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납폐(納幣) / 납징(納徵)
전통혼례에서 혼인의 납폐란 신부집에 대하여 혼인을 허락한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신부용 혼수와 혼서(예장), 물목을 함에 넣어 보내는 절차로 봉채(封采=봉치) 또는 함이라고 한다. 함은 혼인 전날 또는 옷을 지어 입을 수 있도록 10여일 전에 보내기도 하는데 지방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물목과 함께 치마, 저고리 두 벌 정도와 혼서지, 가문과 지방에 따라 상징되는 물건 또는 패물․옷감 등을 보냈다. 예장지[납폐서]는 혼인문서로 혼수감이 갈 때 가지고 가서 죽을 때 관에 넣어 주었다.
■ 납폐서 ■ | | | 慶州后人 金吉東 上 | 경주후인 김길동 상 | 庚午 月 日 | 경오 월 일 | 尊照 謹拜 上狀 | 존조 근배 상장 | 謹行納幣之儀 不備伏惟 | 근행납폐지의 불비복유 | 令愛貺室 玆有先人之禮 | 영애황실 자유선인지례 | 尊慈許以 | 존자허이 | 未有伉儷 伏蒙 | 미유항려 복몽 | 尊體百福僕之長子○○年旣長成 | 존체백복복지장자○○년기장성 | | 時惟孟春 | 시유맹춘 | | |
(역해) 때는 봄이 한창 무르익는 계절이온데 존체 만복하십니까? 저의 장자 ○○가 성장하여 배필이 없더니 높이 사랑하심을 입사와 귀한 따님으로 며느리를 삼게 해 주시니 이에 조상의 예에 따라 갖추지 못하였으나 삼가 납폐하는 의식을 행하오니 살펴 주시옵소서.
경오 월 일 경주 후인 김 길 동 올림
■ 납폐 봉투 ■ | 謹 封 | | | | | | | | | | 李 生 員 下 執 事 | 良 洞 | | | | 謹 封 | | | | | 謹 封 | | | | | | | | | |
■ 혼서지(예장지) ■ | 때는 ○○이온데 존체 백복하십니까. 저의 ○째 아들 ○○는 나이가 이미 찼으나 배필이 없었는데 선생님의 귀한 따님을 며느리로 삼게 허락해 주심을 받았습니다. 이에 선인의 예를 좇아 삼가 납폐를 행하오니 엎드려 여쭙건대 선생님께서 살펴 주시옵소서 경오 월 일 경주 후인 김 길 동 삼가 올림 |

① 납폐함 준비 절차 납폐함은 신랑집에서 준비하는데 절차는 다음과 같다. ․홍단(紅緞)은 청지(靑紙)에 싸서 홍실[紅絲]로 동심결 즉 나비매듭을 맨다. ․청단(靑緞)은 홍지(紅紙)에 싸서 청실[靑絲]로 동심결(同心結) 한다. ․혼서는 서식에 의해 준비하여 혼서보(혼서 보자기)에 싼다.
② 함 봉하는 순서 ․화문 또는 돗자리를 깔고 예탁이나 상위에 홍색보를 깔고 그 위에 함 을 올려놓는다. 함 속 맨 밑에 한지나 속보자기를 펴고 그 위에 황낭 주머니를 놓는 데 어느 것을 중앙에 놓고 어느 것을 동북쪽에 놓는다 는 일정한 틀은 없고 적당히 가운데와 사방 끝 부분에 놓으면 된다. 사방색을 고려하기도 한다. ․다섯 개의 황낭 주머니에는 차씨, 목화씨, 향, 노란콩, 붉은팥을 각각 담아 넣는다. 이는 액을 물리치고 부귀, 다복, 다남, 길(吉)을 상징하기 도 한다. ․쌍가락지, 노리개 등 폐물은 작은 청홍 보자기에 싸서 넣는다. ․물목을 넣는다.(미리 사주를 못 보낸 경우는 함 속에 사주를 넣어 보 내기도 한다.) ․함 뚜껑을 덮고 홍색의 함보에 싸서 보자기의 네 귀퉁이를 모아 묶지 않고 근봉(謹封)이라 쓴 띠를 끼운다. ․홍색 보자기로 싼 후 흰 광목 한 필로 함 멜빵을 만들어 석자는 뒤에 끌리게 하고 나머지는 매듭이 처지지 않도록 고리를 만든다. ․혼서지[예장지]는 네 귀퉁이에 금전지를 단 홍색 보에 싼다. 함은 신 랑집 후행이 가지고 갔으나 요즈음은 신랑 친구가 가지고 가기도 한다. ․녹차씨(일부 종사. 정절) ․목화씨(자손 번창. 화목) ․향(냄새 제거) ․노란콩 (심성 부드럽게. 부귀) ․붉은 팥(잡귀) | | ○흑색 (차씨) | ○백색 ○황색 ○청색 (향) (노란콩) (목화씨) | ○적색 (붉은팥) | 황낭주머니 품목 | | 주머니 넣는 위치 |
