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고르기
수박 사러 엄마 뒤를 졸졸졸 따라 갔어요
시냇물처럼 졸졸졸 노래 부르며 따라 갔어요
엄마도 즐거우신지 통통 통통통 두드려요
동그란 악기 통통통 통통 예쁜 음 나요
나도 덩달아 통통 통통통 두드려 봐요
다른 사람들도 몰려와 요것조것 두드려요
맑고 고운 음 동리 작은 음악회 귀 쫑긋쫑긋
통통통 통통 수박 고르기 재밌어요
잎
나무의 잎은 우리의 입이예요
삐쭉빼쭉 나온 입 햇살 먹고 물 한 모금
나무는 나무는 토실토실 자라요
입이 많으니 더 많이많이 먹나 봐요
나무의 잎은 우리의 입이예요
삐쭉빼쭉 나온 입 햇살 먹고 바람 한 점
나무는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요
초록 입으로 더 많이많이 먹나 봐요
아침마다
어린이집 버스 오면 버스는 안 보고
엄마 치마 속으로 쏘옥 숨던 아이도
어린이집에만 오면 친구들과 어울려
언제 그랬냐는 듯 즐겁게 놀아요
어린이집 버스 오면 버스는 안 타고
엄마 손만 꼭 잡고 울고 불던 아이도
어린이집에만 오면 선생님이 더 좋아
언제 그랬냐는 듯 신나게 놀아요
세배
설날 아침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한복 곱게 입고 돌아가며 세배를 해요
많이 컷네 예뻐졌네 세뱃돈도 듬뿍듬뿍
신이나 넙죽넙죽 자꾸자꾸 하지요
설날 점심 이모 고모 이모부 고모부 이저씨
한복 다시 입고 왔다 갔다 세배 해요
공부해라 건강해라 말은 듣는둥 만둥
세뱃돈 받으려 넙죽넙죽 신이나 하지요
새싹
엄마 엄마 여기 어디야?
눈부셔 눈부셔서 눈도 못 뜨고
엄마 엄마 엄마부터 찾고 있는 애기새싹
병아리처럼 노랗구나 강아지 닮아 귀엽구나
엄마 엄마 엄마 어딨어?
불안해 불안해서 우는 목소리
엄마 엄마 엄마부터 찾고 있는 애기새싹
삐약거리는 병아리구나 끙끙대는 강아지구나
옥수수 애기자랑
애기 업고 엄마들이 애기자랑 하네요
우리애기 포동포동 탐스럽지 않아요
요리조리 돌려보며 엉덩이 두드리는 엄마들
엄마들이 애기 업고 우리아기 보래요
우리애기 노랑머리 아름답지 않아요
하루하루 몰라보게 자란다 자랑하는 엄마들
약력
-. 2021년 강릉문학상
-. 1995년 시와 시인지 시 등단
-. 2020년 강원시조 시조 등단
-. 시집 바둑이야기, 첫소리와 끝소리(2 인지)
-. 현 강원문학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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