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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 저....저저...저건!! ”
“ 무...무강! ”
왕국과 왕장, 그리고 유 역시 공민지의 춤사위를 보고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춤의 기재라고 세상에 알려져 있는 공민지.
어린나이에 이미 춤으로는 절정고수의 수준을 넘어선지 오래였고, 사람들이 그를 평가하기를 춤을 위해 태어났다고 했다.
잘하는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무강을 익혔을 줄이야......
“ 시...십칠세에 무강이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
하지만 알고 보면 유 역시 이미 십 오세에 성강을 터득했다.
어찌보면 유가 오히려 공민지보다 경지를 빠르게 이룬것이나 다름 없었다.
“ ...... 음...... ”
구석진곳에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는 특이한 대기실이 하나가 있었으니 이곳에 바로 십사음황들 중 남아있는 신승훈, 이승철, 박진영, 방시혁,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한명의 여인이 이 이곳에 앉아있었다.
TV로 상황을 지켜보던 그들은 공민지의 무강을 보자마자 신음성을 내며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 우리가 너무 몰랐어. 세상에는 생각보다 고수들이 많았군. 이봐 황제. 우리가 그토록 성강이나 무강급 고수의 탄생을 막기 위해 애썼는데 결과를 보니 기분이 어떤가? ”
“ ...... ”
황제(皇帝) 신승훈 역시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 도발적인 이승철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저런 고수들의 탄생을 막기 위해 그토록 여태까지 각 문파들을 압박하며 통제를 해왔다.
하지만 고수들의 춤에 대한 열망이나 노래에 대한 열망은 통제를 한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게 아니었다.
목숨을 버리더라도 더 높은 경지로 가고 싶은 것이 바로 가수라는 존재였다.
“ .....내가 잘 몰랐다는 걸 인정하지..... ”
“ 큭.....크하하하! ”
이승철은 묘한 승리감에 대기실이 떠나갈듯 크게 웃었다.
“ 좋아.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오늘 현실을 알게 해주면 되겠지. 금지된 경지를 이룬 대가를 알게 해주는 거야. 그리고 절망을 맛본다. ”
그들은 이승철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고, 의문의 여인은 그런 그런 것들에 관심이 없다는 듯 그저 멍하니 TV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투애니원의 무대가 끝나자 무대는 아까보다 더욱더 혼란에 빠졌고, 심지어는 여기저기서 다투는 모습까지 보일 정도였다.
너무 과도하게 응원을 하면서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충돌을 하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작은 싸움이 일어나고 있던 것이다.
“ 아...예...하하.....저..진정 좀 해주시구요! ”
전국으로 방송이 퍼져나가고 있는 만큼 카메라는 그러한 객석의 모습을 보이지 않기위해 노골적으로 사회자들만 카메라로 잡고 있었고, 다행히 객석과 카메라의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그들이 다투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사회자들이 애써 분위기를 진정시키면서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어찌어찌 분위기가 진정이 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 다음무대는 카라의 무대! 점핑....... ”
“ 우와아아아아아아!!!!!!!!!!!!!!!!!! ”
카라의 멤버들이 올라오자 객석에서 난리가 났다.
단순히 무대위로 올라왔을 뿐인데 엄청난 남자들의 함성소리가 장내를 뒤덮는가 싶더니 또다시 안정되려고 하던 객석의 분위기를 더욱 돋구어버리고 있었다.
“ .....여기는 델타삼둘. D열 27번째줄 지원요청 바람!! ”
경호원들은 또다시 그들을 말리기 위해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에는 무전으로 여기저기 지원요청을 하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10분전 카라의 대기실.
카라는 무언가 큰 결심을 해야했다.
카라는 문파의 숨겨진 비기 그런 거는 전수를 받은 적이 없었다.
아니 애초에 DSP세가에는 그러한 비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DSP세가에는 예전 핑클 때부터 전해 내려오던 어떠한 비술같은 것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미안술(美顔術)이었다.
