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30일, 금요일, Amsterdam, Dam Hotel (오늘의 경비 US $181: 숙박료 85, 점심 6, 저녁 8, Delft 관광지도 3, 기차 25, 환율 US $1 = 0.7 euro) 오늘은 예보된 대로 청명한 날씨였다. 대낮 최고온도는 17도까지 올랐지만 체감온도는 제법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였다. 나는 추워서 우비재킷까지 입고 있는데 티셔츠 차림으로 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믿겨지지 않는다. 전혀 추위를 느끼지 않는 모습인데 이해가 안 된다. 내가 정상인가, 그들이 정상인가. 어쩌면 둘 다 정상일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네덜란드에서 오래된 건축물들이 제일 잘 보존되어 있다는 소도시 Delft 구경을 다녀왔다. Amsterdam에서 기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도시인데 거의 벨기에 국경 다 가서 있었다. Delft에 다녀오는 도중에 Den Haag라는 제법 큰 도시를 지나갔는데 영어로 The Hague이고 1907년에 이준 열사가 고종의 밀명을 받고 이곳에 대한제국이 자주독립국임을 만방에 알리려 왔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객사한 곳이다. 기차역을 지나면서 찹찹한 기분이 들었다. 고종은 그 사건으로 일본에 의해서 강제로 퇴위되고 나중에는 독살까지 되었다는 소문까지 생겼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정말 힘이 없을 때였다. Delft는 Amsterdam 같이 수로가 많은 도시다. 어디에서 시작되어서 어디에서 끝나는 수로들인지 몰라도 물이 맑기 짝이 없다. 도시도 아름답고 깨끗한데 도대체 누구의 소행인지 시내 여기저기에 낙서가 보인다. 낙서는 지금까지 방문한 유럽 모든 나라에 모두 있다. 아름다운 건물 벽이 흉물스러운 낙서로 덮여 있는 것을 보면 서글픔과 함께 분노까지 느껴진다. 누가 왜 이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것인가. 그리고 정부는 왜 막질 못하는가. 나는 적어도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에는 낙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나 마찬가지로 많다. 참 안타깝고 한심한 일이다. 미국 대도시에도 낙서가 많은데 서양문명이 망하는 길에 들어서고 있다는 표시일까? 우리나라에는 (일본과 중국도) 그런 낙서가 없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Delft에 도착해서 관광안내소를 찾아가서 도보관광에 필요한 지도와 책자를 사서 3, 4 시간 동안 시내 도보관광을 다녔다. 참 아름다운 도시다. 대부분 잘 보존된 오래된 건물들이고 현대식 건물은 거의 안 보인다. 좀 있긴 하지만 옛날 건물 양식으로 지어서 잘 표가 안 난다. 오전엔 조용하던 도시가 오후가 되니 중앙광장이 관광객들로 북적거린다. 지금이 아마 관광 성수기의 초기인 것 같다. 나는 Delft를 떠나기 전에 시립도서관을 찾아가서 한 시간 정도 쉬었다. 구경을 다니다가 쉬고 싶을 때는 도서관을 찾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네덜란드는 듣던 대로 자전거의 나라다. Delft에도 자전거를 타는 사란들이 수없이 많이 보인다. 대신 택시나 버스는 전혀 안 보인다. 그리고 다른 차들도 별로 많지 않다. 도시는 서울 같이 건물들이 빽빽이 차있는데 거리는 한산하다는 기분까지 느껴진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만일 이들이 자전거 대신 차를 타고 다닌다면 아마 Delft 시내는 교통지옥에 매연이 가득한 도시로 변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다. 그런데 한국의 도시들이 바로 그런 것 같다. 한국 도시들도 네덜란드 도시들처럼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 생활화 되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차라도 분수에 맞게 대형차를 선호하지 않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내일은 35km 정도 되는 Amsterdam 교외 자전거코스를 달려볼 생각이다. 자전거코스는 조그만 마을들을 많이 지나가는 길이라니 달려볼만할 것 같다. 내일도 청명한 날씨가 예보되어 있다. 여행지도 Delft 기차역 자전거 주차장에는 수백 대, 아니 수천 대는 될 것 같은 자전거들이 주차되어 있다 Delft는 네덜란드에서 옛날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된 도시라는데 수로가 도로만큼 많아 보인다. 중앙광장 격인 The Markt (the market) 광장에 있는 시청 건물 그리고 그 건너편에 있는 (원래는 가톨릭 성당이었던) New Church 건물 New Church 옆에 있는 Maria van Jesse Church 옛날에 우시장이었던 곳인데 지금은 나무가 우거진 공원이 되었다 아침 햇살을 받고 있는 New Church 종탑 오래된 여자용 자전거 같은데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다, 독일과 더불어 네덜란드만큼 더 검소한 나라가 있을까 New Church 종탑 Delft는 원래 8개의 다리로 연결된 11개의 조그만 섬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크고 작은 다리들이 많다 수로 옆에 있는 아름다운 집 맥주잔을 이용해서 만든 장식용 물레방아 어린애들을 태우기 위한 자전거인가, 짐을 싣기 위한 자전거인가, 잘 모르겠다 수로 물이 너무나 깨끗하다 수로 주위 집들 풍경 Delft는 원래 성벽으로 완전히 둘러싸여졌던 도시였는데 지금은 8개 성문 중에 이 성문 하나만 남아있단다 성문을 다른 쪽에서 본 경치 성문 전경 수로에는 제법 큰 배들도 다닌다 배가 지나갈 땐 다리가 열리고 다 지나가면 닫힌다 17세기 중국 그릇의 모조품으로 시작되어서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Delftware 그릇들 (퍼옴) Delft의 유명한 화가 Johannes Vermeer의 (1632-1675) 작품, Girl with a Pearl Earring (퍼옴) Delft의 유명한 화가 Johannes Vermeer의 작품, View of Delft (퍼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