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생(大先生)은 하늘에 계신 옥황상제(玉皇上帝)시고, 인존시대(人尊時代)에 사람의 몸으로 세상에 나오시니 용화세계(龍華世界)에 미륵존불(彌勒尊佛)이시니라.
천정(天庭; 이마)에 불표(佛表)가 있으시고, 입에는 여의주(如意珠)를 머금으시고, 양손에는 임(壬) 자와 무(戊) 자를 지니시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남방삼리화(南方三離火)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금산미륵(金山彌勒)이니라.
2 장
크신 권능(權能)은 천지를 고쳐 천지의 운로(運路)를 바로잡으시고, 사람의 몸과 성품을 고치시며, 만물을 고쳐 새롭게 하시며, 명령으로 해와 달의운행을 멈추시며, 풍우상설(風雨霜雪)과 뇌전벽력(雷電霹靂)을 명령으로 일고 잦게 하시며,
천하의 치란(治亂)을 명령으로 좌우하시고, 홍수와 가뭄과 흉작과 풍작을 명령으로 좌우하시며, 병든이나 죽은이나 불구자를 명령으로 깨어나고 낫게 하시니, 무소부지(無所不知) 하시고 무소불능(無所不能) 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삼계대권(三界大權)이니라.
3 장
영험(靈驗)이 신(神)과 같으시니, 들고 나심에 햇무리와 달무리가 두르고 장문(將門)이 서며, 여름에는 하늘우산(구름)이 햇빛을 가리고, 구름과 안개가 피해가고, 그 계신 곳에는 비와 눈이 개며, 하늘이 모습을 (본떠) 나타내시니, 배를 타시고 노를 저으시며 음악(거문고)을 들으시며 옷을 갈아입으시고 먹거리를 드시는 모습들이 모두 하늘에 나타나고, 날짐승에 말하시매 날짐승이 날고, 길짐승에 말하시매 길짐승이 달리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사사로울 수 없나니, 어묵동정(語默動靜)에 하늘이 그 모습을 드러내느니라.
진심(眞心)을 사랑하사 거짓을 미워하시고, 세상의 괴로움을 불쌍히 여기사 그 때마다 몸소 대신하시고, 질병을 대속하시어 세상의 억조(백성)를 건지시고, 옷을 엷게 입으시어 천하의 백성을 따뜻이 하시며, 곡식을 아끼사 만방(萬方)의 굶주림을 구하시며, 가녀린 풀도 사랑하사 살리시며, 작은 벌레도 다치면 슬퍼하시고, 나무심기를 즐겨하시며, 한 조각 종이라도 반드시 글을 쓰시며, 짧은 시간이라도 옥(玉)처럼 여기시며, 약(藥)을 가까이 아니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천지의 선악과 부귀와 권력을 모두 가졌나니, 사랑할만 하고 두려워할만 하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서신사명(西神司命)이니라.
5 장
대선생의 아버지는 흥주(興周)요 어머니는 권씨(權氏)이시니, 경오(庚午)년 겨울에 어머니께서 친정인 고부(古阜) 신월(新月) 서산(西山)에 계실 때 태몽(胎夢)을 꾸시니, 하늘이 남북으로 갈라지고 그 사이에서 큰 불덩이가 나와서 차차 내려와 몸에 이르매 천지가 밝아지더니, 임신하시니라.
출산하시매 선녀(仙女)가 목욕물을 받들고, 이상한 향기가 방안에 가득하고, 상서로운 기운이 집을 둘러 하늘에 닿아 이레동안 흩어지지 아니하고, 울음소리가 쇠북 소리 같으시니라.
점차 자라시매 용모는 미륵불 같으시고, 안목(眼目)은 일월(日月)처럼 밝으시고, 목소리는 천둥이 울리는 듯 하시고, 행동거지는 정대(正大)하시고, 도량은 너그럽고 넓으시며, 동정(動靜)은 정중하시고, 말씀은 활달(豁達)하시고, 알음은 신기(神奇)하시며, 기상(氣像)은 웅장(雄壯)하시니라.
존귀한 성(姓)은 강씨(姜氏)이시며, 본관은 진주(晉州)요, 높으신 이름은 일순(一淳)이시고, 자(字)는 사옥(士玉)이시며, 호(號)는 증산(甑山)이시고, 태어나신 곳은 호남(湖南) 고부(古阜) 우덕(優德) 객망리(客望里)요, 태어나신 날은 신미년(辛未年) 구월 십구일 ○시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나무로도 돌로도 올 수 있으되, 사람의 배를 빌렸노라.
6 장
일곱 살 되시던 정축(丁丑)년에 풍물을 들으시고 말씀하시되, 크도다. 궁상각치우의 음률이여! 신인지화(神人之和)와 천하지화(天下之化)가 이 길에 있도다.
일곱 살에 아버지의 명(命)으로 학문(學文)을 시작하시니, 선생이 천자문으로 천(天) 자를 가르치거늘 따라 읽으시고, 지(地) 자를 가르치니 따라 읽으시고, 현황(玄黃)으로부터 다음 글자는 잠자코 따라 읽지 않으시기를 여러 번이라.
아버지가 그 연고를 물으니 대답하시되, 천(天) 자에 하늘 이치를 알고 지(地) 자에 땅 이치를 알았으니 그 나머지는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고, 배움을 그만두기를 청하시니라.
