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4일, 금요일, Piatra Neamt, Pensiunea Aris Merdian (오늘의 경비 US $65: 숙박료 $22, 자판기 커피 1.50, 식품 40, 소포 106, 자전거 수리 15, 자전거 속도계 배터리 2.50, 환율 US $1 = 3.8 lei) 오늘은 짧게 달린 날이다. 아침 6시 45분에 숙소를 출발해서 38km를 달려서 오전 11시에 목적지 도시 Piatra Neamt에 도착했다. 4시간 정도 걸린 것인데 내리막 아니면 평지 길을 달려서 이번 여행에 처음으로 땀을 흘리지 않고 달렸다. 3일 전 오늘 떠난 Bicaz 숙소에 도착한 날에 마지막 4km 오르막길을 오르느라고 진땀을 흘리며 고생했는데 오늘은 같은 길을 내리막길로 복수하듯이 기분 좋게 달렸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오늘 달린 15번 도로에는, 3일 전 달릴 때는 안 그랬는데, 교통량이 제법 많았고 길도 헐어서 좀 고생을 했다. 그래도 큰 고생은 안하고 땀도 안 흘리고 잘 달렸다. 그런데 목적지 도시 Piatra Neamt에 도착해서 두 가지 중요한 일을 처리하느라고 결국엔 땀을 흘렸다. 우선 옷 몇 가지, 취사도구 등 쓰지 않을 물건들을 미국 딸네 집으로 소포로 부쳤는데 처음 찾아간 시내 중심가에 있는 우체국에서 미국 소포는 약 4km 떨어져 있는 다른 우체국에서 취급한다며 그리 가서 부치라고 했다. 더구나 그 우체국은 30분 후에 닫는다고 해서 급히 찾아가느라고 땀을 많이 흘렸다. 그래도 부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진 기분이었다. 이제 pannier 가방 안에 넣지 못하고 짐받이에 묶어서 실었던 텐트를 pannier 가방 안에 넣을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짐 다루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다. 나중에 필요하면 언제나 텐트를 다시 짐받이에 실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자전거 수리를 한 것이다. 며칠 전 Carpathian 산맥을 내려올 때 브레이크를 계속 사용해서 브레이크가 많이 달은 것 같았는데 오늘 앞바퀴 브레이크를 새 브레이크로 갈았다. 뒷바퀴 브레이크는 아직 괜찮단다. 이제 브레이크는 이번 여행이 끝날 때까지 다시 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앞 브레이크 케이블이 굽어진 것도 고쳤다. 그리고 더 중요한 수리는 핸들을 좀 넓게 잡을 수 있도록 핸들 손잡이, 브레이크 레버, 기어 레버의 위치를 옮긴 것이다. 그렇게 하고나니 핸들 조종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다. 이제는 핸들을 잡은 손의 위치를 옮기지 않고도 브레이크를 잡을 수 있고 기어를 바꿀 수 있다. 내일 하루 더 달리고 나면 확실히 알 수 있을 텐데 핸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 같다. 그동안 이 문제 때문에 사고가 안 난 것이 다행이다. 처음부터 이랬어야 했다. 전에 쓴 두 자전거는 모두 처음부터 이랬는데 이번 자전거는 아니었다. 이제 정상적으로 되었으니 다행이다. 이렇게 중요한 수리들을 해놓고 돈은 불과 15 lei만 받는다. 5천원도 안 되는 돈이다. 그리고 새 브레이크는 선물이란다. 자기네 나라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 고마워서 하는 선물이라는데 루마니아에는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서 루마니아가 끝나면 몰도바로 간다고 했더니 조심하란다. 무슨 조심을 하라는 얘기냐고 물었더니 자전거도 조심하고 비싼 물건은 절대 보이지 말란다. 특히 빈민촌에서 조심하란다. 몰도바의 국민소득은 루마니아의 5분의 1이라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서 사고가 생길 수 있단다. 조심은 하겠지만 얘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찜찜해진다. 안 들었던 것만 못하다. 오늘 오는 도중에 도로변 휴게소에서 잠깐 쉬는데 멀쩡하게 생긴 40대 남자가 길을 걸어가다가 나를 보더니 다가와서 배가 고프다고 돈을 달란다. 물론 루마니아 말로다. 눈치는 챘지만 못 알아들은 척 했더니 언성을 높여가면서 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한다. 나중에는 알아들은 척하고 “노” 했는데도 물러서지 않고 계속 배가 고프니 돈을 달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내가 자리를 떠날 자세를 하니 그때서야 떠난다. 주위에 아무도 없고 차만 가끔 지나가고 차도에서 좀 떨어진 공터 같은 곳이었는데 그 친구가 나쁜 마음을 먹었더라면 좋지 않은 사건이 생길 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앞으로는 도로변에서 쉴 때는 주위를 잘 살피고 쉬어야겠다. 그동안 킥스탠드 없이 다녔는데 이젠 습관이 되어서 크게 불편한 줄을 모르겠다. 과거 두 자전거도 킥스탠드가 없었는데 이번 자전거에는 킥스탠드를 부착했었다. 킥스탠드를 써보니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계속 킥스탠드 없이 견디어볼 생각이다. 오늘 처음으로 반바지를 입고 자전거를 탔는데 긴바지를 입고 타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다. 그래서 앞으로 계속 반바지를 입고 탈 생각이다. 내일은 약 50km를 달릴 것이니 전처럼 아침 6시에 출발할 예정이다. 내일도 평지 길일 것이다. 오늘은 사진을 별로 안 찍었다. 오늘 달린 자전거 길과 현재 위치, 지도를 보니 계곡 길을 많이 달렸다 3일 전 달렸던 15번 도로를 달렸는데 포장은 헐었고 갓길은 비포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