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8일 여명이 밝자 된장찌개로 비빈 밥을 한 그릇 먹고는
애마를 몰고는 박정희체육관 주차장에 들어서니 06시 30분이다
너무 일찍 도착하여 차에서 우리나라 고건축에 대한 책을 보고있는데
딸내미한테서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는데 서 부회장님이 옆에 주차를 시킨다
물론 내가 옆에 있는줄은 꿈에도 생각 안했을 것 같타 기냥 가시는거 보이...
통화를 끝내고 나가니 벌씨나 여러분이 나와 있따
그라고 민서기가 있어서 같이 가는가 했는데 지는 오늘 일을 해야 되어서 몬간단다
기냥 잘 갔다오라꼬 인사하러 왔다카네... 정겨운 모습이 보기좋타.
오늘은 휴가철인 관계로 정회원들끼리 야유회겸으로 가는 산행이라 식구가 단촐하다
24인승 버스에 17명이 타고서 주차장을 나서니 06시 58분이다
아~~ 기분 대끼리 좋타 정시 이전에 출발하는 거는 산행 가면서는 처음이다
어떤 약속이든 그라고 약속한 시간을 안지키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는 나로서는
이런 것에서도 행복을 느낀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구미톨게이트를 빠져나와 포항을 향하여 기분좋게 구불러 가다가
북대구인터체인지 인근에서 회장님을 태우고서 다시 포항을 향한다
그런데 우리회장님과 싸인이 안맞았는지 배낭을 메고 먹거리들을 들고서
많이 뛰어와서 그런지 땀이 범벅이어서 안쓰럽다 (딸랑딸랑 입네다 회장님..!! ^^*)
동대구인터체인지 가기직전에 대구<->포항간 고속국도로 바꾸어 타고는
경산 와촌휴게소에서 김밥으로 아침을 때우는데 난 밥을 먹고온 관계로
보리술만 두어잔 걸치는데 팔공산이 운무에 휩싸인게 정말 장관이다...
이런 풍경을 보면 좋은 카메라가 없는게 아쉽다 그래도 이런거 빼고는 머든지
잘 나오는 내 돼지털카메라가 기특하기만 하다...
영천을 지나 포항 톨게이트를 나온뒤 조금 가다가 우회전해서 나와야 되는데
우리를 태운 기사 아자씨는 그대로 직진이다 마치 "몬 묵어도 고"라 카는듯이...
그리하야 우리는 어제 일부 개항한 포항 신항만 부두를 볼 수 있었고 거기에
뽀나쓰로 흥해에서 월포까지 해안도로를 타고 바다 구경을 할 수 있었던 것이었따
월포해수욕장에서 다시 국도로 나와서 송라면 보경사쪽으로 진입을 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보경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화장실에 갔다오니 09시 40분쯤 되었다
우리일행들은 보경사 입구를 우회하여 산행을 시작했따
사실 절 구경도 안하면서 입장료를 내는 것은 억울하다 물론 받는측도 이유가 있겠지만
산꾼과 문화재관리꾼과의 어떤 절충이 국가적으로 나와야 될 것 같타
아무튼 잘 닦여진 소롯길을 가다보니 중간중간에 철조망이 쳐져있따
이기뭐꼬 싶어 가만이 생각하니 우회하여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등산로로 쉽게
몬가게 하기 위하여 쳐 놓았는 갑따... 문화재가 있는 보경사 주위만 치든지...
아이고 문디 쉐이들 내연산이 다 지끼가...?? 지꺼머 신발끄내끼들 같으니라고...
동해안 해안 방어 철책도 거의다 철수했는데 도대체 삼팔선도 아이고 이기머꼬...
우쨌뜬 대갈빼기 쓰는기 한계가 있따 경치를 싹 베리놔뿟따 지꺼머 시부랑탕...
