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장경 하권
10. 촉루품(囑累品)
[미래의 사문의 정진]
이 때 아난(阿難)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때의 세상에 모든 비구는 선법(善法) 중에서 어떻게 정진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묻지 말고 내버려 두어라. 왜냐 하면 부처의 무량한 지혜와 설한 경전까지도 이 때의 비구는 더욱 믿지 못한다. 하물며 능히 부지런히 행하겠느냐?
아난아, 여래의 유위법(有爲法) 중에서 소유한 지혜를 일체의 벽지불과 아라한들도 이해하고 알지를 못한다.
아난아, 여래가 아는 법을 만약 너를 위하여 설하면 너는 곧 미혹하여 번민할 것이다. 하물며 이 사람이 마땅히 능히 이를 믿겠느냐?
여래가 지금 이와 같은 경을 설한 것을 이 때의 어리석은 사람은 더욱 믿을 수가 없다. 하물며 어찌 능히 설한 죄의 과보를 믿겠느냐?
아난아, 법은 마땅히 이러한 것이다. 자신이 곧 악(惡)이면서 남도 또 악이라고 한다.
지금과 같이 가장 게으른 비구까지도 이 때의 가장 정진하는 비구에게 미치지 못하는 바이다.
[‘비구에게’는 ‘비구가’로 번역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如今第一懈怠比丘, 爾時第一精進比丘所不能及]
만약 지니는 계와 위의와 지혜도 서로 비교할 수가 없다.
여래가 만약 이 사람의 행하는 바를 설하면, 일체의 잘못과 악이 굴러서 몸이 받는다. 이 사람은 믿지 않아서 다시 무거운 악을 일으킨다.
너희들이 만약 들으면 또 근심하고 두려워한다. 그 받는 죄악을 헤아리지 못한다.
아난아, 여래의 깊은 번뇌[結]는 받는 자가 있기 어렵다.
너의 뜻에 있어서 어떠하냐? 좋은 평상의 돗자리를 돼지가 즐기겠느냐, 아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난아, 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이 법이 깊고 오묘하여 지혜로운 자가 즐기는 것이다.
이 사람은 믿고 이해하고 통달하지 못하고 출가하여 스스로 사문이라고 말할 수 있어도 여실하게 교화를 감당할 수가 없다.
이 법 중에서 마음을 닦지를 못한다.
재미를 얻지 못하고 손을 뿌리치고 떠나서는 악도(惡道)에 떨어진다.
마치 돼지가 좋은 평상의 돗자리를 버림과 같다.
무슨 까닭인가?
아난아, 이 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매우 청정하여 교화하기 어려운 자가 능히 믿고 이해하는 바가 아니라,
항복시키기 어려운 자와, 지혜가 없는 자와,
채우기 어려운 자와, 기르기 어려운 자와,
계를 깨트린 자와, 더불어 이야기하기 어려운 자와,
삿된 법에 머무른 자와, 삿된 행을 행하는 자와,
천한 이익을 귀하게 여기는 자와, 옷과 밥을 으뜸이라고 하는 자와,
위의를 깨트리는 자와, 계의 덕을 깨트리는 자와,
타정(墮頂)한 자와, 폐악(幣惡)한 자와, 게으른 자와,
욕심이 적은 자와, 정진이 적은 자와,
차별이 없는 자와, 차별을 참는 자와, 바삐 사업을 경영하는 자와,
사문 중의 전다라(旃陀羅)와, 사문 중의 속인(俗人)과,
사문 중에 썩고 무너진 자와, 사문 중에 삿된 도를 행하는 자와,
사문이 아니면서 스스로 사문이라고 말하는 자와,
악마에게 삼킨 자와, 외도의 뜻과 합하는 자와, 설함과 같이 행하지 않는 자와, 온갖 번잡함을 즐기는 자와, 산란한 말을 즐기는 자와,
악마의 일을 갖추어 가진 자와, 악마에게서 쇠뇌(衰惱)한 자와,
번뇌가 치성한 자와, 아견(我見)인 자와, 인견(人見)인 자와, 중생견(衆生見)인 자와,
전도(顚倒)한 자가 나의 이 법에 대해 만약 능히 믿고 이해하고 통달하면 이러할 이가 없다.
왜냐 하면 아난아, 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청정하여 시원하고 크기 때문이다. 이 악인과는 서로 이르지 않는다.
아난아, 비유컨대 백천억의 삼천대천세계의 중간이 멀고 넓은 것과 같다.
