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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아비담경출가상품 하권
[제도된 모습을 헤아림]
다음은 마땅히 제도된 모습을 헤아린다.
‘너 아무개는 이 네 가지를 들어라.
아는 분이시고 보는 분이시고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ㆍ정각(正覺)이신 세존과 이와 같이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은 비구는 이 네 가지 의지할 일을 말한다.
이 네 가지에 의지하여 자연법의 가르침에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되니, 이것들은 적은 것이어서 쉽게 얻을 수 있고, 법다운 것이며, 걸림 없는 것을 제일로 여기며, 본래 물들지 않게 하고자 만들어진 것이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비구는 누더기 옷을 입고 자연법의 가르침에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된다.
너 아무개는 능히 육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누더기 옷을 입을 수 있겠는가?’
답하기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만약 법랍(法臘)이 오래되면 보시를 받으니 비단옷과 흰 털실로 짠 간편한 옷과 경의(輕衣)와 사의(絲衣)와 납의(納衣)와 추마의(芻磨衣)[엷고 부드러운 옷]와 교사야의(憍奢耶衣)[야생 누에고치 실로 짜서 만든 옷]와 사나의(奢那衣)[대마(大麻)를 닮은 사나 나무의 껍질로 짜서 만든 옷]와 방가의(傍伽衣)[준주(准主) 나무와 다른 나무의 꽃으로 짠 면직옷]와 낙타모의(駱駝毛衣)와 장모용고패의(長毛冗古貝衣)와 삼매저의(䊉寐底衣)[야생 누에고치 실을 가로 넣고 모시를 세로 넣어 짜서 만든 옷으로, 이 세상의 삼실과 비슷하다]와 아력다가의(阿力多柯衣)[면직을 정성껏 마찰하여 보푸라기를 일으킨 것]와 파두라의(波兜羅衣)[파두라 나뭇잎에 지어 놓은 벌레집을 채취하여 그 섬유 가닥으로 짜서 만든 옷]와 제바전저의(提婆田底衣)[제바전저 나무껍질로 짜서 만든 옷으로 당나귀털 빛이다]와 고마리의(高磨利衣)[면직과 교사야와 파두라의 세 가지 실을 섞어 짜서 만든 옷]와 지저의(紙底衣)[교사야를 세로 넣고 면사를 가로 놓아 짜서 만든 옷]와 가리가의(迦梨迦衣)[면직으로 만든 옷이며 밀랍을 넣고 물을 들인 것으로 얼룩빛이다]와 아반나의(阿叛那衣)[고급의 삼실을 섞어 짠 면직으로 만든 옷] 등 이와 같은 옷들이다.
더러는 대중 스님들을 좇아 얻기도 하고 더러는 혼자 얻기도 한다.
너는 마땅히 분수껏 알아서 지녀야 한다.
너는 능히 이와 같이 할 수 있겠는가?’
답하기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너 아무개는 들어라.
비구는 나무 밑에 의지하여 머물러 살며 자연법의 가르침에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된다.
너 아무개는 능히 육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나무 밑에 의지하여 머물러 살 수 있겠는가?’
답하기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만약에 법랍이 오래되면 공양을 얻으니 방사(房舍)와 감실(龕室)과 중각당전(重閣堂殿)이다.
처마는 반달 모양으로 서까래를 걸치고 위쪽은 툭 텄으며 사방을 안폭으로 감실을 넣어 마주보게 하였거나, 혹은 두루 창을 내었거나, 혹은 산책로가 있거나, 혹은 산책로가 없거나, 풀로 엮은 암자이거나, 나뭇잎으로 엮은 암자이거나, 혹은 풀로 만든 집이거나, 혹은 나뭇잎으로 만든 집이거나, 나무로 만든 집이거나, 혹은 풀로 덮은 집이거나, 혹은 나뭇잎으로 덮은 집이거나, 혹은 가시나무로 덮은 집이거나, 혹은 자리를 엮어 덮은 집이거나, 혹은 흙으로 만든 감실이거나, 혹은 돌로 만든 감실이거나, 혹은 바닥이 높거나, 혹은 바닥이 높지 않은 이와 같은 것들이다.
