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25일, 금요일, Cartagena, Casa Viena (오늘의 경비 US $16: 숙박료 9,000, 점심 3,500, 식료품 6,000, 인터넷 2,000, 입장료 12,000, 관광 가이드 10,000, 환율 US $1 = 2,700 peso) 오늘은 Cartagena의 박물관을 몇 군데 둘러봤다. Convento de San Pedro Claver는 San Pedro Claver라는 신부가 흑인 노예들을 보호하며 일생을 보낸 곳이고 그의 유해가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유해라야 뼈뿐인데 성당 제단 밑 유리관 안에 보관되어있다. 그 앞에서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관광 가이드에게 그가 어떻게 흑인 노예들을 보호했느냐고 물어보니 대답을 못한다. 그는 40여 년 동안 Cartagena에서 신부 생활을 하면서 30여만 명의 흑인 노예들을 세례해주며 그들이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관광 가이드가 그 정도도 모르다니. 관광 가이드에게 돈을 너무 많이 주었다. 10,000 peso를 요구해서 주고 나중에 생각하니 San Augustin에서 4시간 구경하고 가이드에게도 10,000 peso를 주었는데 오늘 가이드는 30분 안내하고 10,000 peso를 받았다. 이것 역시 바가지였다. 가이드가 돈을 받은 다음에 관광 패키지를 팔려고 하다가 안 되니까 여자까지 소개해 주겠다고 한다. 73세 된 노인인데 가이드 일을 40년 동안 했다고 한다. 나이보다 10년은 더 늙어 보이는 "dirty old man"이다. Convento de San Pedro Claver 수도원은 3층 건물인데 현재 4명의 신부가 3층에 살고 있고 2층에 있는 방들은 세를 주고 있다고 한다. 배낭 여행객들도 싼값으로 묵을 수 있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이곳에 묵었더라면 좋을 뻔했다. 수도원에서 자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Cartagena 거리를 걸으면 나를 부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티셔츠를 사라는 사람, 에메랄드 보석을 사라는 사람, 돈을 바꾸라는 사람, 구두닦이, 관광 가이드 등의 잡상인들이다. "하포네스"나 "코레아노" 하면서 큰 소리로 부른다. 할 얘기가 있으니 서라는 얘기다. 조용히 따라와서 얘기를 하지 않고 멀리서 소리를 처서 서게 한 다음에 다가오는 식이다. 그리고 자기네들끼리 경쟁도 하니 멀리서 소리를 처서 먼저 차지하려는 것이다. 어떤 친구들은 한 수 더 떠서 자기한테 오라고 손짓까지 한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서면 안 되고 흥미 없다고 손짓을 하거나 못 들은 척하고 계속 걸어서 가버려야 한다. 일단 다가왔다 하면 빠져나가는데 애먹는다. Plaza de Bolivar 광장에 있는 Museo del Oro 박물관은 (금 박물관) 별로 볼 것이 없었고 Palacio de la Inquisicion 박물관은 입장료를 7,000 peso나 받는데 역시 별로 볼 것이 없었다. 두 군데 다 가이드가 따라 붙었으나 거절해버렸다. Cartagena는 박물관 입장료 역시 바가지다. 그리고 별로 볼 것도 없다. Cartagena 관광은 마실 것, 먹을 것을 가지고 거리 구경이나 하면서 사진이나 찍고 박물관 같은 곳은 안 들어가는 것이 상책이다. Plaza de Bolivar 광장 벤치에 앉아서 잠깐 쉬는데 길 건너 벤치에서 10세 정도의 흑인 소년이 곤하게 잠을 자고 있다가 사람소리가 시끄러운지 얼굴에 비치는 햇빛이 강해서 그런지 (오전 9시 반경) 부스스 일어나더니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그늘진 땅바닥에 자리를 잡고 잠을 계속한다. 주위의 사람들은 소년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 했다. Cartagena는 너무 touristy한 곳이다. Touristy란 말이 이곳을 두고 생겨난 말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시끄럽고 잡상인 많고 바가지 가격에 편하게 구경도 할 수 없는 곳이다. 콜롬비아에서 지금까지 방문한 도시들 Popayan, San Augustin, Cali, Medellin, Bogota, Villa de Leyva, Barichara는 다 좋았는데 Cartagena는 이들 도시와는 너무나 다르다. Cartagena는 하루 밤 자면서 old town 거리 구경이나 반나절 정도 하고 빨리 떠나는 것이 상책이다. 페루의 Cuzco 보다도 더 touristy 한 도시 같다. 저녁 시장을 봐와서 숙소 냉장고에 넣어놓고 숙소 근처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 가격이 3,500 peso이었는데 old town 음식점의 13,000 peso에 비하면 아주 싼 가격이다. 같은 방에 묵는 일본 청년 Yoshi는 무엇을 하는 친구인지 하루 종일 숙소에서 직원들과 시시덕거리면서 논다. 그리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아마 외출은 밤에 하는 모양이다. 침대를 둘 차지하고 하나는 짐 놓는 곳으로 사용한다. 장기 체류인 모양인데 30대의 괴상한 친구다. 오후에는 Castillo de San Felipe de Barajas 요새 구경을 갔다. 남미에는 도시, 길, 공원 등 지명이 항상 길다. 대부분 지명은 사람이름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냥 인천, 수원이 아니고 "안중근의 인천", "유관순의 수원" 이런 식이다. 그래서 길어지게 되고 너무 길면 다시 줄여서 쓰게 되다보니 혼동이 생길 때도 많다. 후진국가일수록 인명이나 지명을 거창하게 짓는 것 같다. 한국도 그런 편이어서 New York에는 Brook Bridge, Central Park이 있는데 서울에는 한강대교, 서울대공원이 있다. Castillo de San Felipe de Barajas는 Cartagena 항구를 해적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지은 일종의 외성인데 규모가 거창하다. 입장료가 9,000 peso로 역시 바가지다. 밖에서 사진만 찍고 들어가지 않았다. 안에는 별로 볼 것이 없을 것이 틀림없다. 지금까지 본 대부분 요새나 성이 그랬다. Cartagena는 3일 밤밖에 안 잤는데 벌써 지친다. 내일은 근처 해수욕장 구경을 가거나 떠나야겠다. Santa Marta나 베네수엘라 국경을 넘어서 Maracaibo로 가야겠다. 오늘 인터넷을 하면서 어제 숙소 TV 방에서 여행객들이 왜 소리를 지르면서 축구 경기에 열광했는지 알겠다. 영국과 포르투갈의 European Cup 준결승전 경기였던 것이다. 유럽에서 European Cup 축구경기는 월드컵 축구경기 못지않게 인기가 높단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나고 골차기에서 포르투갈이 6 대 5로 이겼다. 큰 나라 영국이 조그만 나라 포르투갈에게 지다니 영국 여행객들이 무척이나 속상했겠다. 여행지도 Old town 성벽에서 바라본 new town, Cartagena는 인구가 거의 100만의 큰 도시다 교외 학습을 가고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 Cartagena의 흑인 인구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성벽 앞 운동장에서 축구 경기를 즐기고 있는 소년들 관광구역인 old town에 몰래 들어갔다가 경찰에게 쫓겨 나가는 허름한 차림의 남자 Cartagena 거리에는 커피를 걸어 다니면서 파는 행상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