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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늑대(血狼), 무정한 눈안개(無情雪霧)
귀혼령(歸魂嶺)-
귀신의 혼령이 돌아온다는 그 이름도 으시시한 황량한 고개 귀혼령은
제남(濟南)의 동문(東門)에서 북(北)으로 사십여 리(里)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귀혼령은 고원지대(高原地帶)다.
때는 시월(十月). 중원은 만추홍엽(晩秋紅葉)에 붉게 타오르고
귀혼령에 어지럽게 자라난 잡초는 누런 빛으로 스산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휘이이잉- 스스스…
단사영이 귀혼령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정오무렵이었다.
바람에 검은 흑발을 나부끼며 등에 다섯 자루의 검을 멘 채
그는 일정한 속도로 걷고 있었다.
[…]
그의 행선지는 귀혼령 너머에 있는 선풍각(旋風閣)이다.
-선풍혈편(旋風血鞭) 구종명(具鐘明)!
무려 일 장에 달하는 긴 채찍을 무기로 사용하는
선풍혈편 구종명의 만류혈편법(萬流血鞭法)은 극악하기 짝이 없어
일단 그의 채찍에 휘말리게 되면 전신이 수백 조각으로 찢어져 죽는다.
선풍각은 흑련의 기둥이랄 수 있는 흑천구방(黑天九幇) 가운데 한 곳이다.
또한 제남성을 마치 호위(護衛)하듯 자리한 사방호총(四方護總) 중
동방(東方)의 수호방이기도 하다.
단사영은 흑절신제를 상대하기 위해선
먼저 흑련의 조직 체계를 먼저 파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다.
흑련은 산동, 산서, 하북 삼성의 흑도방파들이 모여 만든 연합체(聯合體)이다.
서로의 뜻이 상통하여 동지(同志)가 된 무리들도 있지만
그 중에는 힘에 굴복하여 흑련에 가입한 방파의 수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또한 방대한 조직을 이끌다보니
그들간의 상호 협조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는다.
그런 맹점(盲點)을 이용해 흑절신제 소섭랑을
흑련 총본산에서 밖으로 유인해 낼 생각을 단사영은 하게 되었다.
흑련 전체를 상대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하지만 흑절신제 소섭랑만 총본산 밖으로 끌어낸다면 승산이 있다.
그 포석(布石)으로 사방호총(四方護總)을 노리는 것이다.
단사영은 잡초가 우거진 귀혼령을 걸어갔다.
휘이잉-
귀혼령을 스치는 바람은 스산하기만 했다.
그의 걸음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아 보였으나 실은 무척 빠른 속도였다.
헌데, 그의 예민한 청각에 사방에서 들리는 잡초의 음향이 포착되었다.
그 음향은 바람에 잡초들이 흔들리는 것과는 틀렸다.
단사영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누군가 접근하고 있다. 하나, 둘… 모두 일곱 명이다.)
그는 갑자기 걸음을 우뚝 멈추며 음산하게 말했다.
[왠 두더쥐들이냐?]
그 순간 사방에서 으스스한 괴소가 터졌다.
[크크크…]
동시에 사방에서 불쑥불쑥 일곱 명의 인영이 나타났다.
그들은 모두 흑의에 복면을 하고 있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오직 살기가 감도는 눈 뿐이었다.
단사영의 맞은 편에 있던 복면인이 괴소를 흘리며 말했다.
[흐흐… 철검혈랑(鐵劍血狼) 단사영(段社煐), 과연 소문대로 대단하구나,
이 때까지 우리의 추종술(追從術)을 발견해낸 자는 아무도 없었는데…]
단사영은 그들을 둘러보며 담담히 말했다.
[추종술의 고수 일곱 명이라…후후후,
흑련에 추종술(追從術)과 잠행술(潛行術)이 뛰어난 일곱 명의 두더쥐가 있다 하더니
그대들이 바로 천통칠서(天通七鼠)겠군.]
복면인들은 모두 움찔했다.
전면의 복면인은 음산하게 괴소를 흘렸다.
[흐흐흐, 그렇다. 단사영!]
이어 그는 두 눈에 살광을 뿜으며 음산하게 말했다.
[네가 우리의 정체를 알았으니 우리의 목적도 알겠지?]
[음, 나의 목숨을 노리느냐?]
[그렇다.]
복면인은 차갑게 말했다.
말하는 순간 일곱 명의 복면인, 즉 천통칠서는 신형을 움직였다.
[공격하라!]
전면의 복면인이 외치자 천통칠서는 번개처럼 동시에 쌍장을 가격했다.
