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여래흥현경 제3권
10. 여래께서 음향으로 인도하시는 법륜에 들어간다는 것
“불자여, 무엇을 보살이 여래께서 음향(音響)으로 인도하시는 법륜에 들어간다고 하는가?
그 보살은 여래께서 널리 생각하시는,
‘모든 중생들은 본말(本末)이 없으니 성취할 것도 없다’고 하신 뜻을 훌륭히 세워 모든 법에 들어가지만 영원히 머무는 일이 없다.
그리고 한바탕의 번뇌를 끊어 진제(眞諦)에서 노닐고 모든 법에서 모든 견제(見際)를 여의며 탐욕의 경계를 버리어 끝이 없다.
문득 모든 법에 들어가되 마치 허공과 같아 행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없으면, 이는 곧 모든 법은 미칠 수 없다는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니, 본말이 영원히 고요해서 모든 법이 열반 그대로이다.
그 모든 문자와 음성으로 설하는 것 모두를 자연으로써 하면 이것이 법륜에 들어가는 것이다.
여래의 소리를 두루 펴는 것이 메아리와 같으므로 자연이라 말하는 것이니, 곧 자연의 법문인 법륜에 들어간다.
모든 소리가 한 소리가 되면 마침내 법륜에 들어가고 본말에 주인이 없고 문자가 다함이 없으면 마침내 법륜에 들어간다.
그러나 안과 밖에 쌓인 것이 없으니, 비유하면 모든 문자로 연설하는 것과 모든 언사와 같다.
비록 언사가 있더라도 진제를 버리지 않고 지난날을 강설하고 본말을 찬탄하여 무수히 많은 겁 동안 말한다 하더라도 모든 문자는 다함이 없다.
이와 같이 인자여, 여래ㆍ지진께서 굴리시는 법륜은 모두가 임시로 그렇게 부르는 것이니, 모두 문자일 뿐이다.
펴서 말씀하시는 것이 다함이 없으시되
독실하게 믿을 것도 없고 모든 소유(所有)도 없으며,
또한 생각하여야 할 것도 없고 메아리도 없으며,
또한 베푸시는 것도 없다.
그 분께서 굴리시는 법륜은 두루 일체에 들어가시되, 또한 들어가신 일이 없다.
임시의 문자와 같으므로 ‘없다’고 말하는 것이니,
만일 증명한다 하여도 일체의 나아갈 바는 모두 말에 의지하고 있을 뿐이다.
세속의 모든 무리에 들어가셔서 말씀하신 세상 건지는 법이 이 경계에 들어왔으나 영원히 머무는 일이 없다.
이것이 여래음(如來音)이니, 두루 모든 중생계와 법신계의 보응(報應)하는 일에 들어가시더라도 영원히 머무시는 일이 없다.
그 모든 중생들이 온갖 종류의 소리를 내어 말한다 하더라도 그 모두가 여래의 법륜을 펴는 소리이다. 왜냐하면 여래ㆍ지진께서 굴리시는 법륜은 모든 소리를 내시되 나아감도 물러남도 없기 때문이다.
이 보살이란 여래께서 굴리시는 법륜에 들어가는 것이니, 보살 대사는 마땅히 이것을 세워 여래께서 한량없는 언사로써 말씀하시는 곳에 들어가야 한다.
무엇을 여래께서 들어가신 언사라고 하는가?
여래ㆍ지진께서 법륜을 굴리실 때 연설하시는 음성은 중생이 좋아하는 행과 생각을 따라 펴시는 것이다. 왜냐하면 부처님께는 무괘애구경무외(無罣礙究竟無畏)라는 삼매가 있어 법륜을 굴리시기 때문이다.
이 선정의 뜻으로 삼매에 드실 때 중생 모두가 그 소리를 따른다.
법륜을 굴리실 때 낱낱의 정각음(正覺音)이 입에서 나와 낱낱의 언사로써 중생에게 비유의 소리를 나타내시니, 모두 각각의 뜻에 따른 것이다.
이 삼매정수로써 중생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면 이것이 여래ㆍ지진께서 굴리시는 법륜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렇듯 도법으로 말씀하신 것을 따르되 또한 들어가는 바가 없다.
이렇게 노니는 것이 곧 이곳에 들어가 여래법의 성교(聖敎)의 언사를 듣는 것이다.
불자여, 이것이 모든 보살이 여래께서 굴리시는 법륜에 들어가는 것이니, 한량없는 곳에 이른다.”
그리고 게송을 읊으셨다.
그 법륜 한량없어
구경계(究竟界) 성취하되
또한 길이 이익 주는 것 없으니
모두 두 가지 보호 없네.
말하는 모든 문자
모두 다함 없듯이
10력 또한 이와 같으시어
법륜이 항상 무궁하시며
율과 교 강설하시고
모든 유위에 들어가시되
또한 다시 들어간 일 없듯이
부처님의 법륜 또한 이와 같으시네.
모든 언사에 들어가시되
자연이어서 들어가신 일 없이
두루 중생에게 펴시니
모든 행이 남음이 없으시네.
유위의 삼매 초월하고
모든 선정의 뜻 궁구하며
묘법 구하고자 하는 것이기에
이를 부처님의 선정의 뜻이라 하니
부처님 은혜받은 소치로써
모든 백성에게 이르러
최승께서 연설하시는 음성으로
부드러운 말 펴네.
일언(一言)의 성교(聖敎)로써
모든 중생에게 펴나
온갖 소리로 나누어 강설하니
남음이 없네.
부처님 일체존(一切尊) 되시어
중생 마음 밝게 아시니
말씀하시는 일 있으면
백성이 그 소리 듣네.
문자(文字)는 안에 있지도 않고
밖에서 오는 것도 아니니
이것을 헤아리면 모두 멸진하여
진실로 있는 것이 없으리라.
만일 법륜 굴린다면
모두 중생 위한 까닭이며
또한 모든 10력의 변화 보고
감동하는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