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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자주 드시나요?
부침개나 전을 부칠 때 모양을 내기 위해
혹은 전골 등에 향긋한 향을 위해 많이들 사용하실텐데요.
다양한 요리 속에서 조연급으로만 활약하던
미나리에 놀라운 효능이 숨어있다는 사실~!
미나리는 대표적으로는 간기능 개선과 변비예방 효과가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예로부터 한방에서 약초로 쓰이기도 했답니다.
이렇게 몸에 좋은 미나리를
더욱 건강하게 키우고 있는 곳이 있어 소개합니다~.
덧. 미나리.. 여름에만 드시는 줄 아셨다면 노노노~!
미나리는 3월 초 부터 12월 말까지가 제철이랍니다~ ^^ o
돌미나리-미나리, 그 이상의 미나리
미나리, 하면 물을 가두고 미나리를 심어 놓은 논 ‘미나리 꽝’, 그 안을 유유히 돌아다니는 거머리, 질척한 진흙 밭이 떠오른다. 하지만 돌미나리가 뿌리내리고 자라는 곳은 깨끗한 밭이다. 참외로도 유명한 경북 성주에서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수륜면 끝자락에 가면 초록빛 미나리향이 감돈다. 각종 해독작용과 간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유기농 돌미나리를 공기 좋고 조용한 가야산 기슭에서 만났다.
어렸을 적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음식을 어른이 되어서 즐겨 찾는 경우가 있다. 파와 쑥갓, 미나리가 친해지기 어려운 먹거리들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미나리는 단연 으뜸이었다. 서걱거리는 질감과 쓴 맛에, 고약하게 여겨졌던 냄새까지 삼박자를 완벽하게 갖추지 않았는가.
미나리를 넣은 요리가 밥상에 올라올 때면 어른이 아니라 노인이 되어도 좋아지지 않을 거라며 투덜거리기 일쑤였다. 그러나 입맛은 변하기 마련. 이제는‘아삭아삭, 사각사각’하는 소리와 향기로운 맛 때문에 미나리 무침이나 부침개는 물론이고 미나리가 조금이라도 섞인 반찬이 보일라치면 미나리부터 골라먹는다. 미나리야, 홀대해서 미안했다.
밭에서 자라는 미나리, 돌미나리
돌미나리는 야생에서 자라는 미나리를 일컫는 말이었으나, 지금은 논에 물을 가두어 재배되는 물미나리와 구별하여 밭에서 관리되는 미나리도 돌미나리라고 한다. 연꽃처럼 찰랑찰랑한 물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미나리 줄기와 잎이 익숙한 터라, 마른 땅에서 자란다는 돌미나리는 밭에서 연꽃이 피었다는 이야기만큼 생소했다.
처음 보게 될 돌미나리를 만나러 경북 성주군으로 향했다. 참외 생산지로 유명한 성주에 들어서니 참외의 고장답게 비닐하우스마다 노랗게 익은 참외가 잎 사이로 굴러다닌다. 참외밭들을 지나 한참 더 달리자 드넓은 밭에 정말 삐죽삐죽 미나리 잎이 올라와 있었다!
돌미나리는 물미나리보다 줄기의 마디가 짧으며 잎이 많고 무거워서 첫인상부터 알차고 야무져 보였다. 섬유질이 물미나리보다 훨씬 많아 약간 질긴 까닭에 생식보다는 녹즙으로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라서 수확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서 향이 진하고 영양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밭두렁에 키작은 미나리 한 뿌리가 있기에 끝까지 뽑아보려는 욕심에 줄기를 잡고 들어올렸다. 뿌리는 생각보다 훨씬 굵고 깊이 박혀 있어서 맨손으로는 도저히 뽑히지 않았고, 줄기 아랫부분을 겨우 뜯을 수 있었다. 뜯긴 미나리를 들어올리자 짙은 향이 몸 속 깊이 전해지며 머리가 맑아져 왔다.
간을 위한 해독제이자 여성에게도 유익
돌미나리는 단백질, 지방, 당질,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 철분 등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소변을 잘 보게 하고 해독작용이 뛰어나 예로부터 한방에서 약초로 많이 이용되었다. <동의보감>은 황달, 부인병, 음주 후의 두통이나 구토에 효과가 있는 작물로 돌미나리를 기록하고 있다.