미안해서 미안술이 아니라 미안술(美顔術)이란 말 그대로 얼굴을 아름답게, 즉 사용자의 외모적인 장점을 극대화 시켜 매력을 극대화 시키는 비술을 의미한다.
카라의 초기 때에는 그녀들은 미안술을 익히지 않았지만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카라는 사장의 제안에 미안술을 익혔고 그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하지만 그래봐야 그녀들이 사용한 미안술의 수준은 기껏해야 일성내지 이성의 수준으로 미미했기 때문에 꼭 미안술 때문에 그녀들이 최고의 걸그룹이 되었다는 것은 아니었다.
“ 어떻하지? ”
“ 어떻하긴..... 우리도 따라가야지. ”
소두천사(小頭天師) 한승연과 여신(女神) 박규리는 큰 결정을 해야만 했다.
TV로 무대상황을 보아 하니 더 이상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수만세가와 진영세가, 그리고 양군세가는 숨겨놓았던 카드를 모두 꺼내놓았고, 그 결과는 대단했다.
여태까지 가요계 역사상 없었던 엄청난 호응도.
전국으로 방송되는 만큼 객석뿐만 아니라 인터넷 등 각종 매체들까지 불이 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 얼마나? ”
미소녀(美小女) 구하라는 별호에서 알 수 있듯 딱히 특별한 수식어가 필요 없이 그야말로 미소녀(美小女)다.
싫어하는 사람들 중에는 너무 지나치게 말라 볼륨이 없다는 것, 초등학생 몸매라는 것이 그 이유였지만 우리가 상식적으로 말하는 미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모든 여자들에 꿈에 그리는 외모에 가장 가까운 외모였다.
마른몸매, 개미허리, 큰 눈과 작고 귀여운 얼굴은 순정만화의 여주인공을 연상케 한다.
그런 그녀가 약간은 걱정이 되는 듯한 말투로 한승연에게 물었다.
한승연은 잠시 생각하더니 결정을 내린 듯 낮게 말했다.
“ 최선을 다해서. ”
....
카라가 무대 위로 올라오자 그녀들을 본 모두가 경악을 했다.
분명 그녀들은 바뀐게 없는데, 뭔가 알 수 없는 매력이 그녀들을 둘러싸고 있었고 그는 곧 객석 전체로 퍼져나갔다.
따다다다단 따다다다다단!
카라는 올라오자마자 구하라가 맨 앞에 선 상태로 세로방향으로 일렬로 섰고, 곧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비트에 맞춰 구하라가 눈을 아래로 깔고 있다가 위로 치켜 뜨는 순간 갑자기 객석이 일순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구하라가 미안술(美小女)중 최대로 익힌 것은 바로 매목술(魅目術)로 기본적으로 눈이 아름다운 사람이 익힐 수 있고, 경지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능히 눈빛 하나로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술법이었다.
“ ....예....예쁘다. ”
기존 카라의 팬들은 이미 그녀가 전개한 미목술 한방에 정신이 멍해져 입을 벌리고 무대를 보고 있었고, 다른 그룹을 보러온 남성 팬들 역시 서서히 그녀의 미목술에 빠져들어갔다.
“ 슬픈기억 지울래~ 점~ 점~ ”
그뿐만이 아니었다.
각 멤버들이 자신에게 맞는 미안술을 익히고 있었고 지금 자신의 파트가 올 때마다 미안술을 최대로 전개하고 있었기 때문에 파트가 바뀔수록 남성 팬들의 시선역시 그때그때 바뀌고 있었다.
박규리의 경우 별호에 맞듯, 고귀한 이미지를 극대화 시켜주는 미안술을 익혔고, 니콜의 경우는 오랜 운동으로 다져진 탄력있는 날씬한 몸매를 극대화 시켜주는 미안술을 익혔다.
강지영의 경우 청순함과 귀여움, 한승연의 경우는 귀여움과 보이쉬한 매력이라는 어찌보면 극상성인 두가지의 미안술을 익혔고, 결과는 대단했다.