우르릉- 꽈우우우우--
칠인의 합공은 뇌음(雷音)을 불러 일으켰다.
단사영의 두 눈에서는 섬뜩한 살기가 치솟았다.
그 순간 그의 전신에는 붉으스름한 혈염지력의 강기가 발출됐다.
콰르릉-
천지를 진동하는 폭음이 울리며 사방으로 흙덩이와 잡초가 날아갔다.
[욱!]
[억!]
천통칠서는 각기 비틀거리며 뒤로 튕겨나갔다.
그들의 두 눈에는 온통 경악(驚愕)이 어려 있었다.
그 순간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겠다는 양
단사영은 광소를 터뜨리며 연속 쌍장을 뒤집어 뿌렸다.
[혈마탈정(血魔奪精)!]
혈왕지학 가운데 유일한 장법인 혈령대구식(血靈大九式)의 위력은 실로 엄청났다.
콰르르르릉-
[으악!]
[크악-]
연달아 터지는 단말마의 참혹한 비명이 귀혼령을 울렸다.
순식간에 천통칠서 중 네 명이 전신이 갈라지며 즉사했다.
우두머리 복면인은 완전히 공포에 질리고 말았다.
복면인은 비칠비칠 뒤로 물러났다.
하나 천통칠서라 하면 흑련 내부에서도 일류로 처지는 고수들이 아닌가?
[죽어랏!]
그는 발악하듯 외치며 단사영을 덮쳤다.
동시에 나머지 두 명도 단사영의 좌우에서 공격했다.
[죽음을 택하려는가?]
번쩍! 우르릉-
단사영이 오른손 중지를 뻗자 붉은 섬광(閃光)이 치뻗었다.
혈왕이 남긴 분광지(分光指)였다.
[크악-]
두 명은 이마가 관통되어 피화살을 뿜으며 날아갔다.
우두머리 복면인은 가슴에 동전만한 구멍이 뚫린 채 비틀거렸다.
그는 가슴을 움켜쥔 채 숨가쁘게 말했다.
[우리가 너를 얕봤다.
애초부터 칠성이형환진(七星移形幻陣)을 펼쳤어야 하는데…]
복면인의 눈에 초점이 흐려졌다.
[허나 너도 이 귀혼령을 넘지 못할 것이다.
곧 네놈 역시 우리 뒤를 따라 지옥으로… 큭!]
복면인은 마침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단사영은 무심한 눈으로 그의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문득 그는 잡초 우거진 주위를 살피며 중얼거렸다.
[나도 지옥으로 간다고…큭큭, 언젠가는 가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와 동시 단사영은 눈을 감고 온몸의 기(氣)를 청각(聽覺)에 집중시켰다.
(혈왕의 무학 중에는 천 리 밖의 개미가 기는 소리도 듣는
천리섭청술(千里攝聽術)이 있다.
놈이 죽으면서 한 말이 심상치 않다.
제이의 배수진이 있는 게 분명하다.)
잠시 후 그의 눈썹이 가볍게 흔들렸다.
(서쪽 오십 리 밖! 사십팔 명의 고수가 오고 있다.
달려오는 경공으로 미루어 고수다
. 적어도 개개인의 능력이 천통칠서의 위다. 그렇다면!)
그의 입가에는 문득 괴이한 미소가 어리고 있었다.
휙!
그의 신형은 허공으로 일직선으로 치솟아 올랐다.
절정(絶頂)의 경공술인 혈마충천(血魔沖天)였다.
그의 모습은 순식간에 허공에서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귀혼령에 남은 것은
일곱 구의 천통칠서 시신과 귀신의 호곡소리와 같은 바람소리뿐이다.
휘이이이잉- 우우우우웅-
헌데 돌연, 바람을 가르며 일단의 파공성이 들려왔다.
파라락…화라락…
도합 사십팔 명의 일으키는 바람 소리는 태풍이 몰아치듯 굉량했다.
그들은 검은 흑의를 걸쳤고
어깨에는 똑같은 모양의 피풍의(避風衣: 바람막이로 사용되는 망또)를 두르고 있었다.
피풍은 특이하게도 박쥐의 날개 모양을 하고 있었다.
바람에 펄럭이며 활짝 펼져진 피풍은
마치 사십팔 마리의 검은 박쥐들이 날아오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이들 사십팔 명의 흑의인들이 흑련 소속의 척살대 가운데
가장 잔인하다는 흑편살인군단(黑便殺人軍團)이었다.
-흑편살인군단(黑殺人軍團)!