돌미나리는 비타민 B, A, C와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식품으로 간의 기능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몸 속에 쌓인 노폐물을 빼주어 이뇨 작용이 활발하도록 돕고 혈액 순환 관련 질병을 예방하며 류머티즘과 신경통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몸 속의 면역 세포를 증가시켜 암을 예방하며, 숙취 해소에 효과가 뛰어나 술을 마시기 전 미나리 생즙을 한 잔 마시면 어떤 드링크제도 부럽지 않다고 한다. 한편 철분이 많아 여성의 냉증을 해소하고, 월경과다증 등 각종 부인병 예방에도 좋다.
열량이 낮기로 소문난 오이의 열량이 100그램당 19킬로칼로리인데 같은 양의 돌미나리는 16킬로칼로리로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돌미나리에 들어있는 수분과 식이섬유가 장 운동을 촉진시켜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으니 여성들에게 더없이 좋은 채소가 되겠다. 돌미나리에 함유된 칼륨은 몸 속 나트륨 작용을 억제해 신장 기능을 촉진한다. 그러나 신장 결석이나 요로 결석이 있는 환자는 칼륨 함량이 높은 돌미나리를 과다 섭취하면 심장 박동에 이상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6, 7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은 땅은 천적이 많아 병충해 없이 미나리가 무럭무럭 자란다. 8 온화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다가도 농사 이야기가 나오면 단호해지는 이영학씨. 9 뿌리는 보기보다 굵고 깊다. 뜯긴 미나리를 들어올리면 짙은 향이 난다.
강한 땅은 병충해도 스스로 이긴다
1994년부터 풀무원과 농가 계약을 맺은 이영학씨는 이 수륜면에서 녹즙용 유기농 돌미나리를 생산한다. 약 3만평의 생산지는 모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유기 인증을 받은 땅이다. 수륜면은 올해 광역 친환경 단지로 지정되기도 했다. 벌레 먹은 구멍 하나 없는 미나리잎을 보며 약간 의아한 마음으로 농약을 쓰지 않으면 병충해가 많지 않느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힘들었죠. 진딧물이 끊이지 않는데 농약을 쓸 수가 있나. 해가 갈수록 토양이 살아있는 토양으로 변하면서 천적이 많아져 자연적으로 진딧물이 줄어들었습니다.” 유기농 재배를 하면 점점 더 많은 해충이 생겨 농사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은 땅은 스스로 더 강하고 건강하게 거듭났고, 은혜 갚은 까치처럼 좋은 작물을 되돌려주고 있었다.
‘쉽게’ 보다는 ‘더 좋게’
봄부터 여름까지는 노지에서, 기온이 내려가면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여 일년 내내 미나리를 기른다. 미나리를 잘라 먹고 줄기 아랫부분을 물에 넣어두면 가느다란 줄기가 올라와 한번 더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우스에서 이미 수확이 끝난 미나리 줄기에서도 새싹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이것도 수확량이 꽤 되겠다는 말에 한번 수확한 후에는 아무리 재수확이 가능해도 밭을 모두 갈아버린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새로 올라온 미나리는 굵기가 가늘고 섬유질 함량을 비롯한 영양분이 처음의 것에 따라가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라낸 줄기에서 저절로 자라난 미나리는 모두 폐기한다.여름철에도 하우스를 놀리지 않는다. 미나리 수확이 끝난 땅은 갈고 난 후 옥수수를 심는다. 여기서 자란 것은 물론 유기농 옥수수. 열매가 완전히 여물기 전에 줄기를 모두 잘라내어 미나리밭 퇴비로 이용한다. 귀한 유기농 옥수수가 다 자리지도 못하고 잘리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질 좋은 돌미나리를 생산하는 과정이라니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작물은 제 혼자 자라고 사람은 도와줄 뿐
이영학씨의 아들 이상근씨가 밭둑을 드문드문 덮고 있는 커다란 검은 비닐을 가리킨다. 둑에 있는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비닐을 덮어두었던 것이다. 잡초가 미나리 밭까지 내려와 피해를 주기도 하는데, 비닐을 덮어 햇볕을 막으면 이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그래서 곧 치워버리고 시간과 노동력이 들어도 잡초를 깎아내는 방법을 쓸 예정이다.
“얘네들(미나리)은 인간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지구에서 살아왔습니다. 나름대로 진화를 거쳐 스스로 환경에 적응해 왔고 지금이 최적의 상태지요. 여기에 인위적인 간섭을 해서는 안됩니다. 사람이 멋대로 작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만 주어야 합니다.”
“밭둑에도 풀이 너무 없으면 안되겠더군요. 풀을 없애면 미나리에 피해를 주지 않던 해충들이 먹을 것이 없어져 미나리를 주식으로 삼게 되고, 결국 농사에 타격을 받으니까요. 모든 것은 적당해야 하는 법입니다. 지금 당장은 해가 되는 것처럼 보여도 그걸 완전히 없애버리면 더 큰 피해로 돌아옵니다.”
