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대구교회 이단 등재에 관한 2차 서신
발신: 대구교회 이현래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헐티로 1280번지, 053-768-3900)
수신: 한기총 이대위원장
(서울시 종로구 연지동 136-56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01호, 02-741-2782)
하나님의 은혜가 귀 총회와 모든 분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2014년 9월 29일자로 한기총 이대위원장 앞으로 본인과 대구교회의 이단 등재에 관하여 질의와 수정요구 서한을 보냈으나 아무런 답신이 없기에 다시 서신을 드립니다.
2005년 한기총 이대위(당시 대표회장 최성규 목사, 이대위원장 한명국 목사)에서 대구기독교총연합회가 올린 “대구교회(이현래) 이단성 문제 판단 요청의 건”을 접수해 본인과 대구교회를 이단으로 등재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려고 하였으나, ‘지방교회와 같은 노선’이라는 것과 ‘위트니스 리가 주장하는 신인합일사상’에 뿌리를 두었다는 것 외에는 이단으로 등재된 다른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한기총에서 단독으로 이단으로 등재한 곳은 대구교회 밖에 없으며, 대구교회에 대해 심도 깊은 내사나 제기한 문제에 대한 소명의 기회도 없이 이단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오늘날 인터넷이나 교계에 이단 시비에 걸려 한 번 이름이 오르내리기만 해도 실제 이단성 여부와 관계없이 인격적으로 매도되고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로 인해 대구교회의 교인들은 사회생활에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고 여러 면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의 어린 자녀들까지도 학교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들이 생겨나면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대구 남산병원 설립 반대 데모에서 비롯된 이단 문제 판단 요청의 건은 병원 이전의 세입자의 개인적인 이해관계에서 비롯되어 병원 취지를 악의적으로 왜곡시킴으로써 주민 반대데모로 선동하게 되었고, 병원 설립자가 대구교회 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각 교회들을 선동하여 이단 기지 반대 데모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교회들이 자초지종을 사려 깊게 살피지 못한 채 ‘이단 전진기지’라는 말만으로 데모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단 판단 청원을 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이 일은 당시 언론들도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는 병원 설립을 반대하는 데모 자체를 의아하게 여기고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본인은 1975-76년에 대구 C.C.C. 대표간사로 사역하다가 그 이후 줄곧 많지 않은 사람들과 교회를 이루고 살아왔으며, 이런 일이 있기 전까지는 대구에서도 대구교회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게 살아 왔습니다. 공격적인 전도를 해서 다른 교회들에 피해를 주거나, 반사회적인 활동을 해서 물의를 일으키는 일도 없었습니다. 본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본받아 사는 일 외에 다른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한 순간도 구원받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람으로 지어진 것으로 부족함이 없고, 사람이라는 사실을 늘 감사하고 살았습니다. 본인이 말해왔던 것은 신인합일이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연합’입니다. ‘머리와 몸’, ‘신랑과 신부’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되고 신부가 되는 것이 우리의 소망이라는 것을 말해 왔습니다. 신인합일 사상이 신과 인간의 존재적 구분이 없다고 한다면,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하나님과 사람, 예수 그리스도와 그를 믿고 따르는 자들의 존재적 구분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피조물로, 예수 그리스도 구속 앞에서 은혜 입은 자로, 그의 영광을 사모하고 기다리는 신부로 사는 것이 저의 삶이고 가르침입니다.
예수를 우리의 구원자로 고백하고 성경이 유일한 하나님 말씀임을 믿고 살아가는 길이라면,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는 다양성으로 이해하고 관용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험과 이해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는 기독교의 본질을 왜곡하고 변질시키는 이단과 분별되어야 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이비와는 더더욱 구별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어떤 차이로 이단이라는 정죄를 받게 되면 그것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이비와 동일시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하신 바울 사도의 말씀처럼, 성령 안에서 하나됨과 다양성이 기독교 공동체 속에서 조화롭게 펼쳐지기를 원합니다.
이단으로 등재된 다른 단체들과 달리 대구교회는 오직 한기총에서만 이단 등재를 하였기에 한기총에서 해결해 주어야 할 문제라고 판단되었습니다. 본인과 대구교회를 단죄한 분명한 근거가 있다면 다시 한 번 근거를 제시해 주시고, 근거가 없다면 이단 등재가 잘못되었음을 확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저와 또한 한기총 모든 관계자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7년 5월
대구교회 이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