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로 오세요 - 16
한 지역을 방문했을 때 그 지역의 정서를 공유하고, 그 지역 사람과 소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지역의 사투리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거라 하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사천 지역의 사투리 한번 공부해볼까요.
시험은 없으니 외우지 않아도 됩니다.
사천 지역 사투리는 서부 경남 사투리와 대동소이 합니다.
사천지역은 바다와 육지를 모두 접하고 있는 해양문화와 내륙문화가 서로 교차하는 특유의 지역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천포 지역에 거센소리가 많습니다. 타지 사람이 들으면 싸운다고 느낄 정도로요. 이것은 해양문화의 특성일 것 같습니다.
외래어 중 일본어가 방언으로 많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일찍부터 일본이 다른 지역에 비하여 가까운 까닭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천 삼천포 지역에서 귀를 자극하는 말은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어떤 말인지 알아보세요.
1. 칼클타 2. 글쿠다 3. 카마 4. 멀쿠모 5. 캐라
6. 까뿍 7. 하모 8, 삐이 9. 퍼뜩 10. 매이로, 매키로
11. 쑥쑥하다 12. 모티이/모케이 13. 깨이 14. 우아기
15. 개안타 16. 내삐라 17. 말키 18. 뽀도시
19. 쌔비리 20. 짜짠타 21. 하아 22. 항거. 항거이
23. 헐타
서부경남 출신은 다 아시겠죠?
부산에 사시는 보령댁도 서부경남 출신 신랑하고 30년 넘게 살아 대체로 이해는 되지요?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칼클타(=깨끗하다)
2. 글쿠다(=그렇게 말하다)
3. 카마(=∼보다)
4. 멀쿠모(=나무라면)
5. 캐라(=말해라)
6. 까뿍(=가득)
7. 하모(=그래)
8, 삐이(=뿐)
9. 퍼뜩(=얼른)
10. 매이로, 매키로(∼처럼)
11. 쑥쑥하다(=더럽다)
12. 모티이/모케이(=모퉁이)
13. 깨이(=괭이)
14. 우아기(=윗옷)
15. 개안타(=괜찮다)
16. 내삐라(=버려라)
17. 말키(=전부)
18. 뽀도시(=겨우)
19. 쌔비리(=많이)
20. 짜짠타(=치사하다)
21. 하아(=응)
22. 항거. 항거이(=많이)
23. 헐타(싸다)
서울 중심 문화와 획일화된 국어교과서 덕분에 지역 사투리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어 지방 사람으로서 가슴 아픕니다.
그리고 방송 등에서 제발 사투리 쓰는 사람들을 희화 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렁쉥 이를 아시나요?
멍게를 말합니다. 원래 우렁쉥이가 표준말이었는데 서울쪽 사람들이 멍게라 하니 둘다 표준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렁쉥이는 점차 사라져가고 멍게만 남았습니다. 멍게 비빔밥 멍게 젓갈ㅎㅎ 우렁쉥이는 남해안에 사는 노인들 일부만 사용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서울 중심이니
지방은 점차 죽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진주 유등축제가 성공하니 한강에서 유등축제 한다하고
부산에서 불꽃축제가 성공하니 서울서도 한다하고...
(그냥 불꽃놀이하고 불꽃축제는 다릅니다.)
김해공항에 헬싱키 직항 노선이 생긴다 하니 중앙 언론에서 인천공항에 있는데 왜 지방에 또 생기냐고..
어디 이런 게 한둘입니까. 좋은 건 다 서울 다 갖고 가고...
지방도 좀 묵고 살아야 합니다.
아무리 거대도시화 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 하지만 우린 좀 지나친 면이 있습니다.
누가 니보고 촌에 살라 카더나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
사투리 이야기하다가 또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ㅋㅋ
ㅎㅎ 촌사람의 넋두리로 받아주십시오.
참, 삼치 사람들을 예전에 멍게를 '우렁쉬(시)'라 했습니다.
얼굴이 여드름 딱지 등으로 울퉁불퉁한 사람을 우렁쉬라 놀리기도 했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