더러는 대중 스님들을 좇아 얻기도 하고 더러는 혼자 얻기도 한다. 너는 이에 대하여 마땅히 분수껏 알아서 지녀야 한다. 너는 능히 이와 같이 할 수 있겠는가?’
답하기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너 아무개는 들어라.
비구는 빌어먹는 밥에 의지하며 자연법의 가르침에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된다.
너 아무개는 능히 육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밥을 빌어 스스로 먹을 수 있겠는가?’
답하기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만약 법랍이 오래되면 공양을 얻으니 혹은 밥이거나, 혹은 과일이거나, 혹은 항상 얻는 것이거나, 혹은 특별히 초청받는 것이거나 혹은 매달 8일이거나 혹은 매달 14일이거나, 혹은 매달 15일마다이다.
더러는 마을에서 얻기도 하고 더러는 대중스님들을 좇아 얻기도 하고 더러는 혼자 얻기도 한다.
너는 이에 대하여 양을 알아서 받아야 한다. 너는 능히 이와 같이 할 수 있겠는가?’
답하기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너 아무개는 들어라. 비구는 더럽고 버려진 약에 의지하며 자연법의 가르침에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된다.
너 아무개는 능히 육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더럽고 버려진 약에 의지하여 몸소 치료할 수 있겠는가?’
답하기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만약 법랍이 오래되면 공양을 얻으니 혹은 뿌리 약이거나, 혹은 줄기 약이거나 혹은 잎사귀 약이거나, 혹은 꽃잎 약이거나, 혹은 씨앗 약이거나, 혹은 발효시킨 우유를 넣은 꿀이거나, 혹은 석밀(石蜜)이거나, 혹은 아침에 먹는 약이거나, 혹은 저녁에 먹는 약이거나, 혹은 육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7일마다 먹는 약이다.
더러는 대중스님들을 좇아 얻기도 하고 더러는 혼자 얻기도 한다. 너는 이에 대하여 양을 알아서 받아야 한다.
너는 능히 이와 같이 할 수 있겠는가?’
답하기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너 아무개는 들어라. 이 네 가지는 아는 분이시고, 보는 분이시고, 여래이시고, 응공ㆍ정변지이신 세존과 이와 같이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된 이들이 말하는 타락(墮落)이다.
만약 비구가 이 타락을 좇는다면 그는 비구가 아니며, 출가인이 아니며, 석가모니의 자손이 아니며, 비구의 법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떨어져 잃음이며, 곧 끊어짐이며, 곧 바꾸어 돌아감이며, 곧 타락이며, 곧 물러서 돌아감이니, 사문의 법을 지닐 수가 없다.
마치 다라수(多羅樹) 나무를 자른 것과 같으니, 다시는 싹이 돋아 불어나고 자라나서 짙푸르게 우거지지 못한다.
이와 같이 비구가 이 네 가지 법에 대하여 만약 한 가지라도 타락한다면 그는 비구가 아니며, 출가인이 아니며, 석가모니의 자손이 아니니, 비구의 법을 잃고, 사문의 법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는 곧 떨어져 잃음이며, 곧 끊어짐이며, 곧 바꾸어 돌아감이며, 곧 타락이며, 곧 물러서 돌아감이니, 사문의 법을 지닐 수가 없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온갖 것을 아는 분이시며, 보는 분이시며,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이신 세존께서는 음욕은 굴실(堀室)이고, 음욕은 더럽혀지는 것이고, 음욕은 끝까지 탐착하는 것으로 더없이 탐착하고 빠지며 물들지만 결국 굴실은 끝이 없다고 꾸짖어 책망하신다.