흑련의 거대 조직 가운데 경공술(輕空術)이 뛰어난 고수들을 지옥훈련시켜
사십팔 명의 절대살수(絶代殺手)들을 탄생시키니
그들이 바로 흑편살인군단이다.
애초 천여 명에 가까운 고수들이 선발되었으나
오직 사십 팔 명만이 살아남아 조직했다는 흑편살인군단은
흑련의 이름과 함께 강북 무림에선 공포적 존재로 알려져 있다.
문득 단주(團主)인 복마혈신(卜魔血神)이 귀혼령의 벌판에서 멈추었다.
그와 동시 군단 가장 선두에 달리던 중년인이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단주! 놈의 흔적이 사라졌습니다
.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계속 추적할까요?]
말을 꺼낸 중년의 흑의인은 흑편살인군단 가운데 신안(神眼), 신이(神耳)를 지닌 자로
항상 선두에 서서 군단의 길을 안내하거나,
죽이고자 하는 대상을 추적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흑련 총단을 떠나는 순간부터
그는 자신의 특기를 발휘해 단사영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온 것이다.
그런데 돌연 단사영의 종적이 사라지자 일시 당황한 듯 말을 맺은 후에도
연신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그의 말에 복마혈신이 주위를 둘러보며 짜증섞인 음성을 발했다.
[빌어먹을, 천통칠서 놈들은 공(功)을 세우려고 먼저 움직이더니
결국 놈의 신경만 자극한 꼴이 되었다.
바보같은 천기전(天機殿)놈들
, 본 군단과 협력하라는 명을 거역하더니만 꼴 좋군.]
천통칠서는 강호의 기밀(機密)과 정세(政勢)를 파악하는 흑련 천기전 소속이다.
반면 흑편살인군단은 흑절신제 소섭랑의 명을 직접 하달받는
직계조직(直系組織)에 편성되어 있다.
많은 사람이 모이다 보면 자연 작고 큰 불협화음(不協和音)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천통칠서는 공을 세워 흑절신제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이들보다 먼저 앞서 나가다가 단사영의 손에 고혼(孤魂)이 된 것이다.
복마혈신은 이미 이런 결과가 나타날 줄 알았다는 양
예리한 눈빛으로 지평선 너머를 노려보며 말했다.
[놈은 선풍각으로 가고 있는 게 분명하다.
놈이 선풍각에 도착하기 전에 놈을 죽인다! 가자!]
흑편살인군단은 그 즉시 몸을 허공으로 솟구쳤다.
파라락… 화라락…
흡사 사십 팔 마리의 박쥐들이 날개를 편 채 날으듯
그들의 모습은 삽시간에 검은 구름으로 화해 사라져갔다.
그들이 귀혼령은 넘어 너른 벌판을 가로 질러 날아갈 때였다.
돌연 선두에 섰던 신안편복(神眼便卜)의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앗! 저기 놈이 있습니다!]
그는 날아가면서 손가락으로 오른 쪽 낮은 언덕을 가리켰다.
그들의 눈에서 살기가 번뜩인 것도 동시였다.
낮은 언덕 위엔 앙상하게 말라 비틀어진 고목(枯木) 서너 그루가
을씨년스럽게 서 있다.
그 고목 그늘 아래 검은 흑의를 걸친 단사영이 한가롭게 앉아 있었다.
[멈춰랏!]
복마혈신은 그를 발견하자 일성을 발했다.
사십팔 명의 검은 박쥐들이 일제히 신형을 공중에서 선회하더니
번개처럼 언덕을 에워싸며 내려섰다.
실로 일사불란(一絲不亂)한 행동이었다.
한 발 단사영에게 다가선 복마혈신이 여유롭게 앉아 있는 단사영을 노려보며 물었다.
[후후후, 철검혈랑(鐵劍血狼)! 그 고목 아래가 네놈 무덤자리로 마음에 들었느냐?]
[…]
허나 단사영은 그의 말을 못 들은 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조소(嘲笑)하듯 피식 웃고 있었다.
복마혈신의 몸이 분노로 가볍게 떨렸다.
[감히 본좌를 보고 비웃어!]
문득 단사영은 소름끼치는 괴소를 흘려냈다.
[흐흐흐…]
그 괴소에 흑편살인군단의 흑의인들은 등골이 오싹해짐을 금치못했다.
그와 동시 단사영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츠으으으으…
돌연 그의 몸에서 짙은 혈무(血霧)가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단사영의 입에선 음사한 음성이 나왔다.
[핏빛 늑대(血狼)라…누가 지어 주었는지 모르지만 나와 어울리는 별호군.]
그렇다!
