론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사고•의식의 영역인 교육을 역할을 매우 중시한데 반해 인지학에서는 관념론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정신적 자유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특히 발도르프 교육학에서) 실천의 영역(손을 사용하는 수공예수업이나 노작수업)을 매우 중시한다. 이런면에서 보면 인지학은 변증법적 관념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네가지 구성체의 7년 주기로 발달과 인류문명의 6단계 발달 등에서 볼 때, 그 발달이 점진적인 것이 아니라 양적 축적을 거쳐 비약적으로 발달한다는 변증법적 논리 전개 형태를 취하는 것은 변증법적 유물사관에서 원시공동체, 노예제, 봉건제, 자본주의. 사회주의가 사회가 혁명적으로 발전한다는 논리 전개 형식과 유사하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2. 인지학의 성격
1) 합리적 신비주의
인지학은 인식론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
첫째, 보이는 세계 배후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
둘째, 그러나 사람 안에 잠자고 있는 능력을 개발함으로써 이 숨겨진 세계에 파고들 수 있다(T. Steiner,1972(a))
인지학은 우주에 대한 정신적 관점에서 연역된 과학적 인식론, 즉 일종의 합리적 신비주의 인식론이라 할 수 있다.
인지학은 인간의 영혼불멸과 그러한 영혼이 계속해서 윤회하는 것을 가정하며, 윤회와 카르마의 법칙을 전제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인지학은 힌두교나 불교적 전통을 따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힌두교가 물질세계를 환영(마야:maym)이라고 간주하고 경시하면서, 이러한 물질로부터 벗어나 브라만(Brahman:우주적 자아)으로 흡수되는 것을 구원이라고 한 반면 슈타이너는 물질세계를 영적이고 정신적인 세계와 이원적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물질 역시 진화하며 물질은 정신적인 것의 기반이요, 근거이며, 물질세계에는 정신적인 힘과 다양하게 상호 작용하고 있다고 파악한다.
발도르프 교육학은 인간이 윤회의 법칙에 따라서 육체의 옷을 입고 태어나 육화한 것인데, 교육이 육화의 과정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교육은 카르마의 법칙에 따르는 도덕적 요소와 유전법칙에 따르는 신체적 요소 간에 조화를 이루어 정신적 존재가 성장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편 인지학은 기독교적 전통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슈타이너는 정통 기독교를 신봉하고 인지학을 하나의 종교로 만들 시도는 하지 않는다. 슈타이너는 정신과학으로서의 인지학이 어떤 새로운 종교를 세우려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정신과학은 기독교를 대신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기독교를 이해하는 도구이고자 한다.”
인간의 원죄와 예수를 통한 인간의 속죄와 구원의 문제를 슈타이너는 정통 기독교에서와는 다르게 해석한다. 슈타이너에 의하면, 골고다의 신비로 인해 ‘최고의 정신’(슈타이너는 이것을 태양정신: sun spirit으로 표현하는) 이 육화하여 지상에 내려와 그 이후부터 모든 인류는 그것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즉 골고다의 신비를 전환점으로 해서 인류는 자아를 절대 정신의 경지로 실현할 수 있는 특별한 힘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지학은 특정 종교 교리에 기초한 사상이 아니라, 여러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정신세계를 인정하고, 인간의 근원을 정신적인 우주와 관련짓는 종교성, 신비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2) 인간학으로서의 인지학
슈타이너는 교육이 인간본성에 대한 바른 인식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때 인간본성에 대한 바른 인식이란 다름 아닌 인지학적 인간이해요, 인간학으로서의 인지학 자체를 뜻한다.
기존의 “인간학은 인간을 물리적 관찰 하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그러나 인지학은 관찰에서 정신적인 근거를 추궁하고자 한다.” “인지학은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다 슈타이너는 즉 인지학이 보여주려는 것은 감각세계의 인지뿐 만 아니라, 이전 생의 존재와 그 일생의 영향이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보여 주는 것이다”. 한편으로 인지학적 인간학은 슈타이너 자신이 직관을 통해 보았다는 인간 본성에서 출발함으로써 형이상학적이라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또한 이를 교조적으로 적용하면 이데올로기로 변질될 위험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지학적 인간관은 인간이해의 지평을 확대하여 인간을 영적 정신적인 존재로 끌어올리고 있다.
3) 인지학의 사회적 실천
슈타이너는“우리들은 우리의 커다란 과제를 잘 자각해야합니다........ 첫째로 이 시대의 커나큰 빈궁, 둘째로 이시대의 커다란 과제입니다(1919.8.20)” 라고 말하였다
인지학은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일상 속에서 정신적인 면들을 발견하려고 한다. 따라서 인지학은 여러 가지 구체적인 사회적 실천과 활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것은 슈타이너 자신이 정신세계와 현재의 물질적 삶은 서로 별개의 것이 아리라고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발도르프교육과 발도르프학교 운동은 인지학의 교육 분야에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회적 실천이다. 슈타이너는 유기체적인 특성을 사회질서의 분화와 통합에 비유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사회의 세 가지 영역은 크게 경제 영역, 정치•법의 영역, 정신생활의 영역 이다.
삼중적 사회질서의 기본적인 이념에 따르면, 인간의 사회생활은 의식적으로 조직될 때에만 번영할 수 있다.
삼중적 사회질서를 통해 슈타이너는 교육이 경제생활 영역의 요구도 아니고, 정치생활 영역의 요구도 아닌, 인간의 본래 가지고 태어난 바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현재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인력은 무엇인가?’ ‘현재 사회 유지를 위해 무엇을 가르칠 필요가 있는가?’라고 묻는 대신에 ‘인간에게 무엇을 배울 능력이 잠재되어 있는가?’ ‘무엇이 형성되고 발달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슈타이너는 당시 교육이 국가 권력과 물질주의에 지배되는 것을 비판하고, 교육의 영역에서 자유로운 정신생활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함을 느꼈다. 1919년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지방에서 시작한 자유 발도르프학교가 그것이다.
인지학은 인간과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토대로 교육 이외에도 의학과 농업, 예술, 경제, 자연 과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구체적인 사회활동으로 실천되고 있다.
농업에서는 유기농법(Bio-dynamic : 땅을 살아 있는 유기체로 간주한다)으로 발달하였다. 인지학에 기초하여 발전된 의학과 치료교육 역시 광범위하게 퍼져 나갔다. 또 슈타이너의 삼중적 사회질서 운동에 기초한 아이디어에 따라 타인의 착취가 아닌 복리를 그 활동의 중심으로 세우고, 자연과 인간에 대한 책임 속에서 돈과 자본을 대하는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 가는 은행들이 생겨났다. 비엔나 시절 뇌수종을 앓는 소년을 가정교사로서 가르친 경험이 있었고 남동생이 장애아이기도 했던 슈타이너는 특수교육을 위한 강좌도 개설했다. 그는 장애아의 교육에서 역시 교육자가 문제를 지닌 아동 개개인의 본성을 파악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국제 캠프힐 운동(International Camphill Movement)으로 발전하였다.
2. 인지학에 기초한 슈타이너의 인간관
1. 통합적 인간관
슈타이너는 현대의 물질 중심의 사고방식으로는 물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인지학에 따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체의 물질적인 특성은 영혼적•정신적 특성이 작용한 결과이다. 그리고 정신적인 특성은 아주 섬세한 부분까지 자세하고 정확하게 신체에 나타난다. 그래서 슈타이너는 발도르프학교 교사들에게 아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동의 신체적 특성을 자세히 관찰할 것을 강조한다. 슈타이너는 인간을 신체(body), 영혼(soul), 정신(spirit)의 존재로 삼원적으로 설명하기도 하고, 네 가지 구성체로도 설명하기도 하며 7가지 9가지로 세분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신체•영혼•정신의 통합체
신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의미와 같다.
영혼은 사후에도 죽지 않고 계속 존재하는 부분, 사람의 물질적인 부분 이외의 부분으로 인간의 본질이요 사고와 감정에 속해 있다고 간주된다. 슈타이너가 영혼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신체와 정신영역을 매개하는 중간적 영역을 가리킨다. 영혼은 바깥세계로부터 자극을 받아들이고 이 자극에 대해서 우리 자신이 세계에 반응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동물과 달리 인간은 바깥으로부터 주어지는 자극의 노예가 되지 않고,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정신적 특성을 나타낸다.