“ 허...허억.... ”
“ 하악하악. ”
마치 최면에 걸린듯 광기어린 눈빛으로 무대를 보고 있는 그들을 향해 빠순이들은 손가락질을 하며 질타하기 시작했고, 또 그러면서 군데군데에서 작은 싸움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 흐어어어억. ”
“ 흐어어어억. ”
왕국과 왕장 역시 TV로 그녀들을 보면서 마치 최면에 걸린 양 이상한 소리를 내며 TV속에 들어가기라도 할 듯 노려보고 있었다.
“ 역시 구하라는 짱이었어. ”
“ 역시 강지영은 짱이었어. ”
“ 또 해 볼테냐?????? ”
“ 오냐. 내손에 죽어봐라! ”
우당탕탕!
저번 처럼 또다시 구하라와 강지영을 놓고 치고박고 싸우는 그들은 그때와 다른점이라면 이번에는 정말로 서로 살기를 품었다는 것이었다.
“ 사부님들!! 이러지 말아요. 다쳐요! 잉..... ”
본능적으로 위험하다고 판단한 유가 억지로 뜯어 말리려고 했지만, 십육세 소녀의 힘으로 남자 둘이 전력으로 싸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 온리 유~~~~우후우~~~~~~~ ”
삼분간이나 무려 치고 박고 싸우던 그들은 점핑의 노래가 다 끝나고 카라가 TV에서 모습을 감추자 그제서야 진정한 듯 숨을 몰아쉬며 싸움을 멈췄다.
“ 헉...헉... 내가 왜 이러지? ”
“ 헉...헉... 왜 싸운거지? ”
그들은 자신들이 왜 싸웠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듯 황당해했다.
“ 카라언니들 보고 갑자기 싸우셨잖아요! 기억 안나요? ”
“ .....뭐? ”
그들은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그들의 기억으로는 카라가 TV에 나오는가 싶더니 어느새 카라가 다시 들어가고 있었고,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는 것이었다.
“ 뭐...뭐야 이거....... ”
알지 못할 위험함이 본능적으로 느껴지며 소름이 쫙 돋는 그들이었다.
.....
“ 저...정말 대단한 무대였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중기씨? ”
“ ........ ”
남자 엠씨인 송중기는 서효림이 말을 걸던 말던 카라가 공연을 했던 무대를 멍하니 쳐다보며 입을 벌리고 있었다.
- 야! 송중기! 정신안차려?
- 너! 출연료 받기 싫으냐??
“ !! ”
무선 이어폰으로 피디와 작가들의 야유가 들려오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송중기가 재빠르게 분위기를 파악하고는 대본을 읽어나갔다.
“ 아! ...... 그렇군요. 정말 대단한 무대였습니다!! 하하! ........ ”
사실 송중기는 지금 카라가 공연을 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고 있었다.
카라가 나왔는가 싶더니 어느새 바로 들어가고 있었고 무선이어폰으로 피디와 작가들이 그를 질책하고 있을 뿐이었다.
‘ 뭐야... 이거... ’
정신을 차린 송중기가 다음 출전 가수를 소개했다.
“ 아..... 다음 무대는....... ”
카라의 다음무대는 바로 로엔세가의 대세소녀(大勢小女) 아이유의 ‘좋은날’ 이었다.
“ 아! 이! 유!! 아! 이! 유!! ”
“ 우왁!!!!!!!!!!!!!!!!! ”
대세소녀(大勢小女)라는 별호답게 역시나 객석에서는 엄청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래면 노래, 드라마면 드라마, 예능이면 예능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그녀는 최근 생긴 완판녀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그러한 반응에 비해서 그녀의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
이미 십사음황이었고, 성강과 무강, 그리고 각 문파들이 숨겨두었던 비기들을 직접 보게 되자 어쩌면 정말 십사음황의 어른들의 말이 옳았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는 그녀였다.
‘ .... 무서워. ’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가면서 두려움을 느꼈다.