-철검혈랑(鐵劍血狼)!
단사영을 부를 때 강호인들은 더 이상 다정공자(多情公子)라 칭하지 않았다.
바람이 휘날리는 검은 흑발, 얼굴 가득 드리워진 피와 즉음의 기운,
전신에서 쏟아져 나오는 짙은 허무와 고독의 그림자,
등에 멘 철검과 함께 그를 핏빛 늑대라 칭하기 시작했다.
특히, 그의 등에 메어진 철검에 강호인들은 신경을 고추세웠다.
처음에는 몰랐다. 초혼간 용불군이 죽었을 당시
그의 시신 옆에 있는 철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하나 신검황 자운량의 심장을 꿰뚫고,
그를 동굴 벽에 박재마냥 박아버린 철검을 보고서야
강호인들은 비로서 알게 되었다.
그가 등에 멘 철검의 수가 곧 검성을 초토화시킨 정체 불명의 복면인들을 의미함이요,
그 수가 줄어듦은 곧 한 명의 원수를 죽였다는 것을…
죽음을 부르는 철검과 핏빛 늑대,
철검혈랑의 등장은 강호 무림에 풍운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네놈은 본좌가 누군지 알고 있느냐?]
복마혈신은 설기를 쏟아내며 말했다.
그 순간 단사영이 서서히 일어섰다.
[누구건 관계 없다.
귀혼령에 뿌린 일곱 마리의 두더쥐들이 뿌린 피냄새가 사라지기 전에
다시 사십팔 마리의 박쥐들의 피가 귀혼령의 혼백들을 위로해 줄 뿐이다.]
복마혈신은 그 말에 노성(怒聲)을 발했다.
[이 미친 놈이 광언으로 우리를 겁주려 하느… 헉!]
그 순간 그는 숨이 콱 막히는 것을 느꼈다.
일어선 단사영의 몸이 완전히 짙은 혈무에 싸였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혈인(血人)으로 변한 단사영의 입에서
고막을 찢어내는 듯한 굉량한 앙천광소가 터져나왔다.
[크핫핫핫…]
단사영은 혈무에 싸인 채 서서히 신형을 움직였다.
[크핫핫핫! 흑련의 무리들이라면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기로 마음먹은 나다
. 혈왕(血王)의 진노(震怒)가 네놈들을 지옥으로 안내할 것이다!]
쿠우우우우웅-
공기를 진동하는 괴음이 그의 전신으로부터 일어났다.
그 순간 단사영의 핏빛 형체는 허공으로 치솟았다.
찰라지간,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복마혈신이 다급히 외쳤다.
[피해라!]
허나 때는 이미 늦었다.
허공에 뜬 단사영의 입으로부터 악마의 울부짖음과 같은 외침이 터지며
가공할 혈염지력이 그들을 덮었다.
[혈령파천(血靈破天)! ]
꽈우우우우…꽈꽈꽈…
허공에서 무수한 핏빛 장영(掌影)이 검은 박쥐들의 머리에 떨어졌다.
[으아악-!]
[크악-]
피하고 자시고 할 틈도 없다.
마치 한 여름에 쏟아지는 장마를 방불케하는 피의 장세들이
장대처럼 내리 붓는데 어디로 피한단 말인가?
사방은 붉은 피보라만이 가득 피어오를 뿐이었다.
단사영은 한 덩이 피구름으로 화해 검은 박쥐들을 닥치는대로 핏덩이로 만들었다.
[혈운만장(血雲萬丈)!]
쿠쿠쿠쿠쿠… 쏴아아아아…
[이…이런…!]
복마혈신은 칼구리같은 모양의 검은
조(黑爪)를 허리춤에서 뽑아내 단사영을 공격했다.
파팍-!
박쥐처럼 날아올라 휘두른 흑조의 날카로운 칼구리 끝에단사영의 목이 적중했다.
(놈, 목이 부러졌겠… 허엇!)
하나 챙 하는 소리와 함께 놀랍게도 흑조의 끝이 부러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말도 안 돼! 만년한철(萬年寒鐵)로 만든 본좌의 마아조(魔牙爪)가 부러지다니…
놈은 금강불괴?)
복마혈신은 공포에 떨었다.
바로 그 순간 핏빛 혈섬(血閃)이 그의 전신을 스쳤다.
[크으윽!]
복마혈신의 몸은 허공 중에서 맥없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무렇게나 내팽겨쳐진 휴지 조각마냥 구겨진 그의 몸뚱아리가 땅에 떨어지는 순간
복마혈신은 마지막 남은 수하가 내지르는 최후의 비명성을 들어야만 했다.