정신은 첫째, 물질적이 아닌 사고, 감정이 속해 있는 곳 둘째, 인간의 마음(mind)을 조정•통제 할 수 있는 초자연적인 힘이다. 슈타이너에게 있어서 인간의 정신은 보다 고차원적 세계와 닿아 있는 영역을 의미한다.
우리는 신체를 통해서 세계의 많은 곳을 볼 수 있다. 반면 영혼을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 호악의 감정이나 기쁨, 고통 등의 감정이 일어남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영혼의 영역이다. 정신을 통해서는 나 바깥의 세계가 더욱 고처원적으로 내안에 드러난다.
신체를 통해 지각한 세계에 살 수 있으며, 영혼을 통해 자기 자신의 세계를 구성할 수 있고 정신을 통해 앞의 두 세계보다 고차원적인 세계가 내안에 드러난다.
이와 같이 슈타이너는 눈에 보이는 신체만을 고려하지 않고, 영혼의 활동을 통해 자기만의 내면세계를 형성해가며, 그것이 정신세계와 관계를 맺어 가는 신체•영혼•정신의 통합적 존재로 인간을 파악한다.
“신체는 유전법칙에 지배되며, 영혼은 자기 창조적 운명(또는 카르마)에 따르고, 정신은 불멸하여 끊임없이 지상의 삶을 반복한다.”
슈타이너는 인간을 다음과 같이 3개의 구성원이9원적으로 세분해서 설명하기도 한다
정신을 이루는 구성원
정신적자아 (spirit-self)
정신의생명체 (life-spirit)
정신의물질체 (spirit-man)
영혼을 이루는 구성원
감각혼
오성혼
의식혼
신체를 이루는 구성원
감성체
생명체
물질체
2) 네가지 구성체
발도르프 교육학의 인간관의 큰 특징은 인간은 감각으로 지각할 수 있는 신체만이 아니라지각할 수 없는 영역도 갖고 있다고 전제한다. 인지학은 특히 보이지 않는 인간본성을 밝히고 그것이 신체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설명해준다. 7세, 14세, 21세 무렵과 출생을 포함한 4번의 계기를 통해 인간은 네 가지 구성체를 갖게 된다, 물질체, 생명체, 감성체, 자아가 그것이다.
(1)물질체 (신체)
인간의 물질체는 눈에 보이는 몸으로 우리가 신체라고 이르는 것을 말한다.
(2)생명체(에테르체)
생명체는 ‘고차원적 인식에 접근할 수 있는 어떤 것’ ‘물질체를 구성하고 있는 광물적 내용물에 분명한 형태와 모습을 부여함으로써 그것의 효과를 파악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정의된다
생명체를 유기체로 하여금 하나의 개체로서 자립시키는 생명력이라고 한다. 물질체의 형태를 보존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를 형성력체라고도 한다.
물질적 신체를 감싸고 있으면서 그 사람의 건강 상태에 따라 특정 색깔을 내는 ‘아우라’(aura)로 설명하기도 한다.
물질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는 인간을 물질의 물리적 •화학적 결합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인지학은 인간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생명력에 해당하는 에테르체 역시 인간을 구성하는 하나로 중요하게 간주한다. 물질체 안의 모든 기관이 제대로 형태와 모습을 갖추고 있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생명체의 흐름과 움직임에 의한 것이다.
슈타이너는 생명체를 ‘물질체의 건축가 혹은 물질체 안에 사는 거주자’라고 부르며, 물질체를 ‘생명체가 표현된 이미지’라고 부른다.
(3)감성체(아스트랄체)
인간을 구성하는 세 번째 구성체는 감성체이다. 고통, 쾌락, 충동, 열망, 열정 등의 감 각•감정의 전달자이기에 감정체(sentient body)라고 부르기도 한다. 식물은 이러한 감각작용은 없고 자극에 대한 반응 정도만 있지만, 동물은 감각작용을 갖는다. 따라서 감각작용과 관련 있는 모든 동물계가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만일 사람에게 감성체가 없다면, 그 인간은 신체는 살아 있으나 영혼의 활동도 없고 정신의 활동도 없는 식물인간이 된다. 감성체는 인간을 깨어나게 해 식물인간의 형태를 벗어나게 하는 초감각적 힘이다. 깨어있는 인간에게는 신체만이 아니라, 영혼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인간은 충•본능•욕망 등을 가지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중에 특히 감성체와 깊게 관련돼 있는 것은 감각적 지각이고 의식이며 충동•쾌•불쾌등을 포함하는 의미에서의 감정이다.
(4)자아
인간 존재의 핵심에 해당하는 인간의 네 번째 구성체는 자아이다. 자아는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인간 고유의 것이다. 감각혼, 오성혼, 의식혼으로 이루어져 있는 영혼 전체를 담당하고 있는 핵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자아이다. 자아는 영혼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혼이 갖는 여러 가지 경험을 총괄한다. 감성체와 비교해서 자아에게만 보이는 특징은 기억(memory)작용이다. 자아는 인간 안에 기억을 생겨나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다. 인간이 감성체에 의해 어떤 것을 의식해도 자아가 약하거나 결여된 경우에는 그것을 망각할 수밖에 없다.
자아는 계속적인 윤회를 통해 진화하는 존재로서 개개인의 개체성(indoviduality)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 자아는 나머지 세 구성체를 정화하고 고양시켜 변화를 일으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자 아의 작용에 의해 감성체는 보다 정화된 쾌락과 고통이라는 감각을 갖게 되고, 한층 승화된 요구와 욕망을 갖게 된다. 생명체는 인간의 습관, 성향, 기질, 의식과 관련된 것인데, 이것 역시 자아의 작용에 의해 보다 높은 차원의 것으로 정화 되고 고양된다. 자아가 아직 에테르체에 작용하지 않은 사람은 자연이 불어넣어 주는 대로 살 뿐이다. 자아의 작용은 물질체, 즉 신체에도 미친다. 자아가 신체에 영향을 주어 전체 인상과 외형, 몸짓, 신체의 동작이 변한다
자아의 작용에 의해 변화된 감성체를 ‘정신적 자아(spirit-self)’라고 하며 자아의 작용에 의해 변화된 물질체를 ’정신의 물질체(spirit-man)’라고 한다, 생명체가 없으면 물질체는 썩고, 감성체가 없으면, 생명체는 무의식의 상태가 된다. 마찬가지로 자아가 없으면, 감성체는 과거에 묻히는 망각상태가 된다. 물질체의 죽음에 해당하는 것이 생명체의 무의식 상태요, 감성체의 망각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생명은 생명체의 특징이고, 의식은 감성체의 특징이며, 기억은 자아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네 가지 구성체는 인간의 생애에서 같은 정도로 성장하지 않는다. 슈타이너는 네 구성체를 정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동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즉 발달의 관점에서 파악하는데, 이때 발달은 연속적인 발달이 아니라 물질체, 생명체, 감성체, 자아의 탄생이라는 계기를 포함하는 단속적인 의미의 발달이다.
이와 같은 인간에 대한 지식은 발도르프 교육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발도르프 교육학이 아이를 교육한다고 할 때, 이것은 눈앞에 보이는 신체만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구성체 모두를 고려하는 것이다. 따라서 슈타이너는 교육을 하는데 있어서 인간을 이루는 이러한 네 가지 구성체를 통합적으로 인식해야한다는 것을 교사들에게 강조한다. 교사는 아이들의 존재를 구성하는 네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 교사는 이 네 가지 구성체를 생애 전체적인 발달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눈에 보이는 물질체 안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체, 감성체, 자아의 영향까지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2. 인간의 발달 인류문명의 진화
인지학은 인간을 대우주 안의 소우주라는 우주적 존재로 간주한다.
1) 7년 주기의 발달
인간의 발달은 처음 7년간은 신체가, 7-14세 동안은 생명체가, 14-21세 동안은 감성체가 두드러진 발달을 보인다. 21세가 되면 비로소 자아는 감성체로부터 자유로워져 나머지 세 구성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21세 이후 역시 7년 주기로 감각혼, 오성혼, 의식혼의 순서대로 주된 발달을 나타낸다.
0-7세
자아는 신체에 둘러싸여 있다
신체가 두드러지게 발달한다
7-14세
자아는 생명체에 둘러싸여있다
생명체가 두드러지게 발달한다
14-21세
자아는 감성체에 둘러싸여있다
감성체가 두드러지게 발달한다
21세 경 자아의 탄생
21-28세
자아는 감성체를 조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
특히 감각혼이 발달한다.