이 패악한 사람은 사문의 법에서 멀리 가 마치 이와 같다. 하물며 순인(順忍)을 얻으며 하물며 열반을 얻겠느냐?
아난아, 이와 같은 일은 설하여도 다할 수가 없다.
미래의 사문은 패악하고 비천하여 깊이 간탐(慳貪)을 품고, 깊이 진에(瞋恚)를 품고, 깊이 불신(不信)을 품고, 3독(毒)이 치성하여 마음의 행(心意所行의 뜻)은 크게 거칠어 제어(制御)하기가 어렵다.
아난아, 비유컨대 좋은 밭이 잘 익었는데 불로써 스스로 태우는 것과 같으며,
맛있는 반찬과 맛있는 밥임에도 스스로 독을 바르는 것과 같으며,
소유한 집을 불로 스스로 태우는 것과 같다.
마땅히 그러해야 하겠느냐, 아니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난아, 이와 같이 미래세(未來世)의 어리석은 사람은 나의 법으로 인해 공양을 받을 수 있음에도 여래의 공덕을 믿고 이해하지 않는다.
또 이와 같은 경들을 믿지 못한다.
이와 같은 잘못을 설하는 것을 참고 견디지 못한다.
스스로 창우(瘡疣)를 알면서도 나의 설을 거스른다.
이와 같은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를 의지하여 자신이 살고 있음에도 이 법을 거스른다.
아난아, 이 때 염부제(閻浮提) 안에 이와 같은 어리석은 사람이 충만하다.
아난아, 내버려 두어라. 어찌 헛되이 늙고 행하는 바가 나쁜 일뿐인 이 어리석은 악인을 구하고 기용(起用)하랴.”
[이 경의 이름]
이 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무엇이라고 이 경을 이름해야 하며,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을 불장(佛藏)이라고 이름한다.
또 발기정진(發起精進)이라고 이름한다.
또 항복파계(降伏破戒)라고 이름한다.
또 선택제법(選擇諸法)이라고 이름한다.
마땅히 이를 받들어 지니어야 한다.
[이 경을 수지독송하는 공덕]
아난아, 만약 사람이 이 경을 독송하고 지니면 얻는 공덕은 무량(無量)하고 무변(無邊)하다.
왜냐 하면 파계한 비구는 더욱 믿을 수도, 독송할 수도, 사람에게 가르칠 수도 없는데, 하물며 이 가운데서 환희하는 마음을 얻겠느냐?
무슨 까닭인가?
아난아, 비유컨대 나쁜 도둑의 왕이나 대신(大臣)과 같다. 감히 스스로 지금 남의 물건을 훔치면서 스스로는 도둑이라고 말하지 않음과 같다.
이와 같이 아난아, 파계한 비구는 사문이 아닌 법을 성취하였음에도 스스로 이는 악(惡)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하물며 능히 다른 사람을 향하여 설하기를 스스로 죄인이라고 말하겠느냐?
아난아, 이 경과 같은 파계한 비구가 따라서 들을 수 있을 때, 능히 스스로 항복하면 곧 참괴(慙愧)한다. 계를 지닌 비구는 스스로 증장(增長)함을 얻는다.”
이 경을 설하실 때, 무수한 모든 하늘은 모든 법 안에서 법안정(法眼淨)을 얻고,
마왕(魔王)과 여러 권속은 모두가 크게 근심하고 고뇌하며, 열여섯 가지 큰 구덩이에 떨어진 것과 같이 크게 소리내어 울면서 말하였다.
“구담(瞿曇) 사문은 나를 알고 나를 깨닫게 하신다.
나는 긴 밤, 부처님께서 멸한 뒤에 계를 지닌 자를 깨트리고 계를 깨트린 자를 도와 주고자 원하였으며,
모든 나쁜 비구로 하여금 불법을 알지 못하도록 하였고,
다만 독송하는 것만을 아는 자까지도 나는 불법 중에서 안온한 마음을 깨트리고자 하며 말하기를
‘이는 불법이 아니며 의취(義趣)가 없다’고 하였는데,
구담은 지금 모든 하늘과 사람의 대중 가운데 있으면서 이 법을 수호하여 나의 소원을 막는구나.”
마왕은 이것을 설한 다음 근심을 품고 걱정하여 홀연히 사라졌다.
[게송]
이 때 세존께서는 이 일을 명료하게 하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설한 모든 법은
제일의(第一義)에 수순한다.