[카--아--악!]
그 비명을 끝으로 흑편살인군단은 전멸(全滅)하였다
. 실로 가공할 일이다.
강북 무림의 공포라는 그들이 몇 수 교환하지도 못한 채 도살(屠殺)을 당한 것이다.
[이럴 수가…]
복마혈신의 얼굴이 구겨졌다
. 이때 그의 맞은편에 단사영이 모습을 나타냈다.
어느새 그는 혈염지력을 거두고 예의 싸늘한 얼굴을 회복하였다.
그는 소름이 끼치는 광소를 터뜨렸다.
[네놈만은 살려주겠다. 가라! 가서 소섭랑에게 말해라!
자신의 죽음이 두려워 애궂은 수하들만 내보내지 말고 당당하게 나를 찾아오라고!]
[으…]
복마혈신은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그 순간 단사영은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광소가 하늘에 울려퍼지는 순간 그의 신형은 마치 핏빛 광선처럼 허공으로 날아갔다
. 단사영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렸다.
[크으…이럴 수가…]
복마혈신은 마치 악몽(惡夢)을 꾼 기분이었다.
그는 피바다가 된 귀혼령 주위를 돌아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허나 곧 이를 부드득 갈았다.
[좋다. 두고봐라. 이 원한은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
그는 두 눈에 무서운 분노의 광망을 쏟아냈다.
휘이잉!
만추(晩秋)의 붉은 산을 할퀴며 황량한 바람이 천지를 휘몰아친다.
그 푸르른 빛을 잃은 낙엽들이 바람에 몸부림 치는 이곳은
하남성(河南省) 무량산중(無量山中)이다.
두두두두…
이때 바람을 가르며 한 필의 말이 질풍처럼 나타나기 시작했다.
비좁은 산로를 짖쳐오는 그 말은 잡털이라고는 조금도 섞이지 않은 백마(白馬)였다.
첫눈에 보아도 명마(名馬)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말이었다.
말 위에는 흰 백의자락을 펄럭이며 아름다운 소녀가 타고 있었다.
헌데 휘날리는 것은 백의자락 뿐만 아니다.
은하수(銀河水)를 뿌려놓은 듯 가을 햇살에 빛나는
은빛 머리칼이 여인의 등 뒤로 길게 날리고 있었다.
여인의 용모는 무척이나 특이했다.
은발(銀髮) 뿐만 아니라 검어야 할 눈썹까지 은빛(銀眉)이요,
간혹 검은 눈동자에서 뿜어지는 눈빛은 은광(銀光)이었다.
뿐인가? 그녀의 피부는 투명하다 못해 실핏 줄까지 다 비쳐질 정도였으니…
냉군향(冷君香)! 바로 그녀가 아닌가!
지금 차가운 눈빛으로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두두두…
그녀를 태운 백마는 거침없이 산로를 짖쳐 달렸다.
그런데 돌연 그녀의 허리춤에 차여져 있는 검이 가볍게 진동을 울리는 것이 아닌가?
우우우웅…
눈(雪)처럼 하얀 검집,
검자루까지 하얀 검이 바람에 살랑이는 갈대마냥 떨며 소리내 울었다.
[응?]
냉군향은 흠칫 놀라며 허리춤의 설검(雪劍)을 만져보았다.
설검은 은은히 진동하면서 울고 있었다.
(설검이 왜 우는 것일까?)
순간, 냉군향의 마음 속에서 은근한 불안감이 싹 터 올랐다.
(설검은 일반 검과는 다르다.
이 검 속에는 원한이 서린 북천용궁의 원혼(怨魂)이 깃들여져 있다.
아버님이 사용하시던 설검은
아버님의 피를 먹는 순간 마검(魔劍)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그렇다!
그녀가 차고 있는 설검은
십 년 전 북천용궁을 배신한 악도 때문에 죽음을 당한
북해(北海)의 신(神) 북룡검패(北龍劍覇) 냉무상(冷無常)의 애검이다.
냉가 자매들은 아버님의 유품인 설검을 위패(位牌)처럼 중원임시총단에 모셔 놓고 있었다.
그걸 냉군향이 가지고 나와 하얀 검신에 피를 묻히기 시작했다.
악도(惡徒)들의 피(血)를…
일단 피맛을 보면 설검을 쥔 냉군향은 여살귀(女殺鬼)마냥 손속이 잔인해지곤 했다.
그 설검엔 북룡검패 냉무상의 원혼이 서려 있다고 냉군향은 믿었다.