쌍씨옷이 그냥 나오는데로 뱉으민서 가다보이 이제 방향을 바꿀데가 되었다
약간 가파른 계곡과 능선을 조금가니 정상적인 등산로가 나온다
쪼매 너른곳에 서서 보리술과 물을 한 잔씩 마시며 쉬었다가 문수봉을 향한다
산에는 가라꼬 가랑비가 내리는지 아이마 있으라꼬 이슬비가 내리는지
약간의 빗물들이 가슴을 적시어 오는데 버섯들이 지천에 깔려있따
올여름에 장마같지 않은 장마가 지리하게 계속 되더니 온산이 버섯이다
하얀색, 빨간색으로 단장을 하고서 저 마다 덩치들을 뽐내고 있따
그라고 나뭇가지 마다 거미들이 틀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고 있따
거미줄에 이슬이 맺혀 아름답게 보인다 내 눈에 아름다운 것이 다른 곤충에게는
덫이 되어 숨통을 조일 수 있다는 걸 느낀다
하늘님 제발 저의 언행으로 인하여 다른이가 고통을 받지 않게 하여 주소서...!!!
얼마 가지 않아 문수암에서 올라오는 길과 마주치는 삼거리가 나온다
운무가 자욱한 길에서 과일이랑 양념한보리차(어떤 사람들은 쏘맥이라 카드만)랑
마시니 마치 신선이라도 된 것 같타 그려 마음 맞는 사람들이랑 이러케
분위기 조은 날 같이 다닌다는 것만 해도 신선놀음이 아니겠는가...
잠시 신선이 되었다가 다시 속세로 내려와 문수산을 향하여 발길을 옮긴다
내 생각에는 문수산이란 지명이 불교에서 유래 되었을 것이다
일반적인 사찰의 대웅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주불로써 가운데 모시고
좌우측에 문수보살(文殊菩薩)과 보현보살(普賢菩薩)을 협시불로 모시는게 많다
문수보살은 지혜를 상징하고 보현보살은 행원(실천)을 표방한다.
문수보살의 지혜와 보현보살의 실천이 있어야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대웅전의 상징성이다 하동 쌍계사 국사암 문수전 주련에는
入門見文殊 (입문견문수) 出門見普賢 (출문견보현)
君心若似我 (군심약사아) 還得到其中 (환득도기중)
"산문에 들어서면 문수를 보고 산문을 나서면 보현을 만난다.
그대 마음이 이와 같다면 반드시 중도에 다다르리" 라는 글이 씌어져 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찾은 내연산 줄기인 문수산에는 문수암과 보현암이 같이 있따
인연이 있다면 문수보살이나 보현보살을 친견 할 수 있을지도 모린다
그러나 우리같은 우매한 중생은 설혹 친견을 하더라도 마음좋은 할배나 할매
아님 귀여운 아이쯤으로 보고는 그냥 모리고 지나갈꺼다
상념에 잠겨 올라가다 보이 곧 문수산 정상에 다다른다
안개 자욱한 문수산 정상석에서 사진들을 박고는 곧장 내연산을 향한다
오늘 산행은 그다지 힘든 줄 모리겠따 그라고 그다지 더운줄도 모리겠고
약간은 후덥지근하지만 이정도면 아주 좋은 날씨라고 볼 수 있따
산행길이 능선은 엄꼬 계속 숲길이라 답답한 마음이 쪼매 드는 것 말고는 괜찮타
가끔은 쪼매 힘드는 곳이 있어도 할딱고개라 불리울 만큼 힘든 곳은 없따
가끔 쉬는 곳에서 일행들의 배낭에서는 과일이며 여러 주전부리들을 내 놓는데
나는 달랑 충무김밥이 전부라 내 놓을게 엄따 에고 미안스러버...
예전에 학창시절에는 중학교 때 부터 소풍에 도시락도 안 가져갔었는데
이젠 도시락이라도 가지고 다니마 발전이 되었는깅강...??
그래도 다음부터는 신경 쪼매 쓰야 되긋따... 지둘리 보셔들...
그럭저럭 즐거운 마음으로 올라가다 보이 어느새 내연산 정상인 삼지봉에 다다른다
약 세 시간 가량 올라왔나 보다 710고지 정상에서 사진을 박고는 삼삼오오 모여서
도시락을 꺼내어 식사를 한다 운좋게도 4인방 옆에 앉다보이 반찬이 푸짐하다
반주를 곁들여 즐겁게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하다보이 웃음이 절로 난다
오늘은 정말로 하늘님께 감사드린다 이러케 즐거운 시간을 주심에...