낮은 목소리로 이어가는 그의 말은 어떤 환경 서적이나 유명 인사의 강연보다 분명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밭둑 사이 작은 땅의 생태계까지도 염려하는 큰 마음과 온화한 표정, 하지만 농사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어떠한 타협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은 단호한 태도다. 이영학, 이상근 부자의 마음은 건강한 미나리에 고스란히 살아있다.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세심한 작업
“미나리 농사는 3D 업종이에요, 3D.”
유기농 재배이니 당연히 힘들겠지만 미나리 재배는 기계화가 안돼 손이 유독 많이 가는 작업이라고 한다. 애초에 씨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줄기를 토막 내서 나온 뿌리를 하나하나 심는다. 잡초 관리도 일일이 사람의 손을 빌어야 하고 수확도 낫으로 베어서 한다. 기온에 민감한 편이라 겨울철에는 난방이 필요한데 직접 난방을 하거나 열을 가해서는 안된다. 미나리 재배 하우스는 두 겹으로 되어있는데 이는 겨울철의 온도 유지를 위해서다. 해가 저물면 날이 샐 때까지 두 겹의 비닐하우스 사이로 12~13도 되는 지하수를 밤새 흘려 보내 바깥의 찬 기운이 들어올 수 없도록 한다. 수확이 잘 되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집에서 다듬을 때와 똑같이 미나리 줄기 하나하나를 들고 다듬는다. 그리고 큰 바구니에 넣어서 물에 헹구어 깨끗하게 세척한 후 냉장고에 보관해 둔다.
마지막으로 착즙 공장이 있는 경기도 양주로 옮겨진다. 이렇게 생산되는 미나리가 매일 1.5톤 분량이라고 한다. 공장으로 운반된 미나리는 풀무원 돌미나리 혼합즙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다.
녹즙, 꼼꼼히 따지고 고를 것
녹즙은 각종 독성 물질로 손상된 간, 불규칙한 식생활로 기능이 떨어진 위장에 특히 좋다. 평소에 야채를 먹지 않아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공급하여 영양 불균형도 해소한다. 녹즙의 장점은 채소와 과일에 있는 영양소를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아무 채소나 과일을 갈아 마시면 농약과 화학비료는 물론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기생충과 알까지 몽땅 먹게 된다. 이는 오히려 마시지 않느니만 못하다. 물론 녹즙용 유기농 채소를 직접 재배하거나 선택하면 가장 좋을 테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채소 재배부터 생산, 운반, 배달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회사를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야 할 것이다.
풀무원녹즙에는 돌미나리 함량을 40퍼센트로 늘리고 명일엽 기능을 추가한 돌미나리 혼합즙이 있다. 신선초로도 불리는 명일엽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빈혈과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돌미나리와 마찬가지로 간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돌미나리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시중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고, 줄기가 굵고 섬유질이 많아 질긴 감이 있으므로 녹즙 쪽이 훨씬 먹기 좋다. 돌미나리만 짜낸 녹즙은 향이 너무 강하고 맛이 써서 혼합즙에는 사과, 배, 유자, 매실 등의 과즙을 섞어서 마시기 편하도록 배려했다.
14 성주에서도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수륜면 일대에 넓게 펼쳐진 돌미나리밭. 15 수확한 미나리는 줄기 하나하나를 다듬은 후 녹즙 공장으로 보낸다. 16, 17 세척중인 미나리. 기계로 짓는 농사가 아니다 보니 손이 많이 간다.
그리고, 가야산 해인사 팔만대장경도 보고요
대부분의 먹거리에는 산지와 함량 표시가 보기 쉽게 붙어 있다. 녹즙 용기에 적힌 돌미나리를 글자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나러 가 보는 것은 어떨까. 내 몸이 어떤 땅에서 난, 어떻게 생긴 작물을 먹고 있는지를 두 눈으로 보고 그 향을 느낄 기회를 가져본다면 색다르고 귀한 체험이 될 듯 하다. 가로수에도 농약을 뿌리지 않는 청정 단지에서 자라난 돌미나리와 참외. 가야산국립공원으로 가서 8만대장경이 있는 해인사도 둘러보자.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때를 잘 맞추면 작은 꽃송이가 모여서 장관을 이루는 하얀 미나리 꽃을 보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첫댓글 정성에 혼 답은 모습이 전해져 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