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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순천여고22회, 순천여중27회 원문보기 글쓴이: airen(강영희)
서울 영등포 노숙인 쉼터 '행복한 우리집'의 식당 벽에 붙어 있는 시(詩)가 있다. 제목은 '집시의 기도', 부제(副題)는 '충정로 사랑방에서 기거했던 어느 노숙인의 시'다. 쉼터 관계자는 "이 바닥에서 아주 유명한 시"라고 했다. 다짐하는 내용이다. 노숙인 김모(68)씨는 "밥 먹을 때마다 (시를) 쳐다보는데 '이 악물고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이걸 쓴 사람은 누구고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시인이 머물렀다는 '구세군 충정로 사랑방'은 2년 전 중랑구 망우동으로 이사 갔다. 운영 중이다. 김도진(47) 사무국장은 "'집시의 기도'는 1998년부터 2001년 4월까지 우리 시설을 오간 장금(1949년생)씨가 쓴 것"이라고 했다. 160㎝ 정도의 키에 머리숱도 적고 이(齒)도 많이 빠진 왜소한 사람이었어요. 그런 그가 '집시의 기도'를 써냈어요. 모두들 글 솜씨에 놀랐습니다." 그 중 30여명이 글을 끄적였다고 한다. 김 국장은 "장씨가 평소에도 한문이나 사자성어를 종이에다 쓰곤 했다. 이날도 장씨는 집시의 기도를 단숨에 써내려갔다"고 했다.
장씨는 작년 6월 1일 부천대성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집시의 기도
-장금-
평화의 안식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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