지금 객석은 순수하게 응원을 하는 사람들, 심하게 격하게 응원을 하는 사람들, 서로 손가락질하며 싸우는 사람들, 주먹다짐까지 하는 사람들로 혼란의 극에 다다른 상태였다.
‘ 아무래도 내가 진정 시켜야겠어. ’
아이유는 자신 역시 실력을 최대한으로 발휘 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너무나도 산만한 객석의 분위기를 일단 하나로 모을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여태까지 출전 그룹들이 보여주었던 것을 뛰어넘는 어떤것을 보여줘야 했다.
‘ 그 모습은 보여주기 싫었는데..... ’
좋은날의 멜로디가 서서히 흘러나왔다.
그녀에게 대세소녀(大勢小女)라는 별호를 안겨준 노래.
비록 자신의 노래였지만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빠바밤!
“ 어쩜이렇게하~늘이더파란건지~
오늘따라왜 바람은또완벽한지~ “
그녀는 초반부터 강하게 나가기 위해 시작부터 성강을 전개했다.
“ 오....역시 아이유! ”
극마(劇魔)가 되고 나서 그녀는 단순히 극마의 창법들만 얻은것이 아니라 그 외의 창법도 진보했다.
두성창법, 진성창법, 가성창법, 반가성창법 등은 물론이거니와 이기어성, 심지어는 성강이라는 창법까지 자동으로 터득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성강이라는 것은 아주 미미한 경지밖에는 되지 못했지만, 적어도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노래에 집중하게 해 하던일을 멈추게 할 정도까지는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하나, 성강으로 성량을 조금 소모한다고 해도 나중에 고음부에서 극마를 해방하는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극마는 무한(無限)하다. 성량이 전혀 남지 않아 바닥인 상태여도 마음만 일어 난다면 충분히 극마를 해방할 수 있었고, 증오를 동반한 치솟는 살심(殺心)을, 너무도 애틋해 눈물이 날정도의 애심(愛心)으로 바꾸어 부르면 듣는사람을 격한 감동에 눈물을 흘리게 하는걸로 모자라 이성을 지배해 굴복시킬 수 있다.
“ 눈물이차~ 올라서고갤들어~ 흐르지못~하게 또 살짝웃어~ ”
고음부에 돌입하자 그녀는 본격적으로 서서히 극마를 해방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동자가 붉어지고 흰자위가 충혈되는가 싶더니 갑자기 주위의 공기가 격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 어? 뭐야? ”
“ .....뭐...? ”
사람들은 갑자기 아이유의 눈빛이 무섭게 변하고 주위에 태풍이 온듯 거센 바람이 불자 처음에는 당황했다.
극마의 단점중하나가 아무리 살심으로 애심으로 바꾸어 감동을 준다고 한들 특유의 외모변형과 풍압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이었다.
사실 극마가 되면서 얻는 부수적인 창법들의 진보만 해도 엄청난 것이었지만 그래도 결정적인 극마가 되었을때의 단점이 이렇게 있는만큼 괜히 금지된 마음공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가 그렇게 변하고 나서 들려온 그녀의 목소리로 인해 망치로 머리를 꽝 맞은듯한 느낌을 받았다.
“ ....!! ”
십구만이천명이 있는곳이라고는 믿을 수 없게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하던행동을 멈추고 입을 다물고 아이유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눈이 서서히 커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십구만이천명이 그 자리에서 동시에 일어나 소리쳤다.
“ 신이다!!! 노래의 신이 강림했다!! ”
“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다!! ”
그들은 마치 신이라도 찬양하는듯한 모습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유의 이름을 외쳤고 그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여태까지 그룹들이 나오면서 팬들의 광기를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이렇게 모든 사람들을 통일시킨것은 처음이었다.
‘ ......엄마... ’
아이유는 그 장면을 보자 과거 힘들었던 시절들과 엄마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남들은 다 안된다고 할때 그녀를 응원해준 유일한 존재. 그녀의 어머니였다.
드디어 그녀의 꿈을 이뤄낸 순간이었다.
