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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살문 안으로 몰아친 찬바람 금잔디에 닿기만 해도 잠드는 땅 열아홉에 찾은 여기가 조선 제일 명당 아닌가 살아서 왕이 되지 못했지만 풍수(風水)잘 보는 아버지 덕에 임금보다 좋은 자리 차지했다. 꿈에뵌 큰어머니 호통으로 두 아들 낳고 일찍 묻혔어도 아직까지 사촌형제 볼 낮이 없구나. 왕이 된 아들에게 추존되어 망주석 하나 없는 무덤일지라도 나에겐 넘치는 자리 나중 찾아온 인수대비가 호화롭게 치장하고 오른쪽을 독차지 했지만 눈 감고 입 다물었다. 며느리에게 사약 내리고 꽃 피던 날 손자에 받혀 찾아온 부인에게 높낮이 따저 무었하리 내가 오래 살아 며느리가 죽지 않았다 한들 이미 지나가버린 일 되돌릴 수 있으랴 사시사철 포근한 여기에 언제까지 함께 할 수 있다면 산골짜기 가득 웃음소리 넘처나리
************************************************************************ * 경릉은 왕릉 중 유일하게 여성상위 능으로 오른쪽으로 대비의 능이다. 세자 때 죽은 의경세자는 추존왕일 뿐 생전에 지위가 대비였던 부인이 높았기 때문이다. 인수대비 능은 연산군이 석물들을 고의로 치졸하게 장치 하여 혼유석 등에 돌문양이 없거나 희미하다. 고양시 용두동 서오릉 소재
조선 왕릉의 사연을 엮은 서사시 왕릉 이오장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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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미 지나가버린 일 되돌릴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