하산 길은 길이 쪼매 가팔라서 가끔 무릎이 시큰 거릴때가 있어 조심스럽다
은폭 아래를 지나니 자그마한 실개천이 흐르는데 물이 정말 맑다
예전에는 캠핑을 다닐 때 물통이 필요 없었따 개울물을 그대로 마셨으니까...
그리고 보경사 계곡은 자주 왔었는데 모기가 모포와 청바지를 뚫을 정도로 드셌다
그래서 밤이면 모기 등쌀에 물속에 들어가 있따가 추우마 다시 나왔다가를
반복하다가 내일 해마 뜨마 바로 집으로 간다고 카다가 또 날 새마 물놀이 하다가
다시 밤을 맞이하여 모기들과의 전쟁을 치르곤 했었따...
개울을 건너 얼마간 내려오니 연산폭포 뒷쪽이다 연산폭포 우측에 있는 바위 벼랑인
학소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는 다시 관음폭포로 내려온다
관음폭포 주위에는 동굴같이 커다란 구멍이 입을 벌리고 있어 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연산폭포를 등에 지고있는 비하대 역시 멋진 암벽을 이루고 있따
예전에 이곳에서 물놀이를 많이 했었따 그때는 한여름에도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따
관음폭포와 비하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박고는 연산폭포로 올라갔따
연산교를 지나니 연산폭포의 웅장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내 기억으로는 내가 여태껏 찾은 산속의 폭포중에 가장 장부의 기상이 서린 폭포다
설악산 구룡폭포나 서귀포 천제연폭포 보다 더 남성적인 폭포라 가장 좋아한다
내연산에는 12폭포가 있는데 그중 가장 내 세울만한 폭포가 아닌가 싶따
연산폭포를 뒤로 하고 하산 길에 만나는 보현폭포는 뒷꼭대기만 살짝 보이는데
예전과 길이 많이 달라져 2폭포인 보현폭포에서 삼보폭, 잠룡폭, 5폭포인 무룡폭포는
눈에 띄질 않는 것 같타
이윽고 1폭포인 상생폭포(쌍폭)에 다다르니 젊은이들이 물가에서 놀고있따
그런데 우리들이 개울을 건너가니 마치 임무교대라도 하듯이 다 빠져나간다
에고 기특한 넘들... 누구 자식인지 가정교육 잘 받았데이...
바위 뒷벼락에 가서 수영복을 갈아입고는 물에 들어서니 등골이 서늘해 지는게
기분이 좋지않다 아마 얼마전에 동강에서 래프팅하다가 급류에서 배가 뒤집어졌을때
같이간 여성회원들이 다치거나 죽지나 않았을까봐 정신없이 헤멘 기억이 나서 그럴까...
수영을 안한지가 꽤나 오래 된 것 같다 스쿠버 안한게 십삽년 정도 되니
아마 그정도 될 것이다 머리를 담그지 않고 수영을 해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고 힘만 든다
쪼매 허부적 그리며 놀다가 나오니 한기가 스며들어 물기를 닦고는 옷을 갈아 입었따
그리고 보경사에 들러볼 목적으로 먼저 하산길을 재촉했따
보경사에 들어서니 범종각이 나를 맞는다 범종각을 둘러보고 특이하게 자물쇠가
양각된 오층석탑을 보고는 대웅전으로 발길을 돌린다
대웅전 정면에서 부처님을 찍으려니 사진 촬영 금지란다 이기 또 먼 일이래...
나는 항상 대웅전 내부를 촬영 할 때는 후라쉬를 사용하지 않고 촬영을 한다
그런데도 찍지 말라니 참으로 황당한 일이다... 에이 지끄머 신발 끄내끼...
한 번 심통이 틀어지면 만정이 떨어지는 나로서는 더 이상 경내를 둘러볼 마음이 없어
해우소에 들러 불어난 심통을 다 털어버리고는 불이문을 나섰따...
산에서 좋은 감정이 절에서 싹 날려버리니 참으로 허무하다
우리네 인생이 다 그럴지도 모리지만...
첫댓글 알탕?????????????????하면좋켔다~~~~
사진이 일품이로고...알 깨지겄다. 종우야 계속 좋은 사진 글 기대하겠네.
종우야~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