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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거창고의 직업십계명에서 찾은 우리 아이의 꿈과 행복!
명문대 진학 실적이 뛰어나 매년 입시철마다 언론에 소개되는 거창고등학교. 대학입시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시골의 작은 사립고등학교가 명문대 진학률이 이토록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3년간 취재한 저자 강현정은 거창고의 장점은 인성 교육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자율 속에서 소명의식을 키워준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그 바탕이자 중심이 되는 철학에 ‘직업선택의 십계(이하 직업십계명)’가 있다는 것이다. 거창고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거창고 졸업생들을 찾아 인터뷰를 담은 이 책은 진정한 자녀교육의 길을 안내하고, 곧 사회에 나갈 학생들에게 '일하는 보람'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목차
여는 글
들어가며
1부. 아이가 어떻게 자라길 바라세요?
1. 세상에 나가기 전, 예방주사 / 2. 첫 번째 거창여행
3. 인생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 4. 하고 싶은 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5. 생의 방향을 바꾸는 선택 / 6. 거창고등학교의 교육
7. 거고 정신 / 8. 아무것도 아니어도 좋아
2부. 직업선택의 십계, 그 속으로 들어간 제자들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_ 다큐멘터리스트 박수용
2.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라_ 일본의 교수ㆍ시민운동가 장대영
3.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_ 초등교사 김순옥
4. 사회적 존경 같은 것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_ 화훼육종가 이점도
5.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해라_ 교사ㆍ시민운동가 이종진
6.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_ 문화재 복원가 성윤제
3부. 내 삶에 들어온 직업선택의 십계
1. 휴대폰을 압수하던 날
2.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3. 어디까지 믿어줘야 하나
4. 자율이 있는 곳에 도덕적 성장도 따라온다
5.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기
6. 부모는 자식을 사랑할 의무만 있다
7. Half-believing people
8. 나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글을 맺으며
출판사 서평
시골 명문학교에서 배운 자녀교육의 길
- 꿈과 행복을 찾는 10가지 질문, 직업십계명
거창고등학교는 명문대 진학 실적이 뛰어나, 입시철마다 언론에 소개되곤 한다. 사실 거창고의 장점은 인성 교육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자율 속에서 소명의식을 키워준다는 데 있다. 그 바탕이자 중심이 되는 철학에 ‘직업선택의 십계(이하 직업십계명)’가 있다.
저자 강현정은 휴먼 다큐멘터리를 쓰듯 직업십계명을 3년간 취재했다. 전성은(전 거창고 교장)의 구술이 길잡이가 되었다. 강현정은 거창고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거창고 졸업생들을 찾아 인터뷰했고, 일본까지 건너가기도 했다. 그녀는 이 책을 마무리한 뒤, “거창고를 명예졸업한 기분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가치관이 변했고 이를 통해 “사춘기 아이의 인성과 성적이 향상되었다”고 고백한다.
직업십계명의 정신은 한 거창고 졸업생의 글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건축가라면 그 다리는 무너지지 않고, 의사라면 사람의 목숨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 판사라면 판결을 믿을 수 있고, 기자라면 거짓을 전하지 않으며, 교사라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다.” 직업십계명은 세상이 정해놓은 외적인 기준이 아니라, 내가 꿈꾸는 삶을 소신 있게 살아갈 용기를 준다. 이는 현대인이 그토록 원하는 진정한 행복으로 이어진다.
공저자 전성은은『왜 학교는 불행한가』등 ‘교육론’ 3부작을 쓰는 등 교육계의 큰 스승으로서 ‘사랑’과 ‘자율’의 교육을 실천해왔다. 이번 책은 전성은의 유일한 자녀교육서로 거창고와 직업십계명의 정신을 오롯이 담는 한편 에세이 같은 전개가 흥미롭다.
직업십계명에서 찾은 ‘일하는 보람’
요즘 아이들에게는 정말로 꿈이 없는 걸가? 아니면, 이상하게 ‘내 아이’만 부모가 만족할 만한 꿈을 꾸지 않는 걸까? 몇 년 전부터, 학교에서 적성 찾기 등 진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적에 의존해서 진로ㆍ진학을 결정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 현실을 부정할 부모가 얼마나 될까? 그런데 거창고 직업십계명은 지금 ‘잘나가는’ 직업을 철저히 배제하라고 말한다.
