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 울 비 1
유심/백승훈
비가 내린다.
잠시 후 도착할 버스는 8111번입니다!
비 사이의 눈도 갈 길 바쁘다.
잠시 후 도착할 버스는 8111번입니다!
어휴.. 저 지하철 공사가 빨리 끝났으면.
잠시 후 도착할 버스는 8111번입니다!
어느 새 기다리는 사람이 쑥 늘었네.
잠시 후 도착할 버스는 8111번입니다!
길이 얼었나?
잠시 후 도착할 버스는 8111번입니다!
저놈의 기계가 미쳤나?
잠시 후 도착할 버스는 8111번입니다!
에휴, 그래도 춥지 않아서 다행이야...
잠시 후 도착할 버스는 8111번입니다!
6분이나 지나서 다른 버스가 왔다.
버스는 만원이다.
안으로 들어 가자 한산하다 했더니
두툼한 바지를 입고
누빈 점퍼를 걸치고
너덜거리는 야구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두 좌석에 비스듬히 앉아서 무언가를 쓰다가
에이 씨팔!
펜을 냅다 팽개치던 남자가 이번에는
전화를 건다.
어, 나야. 지금 시청앞이야 얼른 나와!
내일까지 눈이 많이 온다는데 치워야 할 거 아냐~
"이번 정차할 역은
삼양동 사거리,
삼양동 사거리 입니다!"
비가 내린다.
아 그러니까 내일까지 다 치워야 하잖아, 에이!
그니까 얼른 나와!
응, 나 지금 시청앞이야!
"다음 정차할 역은
미아삼거리,
미아삼거리 역입니다!"
눈 많이 온다니까 얼른 나오라구~
이런 씨팔!
난 지금 시청이야, 응!
"이번 정차할 역은
미아 삼거리,
미아 삼거리역입니다!
다음 역은
길음 뉴타운역입니다!
겨울 비가 내린다.
겨 울 비 2
유심/백승훈
겨울 비가 내린다.
갈아 타러 막 올라갔더니
방금 도착한 전철이 스르르
기분좋게 팔을 벌린다.
늦은 오전.
넉넉한 공간.
아 뭐야, 내가 왜 여깃지?
"상왕십리,
이번 정차할 역은
상왕십리역입니다!
큰 키.
거칠고 떡진 짧은 머리.
다듬어지지 않은 두툼한 살을 가진
젊은 남자.
아 뭐야 도대체!
어디 내려야 되지?
"다음 역은 왕십리,
왕십리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 쪽 입니다!
아 씨바 뭐야!
벌커덕 일어나 앞 칸으로 휘적 휘적 간다.
미처 따라 나서지 못한 냄새가
황망히 서성이고 있다.
한적한 전철 안.
흐리고 우울한 하늘.
서성이는 냄새.
"다음 역은 강변, 강변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 쪽 입니다!
겨울 비가
계속 내린다.
첫댓글 비 내리는 날에는 혼동의 시간이 즐비하게 깔리우고 맙니다.
그 때문인지 비 내리는 날에는 떄론 포장마차가 그리울 때도 있지요.
카오스의 시간대에 잠시 머물런던 듯한 착각!
아주 기묘한 경험에 발걸음이 붕 뜬듯 이상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노숙자도 그렇고 정신적으로 약간의
변수가 생기신 애석한 분들이 의외로 많음을 발견합니다~
유심 백승훈 시인님!
고운 시향에 머물러
여기,
사랑의 향기 가득 담은 따뜻한 행복차 한 잔 내려놓고 갑니다.
고운 밤 되세요^^* 빵끗~
감사합니다.
시와 차는 뗄 수 없는 인연의 고리가 있는 듯 합니다.
제가 먼저 대접해 올리지 못했음을 사과드립니다.^^.
다녀가신 청산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특유의 감각으로 시심을 살려주셨군요.
언제나 따뜻하고 고운 날 되세요
하이고 함초님 은제 다녀가셨써라^^?
감사하구마요잉~
비 내리는 날 우리의 일상이
그대로 전해지는 글 속에
부산한 하루를 생각나게 하는 글 속에
머물고 쉬어감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유심 시인님 고운 날 되셔요.
긴 시간 뺏어서 죄송합니다^^
간결하고 산뜻한 표현이 되게 끔
더욱 정진하겠습니다요^^
겨울비에 젖어보는 시간입니다.
왠지 이 날의 겨울비는 우울했어요..
계절마다 느낌이 사뭇 다르더군요.
일월시인님, 다녀 가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혼돈속의 질서
우리는 영혼을 잘 챙겨 다닙시다.
문명이 가져다준 숙주같은 것
그래서 서글프네요. ㅎ
그러게나 말씀입니다...
짊어져야 하는 멍에, 뭐 그런 것일까요.
행복에 대한 보상일까요...
축복합니다.
겨울에 내리는 비
어떤 면에서는생명의 비도 되지만
지겨울 때도 있지요.
고운 글에 하루의 삶을 펼처 봅니다.
감사합니다. 그냥 일상의 색다른 느낌을 옮겨 보았습니다.
늘 다른 우리의 비슷한 일상이 특별해질 수 있던 어떤 순간을 말이죠...
은광시인님께서 다녀가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축복합니다.
겨울에 내리는 비
어떤 면에서는생명의 비도 되지만
지겨울 때도 있지요.
고운 글에 하루의 삶을 펼처 봅니다.
ㅎㅎ아!이런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니
마음도 추적추적 했다봅니다.
고운 입담 배독하고 감니다 ㅎㅎ시팔빼공 ㅋㅋ
고거이 꼭 필요한 양념인디 우짜쓰까이~~ㅋㅋ
우리 갑장 해송 시인님, 다녀 가심에 감사 드려야 쓰겄쏘잉^^
맞아맞아^^씨팔 ㅎㅎㅎ
언제 술한잔 해야죠?갑장 ㅋ
으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