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소한 아내를 맞기 위한 기도
프랑시스 잠
하나님,
저에게 검소하고 정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게 하여 주소서.
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을 친구이게 하소서.
서로 손을 맞잡고 잠들게 하소서.
서로 포옹하고 웃음 짓고
침묵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하소서.
제가 죽는 날
아내가 뜬 눈을 감겨 주도록 하소서.
저의 마지막 순간에
무릎 꿇고 기도할 수 있는 아내를 맞게 하소서.
덕 있는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는 복
한 교수님은 중학생 때부터 자신의 배우자를 위한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했다고 한다. 결혼을 앞두고 세 남자가 후보(?)로 나타났는데, 그동안 기도한 내용에 가장 가까운 사람과 결혼했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 구체적으로 많은 조건을 정하고 배우자를 찾지 않았다. 믿음이 있고 밝은 성격이면 좋겠다는 정도였다. 지금의 아내는 이런 조건에 맞았고 영어를 전공했다는 점도 좋았다.
프랑시스 잠이 이 시에서 소망하는 아내의 조건은 지나치거나 화려하지 않다. 시인의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에 이 시를 읽는 이들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편들은 대부분 ‘검소하고 정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기 원할 것이다. 결혼 후에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을 친구’가 되어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으리라. 필자는 아내를 만난 지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 아내는 보조가 맞는 동반자와 조언자요,그리고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되었다. ‘서로 손을 맞잡고’ 잠들지는 않지만 나는 아내를 통해 경청하는 법을 배우고 관계 맺는 법을 알아간다.
시인은 부부가 살아갈 날들이 서로 포옹하고 웃음 짓는 날들만 있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삶 속에도 각자의 공간과 마음의 쉼터가 필요할 때가 있다. 때로는 ‘침묵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할 순간도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어느 날 읽어야 한다는 현실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시인은 아내를 얻기 위한 기도문 같은 시에서 평소의 소박하고 단순한 삶의 태도를 반영한다. 마음과 품성이 자신과 비슷한 이를 찾는 심정이 느껴진다.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아내를 얻는 자는 복을 얻고 여호와께 은총을 받는 자니라”(잠언 18:22). “누가 현숙한 아내를 찾아 얻겠느냐 그의 값은 진주보다 더하느니라”(잠언 31장 10절).
검소하고 정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는 이는 복 있는 사람이리라. “마지막 순간에 / 무릎 꿇고 기도할 수 있는 아내”는 분명 하나님의 선물이리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는 좋은 아내를 얻은 남자다 –탈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