이와 같이 음욕은 헛되고 속이며 허망한 무명법(無明法)이다. 어리석은 사람을 속이고 유혹하여 냄새나고 더럽고 청정하지 않게 한다. 능히 등을 돌리고, 욕망을 여의고, 다음에 말하는 것들을 끊는다면 마침내 욕탐도 없고 고요해진 마지막 경지이리라.
너 아무개는 오늘로부터 시작하여 애욕을 가지고 집착하는 마음의 눈으로 여인들을 살피고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하물며 두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음욕의 법을 짓는 것이겠는가.
아무개여, 세존께서는 일찍이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비구와 함께 계를 배웠으면 계를 버리지 말라. 만약 계를 뒤엎고 덮어 감추고는 청정하지 않은 행을 저지르거나 음욕의 법을 짓고 나아가 짐승과 음행을 한다면 이러한 일을 저지른 까닭에 비구의 법에서 타락한다.
이런 이는 비구가 아니며, 출가인이 아니며, 석가모니의 자손이 아니니, 비구의 법에서 타락한 자이며, 사문의 행을 깨뜨리는 자이다.
이는 곧 떨어져 잃음이며, 곧 끊어짐이며, 곧 바꾸어 돌아감이며, 곧 타락이며, 곧 물러서 돌아감이니, 사문의 법을 지닐 수가 없다.
마치 다라나무를 자른 것과 같으니, 다시는 능히 푸르게 우거질 수가 없으며 능히 불어나고 자라나서 크게 되지 못한다.
이와 같이 비구가 이러한 일이나 이러한 경우에 떨어진다면 곧 비구가 아니며, 사문이 아니며, 석가모니의 자손이 아니며, 비구의 법을 잃고, 사문의 법을 깨뜨리는 것이다.
곧 떨어져 잃음이며, 곧 끊어짐이며, 곧 바꾸어 돌아감이며, 곧 타락이며, 곧 물러서 돌아감이니, 사문의 법을 지닐 수가 없다.
너는 오늘로부터 시작하여 어기거나 범하지 말 것이며 이 타락하는 법을 넘어서지 말라.
마음으로 힘써 염두에 두고 기억할 것이며, 지켜서 보호하고 마음에 매어 놓을 것이며, 신중히 하고 제멋대로 굴지 말라.
만약 이러한 경우나 이러한 일을 당하더라도 너는 좇아 따르지 말라.≻
장로들이시여, 온갖 것을 아는 분이시고 보는 분이시고 여래이시고 응공이시고 정변지이신 세존께서는 주지 않은 것을 갖는 일은 꾸짖어 책망하시고, 주지 않은 것을 갖는 일을 버리고 여의면 칭찬하셨습니다.
너 아무개는 오늘로부터 시작하여 주지 않은 남의 물건에서 나아가 쌀겨나 삼줄기마저도 훔치려는 마음을 일으켜 가져서는 안 된다. 하물며 5전(錢)의 돈이나 혹은 5전을 넘는 돈이겠는가.
장로들이시여, 세존께서는 일찍이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비구가 마을에서든 들판에서든 주지 않은 남의 물건에 대해 훔치려는 마음을 일으켜 갖는다면 이 물건들은 주지 않은 것을 갖는 것이다.
따라서 왕으로부터 쫓기거나, 왕의 신하들로부터 쫓기거나, 두들겨 맞거나, 혹은 묶이거나, 혹은 쫓겨나게 된다. 그런 일을 저지르면 이렇게 말한다.
이 사람아, 너는 탐욕스럽고 너는 미련하고 너는 어리석고 너는 도둑이다.
만약 비구가 이러한 경우에 떨어진다면 비구가 아니며, 사문이 아니며, 석가모니의 자손이 아니며, 비구의 법을 잃고 사문의 법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는 곧 떨어져 잃음이며, 곧 끊어짐이며, 곧 바꾸어 돌아감이며, 곧 타락이며, 곧 물러서 돌아감이니, 사문의 법을 지닐 수가 없다.
