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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오후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열린 `제1기 무열학교 졸업식`에는 16명의 병사 전원이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해 자신감에 가득 찬 얼굴로 참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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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제2작전사령부가 지난 2월1일 `군에서 인생을 전환시키자`라는 취지로 저학력 병사들을 위해 마련한 야학인`무열학교`에 입학한 16명 전원이 고교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다.
개교 당시에는 13명의 병사로 출발했지만 그 뒤 3명이 추가로 입학했고, 2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인 지난 4월말 고교 졸업 검정고시에서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통과했다.
무열학교에 입학한 병사들은 기본적인 학습 수준이 매우 낮았고, 예비평가에서는 합격에 도달하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시험을 한달 조금 남겨둔 시점에서 7명의 병사가 중도에 공부를 포기하고, 자퇴를 하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면담과 설득 등을 통해 자퇴서를 낸 전원을 재입학시켰다.
하지만, 이들의 성적은 평균 40점에도 미치지 않아 시험 3주를 앞둔 상황에서 검정고시 응시생의 멘토를 자임했던 병사들과 구미 상록학교 교사, 검정고시 출신 대구시 공무원 등은 일대일 수업은 물론이고 야간교육까지 진행하면서 이들의 인생 전환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12일 최종모의고사에서 불합격 병사가 2명이 나왔다. 평균에서 약 10점이나 모자랄 만큼이나 낮은 점수여서 충격적이었고, 응시 병사 본인들도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멘토를 붙들고 막사에서 재워달라고 부탁하며 배우고자 하는 열의를 보였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말에 공부시킨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전화기도 꺼놓고 도망다니다시피 한 병사가 재워달라고 하며 멘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멘토와 멘티는 함께 밤을 새우는 노력 끝에 결국 전원 합격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특히 중도에 자퇴서를 내고 재입학을 하는 우여곡절을 격은 이모 상병은 평균 40점에도 도달하지 않았지만 이 같은 멘토와 멘티의 노력을 통해 검정고시를 가채점한 결과, 영어와 수학 각각 95점, 92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고, 평균성적은 72점으로 무난히 합격했다.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하는 데는 우선 교사·부모·부대원들을 함께 묶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데 있고, 학생 수보다 2배에 달하는 교사진을 통해 수준별 수업, 과목별 전담교사 강의 등 학습의욕을 일깨우며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육군 제2작전사령부는 이번 무열학교 졸업 병사들의 대입 준비를 서두르는 한편 이번 노하우를 토대로 지역주민들을 포함해서 검정고시 응시 희망자들을 받아 다른 꿈을 향해 달려갈 예정이다.
최병로 제2작전사령부 참모장(소장)은“군대가 젊은 장병이 단순히 거쳐 가는 곳이 아니라 꿈과 희망을 세우고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무열학교가 입증했다”면서“앞으로 무열학교가 더 활성화되도록 고입·고졸 검정고시와 대입 준비반 등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