유위(有爲)가 견고하지 않음은
꿈을 보는 것과 같다.
내가 지금 이 법을 설하여
미래의 일을 꾸짖고
제일의에 수순하여
모든 악인을 막고 제어한다.
그 때의 악세(惡世)에
비구의 마음이 요동하고
다투어서 시비를 낳고
열반을 얻을 수가 없다.
사문과 속인이
설하는 바 다름이 없는
그 때, 나의 이 법은
세속의 법과 다름이 없다고
모든 재가(在家)를 위하여 설한다.
너는 내가 희유함을 아는가?
내가 불법에서
초도제일과(初道第一果:수다원과)를 얻었다.
다시 비구가 있어서 말한다.
나의 설함도 이에 다르지 않으며
이 사람은 나와 같다.
나는 진실로 법을 보는 자이다.
법을 보는 자도, 보지 못한 자도
속인을 치하하기 위한 까닭에
저마다 스스로 법 중에서
그 의론(議論)을 낳는다.
일체는 유(有)라고 하는 자가 있고
일체는 공(空)이라고 하는 자가 있어
바른 길에 머물지 않고
성품은 악하여 나의 법을 깨트린다.
너는 이 사람과 가까이 말아야 한다.
와서 나에게 친근하여라.
너를 위하여 진실한 법을 설한다.
나와 같이 빨리 도를 얻으라고 한다.
이와 같은 여러 소리를
원근(遠近)에 유포(流布)하며
마음을 함께 하는 자는
무리를 지어 돕는다.
나의 가르친 바의 법을 깨트림이
비유하면 모든 악한 도둑이
악을 함께 하는 자와
함께 동료가 되고
반역하여 국토와
성읍(城邑)과 마음을 깨트림과 같다.
이 때의 여러 비구는
개화(開化)하기가 어렵다.
근기(根機)가 둔하여 깊이 탐착하고
지혜가 적어 아견과 인견에 의지한다.
여래의 뜻에 따라 설한 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유루(有漏:번뇌)를 설하여 증상만(增上慢)하여
스스로 곧 도를 얻었다고 말하며
큰 모임 중에 많은 비구가 있는데
모두 지혜가 있다고 말하나
지혜를 구하는 자는 한 사람도 없다.
만약 이 큰 모임 가운데
혹 한 사람의 비구가 있어
여실하게 지혜가 있으면
모두 꾸짖고 지혜가 없다고 말한다.
모든 하늘과 귀신들은
법왕(法王)의 길이 흩어지고 무너지는 것을 보고
함께 모두가 근심과 고뇌를 품고
서로 대하여 소리내어 운다.
그 중에 여러 수신(樹神)이 있어
나무에서 땅에 떨어져
함께 말한다.
석사자(釋師子)의 묘법(妙法)
지금 남김 없이 무너지고
불보(佛寶)도 법보(法寶)도 승보(僧寶)도
세간에 아직 오래 있지 않았는데
어찌하여 오늘에 있어서
남김 없이 모두가 마땅히 흩어지고 무너지는가?
우리는 또 여래께서 설하신
법을 듣지 않고
어리석고 어두워 아는 바 없는데
으뜸가는 도가 지금 바야흐로 멸하려 한다.
이 때 모든 지신(地神)은
모두가 큰 소리를 낸다.
여래의 큰 법의 횃불
지금에 있어 마땅히 멸한다.
모든 하늘과 모든 귀신들은
뒤에 뉘우치지 말라.
그리고 말한다.
보고 듣지 못함에
불도(佛道)가 지금 이미 멸하였다.
여래는 무량한 겁(劫)에
스스로 이롭고, 또 남까지도 이롭게 하여
모든 고뇌를 참아 받고
원을 발하여 성불(成佛)하셨다.
석사자(釋師子) 큰 성인은
모든 중생을 제도하신 자,
청정하고 미묘한 법은
지금 바야흐로 멸하고자 한다.
어리석고 악한 모든 도둑들은
지금 마땅히 힘을 얻는다.
자비와 연민의 마음이 없고
서로 비방하고 헐뜯는다.
마왕의 사자(使者)와 마왕의 백성으로
근기가 둔하여 개화하기 어려운 자
아첨하고 게으른 마음
성내는 마음으로 불법을 무너트린다.
다만 빈 숲 속에서
스스로 곧 나한(羅漢)이라고 말하고
좌선하여 석 달을 채우지만
선(禪)이 없는데 하물며 도(道)를 얻겠는가?