자신과 북천용궁을 피로 물들인 악도들의 죽음을 벨 때마다
원혼이 흡족하여 더 많은 피를 보기 바란다고 그녀는 믿었다.
그런 설검이 지금 진동을 하며 울고 있다.
냉군향은 급히 말고삐를 잡아채며 백마를 세웠다.
그녀는 주위를 훑어보았다.
[…]
하지만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 외에는 어떤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검의 울음소리는 차츰 높아지고 있었다.
우우우우웅…
(음, 설검이 우는 데는 분명히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설검의 울음을 의부(義父)의 울음이라 생각하자 더더욱 긴장되었다.
냉군향은 말의 속도를 죽인 다음 서서히 운공을 끌어올려 주위의 기색을 살폈다.
바로 이때,
[타핫-!]
날카로운 기합소리와 함께 낙엽이 수북이 쌓인 땅바닥에서
다섯 줄기의 하얀 인영이 눈속을 뚫고 나오며 무서운 속도로 냉군향을 향해 덮쳐왔다.
슈슈슈슈---!
실로 상상도 못한 곳으로부터의 기습이었다.
냉군향의 안색이 순식간에 홱 바뀌었다.
순간 그녀의 몸이 무서운 속도로 허공을 날았다.
동시에,
파파파팍! 히히힝-!
무시무시한 병기소리와 함께 처절한 말의 비명소리가 잇달아 들려왔다.
냉군향이 땅에 내려섰을 때 그녀의 오른 손에는 이미 설검이 들려 있었다.
그녀가 싸늘한 눈으로 주위를 살펴보니
이미 백마는 비참하게 죽어서 땅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목이 댕강 잘라져 붉은 피가 붉은 낙엽을 더욱 선명한 붉은 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냉군향의 안색이 무섭게 굳어졌다.
그녀는 살기에 찬 눈빛으로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녀의 주위에는 다섯 명의 혈의인(血衣人)들이 석상처럼 서 있었다.
모두 육십여 세 정도 되어보이는 노인들이었는데
안색은 마치 시체처럼 푸르스름했다.
그들의 손에는 각기 기형(奇形)의 병기들이 쥐어져 있었다.
[…!]
냉군향은 싸늘한 눈으로 그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는
다시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 보았다.
피(血)!
하얀 백의를 촉촉히 젖시며 붉은 혈선(血線)이 그녀의 가슴에 그어져 있었다.
분명 기습을 알아채고 피한다고 했건만
어느 틈에 검기가 그녀의 가슴팍을 스치고 지난 것이다.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실로 놀라운 일이다.
(고수! 이미 극음지체가 되어 버린 내 몸에 상처를 줄 정도의 검세라면
상대하기 쉽지 않다!)
그녀가 경각심을 고추세우고 있을 때다.
혈의노인 중 한 명이 냉군향을 바라보며 음침하게 말했다.
[흐흐흐… 무정설녀(無情雪女) 냉군향(冷君香)! 과연 소문대로구나.
우리들이 동시 공격해도 죽지 않다니…]
냉군향은 눈에서 살광(殺光)을 이글거리며 그들을 노려보았다.
[네놈들은 대체 누구냐? 나와 무슨 원한이 있다고 이런 비겁한 암습을 가하느냐?]
이때였다.
휙-! 휘리릭…!
냉군향의 등 뒤에서 많은 인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 중에서 혈의장포에 붉은 피풍을 걸친 노인이 서서히 앞으로 나섰다.
그 노인을 본 냉군향은 흠칫 놀라며 나직하게 부르짖었다.
[네놈은 한마설풍(寒魔雪風) 손기환(孫基煥)!]
혈의노인은 음침한 눈으로 냉군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흐흐흐흣… 군향, 십 년 만이로구나, 그동안 몰라보게 예뻐졌는데…]
찰라지간, 냉군향은 은광이 뻗어지는 냉혹한 눈초리로 혈의노인을 노려보며
곧 날카롭게 웃었다.
[홋홋홋! 아버님의 설검이 왜 우나 했더니…
배신자(背信者)! 바로 네놈의 피가 그리워 설검이 울었구나!]
냉군향의 전신으로부터 서리서리 차가운 살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북해의 신, 북룡검패는 우연히 천산(天山) 고동(古洞)에서
한 구의 유골(遺骨)과 함께 구운룡주(九雲龍珠)를 발견하게 된다.
유골이 남긴 유품에는 구운룡주 외에도
벽뢰신공(霹雷神功)이 수록된 비급이 있었다.
벽뢰신공은 극음(極陰)과 극양(極陽)이 서로 작용(作用)했을 때 발생하는
강렬한 힘을 바탕으로 펼치는 무공이다.
