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영화를 현재에 전하는
그라나다 Granada
꼬르도바가 아랍인이 나라를 세우고 처음으로 수도로 정한 장소라면
그라나다는 아랍 통치의 제3기, 즉 쇠퇴기를 장식하는 제3의 도시이다.
이곳에서 아랍인들은, 최후의 왕 보압딜이 이사벨 여왕에게 성을 내주고 신하와 함께
북 아프리카로 도주할 때까지 호화로운 삶을 즐겼다.


헤네랄리페 Generalife

헤네랄리페는 알람브라 궁전 북동측 작은 계곡 건너편의 언덕 위에 위치한다.
원래 14세기초에 세워진 왕가의 여름 별궁으로 '태양의 언덕' 또는 ‘건축가의 정원’이라고 불리는
알람브라 궁전의 여러 정원중에서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정원이다.
헤네랄리페는 스페인에서 가장 높은 3479m의 고봉이 있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눈 녹은 물을 끌어들여 지하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실핏줄 같은 수로를 만들어
사계절 꽃이 피고 지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입구에서 부터 도열한 사이프러스(측백나무의 일종) 등 정원수와 온갖 꽃들,
수압을 이용한 분수와 연못, 작은 물길이 연출하는 아름다움은 가히 조경의 극치라고 할만하다.
* 헤네랄리페는 아랍어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사는 정원'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잘 다듬어진 측백나무 터널이 나그네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아세키아의 안뜰
헤네랄리페는 물을 이용한 정원이 특징으로, 정원 한가운데 50m 길이의 수로를 내어 장식한
아세키아(수로라는 뜻) 안뜰(Patio de la Acequia)이 핵심이다.

나사리에스 궁 초입에 있는 '아세키아 안뜰'이
고요한 연못의 담백하고 평면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면
헤네랄리페의 아세키아는 직사각형의 연못을 가운데 두고 아름다운 분수가
양쪽에서 물을 뿜어 내며, 주변에는 갖가지 색깔의 꽃들이 예쁘게 피어 있어
입체적이고 향기로운 멋을 지니고 있다.

여름 별궁이라 기거하는 방보다는 개방된 공간이 많다


분수에서 뿜어내는 물들이 안개 같은 엷은 물보라를 만들고,
그 물들이 서로 부딪는 소리가 궁안에 넘쳐 흐른다.
따레가의 '알함브라의 추억'에서
기타가 들려주는
트레몰로의 가녀린 떨림이 이를 표현함인가!

회랑 너머로 알함브라 궁전과 그라나다 시내가 보인다







정원 너머로 나스르 궁전이 보인다



벽에 표석이 하나 보이지요?
옛날 어느 신하와 후궁이 사랑에 빠져 밤이면 이 나무 아래에서 몰래 사랑을 나누었는데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술탄이 노하여 신하를 처형하여 이 나무에 매달았다.
나무 또한 이들에게 불륜의 장소를 제공했다 하여 뿌리를 잘라 고사시켰다.
애절한 전설을 간직한 나무는 수백년이 지난 지금까지 썩지 않고 서 있는데
이 나무를 만지면 사랑을 이룰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파스탈 정원


헤레랄리페에서 나스르 왕조 궁전으로 가다가 만난 파스탈 정원.
이슬람 시대에는 귀족의 궁전과 주택, 이슬람 사원들이 서 있던 녹지였다.
귀부인의 탑이 전면에 거느린 연못에 우아한 자태를 드리운다.





사이프러스 숲길을 지날 때 문득 떠오른 칼릴 지브란의 詩...
함께 서 있으십시요.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 마십시오.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듯이 참나무도 사이프러스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습니다.
첫댓글 아라베스크의 문양이 멋진 알함브라 궁전이네요. 두번을 갔어도 수박 겉핧기로 돌아왔는데 선생님의 사진으로 다시보니 비로서 그림이 살아나네요. 타일로 붙여진 모자이크 문양, 그 슬프고 애수깃든 문양을 우리 상품 어딘가에 표현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만으로 그리워하고 있답니다. 디자인 솜씨 없음에 속상해요.
여혜당 선생님, 여행하신 것을 맛갈스런 사진과 글로, 연속적으로 올려 주시니 보는 이들의 눈은 즐겁습니다만, 매일 정리하셔서 올리시니 여간 애를 많이 쓰시는게 아닐 듯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민혜 선생님..너무나도 유익한 사진과 글..고맙게 잘 보고 갑니다..
외국사람들도 나무에 낙서를 하나요? 근데 한국말이 아니라서 그런지, 그것도 작품같으네~ 선명한 사진 덕분에 실제로 보는 듯 구경 잘 했습니다. 여독은 풀리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