28-35세
자아는 생명체를 조화시키는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오성혼이 발달한다
35-42세
자아는 신체를 조화시키는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의식혼이 발달한다
2) 문화적 발생반복설
슈타이너는 한 아동의 성장•발달 과정 속에서 인류 전체 정신문화의 역사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헥켈(E.Haeckel)의 “개체 발생은 계통 발생을 되풀이한다.(ontogeny recapitulates Phylogeny)"는 말을 생각나게 한다.
우리는 인류 역사를 흔히 고대-중세-근대 그리고 현대로 구분한다. 그러나 슈타이너는 역사 이전의 시기까지 포함하며, 역사적 기록이 없는 시기의 문명은 신화와 전설을 통해 설명한다. 이러한 인류의 정신문화의 발달과정이 한 인간의 발달 과정에 그대로 나타난다는 것이 슈타이너의 관점이다.
이러한 우주와 인간에 대한 이해는 우주, 지구, 인간이 함께 진화해왔다고 가정한다. 현재 아틀란트해 밑에 거대한 아틀란트대륙이 있었고 거기에 위대한 문명이 있었다. 그런데, 아틀란트대륙에서 인간이 신비한 힘을 잘못 사용하여 그 대륙을 잃어버리게 된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예지자들 몇몇이 사람들을 아시아, 유럽 등의 대륙으로 옮기도록 했고 마침내 거기에서 우리가 오늘날 말하는 인류 문명이 시작되었다.
제1후 - 아틀란트시대: 고대 인디아 문명 (B.C. 7000~B.C. 5000)
제2후 - 아틀란트시대: 고대 페르시아 문명 (B.C.5000~B.C.3000)
제3후- 아틀란트시대: 이집트, 바빌론, 앗시리아, 칼데아 문명 (B.C. 3000~B.C.740)
제4후 - 아틀란트시대: 그리스,로마 문명 (B.C. 740~A.D.15세기)
제5후 - 아틀란트시대: 르네상스 이후 ~ (A.D.15세기~3573)
제6후 - 아틀란타 시대(3573~)
3. 종교적 인간관
인지학은 종교가 아니다. 그러나 인지학은 여러 종교의 밑바탕에 흐르는 고대의 지혜와 철학과 관계가 있다. 이런 점에서 발도르프 교육학의 인간관은 종교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학에서 개개인이 자아를 각성하는 것은 소우주로서의 인간이 ‘내 안에 우주가 있다’고 전체 우주를 깨닫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일종의 종교적 체험이다. 이 때 종교는 특정 종교가 아니다.
이러한 인간관에 기초해서 발도르프학교에서는 교사로 하여금 아이들을 우주적 존재로 파악하고,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우주를 느끼고 우주적 존재로 각성해갈 수 있도록 한다.
발도르프학교에서 가장 위대한 교사는 아이들이다. 발도르프학교 교사들은 아이들 속에서 영혼-정신적 특성이 이 땅에 내려와 현생 동안 부모로부터 받은 신체적 속성으로 구체화되는 것을 발견하고 확신한다. 따라서 교사들은 자라나는 아이들 속에서, 정신적 속성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나는 과정을 통해 인간에 대한 외경심을 배우게 된다.
1) 윤회와 카르마
슈타이너는 서구문명에서는 생소한 윤회(Reincarnation)와 카르마(Karma)개념으로 인간의 발달을 설명한다. 슈타이너의 발달 단계론은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현재의 삶만을 고려하지 않는다. 인간의 성장•발달 과정을 점진적인 육화의 과정으로 파악해 정신적인 실체가 하강해 물질적 껍데기인 몸을 입고 물질계에 적합한 형태로 살아간다고 말한다.
슈타이너는 카르마나 윤회의 개념이 힌두교나 불교적인 개념이라는 것에 중요성을 두지 않는다. 이러한 개념은 정신성을 파악하고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수단에 불과할 뿐, 슈타이너가 강조하는 것은 인지학이 이러한 개념을 기초로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하는 점이다.
슈타이너는 현대 인지학을 말하는 사람들이 윤회나 카르마에 대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개념은 비과학적이거나 신비주의적인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사회생활, 새로운 인류문명을 창조해내는 데 필수적이다. 즉 인류문명을 쇠퇴시키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고양시키기 위한 것이다.
슈타이너는 이러한 개념이 실제 생활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적용된다면, 삶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윤회와 카르마 개념을 교육 상황에서 받아들이면 인간과 교육에 대한 새로운 입장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만일 카르마 개념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우리가 우연히 이 세계에 던져진 존재라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이 땅에 태어난 것은 무엇인가 이유가 있고, 그 이유와 관련해서 세상 속에서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슈타이너처럼 인간을 태어나기 이전부터 죽음 이후까지 연장해서 보면, 교육은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다. 교육은 인간이 자신의 카르마를 완성해 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2) 골고다의 신비
슈타이너는 자아의 각성을 골고다의 신비라는 말로 상징적으로 나타내어, “자아의 각성이 있으려면, 골고다의 신비가 개인에게 살아 있는 경험으로 체험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슈타이너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그리스도의 재림이 이제는 육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이해한다. 즉 각자 골고다의 신비를 살아 있는 경험으로 체험하는 인간의 내적 자아의 각성을 강조한다.
발도르프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이러한 인지학을 교육내용으로 가르치지는 않지만, 발도르프 학교 교사교육에서는 인지학이 중요한 교육 내용으로 다루어진다. 교사들은 이와 같은 인간 이해에 기초해 아이들을 바라보고 가르칠 때, 인지학적 교육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발도르프교육의 실제
1. 교육목적
1)자유를 향한 교육
슈타이너는 발도르프학교 이념으로 ‘자유’를 역설한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는 온전히 자유로운 정신의 삶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사회질서를 위하여 인간은 무엇을 알아야 하며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를 묻지 말고 그 인간에게 어떤 소질이 있으며 무엇이 그 속에서 계발될 수 있을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슈타이너는 1919년 발도르프학교를 설립하면서 교육의 기본 원리로서 ‘자유’를 역설한다. 슈타이너에게 있어서 ‘자유’의 문제는 개별적인 인간의 내적 활동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즉, 내적 자유를 말한다. 이는 정신의 자유를 추구하는 의미에서의 내적 자유이다.
발도르포 교육학 체계 안에서 자유는 인간이 외적 세계뿐 만아니라 내적인 자아에 대한 인식을 발달시킨 때만 가능하다. 발도르프 교육학에서 도달하고자 하는 내적 자유는 책임을 포함하는 것이다.
자유를 추구하는 교육은 개인의 능력을 충분히 그리고 풍부하게 고양시키고 개발할 수 있는 교육을 말한다. 발도르프학교 교육이 교육을 예술로서 이해하고 교육을 예술처럼 하는 것은 예술가를 길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인간이 삶의 여정 속에서 끊임없는 자기창조의 과정을 밟아갈 수 있는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인간이되도록 교육하기 위함이다.
자유는 적극적 자유와 소극적 자유로 구분된다. 소극적 자유는 ‘~로부터의 자유’로 간섭이나 규제가 없는 상태를 말하고, 적극적 자유는 ‘~을 할 수 있는 자유’로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나 상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런 구분에서 본다면 발도르프 교육학이 추구하는 내적 자유는 적극적인 자유에 해당한다.
그런데, 발도르프 교육학은 종국적인 교육목적인 정신적 자유를 위해서 학생들이 먼저 교사의 권위를 받아들일 것을 강조한다, 권위는 자유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의 필수적인 전 단계이다. 발도르프학교에서 8년 담임제를 행하는 것은 고학년이 되기 전 아동들에게 담임 교사의 권위를 통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학년부터 8학년까지 한 명의 담임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침으로써 지속적인 교사-학생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교사의 권위가 형성된다.
2) 통합성을 추구하는 교육
발도르프 교육학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주류의 교육이 온통 머리만을 교육하고 그 이외의 영역은 방치하는 반쪽자리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발도르프학교 교육학은 통합성을 추구한다. 즉 교육을 통해 전인, 조화롭고 통합적인 인간을 발달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은 교육목적에 국한하지 않고 삶 자체를 목적으로 간주된다.