마치 다라나무를 자른 것과 같으니, 다시는 능히 푸르게 우거질 수가 없으며 능히 불어나고 자라날 수 없으며 능히 넓고 크게 되지 못한다.
이와 같이 비구가 이러한 경우에 떨어진다면 곧 비구가 아니며, 사문이 아니며, 석가모니의 자손이 아니며, 비구의 법을 잃고, 사문의 법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는 떨어져 잃음이며, 곧 끊어짐이며, 곧 바꾸어 돌아감이며, 곧 타락이며, 곧 물러서 돌아감이니, 사문의 법을 지닐 수가 없다.
너는 오늘로부터 시작하여 어기거나 범하지 말 것이며 이 타락하는 법을 넘어서지 말라.
마음으로 힘써 염두에 두고 기억할 것이며 지켜서 보호하고 마음에 매어 놓을 것이며 신중히 하고 제멋대로 굴지 말라. 만약 이러한 경우나 이러한 일을 당하더라도 너는 좇아 따르지 말라.≻
너 아무개여, 온갖 것을 아는 분이시고, 보는 분이시고,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이신 저 세존께서는 생명을 죽이는 일은 꾸짖어 책망하시고, 생명을 죽이는 일을 버리고 여의면 칭찬하시고 널리 찬탄하신다.
너 아무개는 오늘로부터 시작하여 모기나 개미 등의 벌레마저도 마땅히 고의로 생명을 끊어서는 안 된다. 하물며 사람이나 사람과 같은 부류를 죽이는 일이겠는가.
아무개여, 세존께서는 일찍이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뜻을 일으키고 궁리해서 사람이나 혹은 사람과 같은 부류를 손으로 죽이거나, 혹은 지니고 있던 칼을 남에게 주거나, 혹은 남을 시켜 죽이게 하거나, 혹은 죽이는 것을 따라 기뻐하거나, 혹은 죽이는 것을 찬탄하거든 이렇게 말하라.
이 사람아, 너는 이 죄의 고통을 어찌하려고 청정하지 못하고 악하게 살아가느냐. 이 사람아, 너는 사람이 죽으면 반드시 훌륭하게 다시 태어난다거나, 혹은 따라 기뻐하거나, 혹은 뜻하고 궁리하여 온갖 구실을 붙여 죽음을 권유하고 찬탄하는구나.
만약 어떤 사람들이 이러한 일로 죽거나 비구가 이러한 경우에 떨어진다면 비구가 아니며, 사문이 아니며, 석가모니의 자손이 아니며, 비구의 법을 잃고 사문의 법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는 곧 떨어져 잃음이며, 곧 끊어짐이며, 곧 바꾸어 돌아감이며, 곧 타락이며, 곧 물러서 돌아감이니, 사문의 법을 지닐 수가 없다.
마치 다라나무를 자른 것과 같으니, 다시는 능히 푸르게 우거질 수가 없으며 능히 불어나고 자라날 수 없으며 능히 넓고 크게 되지 못한다.
이와 같이 비구가 이러한 경우에 떨어진다면 곧 비구가 아니며, 사문이 아니며, 석가모니의 자손이 아니며, 비구의 법을 잃고, 사문의 법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는 곧 떨어져 잃음이며, 곧 끊어짐이며, 곧 바꾸어 돌아감이며, 곧 타락이며, 곧 물러서 돌아감이니 사문의 법을 지닐 수가 없다.
너는 오늘로부터 시작하여 어기거나 범하지 말 것이며, 이 타락하는 법을 넘어서지 말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염두에 두고 기억할 것이며, 지켜서 보호하고 마음에 매어 놓을 것이며, 신중히 하고 제멋대로 굴지 말라.
