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14일, 수요일, Sao Joao del Rey, Hotel Brazil (오늘의 경비 US $13: 숙박료 13, 버스 1, 점심 8, 저녁 12, 인터넷 5, 환율 US $1 = 3 real) 오늘 Rio de Janeiro를 떠났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같은 방에 머무는 Peter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짐을 싸서 숙소를 나섰다. 방을 나서다 보니 Peter가 나에게 작별인사를 종이쪽지에 적어놓았다. 자기 이메일 주소를 남기고 내 것도 가르쳐달라고 해서 나도 작별인사와 함께 이메일 주소를 남겼다. 맘에 드는 청년이다. Sao Joao del Rey 가는 길은 산길이라 5시간 동안 힘들게 갔다. 어찌나 꼬불꼬불한 길을 빨리 달리는지 몸 가누기가 신경이 쓰이고 버스 안에 있는 화장실에 한번 갔다 오려면 몸을 가누기가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버스 터미널에 내려서 숙소 Hotel Brazil을 찾아가는데 애를 먹었다. 버스 터미널에서 가까울 것으로 생각하고 걷기 시작했는데 한참을 걸었는데 숙소가 나오질 않는다. Lonely Planet 여행안내서에 있는 시내 지도에 버스 터미널과 숙소가 둘 다 나오면 거리를 대강 알 수 있는데 버스 터미널이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있으면 시내 지도에 안 나올 때가 있고 그러면 거리를 제대로 알기가 쉽지 않다. 이곳 시내 지도에는 숙소는 나와 있지만 버스 터미널은 좀 멀리 떨어져있어서 그런지 안 나왔다. 한참을 걸었는데도 지도에 나오는 길 이름이 안 나와서 혹시 방향을 잘 못 잡았나 싶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기차역이 어느 쪽이냐고 물어보니 (찾는 호텔이 기차역 근처에 있다) 내가 가고 있던 방향의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혹시 기차역을 지나쳤나 싶어서 한참 되돌아 가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똑똑해 보이는 한 청년에게 다시 물어보니 또 내가 가고 있던 방향의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다시 돌아서서 한참 걸으니 기차역이 나오고 찾는 호텔이 나온다. 처음에 물어 본 친구는 어쩌면 기차역이 아니고 버스 터미널을 가리켰는지 모르겠다. 길을 물을 때는 똑똑하게 생긴 사람을 골라서 묻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길을 잘 가르쳐 주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어디를 찾아갈 때는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길을 정확히 몰라도 물어서 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방향을 잘 못 잡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목적지에서는 멀어지기 때문에 많이 헤매게 된다. 나도 두어 번 그런 적이 있었다. 방향을 잘 잡는 데는 지도와 나침반의 도움이 필요하고 도로 표지판을 꼭 체크해야 한다. 때로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숙소 Hotel Brazil이 마음에 든다. 손님은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옛날에는 제법 고급 호텔이었을 것 같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손질을 잘해 놓아서 깨끗하다. 위치도 아주 좋다. 방은 Rio de Janeiro 숙소 방보다 더 크고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큰 창문이 있고 큼직한 책상과 세면대가 있고 목욕 타월과 (싼 방은 타월을 안 준다) 생수도 준다. 그런데 방 값은 Rio de Janeiro의 3분의 1 가격인 13 real이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다. 아침식사는 안 주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전기포트로 끓이는 따끈한 커피와 전날 사 놓는 빵 한 조각과 사과 반쪽이면 되는 것이니까. 방 값 싼 김에 이 곳에서 3일 밤 자고 가야겠다. 도시도 Rio de Janeiro와는 달리 아담하고 조용하고 안전한 곳이라 마음에 든다. 여행지도 2004년 4월 15일, 목요일, Sao Joao del Rey, Hotel Brazil (오늘의 경비 US $19: 숙박료 13, 기차 18, 점심 7, 관광 2, 인터넷 5, 식료품 5, 기타 8, 환율 US $1 = 3 real) Sao Joao del Rey는 (영어로 Saint John the King) Rio de Janeiro에서 북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산악지대에 위치해있는데 1690년대에 금광이 발견되면서 생긴 도시이다. 해발 910m의 고지대라 Rio de Janeiro와는 달리 날씨가 선선하다. 어제는 비도 조금 오더니 오늘은 구름이 꼈다. 습도는 Rio de Janeiro나 마찬가지로 높아서 어제 한 빨래가 아직도 다 안 말랐다. 인구 7만의 소도시인데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구시가지는 매우 아름답다. 도시 한가운데 청계천 같은 내가 흐르는데 물이 깨끗하고 내를 따라서 깨끗한 공원이 있고 100m 정도마다 아름다운 다리가 있다. 옛날의 광산도시라 주위는 모두 산이다. 볼리비아의 광산도시 Potosi의 나무 하나 없는 황토 산이 아니고 나무가 우거진 나지막한 산이다. Sao Joao del Rey는 교회가 많은 도시이다. 거의 한 블록에 하나씩 있는 것 같다. 그중 제일 아름다운 교회는 브라질의 미켈란젤로로 불리는 Aleijadinho가 (1730-1814) 조각을 한 교회들이다. Aleijadinho는 30세 때 손과 발이 못쓰게 되어서 한 팔에는 망치를 다른 팔에는 징을 끈으로 묶어서 매고 조각을 했단다.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조각을 전혀 모르는 나도 Aleijadinho 조각을 보면 걸작임을 금방 알겠다. 어쩌면 Aleijadinho는 미켈란젤로보다도 더 위대한 조각가인지도 모르겠다. 구시가지에는 교회 외에도 아름다운 집들도 많이 보인다. 옛날에 금광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의 집이다. 볼리비아의 Sucre와 Potosi를 떠난 후 오랜만에 아름다운 스페인 식민지 옛 도시를 보는 것 같다. 우루과이의 Colonia도 아름다운 옛 식민지 도시였지만 규모가 너무 작았다. 도시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고 사람들도 친절하다. 때가 안 뭇은 순수한 친절이다. 흑인들도 제법 보이는데 Rio de Janeiro에서 본 흑인들과는 달리 착하고 순하게 보인다. 아침에 호텔 사무실에 가서 끓는 물을 좀 달라고 했더니 친절한 50대 아주머니가 부엌에 가서 끊여서 가져다준다. 그 물로 오랜만에 커피를 타서 맛있게 마셨다. 교회 한곳을 구경을 하는데 비가 오기 시작해서 어느 집 추녀 밑에서 기다렸다. 갑자기 큰 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교회 앞에 있는 50m 높이는 되어 보이는 야자수에서 큰 나무 가지가 떨어져 내린 것이다. 죽어있던 오래된 나뭇가지가 바람과 비 때문에 떨어진 모양이다. 나뭇가지가 떨어진 바로 옆을 지나가던 사람이 깜짝 놀란다. 재수가 없어서 맞았더라면 크게 다쳤을 것이다. 이 도시에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소음이다. 무언가 선전을 하는 것인지 소형 트럭들이 대형 스피커를 싣고 거리를 돌면서 귀가 쩡쩡 울릴 정도로 크게 방송을 한다. 사람들은 끄떡도 안 하지만 볼썽사나운 풍경이다. Sao Joao del Rey는 교회가 많은 도시다 Sao Joao 시내 한 가운데를 흐르는 냇물은 깨끗하기 짝이 없다 브라질의 미켈란젤로라 불리는 Aleijadinho의 조각으로 단장한 아름다운 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