이 무공은 서장(西藏)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뇌문(雷門)의 비전비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북룡검패를 경악케 한 것은
벽뢰비급 뒷장에 적힌 비사(秘事)였다.
놀랍게도 거기에는 구운룡주가 용왕(龍王)의 비밀을 지닌
신주(神珠)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한, 뇌문이 왜 갑자기 멸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경위가 상세히 적혀 있었다.
뜻밖에도 뇌문의 멸망에는 중원무림이 관계되어 있었다.
-태양곡(太陽谷)!
열하폭양신공(熱河爆陽神功)을 비롯한
극양지공(極陽之功)을 연마해온 중원무림의 신비문파!
그러나 오백여 년 전 그 맥(脈)이 끊어진 문파다.
그들이 왜 갑자기 단맥되었는지에 대해선 아직도 신비에 싸여져 있다.
허나 아무도 몰랐다.
비록 각기 서장과 중원으로 떨어져 있긴 하지만
똑같이 극양지공을 연마해온 뇌문과 태양곡이 동시에 사라진 이유가
뜻밖에도 구운룡주 때문이란 사실을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
뇌문과 태양곡은 일 년에 한 번 씩 회합(會合)을 가져
자신들이 일 년 동안 연구한 극양지론(極陽之論)을 비론(比論)해 왔었다.
오백 년 전, 뇌문의 종사인 뇌정황(雷霆皇)과
태양곡주 태양대제(太陽大帝)는
천산(天山) 벽력봉(霹靂峰)에서 회합을 가졌다.
그들이 한창 서로의 무론을 놓고 토론할 때
돌연 마른 하늘에서 뇌성벽력(雷聲霹靂)이 치더니
기둥같은 번갯불이 벽력봉 정상을 쪼개어 버리는 기변(奇變)이 발생했다.
뇌정황과 태양대제는 돌연한 기상변화에 저으기 놀랐다.
하지만 진정 놀랄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벼락을 맞은 벽력봉 정상에 돌연 지하(地下)로 내려가는 계단(階段)이 드러난 것이다.
뇌정황과 태양대제는 호기심을 금치 못하며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그들은 놀라운 것을 보았다.
-용천비동(龍天秘洞)!
중원 무림의 전설이며 신화인 용왕(龍王)이 만든 용천비동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용천비동은 열리지 않았다
. 굳게 닫혀져 있는 용천비동을 열기 위해선
구운룡주(九雲龍珠)에 새겨진 비도(秘圖)를 풀어야만 했다.
뇌정황과 태양대제는 흥분하였다.
그들은 구운룡주를 가지고 나왔다.
그들은 그 날부터 구운룡주의 비밀을 캐기 시작했다.
하나 그것이 엄청난 재앙(災殃)을 불러일으키게 될 줄 뉘가 알았으랴?
견물생심(見物生心)!
뇌정황은 뇌정황대로, 태양대제는 그대로
혼자 구운룡주를 독차지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이다.
결국 그들은 흑심을 드러냈다.
뇌문과 태양곡은 구운룡주를 차지하기 위한 일대격전을 치루었다.
그후 두 가문은 동시에 멸망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가까스로 목숨을 견졌다고는 하지만 생명이 경각에 달했음을 안 뇌정황은
천산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백 년이 지나 눈사태를 피하기 위해 고동으로 들어온 북룡검패에 의해
뇌문의 비사와 구운룡주가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다.
북룡검패는 구운룡주를 큰딸 냉가려(冷佳麗)의 열한 번째 생일 선물로 주었다.
냉가려는 그저 아름다운 구슬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설마 그것이 구운룡주란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다.
행여 그 비밀이 새어나갔을 때 예기치 못할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북룡검패는 비밀을 마음 속 깊이 묻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영원한 비밀이란 없는 법!
벽뢰신공의 오묘한 무리(武理)에 빠져든 북룡검패는
시간이 나는대로 틈틈히 신공을 연구했다.
그러던 어느 날, 볼일이 있어 북룡검패의 서재에 들어온
장로 한마설풍(寒魔雪風) 손기환(孫基煥)이
탁자 위에 펼쳐져 있는 벽뢰비급을 보게 된다.
한마설풍은 벽뢰비급을 살피던 중
그 뒷장에 적힌 뇌문의 비사를 보게 되었다.
한마설풍은 경악했다.
그는 냉가려가 가지고 있는 신비한 용주(龍珠)가
용왕의 신비를 벗기는 열쇠란 사실에 흥분하기 시작했다.