발도르프학교 교육의 목적은
첫째, 의지, 사고, 감정이 골고루 발달한 인간으로 교육하기,
둘째, 아동의 발달 단계에 따라 변화하는 요구에 맞추어 자기교육의 길을 걷게 하는 것,
셋째, 교육과정에 예술 활동과 학문 활동을 통합시켜 교육하고
넷째, 예술로서의 가르침,
다섯째, 교사가 가르치는 일과 학교경영 모두에 참여하기, 마지막으로 학급과 학교를 공동체로 만들기이다.
발도르프 교육학에서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인식이 교육의 출발이 된다. 이때 인간본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통합적이다. 슈타이너에 따르면 인간은 신체,영혼,정신이라는 세 세계에 걸쳐서 사는 존재로서 세계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관계를 맺는다. 발도르프 교육학은 신체와 정신을 매개하는 영혼의 교육에 중점을 둔다. 즉 영혼의 주요 영역이자 활동인 의지.감정.사고의 조화로운 발달을 중시한다. 따라서 머리와 가슴과 손은 어린아이의 발달을 위해서 똑같은 가치를 갖는다. 그렇게 때문에 발도르프학교에서는 인지적이고 도덕적이며 실용적인 재능의 발달을 똑같이 중요하게 여기고 장려하며 촉진한다.
3) 영성 회복의 교육
슈타이너의 통합적인 삼원적 인간 이해는 더 나아가 인간을 고립된 개별자로 이해하지 않고 전체 우주와 하나라고 인식한다. ‘우주와 내가 하나이다’라는 인식은 통합성을 추구하는 교육에서 아주 중요하다. 슈타이너가 추구하는 통합적 교육은 한 인간에게 있어 내면세계인 영혼과 우주전체의 영적인 부분과 연결되어 있는 정신이 눈에 보이는 신체에 파고들 수 있게 교육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인간이 태어나기 이전에 경험한 정신적인 것이 물질세계에서도 실행되고 발휘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발도르프 교육학이 추구하는 통합성에는 전통적으로 전인교육을 논하면서 들고 있는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에 한 차원이 더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바로 슈타이너가 정신이라는 말로 개념화한 영역이다. 발도르프 교육학이 추구하는 통합성에는 인간의 신령스런 영역에 대한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러한 교육을 통해 영성을 회복하려고 한다.
영성이란 인간이 초월적인 차원과의 관련, 교류, 교감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람이 어떠한 ‘높은것’에 닿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예를 들어 태양이 떠오르거나 지는 것을 바라볼 때, 아기의 탄생, 성당 앞에서 아니면 어떤 인생의 지혜로 가득한 사람과의 만남에서 이러한 것을 느낀다. 이러한 것은 놀라움, 경외감, 혹은 존경스러움에 대한 느낌이다. 이러한 것들은 인간을 신적인 초월적 존재로 접근할 수 있게 한다. 바로 이것이 영성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삶을 사는 동안에 우리에게 변화를 준다. 이러한 느낌을 보존하고 장려하는 것이 모든 전통문화와 종교에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에서는 이러한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아니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발도르프 교육학에서는 어린시절부터 놀라움이나 경외감 등을 발달시키고 보존하려고 한다. 어린 아이는 창조주의 손으로 만들어진 작품인 우주의 한 부분이 자기 자신이라고 느끼는 것을 배운다. 발도르프학교는 종교적 세계관을 주입하고 가르치는 학교는 아니지만, 슈타이너는 아이들이 경외하는 마음을 가꾸는 문화 안에서 인간의 자유롭고 종교적인 관계를 세계와 함께 갖는 기초가 된다고 보았다.
인지학은 소우주로서의 인간은 대우주라는 세계와 연계되어 있으며, 광물계, 식물계, 동물계, 인간계는 위계적으로 이루어져 정신성을 향해 상승해가는 것으로 상정하는 우주론이다. 따라서 발도르프 교육학은 인간이 자신 안의 잠재성을 일깨움으로써 정신적으로 점차 고양되며, 우주와 하나가 될 수 있게 되는 교육을 강조한다.
오늘날 우리가 교육의 방향전환을 위해 새롭게, 아니 교육에서 이미 중요한 영역이었으나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영성의 차원을 회복해야 할 필요성이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발도르프 학교 교육은 특정 종파의 종교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영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교육을 충실히 행하고 있다. 특히 발도르프 학교의 자유로운 종교 수업은 학교에서 종교를 가르쳐야 하느냐 마느냐 하는 논의에 대해 좋은 답이 된다.
2. 교육의 단계
슈타이너는 교육이 아동 본성에 대한 바른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서 아동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정하는 인간이 느끼고 사고하며 의지를 보이는 통합된 존재로서의 인간을 말한다. 인간에 대한 교육의 목적은 변화하고 성장하는 인간에서만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인간을 변화•성장하는 존재로 파악하는 것은 인간의 발달을 전제로 한다. 변화•성장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는 결국 신체•영혼•정신의 통합적인 발달을 뜻한다. 이 변화•성장은 우주와 세계의 진화과정과 깊게 관련된다.
슈타이너는 아동의 발달과정과 정신문명사, 넓게는 우주의 진화과정 간에 관련성을 찾고, 아동의 발달과정이 세계의 진화과정을 반복함을 보여준다. 슈타이너는 아동의 발달을 정신이 점차 몸으로 나타나는 점진적인 육화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1) 영유아기(0~7세)
태어나 젖니에서 영구치로 이를 가는 이갈이 시기까지의 아이들은 보통 신체적•영혼적•정신적인 것이 통일된 존재이다. 1단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발달을 보이는 것은 물질체인 신체이다. 슈타이너는 이것을 어린이는 신체 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감각기관’같다고 말한다.
의식의 관점에서 본다면, 1단계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손발이 가장 완전하게 깨어 있고, 리듬체계는 그 다음, 그리고 머리 부분이 가장 덜 깨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단계의 교육은 손발의 움직임을 통한 의지의 교육과 부분적으로는 리듬체계를 자극하는 감정의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이 시기에는 인간 본성의 특성상 직접 지적사고력을 발달시키려는 교육은 불가능하다.
유아기 아이들은 의식이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주어진 환경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모방하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따라서 이 시기 교육의 원리는 모방(imitation)과 본보기(example)가 된다.
따라서 이 시기 교육의 과제는 아이들이 모방할 만한 물리적•심리적•도덕적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환경 외에도 보이지 않는 태도, 마음가짐, 분위기까지 모방하기 때문에 그러한 환경요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아침 시 암송하기, 식사 전 감사기도하기, 촛불을 켜고 의식을 치르듯이 행하기 등이 바로 이러한 점을 고려한 정서적인 풍토나 상호관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다.
이 시기에 아동이 배우는 세 가지 능력은 걷기, 말하기, 생각하기이다. 걷기를 배우는 것은 세계라는 공간 속에서 올바른 균형을 지니는 인간이 되가는 것을 뜻한다.
말하기는 아이들이 공간에 적응해 가는 과정인 걷기로부터 발달한다.
말하기가 걷기나 쥐기 등의 움직임에서부터 나온 것이라면, 생각하는 것은 말하기에서부터 발달한다. 아동이 걷기를 배울 때 교사가 사랑스런 마음으로 조력자로 있었던 것처럼, 말하기를 배울 때 역시 진실하게 옆에 있어 주어야 하고, 또 아동은 커다란 하나의 감각기관으로서 교사의 모든 것을 모방하기 때문에 아동이 분명하게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 교사가 먼저 분명하고 옳은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발도르프 교육학이 강조하는 것은 아이의 발달에는 아이마다 자기 고유의 속도가 있다는 점이다. 아이의 발달을 관찰하고 아이의 발달에 맞게 발달을 동반하는 것이 이 시기 발도르프 교육학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비극은 이 시기를 너무 빠르게 지나치려는데 있다.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하는 욕심에 조기교육 붐이 일기도 한다. 그러나 발도르프 교육학은 유아기의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의 본성과 아이의 발달 속도에 따라 아이가 행동하고 따라해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라고 주장한다.
2) 아동기(~14세)
이전까지 하나의 통일체였던 신체•영혼•정신이 2단계에서부터 분리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세 요소가 각각 분리되는 것이 아니고, 세 요소 중 둘씩 분리한다. 신체적•영혼적 부분과 영혼적•정신적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이 시기에 현저하게 발달하는 것은 영혼적 특성이다. 7세 이전까지의 감각기관의 형태를 벗어나 완전히 영혼의 상태가 된다. 이 때 물론 신체와 정신도 발달하지만, 무엇보다도 왕성하게 발달하는 것은 영혼의 발달이다.
