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사람 사는 소리일 뿐입니다
층간 소음
층층이 복제된 칸막이 속
두꺼운 벽을 뚫고 투명인간처럼 소음이
무작정 방문해요
소음은 그저 사람 사는 소리일 뿐이라며
당연한 듯 전신에 스며 퍼져요
환풍구로 기어올라 와 하품하는 담배연기의 아침,
아래층 거실을 공사하는 런닝머신, 멀리서 아득히
바이엘을 치며 짖는 개, 발에 망치를 달고 매트위에서
뛰는 아이들, 가늘게 쪼로로 흘려 떨어지는 샛노란
피로(疲勞), 고요속에 퍼지는 한숨, 그 위로 얼근하게
취한 트로트,
ARS 안내방송
뛰지 말고, 낑낑대지 말고, 피우지 말고, 쉿 하세요
모두 아닌 척 흘려들으며,
흉기 든 피의 전쟁만은 피하려고
창백한 무표정과 끓어 넘치는 스트레스는
쓰레기통에 던지고
“덕분에”를 주머니에 우겨 담아요
어느 날에는
그리워할지도 모를 소음과 헤어져
적막하고 외로운 공간으로 이사 갈 우리에게
소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층에 바쁘게 내려요
그저 사람 사는 소리일 뿐이라며
詩作 노트
층간 소음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삶의 일부분입니다.
그 불편한 것 이상으로 삶의 흔적이자 인간적 연결이기도
합니다.
종종 작은 층간 소음에도 쉽게 짜증이 나곤 합니다.
하지만 층간 소음을 '사람 사는 소리'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그저 일상적인 현상으로 여기며 넘어갈
수 있습니다.
삶은 결국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듯이, 분노로
혈압이 오르고 얼굴이 붉어질 때, ‘그럴 수 있나’가 아니라
‘그럴 수 있지’라고 한 글자만 바꾸어 생각해 보면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듯 말입니다.
생각을 조금만 바꿔보면, 우선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층간
소음에 대한 시선도 달라질 것입니다. 결국, 이웃의 소리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따뜻한 흔적이자,
서로를 연결해 주는 조용한 소통이기 때문입니다.
http://www.thegolf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372
첫댓글 고운글 감상합니다
졸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