“ 하나 둘.... I'm in my dream~~~~~~~~~~~~~~~~~~~~ "
아이유의 최고의 절기. 삼단(三段)부스터가 전개되었다.
그녀의 복받쳐오르는 감정과, 극마의 무한한 가창력이 하나가 되어 세상에 천상의 목소리가 퍼져나가고 있었다.
후인들이 나중에 말하길 이때 아이유가 전개한 창법은 가요계의 역사상 전개된 모든 창법중 가장 많은사람을 감동시켰다고 전해지며 앞으로 천년간은 다시 나올 수 없을 만큼 위대한 노래였다고 전해진다.
“ ....저...저... ”
대기실에서 TV로 무대를 보고 있던 이승철은 아이유의 말도 안되는 가창력에 할말을 잃었다.
처음 그녀를 봤을때, 얼굴도 그럭저럭, 몸매도 그럭저럭 뭐하나 맘에드는 구석이 없었다.
신승훈이 도대체 그녀를 왜 데리고 키운다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몇 달이 지나자 실력이 조금 늘은듯 성강도 1등급이긴 하지만 어느정도 사용할 줄도 알게 되자 약간 놀랐다.
그래도 속으로 그녀를 무시하는 마음은 절대로 지워지지 않았다.
항상 자신에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던 아이유가 극마까지 성장을 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 그래도 나를 이기진 못한다! ’
그는 이를 악물고 어서 자신의 차례가 와서 아이유가 보였던 이상의 가창력을 보여 절망을 보여주리라 다짐하고 있었다.
.....
티아라의 대기실.
티아라의 멤버들은 경악했다.
여태까지 들어본적 없는 말도 안되는 가창력.
여자인 그녀들까지 아이유의 매력에 빠져버려 잘못하면 이성을 잃을 뻔 했다.
그나마 그녀들 역시 음악을 일정 경지이상 수련했기에 면역력이 있어 망정이지 만약 일반인 같았다면 이미 이성이 먹혀버려 정신을 차리지 못할것이라 생각했다.
비록 가창력이 폭발되며 눈이 붉어지며 머리가 바람에 휘날려 보는이로 하여금 그다지 좋은 인상은 주지 못했지만 그것들이 가창력을 깎아먹기에는 너무도 역부족이었다.
“ .....어쩌지..... ”
그녀들은 아이유의 말도 안되는 가창력에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비록 준비해놓은 비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고, 그 비기로 충분히 소녀시대나 카라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헌데 예상치 못한 아이유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인해 자신감이 확 줄어든 것이다.
“ 이렇게 된 이상 우리 역시 숨길건 없어. ”
“ ..... 사장님 말로는 부작용이 꽤 크다고 하는데..... ”
지연의 걱정어린 말에 모든 맴버들은 표정이 굳어지며 침묵했다.
......
“ 무대의 열기가 정말 하늘을 찌르고 있는 가운데! 어느덧 출연진의 절반이상이 출전했군요. 정말 지나간 시간이 눈 깜짝할 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 그러네요! 자 그러면 이제 또 다른 가수를 만나봐야겠죠? ”
“ 철없게 철없게 철없게 철없게~~ 티아라입니다!!! ”
“ 오!!!!!!!!!!!!!!!!!!!!! ”
티아라는 타 그룹들에 비해 초고속으로 성장을 한 그룹으로 데뷔 1년도 안되서 수많은 노래를 내는가 하면, 예능활동에 영화 드라마까지 마치 신인같지 않은 신예그룹이나 다름없었다.
쉴 틈 없이 여러 방송매체에 등장하는 그녀들을 보고, 사람들은 도대체 사장이 얼마나 악독하길래 저렇게 무리하게 스케쥴을 돌리는건지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을 정도다.
그러나 그만큼 티아라는 빠른시간에 높은경지로 성장한 그룹이고 탄탄한 팬층을 기반으로 코어세가를 대표하는 핵심 그룹으로써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 지! 연! 지! 연! ”
“ 은정 꺄아악!!!!! ”
“ 효민이 짱이다!!!!!!!!!!! ”
가요계 경력이 유명세에 비해 매우 짧은 그녀들을 절대로 무시할 수 없게 만든 하나의 노래가 있었으니 바로 ‘너 때문에 미쳐’였다.