2단계가 되면서 성장과 발달의 힘은 머리로부터 아래쪽으로 흐르고, 반면 의지의 힘은 손발과 신진대사 체계로부터 위쪽을 향해 흐른다.
슈타이너는 이것이 교육상 중요한 인지학적 지식이라고 강조 한다.(Gibert Childs,1331 : 41에서 재인용), 7세가 되면서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힘과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이 두 힘은 리듬체계인 가슴 부분에서 만나게 된다. 즉, 사고의 힘과 의지의 힘이 감정 영역에서 만나 상호간에 적응 단계를 거친다. 이것은 교육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고하는 힘과 의지의 힘 사이에 올바른 관계가 형성될 때 비로소 행위는 도덕적 행위가 되며, 인간은 도덕적 행위자가 될 수 있기때문이다.
이 시기 교육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과 관련된 교육이요, 감정과 관련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과 관련된 이 시기는 아동 발달 단계가 갖는 특징을 고려해 볼 때, 상상력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추상적인 개념이나 논리 형태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통해 세계를 표상하고 인식한다. 발도르프학교 1~8학년 동안 읽고 쓰고 셈하기를 배울 때, 그림 그리기나 형태 그리기 등의 생생한 이미지를 중시하는 것은 이 시기아동의 발달단계가 상상력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1단계 교육의 원리가 모방과 본보기였다면,2단계 교육의 원리는 교사의 권위(authority)와 그것을 따르는 학생의 자세(discipleship)라고 할 수 있다.
발도르프학교 교사가 바로 이런 권위를 지닌 자가 된다. 따라서 이 시기 발도르프학교 담임 교사는 권위 있는 안내자로서 거의 모든 주요 교과를 8년 동안 가르치게 된다,. 8년이 지나 청소년기가 되면 학생들은 교사를 더 이상 권위를 지닌 자가 아니라, 한계를 지닌 똑같은 인간으로서 보게 된다.
3) 청소년기(~21세)
사춘기를 지나면서부터 신체,영혼,정신의 세 요소가 보다 더 정교하게 분리한다. 14세 경 감성체의 탄생으로 사고력이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이 시기의 주된 본질은 정신적인 것으로 비로소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사고력이 발달하게 된다.
7세에서 14세 사이에 교사에 대하여 권위를 갖고 싶어 하던 것에서 이제는 그 권위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자기 자신의 자유를 발달시킨다. 이것은 감성체의 탄생으로 의지가 해방되고 판단력이 성숙하면서 독자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면서부터이다. 따라서 이 시기 교육은 지성과 독자적인 판단력을 자극할 수 있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13~14세 경에 사춘기를 거치면서 아동은 차차 회화적 감각 영역을 따나 감각을 통한 지각과 자기 자신의 사고력을 결합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 발도르프학교에서는 학문적인 교과나 예술적인 교과 이외에 수공활동을 중시하게 된다. 바구니 짜기, 목공예, 금속공예 같은 수공활동은 감각을 통한 지각과 사고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슈타이너의 3단계 발달론은 의지,감정,사고라는 영혼의 세 영역이 각각 단계별로 발달해 가는 데에 순서가 있다는 것과, 이 세 영역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완전한 성인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이와 같은 인간관을 가진 발도르프 교육학은 교육을 생애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슈타이너의 발달 단계론이 다른 발달이론과 차이점을 나타내는 특징은 눈에 보이는 발달의 특징을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의 발달과 관련지어 설명하는 것이다.
3. 기질에 따른 교육
*담즙질, 다혈질, 점액질, 우울질
인간의 발달을 설명할 때 보통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슈타이너는 정신세계에서의 경험을 인간이라는 수수께끼에 대한 중요한 답으로 간주한다. 슈타이너의 인간학은 타고난 정신적인 것이 어떻게 유전적인 것과 주변 환경을 중개하는지를 보여준다.
슈타이너는 태어나기 이전의 정신세계에서 가져온 것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인 요소의 중간단계에 해당하는 것을 기질(temperament)로 설명한다. 인간을 담즙질(choleric temperament),다혈질(sanguine temperament),점액질(phlehmatic temperament),우울질(mewlancholic temperament)의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슈타이너는 인간의 기질을 네 가지로 분류하기 전에 인간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눈다.
인간의 신체는 머리와 팔 다리로 나눈다. 머리는 사고과정을 담당하며 외부세계와 일정거리를 둔다. 반면 팔다리는 외부세계와 맞닿으면서 인간의 의지를 행동으로 연결시켜준다. 머리는 우주적 힘이 두드러진 부분이고 팔다리는 땅의 힘이 두드러진 부분이다. 이러한 머리(우주)와 팔다리(땅)가 인간의 네 가지 구성체(신체,생명체감성체,자아)와 작용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혼합방식에 따라 네 가지 구성체 중 두드러진 것이 다르게 나타나고, 그것이 바로 인간의 기질을 결정한다. 네 가지 구성체가 혼합할 때, 자아가 지배적이면 담즙질, 감성체가 지배적이면 다혈질, 생명체가 지배적이면 점액질, 물질체가 지배적이면 우울질로 결정된다,. 네가지 기질에 대한 슈타이너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자아는 신체적으로 피의 활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자아가 지배적인 담즙질의 아이는 신체상에서 피의 활동이 가장 활동적이다. 담즙질에 보이는 공격성과 강한 의지적 특성은 모두 피순환과 관련이 있다.
감성체는 신체적으로 신경체계로 나타나기 때문에, 감성체가 지배적인 다혈질은 신경계통 기능이 발달해 있다. 다혈질의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관념에 대한 이미지, 동요하는 감각작용, 감정의 변화 속에서 살려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다혈질은 끊임없이 흥미가 변하는 변덕스런 기질을 보인다.
생명체는 신체의 선(腺) 체계로 나타난다. 생명체는 내적 안정감을 유지하려는 것과 관련이 있다. 감성체와 비교해 볼 때, 감성체가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감각작용과 관계한다면, 생명체는 일종의 내적인 삶을 이끄는 것이다. 따라서 생명체가 지배적인 점액질은 자기 보존적이며, 외부세계로 향하려는 의지를 개발하기보다는 내적인 안정감을 중시한다.
우울질의 경우는 물질체가 가장 우세하다.
그런데 우울질의 사람들이 물질체를 능숙하게 다루려고 할 때마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왜냐하면 물질체는 물질체보다 차원 높은 나머지 세 요소에 의해 지배받는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질체가 우세한 사람은 수단에 해당하는 물질체를 완벽하게 조종하지 못할 때 일종의 억압을 경험하고, 내적 존재는 물질체를 지배할 힘이 없기 때문에 내적 장애를 느낀다. 이런 기질의 사람은 자신의 힘을 내적 장애를 제거하는 데 사용하려고 한다. 극복되지 않는 장애는 슬픔, 고통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우울질의 사람들은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네 가지 기질은 청소년기와 어른들에게는 해당되지만,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맞지 않는다. 슈타이너는 나이에 따른 기질의 변화도 설명하는데 우울질의 경우, 아동기(구체적으로 10세 미만)에는 자아가 지배적인데, 성인이 되면 물질체가 지배적이 되고, 다혈질의 경우, 아동기에는 생명체가 지배적이던 것이 성인기에 감성체가 지배적이 된다. 점액질의 우, 아동기에는 물질체가 지배적이다가 성인기에는 생명체가, 담즙질의 경우, 아동기에 감성체가 지배적이다가 성인기에는 자아가 지배적이 된다. 슈타이너의 기질론 역시 교육에서 강조하는 인간에 대한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슈타이너는 우리는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묻는 대신에 ‘아이들의 주된 기질은 무엇인가?’를 묻고, 그 주된 기질에 상반된 기질을 권함으로써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기질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교사와 부모는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급을 운영할 경우, 담즙질의 아이들끼리 앉히면 아이들의 격하기 쉬운 기질은 상쇄될 것이며, 다혈질의 아이들은 서로 끊임없이 변하는 쾌활함이 상대를 서로 지치게 할 것이다., 점액질의 무기력하기 쉬운 기질의 아이들끼리 앉는 경우는 서로의 무기력함에 지루해 하다가 어느 하나가 주도적으로 행동하게 되어 무기력함을 일깨우게 된다.
