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로이 샤이더(경찰서장 마틴 브로디), 로버트 쇼(퀸트), 리처드 드레이퍼스(맷 후퍼)
뉴 잉글랜드의 작은 해안 피서지 애미티(Amity). 아주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로, 우정이란 뜻을 가진 이 마을은 전형적인 작은 바닷가 마을이다. 이곳은 여름 피서객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 마을 수입의 전부다. 여름이 되어 막 해수욕장이 개장하기에 앞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한밤의 백사장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며 젊음을 불태우고 있다. 이때 한 여자가 옷을 하나씩 벗어 던지면 모래밭을 달려가더니 바다로 헤엄쳐 들어간다. 달빛 아래 바다. 하지만 그 여자는 갑자기 무언가에 물리기라도 한 것처럼 바닷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더니 사라져버린다.
다음날, 바닷물을 싫어하는 도시 출신의 브로디 경찰서장이 전화를 받는다.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것. 악어나 상어에게 묻어 뜯긴 게 분명한 그 시체는 찢겨져 있었고, 그는 즉시 해안을 폐쇄한다. 하지만, 마을의 책임자인 시장은 이 마을은 피서객들로 돈을 버는 곳이데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면서, 해안 경비를 강화하고, 감시 속에서 여름 해수욕장을 개장시킨다.
하지만 결국 일은 터지고, 한 소년이 상어의 습격을 받게 된다. 이제 이 마을은 상어의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상어에 현상금이 붙자 상어사냥꾼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다들 별볼 일 없이 그저 상금만 노리고 온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중에 두 명의 전문가가 찾아온다. 바로 상어 박사인 마틴 후퍼와 이 마을의 어부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퀸터 선장이 그들이다. 결국 브로디 서장과 퀸터 선장, 매트 박사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상어 사냥에 나서는데...
식인 상어를 소재로 한 해양 공포 영화의 대명사로서, 헐리웃 영화 사상 최초로 1억 달러를 돌파한 대흥행작이자, 스필버그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 흥행적인 요소 외에도 이 작품은 "관객을 긴장으로 몰아넣는 영화적 구성에 있어서는 하나의 완벽한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절묘하고 극적인 구성과 카메라워크를 가진 뛰어난 영화였다. 서서히 다가와서 비명이 저절로 나오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길이 20피트의 거대한 식인상어의 모습, 얼어붙는 긴장과 한숨을 내쉬는 휴식을 절묘하게 교차시키는 연출의 기법, 섬뜩하게 울리는 배경 음악, 3인의 주연 배우들의 완벽한 조화, 극적인 긴장감과 현장감을 보여주는 촬영과 편집 등이 한데 어울려 멋진 해양 드라마의 걸작을 창조했다. 원제 '죠스(Jaws)'는 상어가 벌린 거대한 입을 뜻한다.
해양소설 전문 작가 피터 벤칠리(Peter Benchley)가 작은 해변 마을을 공포로 몰아넣는 거대한 식인 백상어의 이야기를 박진감 넘치는 필치로 전개시킨 소설 '죠스'는 550만부가 팔린 대 베스트셀러였다. 헐리우드의 저명한 제작자 팀인 리차드 재너크(Richard Zanuck)와 데이빗 브라운(David Bronw)은 이 소설의 영화화 판권을 17만 5천 달러에 사들였다. 처음에는 벤칠리 자신이 직접 각색을 하기로 계약을 했다가, 도중에 각본은 다섯번이나 수정되면서 칼 고트리브에 의해 최종적으로 완성되었다. 제작비로 1,200만 달러가 예정된 이 작품의 감독으로, 쟁쟁한 이름들을 물리치고 불과 26살의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가 발탁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러나 그는 신예 감독들 중에는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고, 이러한 그의 재능을 인정한 재너크-브라운 팀은 그를 과감히 기용한 것이었다.
촬영은, 스필버그의 고집대로 실제 해안 마을에서 로케이션을 감행했다. 그곳은 마사즈 바인야드(Martha's Vineyard)라는 곳으로서, 처음에는 마을 환경이 파괴될 것을 염려해 소극적이었던 주민들도 이 영화가 히트하면 마을의 경제에 큰 도움이 될것이라는 유혹에 동의를 해주었다. 훈련이 잘된 20피트 길이의 거대한 백상어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에, 모형 제작자 조 알브스는 특수효과 전문인 로버트 A. 매티(Robert A. Mattey)를 기용하여 인조 상어를 제작했다. 그는 디즈니의 54년 SF 걸작 <해저 2만리(20,000 Leagues Under The Sea)>에서 잠수함 노틸러스호를 공격하는 거대한 오징어를 창조했던 사람이다. 매티는 '브루스(Bruce)'라는 이름의 인조 상어 3마리를 만들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유압식으로 작동되는 이 상어들은 각각 1.5톤 무게에 15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다. 이를 동작시키는 데에는 스쿠바 다이빙 장비를 갖춘 13명의 기술자가 필요하였다. 우선 2마리는 지느러미만 출현하는 장면에 사용되었는데, 오른쪽과 왼쪽 각각 한마리씩 제작된 것이다. 반대편 쪽이 도려내어 기계 장치가 훤히 보였기 때문. 당시 기술로는 상어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영화 제작 초반에는 많은 애를 먹었다.
