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사랑 받는 가요를 보노라면, 그 중엔 슬픈 노래 가사가 명랑한 곡조에 실려 신나게 부를 수 있게 되어 있는 곡들이 많습니다.(예를 들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무시로’등 모두 좋아하시지요?)
그래서 노래방 1순위에 등극한 이런 노래들을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부르다가 어느 한 순간 그 곡의 슬픈 가사가 마음을 때리는 순간을 만나기도 합니다.
영화 ‘방가?방가!’는 마치 슬픈 가사, 발랄한 멜로디의 노래처럼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영화의 유쾌함에 빠져 들다가 어느 한 순간 가슴 멍한 감동을 만나게 되는 영화입니다.
청년실업문제, 외국인노동자문제, 다문화가정등 사회적 문제들을 유쾌한 코미디속에 풀어내기에 영화 ‘방가?방가!’는 ‘킬링타임’의 영화를 원하는 관객에게나. 진정성 넘치는 감동을 선호하는 관객에게나 각자가 담고 싶은 그릇만큼 영화의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도록 합니다.
외모지상주의인 한국에서 외모(?)로 간신히 취업에 성공한 5년 백수 방태식의 좌충우돌 ‘위장취업기’를 보노라면 말귀도 못 알아듣고, 늘 실수 연발에 시킨 일도 제대로 못하는 최강의 찌질함에서 우리들의 모습도 보이고 취업을 앞두고 있는 우리아이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그래서 약삭빠른 요령주의자 용철보다는 ‘더 인간적’이라는 별로 경쟁력 없는 그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방태식을 금방 좋아하게 되지요.
영화마다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영화 ‘방가?방가!’는 육두문자(욕)와 트로트에 대한 해박한 강의로 시원한 웃음을 선사합니다.
육두문자의 변천사에 대한 태식의 강의와 “우리네 인생이야기가 가장 잘 들어 있다.”는 ‘찬 찬 찬’이라는 노래로 한국 트로트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용철의 강의는 누구도 졸 수 없게 만드는 명 강의였습니다.
그래서 유치장에서 함께 ‘찬 찬 찬’을 합창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의 하모니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찬 찬 찬’의 멜로디를 우리 입속에 맴돌게 합니다.
외국인(부탄인)으로 위장해서라도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생계형 노동자인 방태식은 그래도 결정적인 말 한마디를 우리의 마음에 남겨줍니다.
“동정은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 마라”
불법체류자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담아 냈지만 어느새 인권침해의 천국이 되어버린 한국에서, 감독은 방태식의 말 한마디라도 가슴에 담고 살라고 우리에게 숙제를 남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방가방가. 아주 잼나게 잘 보았습니다. 요즘 세태를 너무도 잘 그려 놨습니다.
"개" 에서 파생된 단어가 많다는것을 방가방가 통해서 제대로 알 수 있었네요.ㅎㅎㅎㅎ.
외국인 노동자들의 애환도 좀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거 같아요.
뽕짝도 잘 들었습니다.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이 되었을 겁니다.
그래요, 동정은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 마라야죠.
고맙습니다~~~
방가방가가 편안하게 볼수있는 영화라는 가장 큰 이유는요
제 생각에는 결정적인 악역이 없다는데 있는거 같애요
어디서든 약역이 되지않아야 되는데요
집에서는 남편이 늘 편한 아빠역만 맡으니 저는 어쩔수 없이 악역만 맡게 되네요
늘 열성팬 바오로 형제님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