만약 이러한 경우나 이러한 일을 당하더라도 너는 좇아 따르지 말라.≻
너 아무개여, 온갖 것을 아는 분이시고 보는 분이시고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이신 저 세존께서는 거짓말은 꾸짖어 책망하시고, 거짓말을 버리고 여의면 널리 찬탄하시고 칭찬하신다.
너 아무개는 오늘로부터 시작하여 마땅히 일부러 거짓말하지 말며 나아가 농담하며 웃고 떠들지 말아야 한다.
하물며 사실이 아닌 데도 사람의 법을 초월하였다든지 성스런 법의 지혜를 초월하였다고 말하거나, 혹은 스스로 깨달았다고 일컫거나, 혹은 스스로 보았다고 일컬으면서 나는 이것을 알고 이것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이겠는가.
아무개여, 세존께서는 일찍이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알지도 못하고 겪지도 못해서 말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의 법을 초월했다거나, 이미 수승하고 뛰어난 경지를 얻었다거나, 혹은 깨달았다거나, 혹은 보았다거나, 나는 이것을 알고 이것을 보았다고 말한다고 하자.
무엇을 아느냐고 하면 고(苦)를 알고, 집(集)을 알고, 멸(滅)을 알고, 도(道)를 안다고 말한다.
무엇을 보았느냐고 하면
천신[天]을 보았고, 용(龍)을 보았고, 야차(夜叉)를 보았고, 아수라(阿修羅)를 보았고, 가루라(迦樓羅)를 보았고, 건달바(乾闥婆)를 보았고, 긴나라(緊那羅)를 보았고, 마후라가(摩睺羅伽)를 보았고, 아귀(餓鬼)를 보았고, 귀신을 보았으며, 구반다(俱槃茶)에서 분소귀(糞掃鬼)에 이르기까지를 보았다고 한다.
천신 역시 나를 보았고,
용ㆍ야차ㆍ아수라ㆍ가루라ㆍ건달바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아귀ㆍ귀신ㆍ구반다 내지 분소귀도 역시 나를 보았다고 말한다.
나는 또한 천신에게도 가보았고,
모든 용ㆍ야차ㆍ아수라ㆍ가루라ㆍ건달바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아귀ㆍ귀신ㆍ구반다 내지 분소귀에게도 가보았다고 말한다.
천신 역시 나를 찾아 왔었고,
용ㆍ야차ㆍ아수라ㆍ가루라ㆍ건달바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아귀ㆍ귀신ㆍ구반다 내지 분소귀도 역시 나를 찾아 왔었다고 말한다.
나는 천신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함께 논의하였고,
나는 역시 용ㆍ야차ㆍ아수라ㆍ가루라ㆍ건달바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아귀ㆍ귀신ㆍ구반다 내지 분소귀와도 함께 이야기하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논의하였다고 말한다.
천신도 또한 나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논의하였으며,
용ㆍ야차ㆍ아수라ㆍ가루라ㆍ건달바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아귀ㆍ귀신ㆍ구반다 내지 분소귀도 역시 나와 이야기하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논의하였다고 말한다.
아무개들이 얻은 바를 나 역시 얻었다고 말한다.
항상됨은 없다는 생각과 고통이라는 생각과 나라는 것은 없다는 생각과 먹기를 꺼리는 생각과 일체의 세상은 가히 즐겁지 않다는 생각과 청정하지 않다는 생각과 시체가 시퍼렇다는 생각과 하얀 쑥풀과 같이 창백하다는 생각과 부풀어 올라 피범벅이라는 생각과 문드러져 흩어진다는 생각과 싫다는 생각과 욕망을 여의었다는 생각과 멸하여 없어졌다는 생각과 해골이라는 생각과 공(空)을 살핀다는 생각 등 아무개들은 이와 같은 것을 얻었고, 나 역시 이러한 것들을 얻었다고 말한다.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 등을 얻었으며, 초선(初禪)과 제2선(禪)과 제3선과 제4선 등을 얻었으며,
공처(空處)ㆍ식처(識處)ㆍ무소유처(無所有處)ㆍ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를 얻었으며,
신족력(神足力)ㆍ천이(天耳)ㆍ천식(天識)ㆍ숙명(宿命)ㆍ누진(漏盡) 등을 얻었으며,
나는 아라한이고 여덟 가지 해탈선(解脫禪)도 얻었다고 말한다.