기질론은 수업에서 이야기 할 때, 교려할 수 있다.
같은 동화를 한 번은 담즙질의 아이들을 위해 자음과 의지의 측면을 특히 강조하고, 또 한 번은 우울질의 아이들을 위해 감정을 더 많이 담고 있는 모음을 강조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다. 담즙질이 두드러진 아이는 권위에 대한 존중과 존경심으로 지도되어야 한다.
다혈질이 두드러진 아이의 경우에도, 그들이 원하는 하나의 진짜 관심이 있다고 슈타이너는 말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이 교사의 임무이다. 특정 한명의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의존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여러 가지의 주제를 제시하고 일시적이고 다양한 관심을 갖는 것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점액질이 두드러진 아이는 무기력과 무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다루기 쉽지 않다. 교사는 이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계속해서 사회적 접촉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그들과 소통하게 되고 외부 세계에 대해 점차 눈을 뜰 수 있게 될 것이다.
우울질이 두드러진 아이는 자기가 한 경험은 자기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기 기만적인 상태에 자주 빠져든다. 이런 아이들은 일부러 걱정거리와 어려움을 찾아낸다. 이런 아이들에게 교사는 실제적인 것이든 상상해 본 것이든 내면의 고통을 말해보게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아이 바깥의 세상에도 문제가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바깥 세계에도 고통과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우울질의 아이는 점차 자신의 내적인 비참과 불행보다는 타인의 슬픔과 고통에 동감하게 될 것이다.
4. 교육과정
발도르프학교 교육과정은 각 학교 수준에서 교사가 만들어서 사용하는 교육과정에 해당한다. 일선 학교마다 동일하게 적용되는 교육과정 문서가 따로 있지 않다. 대신 슈타이너가 최초의 발도르프 학교를 세우면서 교사들에게 강연과 세미나를 통해 말한 원리들을 교사 개개인별로 적용하고 있다.
슈타이너는 교사들에게 모순되어 보이는 것을 강조한다. 교사 각자가 실제 수업을 상황에 맞게 내용을 재구성하고 재창조할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교사들이 마음대로 가르칠 것이 아니라, 그가 이야기한 기본적인 원리와 원칙에 따라 가르칠 것을 강조한다.
발도르프학교 교사가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인지학에 바탕을 두고 인간과 세계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인지학에 바탕을 두고 인간과 세계에 대하여 바라볼 때, 슈타이너의 말대로 교육과정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당면한 문제는 두 가지이다. 아동이 가지고 있는 영혼-정신적 특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와 또 하나는 그러한 요구에 맞는 양분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이 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교과를 어떻게 가르치느냐의 문제이다.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슈타이너는 먼저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구체적인 원리와 원칙들을 언급하였다.
1) 유치원 과정
2)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1)주기집중수업 교과
1) 형태 그리기(Form Drawing)
근본 과제는 어린이로 하여금 왕성한 내적활동을 가능케하는 ‘형태 체험’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2) 국어 : 매 학기 마다 3~4주 주기집중수업을 하고, 별도의 연습이 있다.
3) 수학 : 매 학기마다 3~4주 주기집중수업을 하고 계속적으로 연습이 요구된다.
4) 자연과 과학(Nature Study & Science): 매년 3~4주 주기집중수업으로 1~2회 실시한다.
5) 역사
6) 지리
(2) 주기집중수업 이외의 교과
1) 종교
2) 제2 외국어: 모국어 이외 두 개의 외국어를 각각 주2~3회 학습한다. 영어권 국가의 경우 주로 독일어와 불어를 채택하고 있다.
3) 수공활동
발도르프학교는 예술과목들만 강조한 것이 아니라 수공예 수업도 강조하고 있다. 슈타이너는 수공예의 교육적 목표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의 지력은 지적인 교육에 직접 몰두함으로써 생기지 않는다. 손가락을 서투르게 움직이는 사람은 미숙한 지력과 덜 유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손가락을 제대로(훌륭히)움직일줄 아는 사람들은 유연한 이념과 사고를 가지고 사물의 본질에 도달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외적인 인간을 전체적으로 다룬 결과로서 지력이 생긴다라는 말을 과소 평가할 수 없다”
4) 미술 : 드로잉,회화,모델링
5) 음악: 노래,리코더,오케스트라가 포함.
6) 오이리트미: 발도르프학교의 독특한 교과로 전 학년 필수과정이다.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룬다.
5. 교육과정의 특징
1) 교육내용의 예술적 구성
발도르프 교육학의 특징을 한마디로 한다면 교육과정의 예술적인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을 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교육이 인간 존재를 일깨울 수 있는 예술의 경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발도르프학교에서는 모든 교과에 예술적인 요소가 포함된다, 1학년 때 처음 쓰기를 배우는데, 이 때 쓰는 것은 글자라기보다는 그림의 형태에 가깝다.
2) 리듬이 살아 있는 교육과정
발도르프학교에서는 리듬을 중시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성급하게 아이들의 능력을 개발해내려고 교육하지 않으며, 한쪽에 치우친 내용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발도르프학교에서 교사들이 리듬을 교려해 교육한다고 할 때, 첫째 시간의 리듬을 교려하여 교육한다. 따라서 하루, 일주일, 계절의 변화, 일년의 시간에 따라 교육내용이 영향을 받는다. 둘때, 서로 성질이 다른 리듬을 가진 교과목 예를 들어 말, 음악, 동작이 갖는 리듬을 고려해 교육한다. 또 시간의 리듬이나 교육내용의 리듬감 외에도 아이들마다 가지고 있는 각자의 리듬을 고려해서 교육한다. 슈타이너는 오늘날 대부분의 학교활동과 시간구성은 아동 자신이 가지고 있는 리듬이나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한다. 발도르프학교에서는 이러한 리듬을 고려한다. 발도르프학교 교육은 시간단위의 구체적인 활동에서 예술적인 성질을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발도르프학교의 연중 계획 역시 여타의 학교 일정과 유사하지만, 특히 발도르프학교에서는 계절별 절기를 중시한다.
3) 8년 담임제
발도르프학교에서는 한 명의 같은 교사가 계속해서 8년을 가르친다. 이것은 슈타이너가 아이의 8년을 전체 성장 단위로 볼 것을 강조한 데서 나온 제도이다. 8년 담임제를 통해 교육의 연속성과 학생, 학부모와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얻을 수 있다. 8년동안 같은 선생님과 배우는 주기집중수업을 통해 다양한 영역의 지식이 소개된다. 여기에서 담임교사의 역할을 가르치는 지식이 살아있는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또 개인적으로 체화된 지식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4) 주기집중수업
주기집중수업(Epochen Unterricht)은 3~6주를 하나의 주기로하고 매일 두 시간 가량의 주기 동안 내내 같은 교과를 가르치는 시간표 운영방식이다. 시작30분은 시를 암송하거나 음악에 맞추어 스피치(speech)를 하는데 할애된다.
슈타이너는 학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시간표로는 아동들을 집중하게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발도르프학교에서는 매일 매일의 시간을 유기적으로 파악할 것을 강조한다.
이와 같이 시간표를 구성하는 것은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교사가 정해진 주기 동안 같은 주제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또 배우는 학생의 입장에서도 같은 주제에대해서 다른 과목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다. 슈타이너가 50분씩 각각의 수업이 진행되는 수업방식 대신에 주기집중수업을 주장하는 것은 인간의 리듬이 50분 단위로 끊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기 집중식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일정하게 주어진 시간 동안 깊이 있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학습한 것을 잊어버리게 한 후 기억 깊은 곳에 두었다가 새로 조합할 때 다시 기억해낼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5) 오이리트미
발도르프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 중 가장 독특한 것이 오이리트미이다. 오이리트미는 그리스어로 ‘좋은,조화로운’ 이라는 뜻의 eu와 ‘리듬’이란 뜻의 rhythm이 결합한,즉 ‘좋고 조화로운 리듬’이라는 뜻을 지닌 독일어이다.
슈타이너는 오이리트미를 인간의 몸을 통해서 소리를 보여주는 움직임의 예술이라고 하면서 ‘볼 수 있는 말’ 이자 ‘볼 수 있는 노래’라고 표현한다.