많은 기술적인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완성된 <죠스>는 75년 여름에 개봉되어 전세계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 영화가 몰아친 '상어 증후군'은 세계 각국의 해수욕장 수영객 수를 줄여버렸고, 상어 사냥이 새로운 인기 스포츠로 부상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세계 영화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인물로 부상했고, 자신의 소신대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이룸으로써 이후의 명작들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죠스>는 그해의 흥행수입만 약 1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헐리웃 사상 최초로 1억 달러를 돌파한 작품이 되었고, 90년까지의 역대 랭킹에서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한 명의 스타는 바로 음악의 존 윌리암스(John Williams)이다. 상어의 습격을 예고하는 소름끼치는 불협화음의 음악으로 긴장감을 극적으로 높히는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해 아카데미상에서는 작품, 녹음, 음악, 편집의 4개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은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라는 막강한 상대에게 내주었지만 나머지 3개는 전부 차지했다.
영화 <죠스>는 전체적인 스토리 구성에서 원작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미 소설을 읽은 사람들도 흥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하고 영화만이 가지는 매력을 마음껏 발휘하기 위한 스필버그의 철저한 계산에 의한 것이었다. 우선, 인물 구성에 있어서 해양학자 후퍼의 캐릭터는 원작과 완전히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원작의 후퍼는 상당히 고뇌하는 청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에서는 밝고 명랑하기만 하다. 또 원작의 후퍼는, 도시에서 살다 남편을 따라온 때문에 욕구 불만인 브로디 서장의 아내 엘렌과 불륜의 관계를 맺지만, 영화에서는 완전히 생략되고 엘렌은 현모양처로만 나온다. 또한 상어를 직접 보기 위해서 들어간 쇠창살 우리 속에서 상어에게 죽고마는 후퍼를, 영화에서는 해저로 피했다가 라스트에 다시 살아나오도록 했다. 상어를 마지막에 처치하는 방법과 퀸트의 죽음도 다르다. 영화에서는 퀸트가 상어에게 물려서 죽고 상어는 산소 탱크 폭발로 죽지만, 원작에서는 헤엄을 계속 치지않으면 질식해버리는 상어의 생리적 특성을 이용해 부력이 강한 통들을 작살에 매달아 상어 몸에 꽂히게 함으로써 상어가 지쳐서 죽도록 되어있고 퀸트는 통을 매단 밧줄에 발이 얽혀서 상어와 같이 바다속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처음 시작 장면에서 전라로 수영을 하다가 첫 희생자가 되는 아가씨 역을 한 배우는 수잔 백크리니(Susan Backlinie)라고 하는데, 스필버그 감독은 그의 코미디 대작 <1941>에서 이 장면을 기막히게 패러디화하고 있다. 같은 배우가 시작 화면에서 <죠스>와 마찬가지로 전라로 수영을 하는데, 같은 음악이 들리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마침내 나타나는 것은 상어가 아니라 일본군 잠수함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아가씨는 잠수함의 잠망경 꼭대기에 알몸으로 매달려 있게 된다.
헐리우드의 유명한 관광 코스인 유니버살 스튜디오 투어(Universal Studio Tour)의 코스에, 인공호수 하나가 추가되고 여기에 애미티 마을의 실물크기 세트가 세워졌다. 그리고 '브루스'가 직접 출연하여 관광객들을 즐겁게(놀라게) 해주도록 하였다. 관광객들이 탄 차가 호수 위를 얕게 지나가면, 별안간 상어가 바로 옆에서 튀어올라 간담이 서늘해지는 쇼크를 맛보게 된다.
해양 전문가들은 이 영화 <죠스>는 우리 시대 가장 요란한 허풍이며 거짓말이라고 한다. 해마다 전세계에서 상어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은 약 100여 명, 그 중에서 사망한 사람은 20여 명 정도이나 한 해 수 억의 사람이 바다를 찾는다고 할 때 바다에서 상어에게 물릴 확률은 1/10만로 이 수치는 자신이 집에서 자동차를 타고 해안까지 사고없이 무사히 갈 수 있는 확률보다도 더 희박한 것이다. 전작 상어의 입장에서 해마다 식용으로 상어가 수 없이 잡히는 것을 볼 때 진짜 무서운 것은 인간이라고 한다. 또 어떤 이는 이를 빗대어 매년 바다에서 상어에 물려 죽는 사람이 해변 나무에서 떨어진 코코넛에 맞아 죽는 사람보다 적다는 우스개 말도 한다.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존 윌리암스의 테마 음악은 마치 효과음처럼 긴박한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 앨범은 당시 디스코 뮤직의 열풍속에도 순수 영화음악으로서는 보기드물게 앨범 차트 30위까지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