만약 비구가 이러한 경우에 떨어진다면 비구가 아니며, 사문이 아니며, 석가모니의 자손이 아니며, 비구의 법을 잃고 사문의 법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는 곧 떨어져 잃음이며, 곧 끊어짐이며, 곧 바꾸어 돌아감이며, 곧 타락이며, 곧 물러서 돌아감이니, 사문의 법을 지닐 수가 없다.
마치 다라나무를 자른 것과 같으니, 다시는 능히 푸르게 우거질 수가 없으며 능히 불어나고 자라날 수 없으며 능히 넓고 크게 되지 못한다.
이와 같이 비구가 이러한 경우에 떨어진다면 곧 비구가 아니며, 사문이 아니며, 석가모니의 자손이 아니며, 비구의 법을 잃고, 사문의 법을 깨뜨리는 것이다.
이는 곧 떨어져 잃음이며, 곧 끊어짐이며, 곧 바꾸어 돌아감이며, 곧 타락이며, 곧 물러서 돌아감이니 사문의 법을 지닐 수 없다.
너는 오늘로부터 시작하여 마땅히 범하거나 위반하지 말 것이며, 이 타락하는 법을 넘어서지 말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염두에 두고 기억할 것이며, 지켜서 보호하고 마음에 매어 놓을 것이며, 신중히 하고 제멋대로 굴지 말라.
만약 이러한 경우나 이러한 일을 당하더라도 너는 좇아 따르지 말라.≻
[네 가지 사문법]
다시 네 가지가 있다.
아는 분이시고 보는 분이시고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이신 저 세존과 이와 같이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은 비구는 만들어진 바의 사문법(沙門法)을 말하니, 사문을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는 육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마땅히 배워야 한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너 아무개여, 욕하는 소리를 듣더라도 되갚아 욕하지 말라. 이것이 첫 번째 사문법이다.
너는 이것에 대하여 육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마땅히 배워야 한다. 성냄을 당하더라도 되갚아 화내지 말라. 이것이 두 번째 사문법이다.
너는 이것에 대하여 육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마땅히 배워야 한다. 헐뜯음을 당하더라도 되갚아 헐뜯지 말라. 이것이 세 번째 사문법이다.
너는 이것에 대하여 육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마땅히 배워야 한다. 두들겨 맞더라도 되갚아 때리지 말라. 이것이 네 번째 사문법이다.
너는 이것에 대하여 육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마땅히 배워야 한다.
이것이 배워야 할 네 가지 법이니 너는 마땅히 닦고 배워야 한다.
[당부의 말씀]
너 아무개는 들어라.
너는 길고 긴 밤을 지나면서 바란 대로 자연의 교법에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되었다.
만약 누군가가 출가하려면 법에 맞게 화상을 얻고 법에 맞게 아사리를 얻고 법에 맞게 대중을 얻어서는 법에 맞는 자리에서 동요 없는 가운데 대중에게 한 번 알리고 세 번 갈마(羯磨)를 지어야 한다.
설령 비구가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가 된 지 백 년이 되었더라도 앞에서 배운 대로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바로 그날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음은 출가한 지 백 년 되는 비구가 배우는 계법과 다름없는 똑같은 계율이다.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함께 배우고 함께 똑같이 말하니, 너는 이것을 친하고 가까이 하여야 하며 멀리 여의어서는 안 된다.
너는 오늘로부터 육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화상을 공양해야 한다.
화상도 역시 너에게 병이 있으면 반드시 보살펴 줄 것이다.