③ 함 보내는 방법 함을 보낼 때는 남자 집에서도 붉은 시루떡을 두 켜 하는데 이는 이성지합(二姓之合)을 의미하였다. 상위에 봉치떡을 올려놓고 함진아비는 신랑 부모에게 절을 한 후 함을 지고 신부집으로 간다. ․조상에 고한 다음 근친의 한 사람이 집사가 되어 혼서를 받들고, 다른 사람이 함진아비가 되어 함을 지고 가는데 모두 성장(盛裝)을 한다. ․집사가 신랑의 어른에게 절하고 주의사항 등 교훈을 받고 떠난다. ․신부집에 도착한 후 예의를 갖추어 경건 엄숙하게 거행한다. ․이웃에게 시끄럽게 하거나 신부측을 곤혹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 ․신부측에서 준비한 함을 놓을 자리에 함을 놓는 일까지는 신랑측의 일이므로 일체의 행패나 장난은 삼가야 한다. ․신랑은 원래는 가지 않는 것이 예의였다. 다른 사람이 집을 모를 수도 있으므로 길과 집을 가르쳐 주는 겸 신부댁에 가기도 한다.
④ 함 받는 장소 신부측에서는 함 받을 장소를 마련하고 상위에는 봉치떡을 올려놓고 붉은 보를 덮어놓는다.
봉치떡 : 신랑․신부집에서는 찹쌀 두 켜에 팥고물을 넣은 팥시루떡을 만드는데 가운데 대추와 밤을 박아서 찐다. 이것을 봉치라 하는데 이 떡이 설지 않도록 정성껏 찐 뒤 시루를 마루 위에 있는 소반에 떼어다 놓고 이 위에 함을 올려놓았다가 지고 가게 한다. 또 신부집에서도 화문석을 대청에 깔고 소반에 봉치떡을 준비하여 함이 올 때 올려놓고 함을 받는다. 함을 받은 뒤에는 가운데 묻은 대추와 밤을 색시가 쓰던 주발 뚜껑에 퍼서 색시가 먹도록 한다. 그러나 가문에 따라서 봉치떡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⑤ 함 받는 절차 함을 받는 절차는 전통이나 현대나 비슷한데 다음과 같다. ․신부는 노랑 저고리에 다홍치마를 입고 가족들도 예를 갖춰 단정한 옷차림을 한다. ․신랑측의 일행이 도착하여 신부의 아버지가 병풍 앞에서 상을 향해 서 있는다. ․신부측 집사가 도착하면 인도를 받아 신랑측 집사는 상의 서쪽에서 동향해 서고 함진아비는 집사의 오른쪽 뒤편에서 동향해 선다. 신부측 집사는 동쪽에서 서향해 선다. 여기서 신부쪽은 주인의 입장에서 동쪽 에서 서향하고, 신랑측은 손님의 입장에서 서쪽에서 동향해 선다. ․신랑측 집사가 신부측 집사에게 혼서함을 두 손으로 준다. ․신부측 집사는 혼서함을 끌러서 혼서 봉투를 신부의 아버지에게 받들 어 준다. ․신부의 아버지가 ‘오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납폐를 받겠습니다’ 라고 말한다. ․신부측 집사가 서쪽으로 와서 신랑측 집사와 협력해서 함진아비가 진 함을 받아 상 위의 봉치 떡시루 위에 올려놓는다. ․양측 집사와 함진아비가 상의 남쪽으로 옮겨 북향해 선다. ․신부의 아버지가 상의 동쪽 자리로 옮겨 상을 향해 두 번 절한다. ․신부 어머니는 안방으로 들고 들어가 일가친척들에게 물목․혼서지 ․채단을 두루 보여준다. ․일행에게 후하게 음식을 대접해 주고 신부집의 여건에 따라 다소의 노자를 주어 노고를 위로한다. ․떡은 신부는 주발 뚜껑으로 밤․대추와 함께 떠서 먹는데 이것은 아 들 낳기를 원하는 의미에서이다. 그리고 함 떡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서 먹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