오이리트미를 하는 목적은 인간의 초감각적인 실체에 속하는 정신, 영혼을 육체 안에 온전히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다. 슈타이너는 우주적 요소를 갖고 있는 인간의 정신이 육체와 조화롭게 결합하여 성장하고 발달해가는 이른바 정신의 육화과정과 오이르트미 과정을 동일하게 여겼다.
오이리트미는 실천되는 분야에 따라 예술 오이리트미,교육 오이리트미,치유 오이리트미가 있다. 교육오이리트미는 교육에서 오이리트미의 예술적 가치보다는 교육의 근본적 목적을 성취하는 역할을 강조한다. 따라서 오이리트미라는 예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오이리트미가 인간의 성장과 발달의 도구로 기능하는 것을 강조한다. 치유 오이리트미 혹은 오이리트미 치료는 예술 오이리트미와 교육오이리트미가 상당히 발전된 후 마지막으로 탄생한 영역이다.
오이리트미는 말의 톤에 따라 움직이는 ‘언어 오이리트니’(speech eurythmy)와 음악의 톤에 따라 움직이는 ‘음악 오이리트미’(tone eurythmy)가 있다.
오이리트미의 교육적 가치는 무엇보다도 소리를 느끼는 인간의 내적인 경험과 바깥으로 드러나 보이는 외적인 움직임을 통일하는 데 있다. 슈타이너는 발도르프 교육학의 목적이 내적인 삶의 힘이 신체의 움직임에 파고들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오이리트미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형태로 나타내는 의식의 예술이라고도 표현한다.
이외에도 오이리트미가 갖는 중요한 요소는 사회적 측면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한 학급의 학생들은 오이리트미를 하면서 자기 자신의 움직임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이 움직임에도 주의를 기울이게 만든다.
이러한 사회적인 측면은 경쟁이 아닌 협동을 개인과 전체의 조화를 자연스럽게 아이들 몸과 마음에 스며들게 한다.
6) 졸업 시험
졸업시험은 필기시험, 이해력 시험, 졸업논문 작성, 졸업 눈문발표로 구성된다. 필기시험은 수험생이 정해진 주제를 정해진 시간 안에 정돈된 형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를 보는 시험이다. 이해력 시험에서는 수험생이 배우지 않은 본문을 주고 그것을 줄여 다시 쓰는 시험이다. 졸업논문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고른 주제를 적절하게 계획하고 철저하게 이행하는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주제는 다양해야 하며, 글로 쓰는 것만으로 해도 안 되고 실험만 해도 안 되며 조형형물을 만드는 것이기만 해도 안 된다. 학생 스스로 주제를 잡는 것이기는 하지만 12학년 초에 교사 한 사람과 공동으로 주제를 잡고 일년 내내 주제를 가지고 논문을 완성해 간다.
4. 발도르프학교 교사
1. 영혼의 예술가로서의 교사
슈타이너는 교육을 예술로 파악하고 ‘교육예술(Erziehungskunst)이라고 한다. 예술로서의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무엇보다 먼저 예술처럼 교육을 이해하고 실제로 행할 수 있는 교사가 필요하다. 교육을 예술이라고 하는 이유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특징인 부분에서도 전체를 느낄 수 있다는 통합성 때문이다.
교육이 예술적이기 위해서는 먼저 교사 자신이 풍부한 예술성을 가지고 자기 자신을 예술가로서 자각하는 일이 요구된다. 슈타이너는 교사, 특히 아동기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를 ‘영혼의 예술가’라고 부른다.
교사는 예술적인 것을 기쁘게 사랑할 수 있고 예술적인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라, 열정(enthusiasm)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교사가 열정을 가질 수 있을까? 슈타이너는 이에 대해 교사는 첫째, 인간•아동 본성에 대한 인식, 둘째, 세계 본질에 관한 인식을 해야 한다고 답한다. 교사가 인간과 세계에 대해 친밀하고 생생한 관계를 맺는 것은 인지학적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예술가로서의 발도르프학교 교사는 학교를 살아 숨쉬는 유기체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오전 중에 이루어지는 주기집중수업에서 교사는 자유롭게 가르친다.
발도르프학교 교사들은 의지, 감정, 사고가 통합적으로 발달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서는 자율성, 유연성, 창의성이 교육과정의 주된 지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도르프학교에서는 8년 담임제를 택하고 있다. 8년 동안 한명의 담임교사가 모든 교과를 주기집중수업으로 가르치게 된다.
한편, 발도르프학교 교사는 영혼의 예술가로서 예술활동을 하듯 교육에 임하지만, 동시에 학교 운영과 행정 과정에도 관여하고 있다.
2. 교사회의
발도르프학교는 교사들의 합의에 의한 자치로 운영된다. 교사들이 교수-학습의 과정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전반적인 경영에도 참여한다. 교장이 따로 없으며, 모든 교사는 원칙상 동등한 권리를 갖고 활동한다.
교사회의는 교육협의회, 행정-조직협의회,내무또는 학교운영협의회로 구성되어 있다.
교사회의는 다수결에 의해서가 아니라 합의(또는 통일된 소신)에 따라 의사결정을 한다.
교사회의를 통한 주기적 교사모임은 학교를 살아 있는 유기체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교사회의이 목적은 규칙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교사들이 경험을 공유하며 좋은 의지를 가지고 학교생활을 하며 서로간의 경쟁이나 갈등상태를 줄이는데 있다.
발도르프학교 교사들의 봉급 규정과 급여 결정방식은 교사진이 학교단체나 이사회와 합의하여 결정한다. 여기에서 특징은 모든 교사에게 똑같은 봉급 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발도르프 교사의 기본 급여는 공립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보다 좀 적다. 이는 안정된 신분을 확보하고자 하는 잘못된 동기로 교사가 돼서는 안 되며, 또 하나는 교사로서 지나치게 높은 보수를 받아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발도르프 교육학은 교사를 일종의 성직으로 보는 관점을 취한다.
3. 교사 교육
발도르프학교가 필요로 하는 교사는 근본적이고 목표의식이 분명하며, 발도르프학교의 특별한 요구를 충족시켜줄 준비가 된 사람들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자격 있는 전문가들과 창의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발도르프 교사교육은 일반 사범대학의 교사교육과 비교해서 다음의 세 영역에서 결실을 맺고 있으며, 뚜렷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첫째, 심리학적•생리학적 인간학은 아이들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며, 둘째, 수업에서 행해지는 주제를 인간학적으로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으며, 셋째, 조각하기, 그리기,연주하기,오이리트미와 말하기 연습 같은 예술적 훈련은 아이들이 예술적인 것을 익히게 할 뿐만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배운 것을 인지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1) 교육과정
발도르프학교는 전적으로 교사의 자유에 의해 교육과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사교육 역시 자유로운 교사교육이 요구 된다. 발도르프학교 교사교육 과정은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개 2~3년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처음 1년 과정은 인간의식의 발달 단계, 인지학, 명상하는 방법, 서구 사회에서의 윤회와 카르마, 다양한 예술 활동,
2학년 과정은 아동발달과 발도르프학교 교육과정에 관한 심화학습, 교사를 위한 것
3학년 과정 자기 특정 분야(유치원과정 또는 1~8학년과정을 결정하며, 연구하고 그 결과를 졸업논문으로 쓰게 된다.
이상의 전일제 교사교육과정 프로그램 외에도 교사를 하면서 계속적인 자기 교육을 위한 과정도 있다. 이 과정은 주말과 방학을 이용한 워크숍을 통해 이루어진다. 오이리트미, 명상하기, 인형 만들기와 인형극, 아동발달과 이야기, 농장일하기등 다양한 예술 활동과 수공활동 등으로 구성된다.
3) 교사교육의 특징
(1) 자기교육과정으로서의 교사교육
발도르프학교 교사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교사교육 과정 자체가 자신이 누구인가의 물음을 중요한 과제로 간주하며, 교사로서의 삶을 사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기교육 과정이요, 자기 개발 과정이라는 점이다.
교사교육은 학생이라는 타자에 대하여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될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기교육과 자기개발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2) 활동중심의 교육과정: 예술 활동과 수공활동
인격의 발달, 지혜, 영감, 열정, 자유로운 인식능력의 발달은 발도르프학교 교사교육의 중요한 목적이다. 발도르프 교육학은 교사들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사고, 감정, 의지가 서로서로 긴밀하게 연계될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것을 훈련하는 데 효과적인 것이 예술 활동이라고 슈타이너는 생각한다. 때문에 발도르프학교 교사교육과정에는 발도르프학교 교육에서와 마차가지로 예술 활동이 핵심이 된다.