너는 화상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화상이 일어나고 눕는 동안 화상을 마땅히 아버지로 생각해야 한다.
화상도 역시 너를 자식으로 생각할 것이다.
너는 오늘부터 함께 배우는 이들에 대해 받들고 존경하는 마음을 내어야 하고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야 하며, 윗자리의 사람들과 아랫자리의 사람들을 좇아 마땅히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
오늘부터 모든 것을 따라 배우고 독송(讀誦)하고 지니어 설하라.
마땅히 잘 배우되 5음(陰)을 잘 헤아리고, 18계(界)를 잘 헤아리고, 12입(入)을 잘 헤아리고, 12인연(因緣)을 잘 헤아리라.
반드시 무거운 짐을 벗고 얻지 못한 것을 얻기 때문이며, 알지 못한 것을 알기 때문이며, 깨닫지 못한 것을 깨닫기 때문이니, 너는 마땅히 닦아 익혀서 모든 번뇌를 다하라.
너 아무개는 들어라.
나는 이제 승가 대중 가운데서 너를 위해 가장 훌륭한 이 계를 설하였다.
그 나머지는 너의 화상 및 사리께서 반드시 너를 위해 따로 설해 주실 것이다.
그 나머지는 같이 배우는 비구들끼리 함께 말하고 이야기하는 가운데 새삼 서로 찬탄하고 기뻐할 것이다.
너의 화상 및 아사리께서는 역시 너를 위해 반드시 보름과 보름마다 계를 설해 주실 것이니, 너는 또한 그 가운데에서 듣게 될 것이다.
너는 이미 구족계를 받았으니, 가장 훌륭한 지혜의 법을 너는 마땅히 잘 친하고 가까이하며 매우 단정하고 청정한 출가자를 자주 만나도록 하라.
계를 받을 때 하는 이 말은 참다운 일컬음이며 정각(正覺)이며 선지견(善知見)이다.
너 아무개는 이미 구족계를 받았으니, 너는 잘 지키고 보호하여 삼가 제멋대로 굴지 말라.”
이처럼 세존께서는 구족계를 받게 하는 것에 대해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때 어떤 비구가 있었는데 갓 1랍(臘)이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구족계를 받게 하였다.
이 안에 구족계를 주는 연기(緣起)가 따로 있어 마땅히 본래의 일을 행해야 함에도 이처럼 2랍이거나 4랍이거나 5랍인 비구들도 다른 사람에게 구족계를 받게 하였다.
어떤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1랍인 비구는 다른 사람을 출가시켜 구족계를 받게 하면 안 되고 나아가 9랍까지는 다른 사람을 출가시켜 구족계를 받게 하면 안 된다. 만약 다른 사람을 출가시켜 구족계를 받게 하면 사저사라를 얻는다.”
그리하여 10랍은 다른 사람을 출가시켜 구족계를 받게 할 수 있었다.
그때 어떤 비구가 있었다.
세존께서 10랍에게 다른 사람을 제도하여 출가시켜서 구족계를 받게 하는 것을 허락하시자 마침 이 비구도 10랍이 가득 찼기에 다른 사람을 제도하여 출가시켜서 구족계를 받게 하였다.
그러나 이 10랍 비구는 매우 어리석고 말을 많이 더듬으며 밝게 알지 못하고 방편이 없어서 이런 소리를 들었다.
“아무개는 자기 자신도 미처 길들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길들이고자 하니 이러한 일은 있을 수 없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10랍이면서도 미처 밝게 알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제도하여 출가시켜서 구족계를 받게 할 수 없다.
만약 다른 사람을 출가시켜 구족계를 받게 하면 사저사라를 얻는다.”
그러므로 10랍이면서 밝게 아는 이만이 감당하여 맡아서 다른 사람을 출가시켜 구족계를 받게 할 수 있으며,
이처럼 말씀대로 하지 않는 수행자는 사저사라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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