얻지 못하였음에도 도를 얻었다고 말하고
죽어서는 열반에 든다고 말한다.
뭇 사람은 믿어 탑을 세우지만
자신은 지옥에 떨어진다.
이같이 어리석고 빈 자는
서로 함께 가벼이 여기고 성을 낸다.
내가 무량한 겁에 있어서 얻은 바가
지금 다하고 무너진다.
이 때 허공신(虛空神)은
석사자의 묘법(妙法)이 함께
헐고 무너지는 것을 보고
소리를 내어 모두가 운다.
4천왕(天王)은 이를 듣고
모두가 함께 근심과 고뇌를 품는다.
이 때에 모든 하늘과 귀신도
저마다 모두가 내려온다.
아라가반성(阿羅迦槃城)의 야차와 신중(神衆)도
와서 저마다 모두가 크게 소리를 내어 울고
무서운 소리를 낸다.
여러 가지 7보(寶)의 성이 있는데
장엄한 꾸밈새가 지극하여 미묘하여도
빛을 잃고 모두가 흙과 같으며
모든 하늘은 머물기를 원하지 않고
슬피 소리내고 크게 울부짖으며
여러 곳으로부터 모두가 모여왔다.
각각 함께 근심과 걱정을 품고
서로 보지만 말하지 못하고
데굴데굴 구르며 땅에 누워 있고
이와 같은 소리를 낸다.
함께 염부제에 가서
이 크게 두려운 일을 본다.
불자(佛子)가 서로 싸우며
법을 깨트려서 분산(分散)한다고
모두가 천상(天上)으로부터 와서
함께 내가 난 곳을 찾아온다.
하늘과 신(神)의 모든 보성(寶城)
7일 동안 광명과 빛이 없다.
저마다 함께 앉아서 소리내어 울고
7일이 찼음에도 일어나지 않으니
어떠한 것이 대정진(大精進)입니까?
용맹한 세존(世尊)이시여,
저희들이 이곳에 머무심을 보나
지금 마땅히 다시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까?
모두가 함께 기원정사를 찾아와
서로 대하여 소리내어 운다.
부처님께서는 이에 4제(諦)를 설하시고
우리들은 이 안에서 들으며
세간은 바야흐로 눈멀고 어두워서
서로 가벼이 여기고 성내고 교만하며
다만 모든 악업을 일으켜
다시 악도(惡道)에 떨어진다.
모든 하늘의 오묘한 궁전은
애석하게도 지금 바야흐로 텅 비려 하고
우리들 모든 하늘과 귀신은
다시는 구제하고 제도하는 자 없다고
이 때 염부제는
훼손되고 무너져 위의와 빛이 없고
수행하는 곳, 나무 아래와
산의 동굴에도 선인(善人)은 없다.
일체의 모든 세간은
남김 없이 모두가 크게 요동하고
모든 하늘과 대신(大神)의
음성은 두렵다.
이 때 도리천(忉利天)은
손을 들어 크게 슬피 울부짖으며
저마다의 하늘 궁전에서
소리를 내어 울부짖으며 운다.
모든 하늘[天]의 궁전 안에서
모두가 말하기를
영원한 대성왕(大聖王), 나를 위하여
법을 설하는 자가 영원히 떠난다.
도리천은 여섯 달 동안
수타식(修陀食)을 먹지 않고
기악(伎樂)의 소리를 듣지 않고
근심 걱정하기가 상(喪)을 입은 사람과 같다.
모든 아수라(阿修羅)의 무리는
이 같은 일이 있음을 듣고
모두가 함께 서로 명(命)하고 모여서는
도리천을 공격하고자 한다.
그 때 여러 염부(閻浮)의 왕들은
모두가 함께 서로 정벌(征罰)하고
모든 하늘과 아수라도
함께 싸운다.
이 때에 모든 비구와
모든 비구니는
대부분 악도(惡道) 가운데 떨어지고
면한 자가 약간 있으나
계를 깨트린 모든 속인은
나쁜 비구에게 수순한다.
이 인연으로 해서
모두가 악도에로 나아간다.
모든 악한 우바이(憂婆夷)는
악한 스승에게 수순(隨順)하는 까닭에
또한 악도(惡道)에 들고
세간은 모두가 요동(嬈動)한다.
혹은 성과 마을에 들고
혹은 산림(山林) 가운데 이르러
동서(東西)로 근심과 고뇌를 품고
그리하여 그 목숨을 훼손한다.