아홉 살 되시던 기묘(己卯)년에, 후원(後園)에 별당을 지어 따로 지내시며 사람들의 출입을 막으시니라. 하루 건너씩 청하시는 물건이 암꿩 한 마리와 비단 두 자 다섯 치 이더라. 이렇게 두 달을 지내신 뒤에 대선생은 간곳을 알 수 없고, 빈방에는 또한 아무 물건도 없더라.
7 장
대선생이 스물여덟 살 되시던 무술(戊戌)년에 객망리에 계시며 말씀하시되, 대인(大人)이 세상에 옴이 널리 천하를 구하려 함이니, 나는 천하를 두루 다녀 천하의 형세와 인정과 풍속을 살피리라 하시니라.
동학(東學)에 들리사 도리(道理)를 논(論)하시며 범절(凡節)을 살피시고, 서학(西學)과 불교(佛敎)와 선도(仙道)와 유학(儒學)과 대종교(大倧敎)에 들리사 이와같이 하시더니, 그 교주 김일부(金一夫)가 구천상제의 명을 받들어 대선생을 모시고 하늘에 오르니 황금 현판에 요운전(曜雲殿)이라고 큰 글자로 씌었는데, 크게 잔치를 열어 대선생을 환대하며 광구천하의 뜻을 크게 찬양하더라. 다음날 일부가 크게 이상히 여겨 요운(曜雲)이라는 호를 드리고자 하니라.
맨발로 먼길을 가기도 하시고, 풀밭에 주무시기도 하시고, 인가에서 얻어먹기도 하시고, 겨울에는 갈포(葛布)를 입으시고 여름에는 솜옷을 입기도 하시며, 여러 때를 굶기도 하시고, 들판에서 추수도 하시고, 산에서 나무를 베기도 하시고, 농민을 만나면 밭갈이도 대신하시고, 시장에 들어 장사꾼을 돕기도 하시고, 공장(工匠)일을 돕기도 하시고, 청루에 들러 노래도 들으시고, 늙은이를 만나 옛이야기도 하시고, 벼슬아치들을 만나 정사(政事)도 들으시니, 모든 아픔을 겪으시고 모든 실상(實相)을 몸소 살피심이라.
8 장
그때에 대한제국의 정치가 부패하여 정쟁(政爭)이 잇따르고, 외척(外戚)이 권세를 휘둘러 매관매작(賣官賣爵)하고, 탐관오리(貪官汚吏)가 가렴주구(苛斂誅求)를 일삼으며, 선비들이 폐해를 끼치고, 당파끼리 서로 원수가 되고, 도적이 벌떼처럼 일어나며, 동학이 난을 일으키고, 일본과 청나라가 서로 싸우고, 열강(列强)이 조선을 엿보아서, 백성은 어육(魚肉)이 되고 세상은 도탄(塗炭)에 빠졌더라.
천하의 형세는 뭇나라가 무력(武力)을 숭상하여 인의(仁義)의 도리를 받들지 않고 권모술수(權謀術數)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며, 모든 학문이 참다운 덕이 없어서 백가지 폐단이 한꺼번에 생겨나고, 약육강식(弱肉强食)하여 호시탐탐(虎視耽耽)하더라.
세상의 도덕도 송두리째 무너져서 임금과 신하가 서로 잡아죽이고, 아비와 아들이 서로 싸우며, 스승과 제자가 서로 적이되고, 오륜(五倫)이 어그러져 모든 세상 사람들이 이익을 위해서는 의리를 내버리며, 사욕을 좇아 공익을 저버리고, 뭇사람이 서로 싸워 세상에 상생(相生)의 도덕이 없었더라.
9 장
대선생께서 설흔한살 되시던 신축(辛丑)년 여름에 객망리에 계시면서 말씀하시기를, 지금 천하의 형세가 세상을 널리 구하고자 한다면,천지와 같은 큰 덕을 가진 이라도 조화의 권능이 없이는 할 수가 없으리라.
전주 모악산(母嶽山) 대원사(大院寺)에 들어가사 칠성각(七星閣)에서 취정회신(聚精會神)하여 공부하시니라.
그해 가을 7월 일 시에, 모든 새들이 날아와 치하하고, 다섯 마리 용이 상서(祥瑞)를 나타내 보이고, 상서로운 비바람 속에 하늘에는 번개가 일고 땅이 흔들리는 가운데 모든 마(魔)를 항복시키시고, 천지대신문(天地大神門)을 여시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옥황(玉皇)이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천하대순(天下大巡)이니라.
10 장
신축년 겨울 월 일 시에 대선생께서 객망리에 계시며,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행하시니, 설법(設法)하시고 행법(行法) 하시니라.
홑옷을 입으시고, 곡식을 들지 않으시고, 불을 지피지 아니하시며, 단정히 앉으사 말씀을 않으시며, 밤새도록 문을 열어두신 채, 여러 날 동안 신명(神明)들께 칙명(勅命)을 내리시니라.
때에 삭풍이 살을 에고 찬 눈이 휘날리는데, 서기(瑞氣)가 집으로부터 하늘까지 뻗치고, 하늘에서는 수천 대의 수레와 수만 마리의 말이달리는 것 같은 소리가 끊이지 아니하더라. 날짐승은 뜰에 내리지 않고 길짐승이 가까운 길에 오지 않으니, 보는 사람이 모두 두려워 하니라.
말씀하시기를 나는 모든 나라의 문명신을 거느리고 조화정부를 여느니라. 천지만신이 떠받들고 바라는 바니, 나는 후천의 당요(唐堯)니라. 나라의 이름은 대시(大時)니라 하시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