당시의 멤버들의 파격적인 변신과, 곡의 질, 군무의 카리스마는 능히 소녀시대나 카라에 뒤지지 않았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야주 약간 먼저 나왔던 카라의 ‘루팡’을 제치고 1위를 하는 등 엄청난 무위를 보여준 곡이었다.
딴..딴..딴..따단..따단..딴..딴..
티아라는 다리에 쫙 달라붙는 검은색 계열의 가죽소재의 옷을 입고 배가 훤히 보이는 옷을 입고 나왔는데 이것은 ‘너 때문에 미쳐’의 정식 무대의상이었다.
당시에 선정성 논란이 야기되었을 정도로 제법 노출도가 심한 복장이었다.
“ 봐! 도봐! 도봐! 도내! 가봐! 도봐! 도보! 고싶! 어~
너땜~에온종일미~쳐 내영~혼마~저미~쳐 “
노래가 시작하자 지연이 아이라인을 잔뜩 그리고는 카리스마 있는 표정을 지으며 도도하게 걸어간다.
평소의 지연의 청순하고 귀여운 이미지와는 전혀 반대의 모습이라 할 수 있었다.
그녀 뿐만 아니라 팜므파탈적인 전체적인 무대의 분위기는 당시에는 거짓말이나 보핍보핍같이 귀엽고 예쁜 모습을 강조하던 티아라의 이미지에 큰 충격을 주었고, 그에 대한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 꽂! 혀꽂! 혀꽂! 혀내! 가~ ”
노래에 딱 들어맞는 절도있는 안무는 노래와 아주 잘 어우러져 그녀들의 카리스마를 더욱 돋군다.
하지만 이곡의 절기는 아직 등장하지도 않았다.
“ 오~ 오! 오~ 오! 오~ 오! 오~ 오! ”
“ 철없게철없게철없게철없게철없게철없게살다가미쳐~ ”
누군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객석에서 박자에 맞춰서 남성 팬들의 엄청난 함성소리가 들려온다.
위에 느낌표를 붙인 부분은 티아라 팬들이 정해놓은 일종의 응원구호같은 구간으로 티아라가 첫 오~를 외치면 그다음은 객석의 수만의 남성팬들이 오! 를 외친다.
이는 TV까지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소름이 돋지 않을 수가 없을정도로 웅장의 극을 달리는 장관이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티아라 하면 사람들이 가장 대표적으로 뽑는 최고의 안무가 바로 이곳에서 전개되는 왕관월영진(王冠月影陳)이었다.
왕관월영진(王冠月影陳)은 단순히 어깨를 으쓱으쓱하며 양팔을 적당히 올리고는 박자에 맞춰 허리를 틀어주는 단순한 춤이었지만 어설프게 흉내 내는 것과 완벽하게 구현해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게다가 검은색 계열의 쫙 달라붙는 복장은 진법의 이름처럼 흡사 달의 그림자 같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었다.
약간만 어설프게 구현되더라도 모양새가 우스워지는 것이 바로 이 왕관월영진(王冠月影陳)이다.
게다가 왕관월영진(王冠月影陳)은 극성으로 익히게 되면 특유의 풍압을 생성해낼 수 있는데, 이는 그녀들의 주위의 공기를 움직여 마치 무대에 바람이 부는 듯한 효과를 주어 머리를 흩날려 주는 기술로 이것까지 구현이 되어야 극한의 카리스마를 낼 수 있었다.
“ 우와아아아!!!!!!!!!!!!! ”
들려오는 함성소리. 분명히 엄청난 소리의 함성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미 방금전 아이유의 무대에서 극한의 감동을 맛본 관객들을 이정도로는 되돌려 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 .... 이런..... ’
멤버들은 식은땀이 흘렀다.
이렇게되면 우승은 둘째치고 대망신을 면치 못할 것이다.