슈타이너는 세 가지 예술 분야 조소, 음악, 언어 예술 분야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세 영역은 특히 슈타이너가 발전시킨 오이리트미를 통해 강화된다. 이런 이유에서 발도르프학교에서와 마찬가지로 오이리트미를 필수 교과로 가르친다. 예술 활동과 수공활동을 통해 교사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은 교사 자신이 상상력을 지니고 단련하는 것을 강조한다.
(3) 학교 현장과 연계된 교육과정
우리는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에 입학해서 교육받은 이들이 얼마 동안 현장 실습을 받은 뒤 교사가 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반면, 발도르프학교 교사교육은 철저하게 발도르프학교 교육현장과 연계되어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 교사들은 아동들을 세심하게 관찰하는데서 교육을 시작하며, 교육내용과 방법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도 그 아동을 먼저 고려하고 있다.
둘째, 예술 활동과 수공활동을 통해 언어, 음악, 색과 형태가 작용하는 세계를 탐구하며 교사가 될 학생들은 세계를 더 잘 다루게 된다. 이것을 통해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사가 되는 것이다.
셋째, 교사교육 과정에는 발도르프학교에 참여하는 실습과정이 비중있게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4주간의 실습과는 달리 17~20주의 실습이 있다.
5. 발도르프학교의 행정
1. 자유 학교
발도르프학교 또는 슈타이너학교라고 불리는 이 학교는 자유학교이다. 이것은 학교 행정과 조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리가 학교의 자율성이라는 의미이다. 이때 자유는 슈타이너가 교육이념으로 추구하는 정신적 자유이다. 따라서 초기 발도르프학교의 공식 명칭은 자유 발도르프학교였다.
자유학교의 행정과 운영은 전적으로 교사와 학부모이다.
자유학교 발도르프학교는 교육과정 역시 국가에서 정한 기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 이 교육 운영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는다는 조건에서만 국가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유학교는 학교 외관 역시 좀 독특하다. 인간을 교육하는 학교를 아이들의 성장에 맞추어 유기적으로 짓고자 한다. 전체 건물 모습뿐만 아니라 교실의 벽이나 장식 역시 발달 단계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져 있다.
2. 교사 자치에 의한 학교 운영
모든 발도르프학교는 실질적으로 교사에 의해 운영된다. 하지만 각각의 발도르프학교 운영은 개개 학교 고유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발도르프학교는 교사들의 합의에 의한 자치로 유지된다. 따라서 학교장이 따로 없다. 교사들이 교수-학습의 과정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전반적인 경영에도 참여한다.
교장이 따로 없으며, 모든 교사는 원칙상 동등한 권리를 갖고 활동한다. 이것을 위해 발도르프학교는 정책결정 과정의 핵심에 교사들의 협력을 두고 있으며, 일주일에 한번씩 열리는 교사회의를 통해 이것을 실현하고 있다.
3. 학부모의 참여와 협력
발도르프학교 운영을 위해서 학부모 역시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한다. 교사와 학부모가 구성원인 학교조합이 전반적인 학교의 책임자이자 학교 대표이다. 학부모, 교사 이외에 지역사회 성원들 중 발도르프 교육학에 공감하고 후원할 수 있는 이들도 학교 대표 구성원이 된다.
4. 학생회
학생들 역시 학생회의, 학급회의, 학급대표자 회의, 상급학년 대표자 회의를 통해 학교 행사와 일에 참여한다.
5. 각종 위원회와 관련된 공동체들
발도르프학교는 여러 가지 성격과 종류의 위원회를 구성한다. 위원회는 발도르프학교를 둘러싼 문화생활을 발전시키고 확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6. 슈타이너 교육의 현대적 의의
산업화와 근대국가의 형성을 배경으로 발달한 공교육은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발달까지는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슈타이너 교육은 교육문제를 고찰하는데 있어서 경제발전이나 정치변화라는 교육 이외의 논리에서 출발하지 않고, 인간에 대한 지식에서 출발하는 인지학적 교육론을 통해 인간과 교육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한다. 인지학은 우주의 진화과정은 전체 인류문명의 진화 과정으로 나타나며, 정신문명사적 관점에서 인간의식의 발달과정으로 파악한다. 인지학적 인간 이해에 따르면, 인간은 신체 이외에도 영혼과 정신을 갖는 통합적 존재이다.
예술로서 교육을 파악하는 교육예술론은 교육에서 통합성을 회복하여 온전한 인간을 교육하는 전인교육을 추구하고, 물질만능의 풍조가 만연한 현대에 정신성을 회복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인지학적 교육론에 기초하여 설립•운영되고 있는 자유발도르프학교는 슈타이너의 사회개혁을 위한 운동의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 발도르프학교가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증대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인지학적 교육론은 현대 문명 전반에 대한 비판,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문제로 인해 개발과 이용대상으로만 간주되고 있는 자연에 대한 시각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1.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점
발도르프교육은 우리에게 색다른 교육경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인간과 세계 그리고 교육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해 준다.
첫째, 슈타이너의 인지학적 교육론에 기초한 발도르프학교에는 고유한 학교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둘째, 인지학적 교육론은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실천한다.
셋째, 성적으로 서열화하는 교육, 지적인 교육만을 강조하는 학교교육의 편향성, 관료적 형식주의, 다원화된 현대 사회 속에서 익명성이 특징이 되어버린 학교의 모습을 발도르프학교는 반대한다.
2. 우리나라에 수용할 때 고려해야 할 점
첫째, 발도르프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인지학이라는 특정 세계관의 주입이라는 점이다. 슈타이너 자신도 발도르프학교가 인지학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도르프학교 교육이 인지학이라는 자기 나름대로의 관료주의에 묶일 수 있다. 따라서 발도르프학교를 한국에 수용하는데 있어서 세계인지학회, 또는 세계발도르프학교 협회의 기본 방침과 독자적인 방식으로 한국의 발도르프학교를 운영하는데 갈등이 있을 수 있다. 소수 민족의 문화와 전통, 문헌, 종교가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발도르프학교가 세계적으로 퍼져 있지만, 발도르프학교는 주로 기독교 전통과 서구 문화 속에서 배태된 것이다. 한국의 사회•문화적 맥락은 이와는 크게 다르다. 성경이야기나 서구 중심의 신화나 문명이 교육과정에서 중시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맥락의 차이 때문에 발도르프학교 교육이 한국에 수용될 경우 한국적인 발도르프교육으로의 토착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넷째, 발도르프교육을 시작할 수 있으려면 이런 식으로 교육하는 데 익숙한 숙련된 발도르프학교 교사가 필요하다.
3. 현실참여가 결여 되었다는 지적에 대하여
발도르프교육이 전쟁과 나치에 철저하게 투쟁하지 못했다는 점은 올바른 지적이다. 이것은 발도르프 교육의 한계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 때문에 발도르프교육이 오늘날 유용하지 못하다고 말할 수 없다. 과거 7~80년대 우리 사회의 모순이 첨예하던 시절에는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이 최고의 화두였다. 그러나 생산력이 발전한 200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 노동운동은 주요한 화두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그 시대에 비판받았던 시민운동, 환경생태운동이나 인간 본연에 대해 탐구하는 운동이 주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인지학에 기초한 발도르프교육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에게 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묻고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문제에 대해 전투적으로 투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20세기 초 모순이 첨예하여 사회주의 운동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던 시기에는 주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였지만 자본주의 모순이 수정되고 변질되어 사회주의 운동이 그 영향력을 상실한 오늘날에는 오히려 그 역할이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4. 교육철학으로서의 한계
어떤 철학이 단순히 인식의 수단으로만 사용될 때와 교육이라는 구체적 실천의 논리로 될 때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교육의 경우 인격함양이나 가치관의 전달 뿐만 아니라 지식과 정보도 많이 전달해야 한다.
대안교육의 경우 경제적으로 안정된 계층만이 높은 학비를 부담할 수 있다.철학이 태동과 실천 사이에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다른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적 제약은 교육 철학이 현실에서 왜곡되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 나온 어떠한 교육 철학도 완벽한 것은 없다 그 철학을 풀어내는 사람이 자기 현실에 맞게 재창조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