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도(古都)를 기다리며?
공주대에서 실시하는 ‘공주 고도(古都) 육성 아카데미’ 3기에 등록을 해서 강의를 듣는 중이다. 두 번째 강의를 들었다. 공주 사람이면 당연히 익숙해야할 단어인데도 불구하고 고도(古都)라는 단어는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고도라 함은 ‘옛 도읍’을 말하는 것이지만 처음 고도 육성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얼른 소싯적에 보았던 ‘고도를 기다리며’ 라는 연극을 먼저 떠올렸다. 영역을 하자면『Waiting for Godot』이다. ‘고도’라는 이름의 남자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연극을 보았던 그때에도 고도하는 단어에서 헷갈렸다.
이번에는 어떤 고도이지? 고도의 의미는 많기도 하다. 고도(高度)는 비행기를 탈 때 고도가 몇이라고 수시도 방송하여 익숙하다. 해발과 비슷한 의미인 것으로 안다. 또한 고도(孤島)라는 단어는 외로운 섬이라는 뜻으로 시를 읽다 보면 가끔 만나는 낭만이 있는 단어이다. 그 밖에도 古道(오래된 길), 古刀(오래 된 칼), 등, 많기도 하다. 어떤 고도이든 모두 뜻이 주는 의미가 깊다. 일본 작가 야스나리의 ‘고도’(古都)라는 소설인지 영화인지를 본 것도 같은데 기억에는 없다.
그런데 이제 공주는 고도(古都)라는 단어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는다. 누구나 어디서든 한번쯤 본 ‘백제의 고도 공주’, 그 고도(古都)가 고도 보존과 육성법에 해당되는 지역으로 경주, 부여, 익산과 함께 4곳이 지정되었단다. 그리하여 공주뿐이 아니라 경주는 물론 부여, 익산에서도 고도에 대한 강의가 한창이다.
세종시 문제와 공주교대의 충남대 통합 건으로 참으로 어수선한 공주, 이때에 하필이면 나는 고도육성 아카데미에 등록을 해서 ‘고도보존에 관한 특별법’ 이라는 법에 대해 공연스레 골머리를 앓을까? 법(法)은 재미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우리더러 古道를 걸어 가라구?
이러다가 공주는 孤島를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古刀를 휘둘러야 하는 것은 아닐까? ‘
머릿속은 백제의 ‘고도’로 와글거린다. 갑자기 64년간의 공주 옛 도읍지 ‘웅진’으로 우리는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 것인지 큰 숙제를 만난 것 같다.
역사적 도시라는데 눈으로 보이는 것은 별로 남아있지 않은 웅진의 역사, 지금까지 보전도 못했으며, 보존은 더더욱 못했는데, 우리나라사람 성격상 때려 부수고 다시 짓는 데는 선수인데, 고도를 복원하자 하니 아무것도 모르는 나로서는 참으로 난감하다.
그러나 나는 어쩔 수 없이 공주 사람이다. 공주에 사는 한 공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고도육성에 관한 어려운 문제는 전문가나 학자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주를 지켜보자고, 아니 살려 보자고 하니, 또 어차피 등록을 했으니 이참에 공주 공부를 해볼까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공주를 어떻게 해석하여 무엇으로 공주를 이미지화 하고 브랜드 시킬 것인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모르지만 스스로에게 짐을 지운다.
지난해에 대백제전 기간 동안 ‘공주 옛 사진전’을 기획하여 ‘공주, 옛날이야기’라는 옛 사진전을 치렀고 책을 냈었다. 그나마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사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하여 앞으로 진행되는 작업은 사진과 병행하게 될 것이다.
또한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지금까지 다녀본 많은 도시에서 느낀 그 지역의 특성을 어떻게 공주에 대입시키느냐가 앞으로의 작업방향이 될 것이다. 방향은 작업을 하다보면 길을 찾게 되리라 믿는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모든 방향은 내게 있지 않고 내가 찍는 사진이 갖고 있다고 믿는 편이니까, 그리고 앞으로 강의가 많이 남았으니 공부를 하면 구체적인 방향도 잡히게 되리라 믿는다.
<왕릉에서 바라본 계룡산 >
첫댓글 능 과 아파트 와 계룡산........
잘 읽고 갑니다.
고도육성 아카데미 열심히 다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