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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 詩의 향연! 3인 詩選」을 《한강문학》여름호 특집으로 기획했다. 맛이 있고 멋이 있는 詩, 잘 읽히고 잘 외워지는 詩, 잘 생각나고 흥얼거리고 싶어지는 詩~ 현대 詩의 분화, 발전, 생성의 한계선이 어디까지인지, 그 지평선의 끝은 어디인지, 궁금증 보따리를 하나 둘 풀어보자.
** 구어체口語體 시詩를 맛깔스럽게 풀어내는 석란사 이수화 시인은 서구문학과 관련된 평론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화체가 섞인 이수화 시인의 시를 읽다보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이 시詩는! ‘5분 단막극’으로 만들면~ 재밌겠다!” 저절로 감탄이 새어나온다. 아울러 탄탄한 문학이론은 ‘이수화 평론’의 정점이다. 탁월한 식견으로 풀어내는 평론과 맛있는 구어체 시는 프랑스 일품요리에 견줄 만큼 국제적인 절창! 이다.
*** 그 사람의 됨됨이를 꼭 찝어 내어 시어詩語로 풀어내는 인물시의 대가 허홍구 시인, 심리학 기초는 벌써 뛰어넘은 경지! 두 발로 걸어서, 두 눈으로 보고, 두 손으로 쓰는데~ 청진기도 없이 진찰을 한다. 그리고 처방전을 척 써 준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도~ 테라피 효과가 크다. 그래서~ “개똥같은 이 세상”을 “살 맛 나는 이 세상”으로 바꿀 “전천후 처방전”까지 기대하게 됐다. 문단에서, 아마~ 그렇게 될 것이다. 결국은. **** 무형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생각하던 끝에~ “전통춤에 대한 시를 써줍시사”~ 청탁했다. 난정 신순애 시조시인은 이미 ‘버섯’을 주제로 한 독특한 시집을 낸바 있어, 그 능력을 주목해 오던 차, 시낭송회 등에 초청하면, 순식간에 순간적으로 즉각! 흥취를 불러일으키는 능력을 발휘한다. “앵콜 없는 시낭송은 안 혀!”. 개항기 군산의 아련한 기억과 뱃고동 소리에 오버랩되는 갈매기 울음소리~. 이제, 대한민국에서 “열정의 여류시인 신순애”로 자리 매김 돼 있다. 그리하여 “사라져버리면 없어질! 무형문화유산의 복원(?)”을 청탁했다. 동서와 남북과 부족과 종족과 민족과 국가 간에 사랑과 이해와 화합과 번영을 위한 첫 걸음을 위하여! 식스펜스(six-pence, 컬컬한데~ 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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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인시선 무형문화재 시
아리랑 춤
신 순 애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들의 맥박이다
암울한 세파에도
잦아질 수 없는 불꽃
강렬한 생명의 환희
어깨춤이 절로 난다.
부채춤
부채 살 주름마다
서려있는 흥취련가
가슴 속 한의 굴곡
마음껏 쏟아놓고
빙그르 지평이 도네
너와 나 같이 도네
합죽선 살짝 펼쳐
살며시 모두우는
신나는 발 놀음에
무아의 경지여라
바람 틀 수평이 도네
하늘 땅 함께 도네.
태평무
모란꽃 벙그는 뜰
바람개비 나래 나래
승전고 울리는 북
태평문 활짝 열고
온 천하 누리는 희열
쌍무지개 뜨는 궁궐.
살풀이춤
황량한 비탈 위에
버선 코 날리면서
끊어질듯 이어지는
영가의 울림이여
긴 수건 애잔한 선율
강이 되네 산이 되네
회한의 삶 달래보는
춤사위 가락이다
서러움 희석시켜
평온한 길 잠재우는
구음의 시나위 음향
구름 되네 바람 되네.
처용무
오인방 얼굴 가린
탈춤의 궁중무여
흰 한삼 뿌려가며
절도 있는 춤사위여
오방색 청 홍 황 흑 백
겁을 주는 힘찬 동작.
*프로필
시인 신순애
아호 난정, 군산 출생
한국여류시조문학회 명예회장
한국아동문학회 운영위원, 여성문학인회 이사
현, 한강문학 편집고문
저서 : “노을에 타던 강” 81년작, 외 6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