한마설풍은 냉가려에게서 구운룡주를 빼앗아 달아날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냉가려가 구운룡주를 어디에 숨겨 놓았는지 도저히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보석을 좋아하는 냉가려는
아끼는 보석들을 자기만이 아는 비밀장소에 꼭꼭 숨겨놓는
묘한 버릇을 가진 열한 살 소녀였기 때문이다.
강제로라도 위협을 해 빼앗을 수도 있지만 그 뒤가 문제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구운룡주를 강탈했다 해도 무사히 북해를 벗어나기 힘들다.
고심 끝에 그는 중원 무림의 초절정고수와 은밀히 만나기에 이른다.
-벽력권왕(霹靂拳王) 반장(潘璋)!
그가 끌어들인 고수는 바로 벽력권왕과 벽력보의 정예들이었다.
사실 벽력권왕이 익힌 무공이 오백 년 전 단맥된 태양곡의 한 지류(支流)라는 것은
중원의 공공연한 비밀로 전해져 왔다.
벽력권왕을 찾아간 한마설풍은
벽력보 고수들이 북천용궁을 무너뜨려주면
벽뢰비급을 줌은 물론 북해의 반을 주겠다고 유혹했다.
벽력권왕은 극양신공을 익힌 고수다.
그에게 있서 벽뢰신공은 그야말로 용(龍)의 여의주(如意珠)와 같았다.
그리하여 벽력보의 고수들은 북천용궁을 치기에 이른다.
북천용궁은 강하다.
하지만 벽력권왕이 기습을 하기 전에
음식에 산공독(散功毒)을 탄 한마설풍의 계략에 의해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멸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한마설풍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벽력보가 쳐들어오자 몇 몇 장로에 의해
냉씨자매를 비롯한 북천용궁 최정예고수들로 구성된
북해십절(北海十絶)이 탈출을 한 것이다.
벽력권왕은 뜻한 벽뢰비급을 얻었지만 한마설풍은 헛물만 들이키고 말았다.
설상가상(雪上加霜), 북해십절이 냉씨자매를 데리고 탈출했으니
언제 그들의 복수의 검이 날아올지 모르는 위험까지 안게 된 것이다.
죽음이 두려운 한마설풍은 회군하는 벽력권왕을 따라 중원으로 왔다.
그후 벽력보에 가입해 호법(護法)의 자리에 올라 부귀와 권력을 누리게 된다.
십 년이란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렀다.
그러던 두 달여 전이다.
한마설풍의 귀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구운룡주의 출현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여인이 구운룡주를 지니고 있다는
강호 소문에 한마설풍은 또 다시 욕망이 솟구쳐 올랐다.
신비여인이 냉가려라는 것을 그는 쉽게 알 수 있었다
. 이 세상에서 구운룡주의 진정한 비밀을 아는 사람은 자신 혼자뿐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벽뢰비급을 벽력권왕이 가졌다고는 하지만
그 뒷장에 적힌 구운룡주에 대한 내용을 한마설풍이 찢어 없앴기 때문이다.
한마설풍은 구운룡주를 빼앗을 궁리를 짜내기 시작했다.
냉가려에게 접근하려고 할때
그는 개방에서 전 강호에 나붙인 방(傍)을 보고는 아연실색했다.
한 발 늦어 구운룡주가 단사영의 손에 들어간 사실을 알고 만 것이다.
냉가려의 손에 있다면 모를까
무서운 고수가 되어 나타난 단사영에게서
구운룡주를 빼낸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냉군향(冷君香)-!
공공연하게 벽력보의 분타와 제자들을 살해하면서
강호에 등장하기 시작한 여살성(女殺星)!
그 손속이 잔인하고, 그녀가 스치는 곳엔 얼음과 죽음밖에 남지 않는다 하여
무정설녀(無情雪女)라 불리우기 시작한 냉군향을 잡을 생각에 이른 것이다.
미끼!
냉가려를 끌어들이고, 나아가 단사영을 잡아들일 미끼로는 냉군향이 제격이다.
더불어 벽력권왕 역시 냉군향을 잡으라는 지상명령을
각 분타에 하달하지 않았는가?
한마설풍은 냉군향이 무량산을 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는
미리 진을 치고 기다린 것이다.
북천용궁을 배신한 한마설풍,
그리고 북천용궁의 복수를 위해 빙녀가 된 무정설녀 냉군향!
그 두 사람이 드디어 만난 것이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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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보고갑니다
감사
잘봅니다..`~
고맙게 잘보고 있어요~~~
즐.독.하고 있읍니다
즐감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