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이 시술
박 혜 성
180일만 참고 살자
예뻐 보이게 만든다는데
마늘과 쑥만 먹고 살래도 참을 판이다
맛의 표준화로
전 세계를 평정한 햄버거처럼
대한민국 의사 수술 실력은 대단하다
이쁜이 수술은 흔하지만 아주 중요한 수술이다
여자를 가꾸는데 이 이상은 없다
진정 여자의 아름다움을 알고 싶다면
여자가 정말로 예뻐진다는데,
남자는 보채지 말고 180일만 참자
나무의 속이 궁금하면
허리를 베어 보면 되지만
사랑하는 여자 허리를 벨 수는 없는 일
이쁜이 수술, 누군가 그 이름 기가 막히게 지었다.
같이 즐거워야
무엇이라고요?
누구는 잠을 자는데
혼자만 즐거워했다고요?
그 사람 바보가 아니면
뻥까는 소리지요
손잡는 것 가슴에 품는 것
즐겁고 행복한 것
모두가 다
혼자만 할 수 없는 것이구만요
그게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안 그래요?
구맹주산狗猛酒酸
무서운 아내가 떡 버티고 였는 집
사나운 개처럼
집 잘 지기고 살림 잘하는 아내
아파트가 열 채면 멀 해
돈 쫌 많아지면 멀 해
아무리 술 잘 만들어 봤자
그 집 술 식초 된다
곶감 된 아내
안타깝다.
모양만으로는 부족한 꽃
40세의 그녀는 아직 미혼이 었다
그동안 3명의 남자를 만났지만
한 번 자고 나면 남자들이 가버렸단다
정말 한 번 자고 나서 다 갔어요?
결혼하자고 하더니 자고나면 헤어지자고 해요.
남자들이 뭐라고 얘기를 해요?
재미가 없고 맛이 없대요
재가 멀 도와 드릴까요?
결혼을 하고 싶은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고 싶지 않아요
그래 맞아요! 이재는 남자들이 찾는 꽃은
모양과 크기와 색깔과 향기만으로는 부족해요
먼저 달콤한 꿀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52세 처녀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한 번도 써 먹어보지도 못한 그녀의 궁전
52넌을 지켜왔단다
폐경 되였나요?
아직 생리해요
아직도 처녀막이 파열되지 않은 처녀의 성
진철을 하려면 처녀막이 파열이 될 깃 같은데,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괜찮다고 허락했다
암이 아니라는 말에 안심하는 것 같았지만
불안한 마음이 얼굴에 드러난다.
이렇게 순박한 처녀가 결혼을 못했다니
여우꼬리 같은 사랑의 기술을 알려주였다.
신랑감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전화가 왔다
이제 그녀와 마주앉아 빨간 술 한 잔 해야겠다.
□ 당선소감
시詩를 통한 사랑법 강의
의대 졸업하고 30년이 되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로 26넌째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사연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여성의 이야기 속에서 그녀의 남편이나 연인과 그녀의 삶과 희로애락을 같이 보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녀가 행복하고 더불어 그녀의 파트너도 같이 행복해 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성의학을 접하게 되었고, 지금은 여성성의학에서 공부하고 연구하고 발표하고 있으며, 유투브 ‘고수들의 성아카데미’, 산부인과TV에서 유투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행복하면 그 녀의 남자가 행복해지고 더불어 그녀의 가정이 행복해지는 것을 보 면서 나름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칼럼이나 시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전달이 되고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시詩룰 통 한 ‘박혜성 원장의 사랑법 강의’를 생각하게 되였습니다.
문학을 하시는 여러 선생님들에게는 죄송하고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이 또한 진료의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당선 소감을 이 말로 대신하면서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입니다. 사회에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에 더 성실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혀I성 〈동두천 해성산부인과〉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의학박사, 저술 :〈사랑의 기술) 1, 2, 유튜브 산부인과, TV 블로거
□ 심사평
시화詩花로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
《한강문학》 18호(가을호) 시부문 신인상 수상작은 〈52세 처녀〉,〈같이 즐거워야〉,〈구맹주산狗猛酒酸〉,〈모양만으로는 부족한 꽃〉,〈이쁜이 시술〉 5편 모두 강령한 울림을 주고 있지만, 특히 〈이쁜이 시술〉을 그 중 당선작으로 정했다.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마늘과 쑥’을 먹고 여성 (사람)이 되는 인고의 과정을 패미니즘의 관점에서 시어詩語로 형상화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이 시에서 박혜성은 단언한다. ‘‘여자를 가꾸는데 이 이상은 없다’’고.
박혜성 의학박사는 현재 동두천에 있는 ‘해성산부인과’ 원장이다. 산부인과 전문의로써 인터넷 언론으로 각광받는 유투브에서 〈고수들의 성아카데미〉, TV 블로거로, 여성성의학 분야를 이끄는 개척자이며 전공분야에서 내공이 깊은 고수(?)로 인정받고 있다. 저작물로 《사랑의 기술》이 있고 월간지 《신동아》에 칼럼을 연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는 현역이기에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그 역량은 이미 검증되었다고 보겠다. 따라서 성의학 전문의가 시詩로 ‘사랑법 강의’ 를 쉽고 재미있게 펼쳐나간다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듯하다.
여성은 아름다워야 하고 행복해야 한다. 일반인이 말하기 어려운 분야를 말과 글로 시화詩花로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심사위원 : 이수화(한강문학 고문, 국제PEN한국본부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