갑자기 본능적으로 최하의 순위를 기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들며 가뜩이나 도도한표정이 컨셉인 군무에 표정이 더욱 굳어져 무서워보일 정도였다.
‘ 이래선 망한다. ’
리더인 은정은 큰 결심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미 아까 대기실에서 멤버들끼리 어느정도 계획은 맞춰 두었다.
짝짝짝!
은정은 갑자기 안무를 추다 말고 박수를 크게 세 번 치며 어떠한 신호를 보냈다.
순간 객석은 은정이 혹시 실수를 한건가 하면서 의아했고, 몇몇 사람들은 프로답지 못한 실수에 손가락질을 하기도 했다.
“ 뭐야? 공연중에 왠 박수? ”
하지만 전 멤버들은 그녀의 행동이 무엇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리더인 은정이 흡혼월영진(吸魂月影陳)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노래는 이미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었고, 이제 마지막 후렴구만 지나가면 노래가 끝난다.
.....
‘ 뭐지?.... 실수한건가? ’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의 먼 거리였지만 티아라를 보기 위해서라면 이정도거리는 우스웠다.
티아라의 광팬인 진우는 티아라 팬클럽의 부클럽장으로 이번 가요혈전에 티아라가 출전한다는 말을 듣고는 대경하여 한달 전부터 티아라를 응원하러 갈 사람들을 대모집했다.
결국 무려 이만에 가까운 대 인원을 모으는데 성공했고, 지금 십구만명이라는 엄청난 관객의 수에 당당히 티아라의 이름을 내걸고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들이었다.
헌데 아까부터 다른 가수들이 이상하게 오늘따라 눈에 띈다 싶더니, 그것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심해졌고 결국 아이유의 무대를 보고 나서는 큰 혼란에 빠졌다.
평소 티아라외에는 어떠한 걸그룹도 쳐다보지도 않았던 그였지만 크게 흔들렸던것이다.
‘ 아....안돼. ’
하마터면 잃을뻔한 정신을 굳게 잡은 그는 다른 팬클럽 회원들을 둘러보았는데 이미 절반 이상이 이성을 잃고 아이유에게 광란의 응원을 하는것이 보였다.
그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이만의 팬클럽들이 모여있는 객석을 한바퀴 돌면서 팬클럽들을 진정시켰고, 그것은 효과가 있어서 다시 사람들을 정상적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곧 티아라가 나왔고 우리는 늘 그렇듯 티아라에게 전력을 다해 응원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티아라의 멤버들이 예뻐보이지 않는다 싶더니, 점점 무대에 집중이 되지 않는 자신을 발견했다.
‘ 왜이러지...? ’
분명 오늘 하루종일 머리가 어지럽고 정신이 없어 그럴거라 생각하고는 무대에 집중하고 또다시 팬클럽들을 이끌어 응원을 주도하려 하는데 갑자기 은정이 이상한 박수 소리를 내며 실수를 하자 크게 실망했다.
‘ ...... ’
갑자기 응원할 맛이 나지않는다. 오늘의 티아라는 그가 여태까지 알았던 티아라가 아니었다.
“ 오~ 오! 오~ 오! 오~ 오! 오~ 오! ”
“ 철없게철없게철없게철없게철없게철없게살다가미쳐~ ”
‘ 어 뭐지? ’
마지막 후렴구부분. 실망감에 시무룩해진 그에게 갑자기 이상한 현상이 생겼다.
갑자기 주위에 시끄럽게 들리던 소리들이 점점 작아지는가 싶더니 이내 아무런 소리도 안들리게 되었다.
그리고, 리더인 은정의 눈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 오빠..... 도와주세요. ’
‘ ....헉! ’
그는 갑자기 머릿속을 울리며 은정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기겁했다.
분명 바로 옆 팬클럽들의 함성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는데 은정의 목소리만 머릿속에 또렷이 들리고 있다.
‘ 오빠 사랑해요.... ’
그리고 그는 기억을 잃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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