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연의(退魔演義) 066 - Side Story Ⅵ 귀안(鬼眼)
“ 전진씨- 다음 리허설 준비 하세요- ”
“ 네- ”
싱글 앨범으로 활동했던 상반기 결산 겸 3집으로 활동할 하반기 기대주로 한 음악
프로의 생방송 무대를 위한 리허설로 아침부터 방송국에 온 진이었다. 서둘러 무대로
뛰어나가려던 진은 무대로 통하는 복도의 한쪽에 서 있는 소녀를 발견했다. 자신을
보고는 활짝- 웃는 소녀의 모습에 자기를 좋아하는 팬이려니- 생각하고 마주보고 웃
어주며 무대로 올라가 리허설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무대 동선과 조명, 음향 등
여러 가지를 맞춰보고는 땀 범벅이가 되서 내려오자 코디들이 다가와 진의 얼굴과 목
덜미의 땀을 닦아주었다.
“ 헉... 헉.... 헉...... 에이고- 힘들다... ”
“ 댄스 가수니까 당연하지- ”
“ ...... 헉.... 그래도 오늘은 조명도 좀 덜 뜨겁고 해서 괜찮았어. ”
“ 그래? 조명 바꿨나보지? 요즘은 안 뜨거운 조명도 나왔다 잖아- ”
진의 말에 자기들끼리 수다를 떠는 코디들을 향해 웃어주고는 수건을 받아 들어 땀을
닦으며 대기실로 향하는 진의 눈에는 아까 리허설에 들어갈 때 보았던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잘 보지 못했지만, 자세히 보니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
는 소녀는 스텝 목걸이도 걸지 않은 것이 차림도 코디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크지
않은 키에 하얀 얼굴이 무척이나 예쁜 아이었다. 물론 그래도 진의 눈에는 혜선이 보
다는 예뻐 보이지 않았지만...
“ 누나. 저기 쟤 신인 가수야? ”
“ 누구? ”
“ 저-기. 쟤. ”
진의 물음에 나란히 서서 수다를 떨며 걷던 코디들이 진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봤지
만, 코디들의 눈에는 바쁘게 돌아가는 방송국 안에서 진이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분간하기는 어려웠다.
“ 누구?- ”
“ 저-기. 하얀 원피스 입은 여자애. ”
“ 아- 쟤네 새로 데뷔한 애들 아냐? 열세 명인가, 열 다섯 명인가 하는 애들... ”
“ 아... 그런가보다. 걔들 명수가 하도 많으니까 옷 디자인 조금씩 다르게 하던데... ”
“ 아. 그렇구나... ”
코디의 말에 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몸을 돌렸다.
“ 근데. 왜? ”
“ 아니. 아까부터 자꾸 마주쳐서... ”
“ 오- 쟤가 너 좋아하는 거 아냐? ”
“ 뭐... 뭐??!!! ”
“ 오호~ 전진군. 드디어 열애??? ”
“ 그런 거 아냐!!! ”
코디의 놀림에 진은 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대기실로 뛰어 들어갔다.
“ 와아- 애들 진짜 많다- 여기는 아직도 줄 서서 기다렸다가 들어오나? ”
“ 쟤들 어제 저녁부터 기다렸다고 하더라. ”
“ 흐음- 아무리 아직 여름이라도 이제는 가을이 다 되서 밤에는 추울 텐데... ”
“ 담요 있잖아. 한 겨울에도 집 앞에서 기다리는 애들인데, 뭐... ”
진의 말에 웃으며 대꾸하는 코디들의 말에 진은 다시 한번 손가락으로 블라인드를
살짝 벌리고는 지상을 내려 보았다.
“ 어??!!! ”
그리고 그 순간 뭔가 섬뜩-한 것을 본 것 같은 진은 눈을 크게 뜨고는 다시 내려
봤다. 하지만 이미 건물 근처를 가득- 메운 팬들에게 가려 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진아. 우혁 오빠 리허설이라는 데 안 가봐? ”
“ 어? 진짜? 나 볼래. 볼래!!! ”
마침 매니저가 사다준 아이스크림을 문 진이 코디의 말에 아이스크림을 문 채로 리허
설 중인 무대로 쏜살같이 뛰어갔다.
“ ~♪♩♪♫♬~ 클럽 안은 갈수록 뜨거워져 ~♪♩♪♫♬~ ”
- ..... 클럽 안은... 갈수록... 뜨거워져.....
“ ~♪♩♪♫♬~ 나와 너의 몸은 갈수록 가까워져 ~♪♩♪♫♬~ ”
- ....... 나와... 너의 몸은... 갈수록... 가까워져.....
“ ~♪♩♪♫♬~ 오늘밤 나와 끝까지 춤을 춰줘~ girl ~♪♩♪♫♬~ ”
- ..... 오늘밤... 나와 끝까지... 춤을 춰줘... man.....
“ 나 참. 파워플한 노래를 참 소름 돋게도 따라 부른다. ”
진은 우혁의 리허설 음악 뒤로 들리는 나지막한 목소리를 듣고는 웃으며 말했다. 객
석을 채우고 있는 많지 않은 인원 중 누군가가 내는 것으로 생각은 됐지만, 무슨 귀
신 소리라도 내는 것처럼 음산한 목소리가 파워풀한 우혁의 음악이나 춤과는 어울리
지 않았다.
“ 아하!~ 무슨 공포특집 한다더니, 이거야? 에- 시시하게... ”
우혁의 무대를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결국 떠오른 것이 여름 특집. 공포 무
대였던 것이다. 가요프로로서는 이례적으로 특별하게 공포무대를 선보인다더니 이런
특수효과를 상상한 것은 아니었기에 조금은 신선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상한
건 이상한 거였다.
.
“ 우와- 힘들다... 오늘은 정말 힘들었어... ”
“ 그럼 오늘은 푹 자라. 내일 10시에 데리러 올게. ”
“ 응. 잘 가. 형- ”
오랜만의 무대라서 너무 신경을 썼던 건지 무대를 마치고 내려와서는 완전히 탈진한
진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널부러진 채 고개도 들지 못하고 매니저에게 손을 흔
들어주고는 점점 잠에 빠져들었다.
- 잘 자.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매니저형의 부드러운 손길과 따뜻한 목소리에 오늘은
정말 푹 잘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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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tea]님.
- 그리고 늘 저의 든든한 백그라운드 [유령]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
+
좀 짧죠? 하지만 긴 케이스 다음에 살짝 쉬기 위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내일도 나갑니다. ^^
다음 편도 간만에 민셩 Side Story입니다.
그리고나서 다음 케이스로 넘어가요.
슬프기만 했던 무녀 편이었으니까, 편하게 숨 좀 돌리자고요~ ^^
흐음- 다음 케이스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요. 후훗-
+
오늘은 너무 추웠습니다.
아침에 나가다가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
내일도 추울까요? 흑흑-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