* 직업선택의 십계(직업십계명)
하나.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둘.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셋. 승진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넷.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다섯.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하략)
책속으로
거창을 처음 찾아간 날부터 이 글을 마치기까지 꼬박 3년이 흘렀다. 우리 가정에도 기적처럼 변화의 조짐이 싹텄다. 아이는 달라지고 있다. 사춘기의 혹독한 바람이 때가 되어 저절로 잦아든 게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불필요한 갈등이 사라지고 있다. 부모는 그저 자식이 짠했고, 자녀도 그런 부모를 믿고 따랐다. 우리 사이에 비정상적인 감정 소모가 더는 필요치 않게 되었다. 부수적으로 따라온 성적 상승이나 학습태도의 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에 나는 그저 감동한다. ---pp.14~15〈프롤로그〉중에서
직업선택의 십계는 전영창 교장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철학을 거창고 교사 전성은과 도재원이 열 가지 계명의 형태로 정리한 것이다. 현재는 거창고 강당 뒤편에 아주 소박한 액자에 담겨 걸려있다. 하나같이 어려운 이 10가지 과제들을 풀 수 있는가, 이런 의구심이 든다면 자신에게 솔직한 부모일 것이다. 직업선택의 십계는 법칙도 원칙도 아니다. 철학이자 질문이다. 거창고 졸업생들은 직업선택의 십계를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들여다보는 거울로 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p.19
사춘기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탔다면, 마흔이 훌쩍 넘은 엄마는 교육의 기준 없이 온탕과 냉탕 사이를 오갔다. 내가 삶 속에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그걸 찾지 못하는 한, 소중한 인생을 계속 허비할 게 분명하다. 남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내 보폭으로 걸어나가는 방법, 지금 그것이 절실하다. 그래서 여기에도 온 것이다. ---p.31〈1부〉중에서
“절대 부모가 하라는 거 하지 마. 인생 네가 사는 건데.” 전성은 선생의 얘기가 다소 극단적으로 들릴 수는 있다. 하지만 말하고 싶은 본질은 설령 그것이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할 수 없을지라도 재능과 소질과 관심이 가는 일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혹 고통과 역경에 처하게 될지라도 오히려 더 큰 삶의 가치에 눈뜨는 계기를 만날 수 있다. 안정되고 성공하기만 하는 삶 속에서는 절대로 참 행복의 가치를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p.46〈1부〉중에서
내가 거창고가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 뭔지 지겹도록 캐묻자 선생은 마지못해 이런 얘기를 해주었다. “예전에 1970년대 우리나라 농촌에는 젊은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없었지. 그럼 주로 누가 남느냐면 그 집안의 맏아들이 남아. 그러면 그게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어 만날 술을 마시는 거지. 그렇게 한참을 힘들어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마음을 잡거든. 농사꾼이 마음을 잡으면 뭘 하겠어? 그때부터는 열심히 농사를 짓는 거지. 마찬가지야. 학생들도 철이 들면 뭘 하겠어? 공부하는 거지. 스스로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 그런 학생을 당할 수가 없거든.” ---p.62〈1부〉중에서
47회 졸업생 장부옥은 직업십계명을 ‘브레이크’라고 표현했다. “브레이크 하나씩 달고 졸업하는 것 같아요. 브레이크가 있다고 해서 다 잘 작동하는 건 아니잖아요. 고장이 날 수도 있고, 본인이 밟지 않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만 분명히 브레이크가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낫지 않을까요? 거창고를 거쳐 나가면 그런 거 하나씩은 달고 나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면에서는 힘들죠. 하지만 그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인생에서 생각보다 큰 부분일 수 있어요.” ---p.71〈1부〉중에서
내가 만난 거창고 졸업생들은 이 시 대를 빛낸 위인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별이 아니라 오히려 내 집 앞을 비추는 작은 등불들에 가깝다. 만약 세상에 넘쳐나는 수많은 성공신화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들이 사는 삶의 방식이 답답하거나 시시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이들은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직업십계명은 잘 먹고 잘 사는 길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삶의 길을 걷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서 이게 나의 삶이었지 생각하며 한 번씩 살짝 미소 짓게 만드는 길에 가깝다. ---p.91〈2부〉중에서
성윤제를 보면 진로 찾기는 인연이 닿는 일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아닌가 싶다. 행복감을 주는 일을 어떻게 찾을까? 단지 운명처럼 찾아오는 우연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윤제가 전혀 꿈꿔보지 않았던 집 짓는 일을 업으로 삼게 된 건 마치 우연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은 그가 안락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고생해도 좋다는 각오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기에 가능했다. ---p.161〈2부〉중에서
물론 이 방법이 최선은 아닐 거다. 완벽한 자율과도 거리가 멀다. 하지만 어쨌거나 아이들의 반발은 확실히 줄었다. 또 아이의 휴대폰을 압수해 그 내용을 검열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아주 조금, 눈곱만큼이지만 엄마로서 진화했다는 만족을 얻었다. 이제 나는 실패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잘못을 인정한다. “잘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됐네. 미안해.” ---p.177〈3부〉중에서
덜 나쁜 선택과 더 나쁜 선택 사이에서의 갈등.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 힘들지만 일단은 덜 나쁜 선택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아이의 결정권을 인정해주는 선택이다. 내 아이가 현명한 선택을 하지
못해 그 인생이 꼬이고 실패할지 모르지만, 그것도 아이의 인생임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꼭 무엇을 해야만 가치 있는 삶이 아닐 것이다. 그 일을 통해 어떤 삶을 구현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p.187〈3부〉중에서
정말 믿어주면 성큼 자라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걸까? 믿는다는 말, 믿음이란 뭘까? ‘믿어주는 부모 되기’에서 믿어줌이란 뭘까. 자녀를 믿어줌은 인간- 나 혹은 타인(자식도 포함해서)- 속에 내재하는 신적 성품(하나님의 형상, 부처)을 믿는다는 뜻이다. 거창고가 학생들에게 주었던 믿음이 그런 것이다. 자기 삶에 대한 결정권이 온전히 그 존재에게 있다는 존중, 인정, 신뢰. 거창고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해 이루려는 목적은 교사의 기대, 학교의 기대를 충족하려는 데 있지 않았다. 학생들 각각의 존재를 인정하려 함이다. 부모도 그렇게 하면 된다. 아이를 이길 수 없어 결정권을 내어주는 게 아니라, 그 아이 안에 내재하는 하나님의 형상을 믿고 결정권을 존중해주는 것이다. ---p.193〈3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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