이 때 나쁜 도둑은 많고
온갖 험한 길이 많이 있으며
5곡(穀)을 심어도 나지 않고
만약 나도 벌레가 먹어버린다.
이 때 세간의 사람은
기근으로 많은 사람이 굶어 죽는다.
죽어서는 아귀(餓鬼) 중에 떨어지고
오래도록 온갖 고뇌를 받는다.
그 때 사람이 부처에게 올리는 물건과
탑과 사방의 승려의 것을
빼앗아 모두가 함께 나누어 먹는다.
내 뒤의 승려는 이와 같다.
아난아, 너희들은 마땅히
힘을 다해 부지런히 정진해야 한다.
뒤의 말세(末世)는 이와 같으니
온갖 나쁜 일을 보지 말아라.
일체의 모든 범부
어리석어 지혜가 없고
여러 범부의 업을 일으키어
빨리 악도 중에 떨어진다.
너희들은 부지런히 독송하여야 한다.
이를 지혜의 인(因)이라고 이름한다.
만약 지혜를 위하면, 그 까닭에
빨리 뛰어난 곳에 다다름을 얻는다.
나는 세간의 정견(正見)을 배웠다.
너도 또 나와 같이 배워라.
세간의 장애가 되는 일을 끊고
빨리 뛰어난 곳에 이름을 얻는다.
부지런히 8정도(正道)를 행하면
마땅히 빨리 열반을 얻는다.
사량(思量)하여 스스로의 이익을 구하라.
나의 설하는 바, 이와 같다.
이 겁을 지난 뒤에
60겁(劫) 동안 부처가 없다.
더욱 부처의 소리도 없다.
하물며 도를 얻는 자가 있겠느냐?
그 때 세간의 모든 사람들은
기아(飢餓)에 핍박당하여
효심(孝心)과 자비한 마음이 없고
어머니와 아이의 살을 먹는다.
그 때 여러 집에서 아이를 낳으면
항상 지키며 남이 먹을까 두려워한다.
누가 이 악한 일을 듣고
또다시 생사(生死)의 업을 일으키겠느냐?
모든 괴로움은 어리석음을 근본으로 하며
5음(陰)은 탐욕을 근본으로 한다.
만약 5욕(欲)을 원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모든 탐욕과 집착을 끊어야 한다.
복(福)의 과보를 받을 때
깊이 탐착(貪著)하는 마음을 내면
탐욕과 집착의 인연 때문에
악을 일으키어 악도(惡道)에 떨어진다.
무루(無漏)의 법은 공적(空寂)하지만
세간은 견고함이 없다.
만약 이와 같이 안 자
너희들은 마땅히 빨리 행하여야 한다.
무심(無心)으로 심상(心想)을 낳고
그러면서도 스스로 크게 놀라고 두려워한다.
내가 지었다 하겠는가, 짓지 않았다고 하겠는가?
이 일을 무엇이라고 하겠는가?
이와 같은 여러 범부는
사유(思惟)하고 요량해서 헤아리기를
마땅히 내가 무엇을 지어야 하는가 하고
이와 같이 항상 소리내어 운다.
쌓임[陰]은 없는데 음상(陰想)을 내고
자아[我]가 없음에도 아상(我想)을 낸다.
스스로의 생각이 공(空)한 법을 들어도
이와 같이 또 혼미하고 번민한다.
부처가 여실하게 설한 바
모든 쌓임[陰]의 뜻을 알지 못하고
들으면 곧 이로써 결정을 삼고
두려운 곳에 생각이 그침이 없다.
나는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쌓임은 모두가 공적하여
3세(世)는 남김없이 평등함을
마치 허공과 같다고 설한다.
모든 과거의 부처도
또 스스로의 생각은 공하다고 설하며
미래세(未來世)의 부처도
또한 생각은 스스로 공(空)하다고 설한다.
나 지금 세상에 나와서
또 일체의 법은
스스로의 성품도 스스로의 생각도 공하다고 설하며
3세(世)에 다름이 없다.
미래의 사람은
부처가 설한 바 참다운 뜻을 모르고
자아와 중생에 탐착하여
항상 악도에 떨어진다.
미래의 세간은 이와 같아
큰 악이 매우 두렵다.
너희들은 부지런히 정진하여
이 악세(惡世)를 보지 말아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시기를 마치자, 장로 사리불과 모든 비구와 일체 세간의 하늘과 사람의 대중은 부처님의 설하심을 듣고서 모두가 크게 환희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받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