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상대회 유치 광주시 의지 있나
광주시가 세계한상대회 유치를 거절했다는 소식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그 이유가 단지 세계한상대회 개최에 따른 참가자들의 숙박 호텔 등 인프라 시설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15일 무등파크에서 열린 한국산학협동연구원의 제38회 산학협동포럼에서 임채완 세계한상문화연구단장(전남대 교수)의 ‘세계 한상의 현황과 비전’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은 2007년 광주에서 제6차 세계한상대회 추진을 위해 여러차례 광주시에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해까지 열린 4차례의 세계한상대회 성과를 보면 40여개국 1,500여명의 재외동포 기업인(韓商)들이 참여하며 최소 300억원에서 500억원의 경제유발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는 대규모 행사다.
500억여원 경제유발 효과 행사 외면
그런데 1,500여명 정도의 참가자 숙박 등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거절했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힘들다. 광주시측은 2009년께나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광주시의 행태는 광주지역경제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나 다름없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강원구 광주시관광협회 회장은 “1,500여명에서 2,000여명 정도의 숙박시설이 광주에 부족하지만 목포, 여수, 전주 등 인근 도시의 호텔을 이용해서라도 세계한상대회는 적극 유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필자가 외국에서 국제행사에 참여했을 때 인근 150km 정도의 1~2시간여 거리까지 떨어진 곳에서 숙박한 적이 있고 대부분 국제행사에서 이 정도의 거리는 관례화되어 있다.
임 단장은 세계한상대회 유치와 관련, 시장 면담을 요청했는데 광주시의 비서실 관계자가 “한상이 도대체 무엇인가요?”라며 물어볼 정도로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오늘 포럼 참석자들 모두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가끔 광주시장을 단장으로 하여 중국 절강성 등에 가서 몇 명의 기업인들과 만나 얼마의 MOU를 체결하고 왔다는 식의 홍보를 언론을 통해 보게 된다. 그러나 세계한상대회 유치 거부는 한 자리에서 분야별로 100명 이상의 재외동포 기업인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내팽개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세계한상대회는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 경제인들과 국내 기업인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상생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민족의 국제경쟁력을 높여나가기 위해 마련된 국제비즈니스컨벤션입니다.”
이 같은 설명에 광주시 관계자는 “국가에서 해야 할 일을 왜 광주시가 해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정말 광주시가 지역경제발전을 위한 마인드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임 단장은 지난해 부산에서 세계한상대회와 관련해 특강을 한 적이 있는 데, 그날 행사에 참석한 부산시장이 오히려 전남대 한상문화연구단에 자료를 요청해 올 9월에 열리는 제5차 세계한상대회를 부산으로 유치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했다고 한다. 세계한상문화연구단이 있는 광주와는 대조적이어서 아이러니하다.
광주는 세계화, 민주화의 중심도시다. 이제 광주를 중심으로 한민족공동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한상포탈사이트 구축과 해외한민족 디지털라이브러리 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광주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특강 듣고 부산시장 나서서 적극 유치
중국의 경우는 지난 1991년부터 매 2년마다 각국의 중화총상회 주최로 세계화상대회를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8회 세계화상(華商)대회에 30여개국 3,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회는 세계 화교들의 화상네트워크로서 싱가포르 리콴유 전 총리가 주장하여 화교들간의 경제적 이익증진과 중국 본토에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미국의 650만 유태인 등 전 세계의 900만여명의 유태인들이 이스라엘 지원에 총력을 쏟고 있고, 인도의 경우 10억 인구의 자산과 같은 해외동포 2,000만여명이 인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미국 200만명, 일본 100만명, 중국 200만명, 중앙아시아 60만명 등 세계에 670만여명의 한인(韓人)이 살고 있다. 이들 한인을 네트워크화 할 수 있는 세계한상대회는 이유를 불문하고 하루빨리 광주에 유치하는게 지역발전을 위한 가장 우선 순위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
정인서/ 조선대 겸임교수,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