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중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 나로선 이 책을 잡는 순간 순식간에 읽어 내려갔다.
[측천무후]는 쑤퉁의 대표적인 역사 소설이다. 중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여황제 측천무후와 중국 문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쑤퉁의 만남으로 눈길을 끈다. 쑤퉁은 자신만의 확고한 문학 세계를 구축하여 많은 독자에게서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중국 문단의 상징적 존재이다. 그는 그만의 뛰어난 통찰력으로 후궁에서 황제가 된 철의 여인 측천무후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장엄하고도 유려하게 그려내어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황궁의 넓고 붉은 담장 안 열네 살 궁녀 미랑에서 중국 천하를 호령하는 여황제 무측천이 되기까지… 여인에서 여황으로의 성장을 그린 한 편의 대서사시!”
-줄거리 요약
무측천은 14세에 입궁 후 1년 만에 당 태종의 눈에 들어 승은을 입는다. 빼어난 미모를 지녔지만 그녀는 태종의 특별한 총애를 얻지 못해 일개 시녀와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게다가 후사를 보지도 못했기 때문에 12년간 재인의 신분에 머물렀다.
한편 태종이 병에 걸리고 태자 이치는 병문안을 위해 부황을 자주 찾게 된다. 어느날 태자가 태종을 찾았을 때 우연히 무측천이 황제를 돌보고 있었는데 태자는 이 때 그를 보고 한 눈에 반하게 된다. 태자는 무측천에게 후일 황후로 삼겠다 약속하고‘아버지의 여인’과 몰래 정을 쌓기 시작한다.
당 태종 사망 후 무측천은 법도에 따라 감업사에 들어가 비구니가 되어야 했다.
황제가 된 후에도 출궁한 무측천을 잊을 수 없었던 고종 이치는 결국 1년만에 감업사로 직접 찾아가 무측천을 만난다. 이 사실을 듣고 황후 왕씨는 황제의 환심을 사고 당시 황제의 총애를 받고있던 소숙비를 견제하기 위해 무측천을 환궁시킨다.
순식간에 비구니에서 정 2품 소의가 된 무측천은 자신의 은인인 황후를 극진히 대하고 황제의 총애를 독차지한다. 그러나 그 뒤에는 황후를 제거하고 자신이 황후의 자리에 오르려는 야심이 숨어있었다.
무측천 그녀는 황제의 딸을 낳은 후 자기 손으로 갓난아기를 죽여서 황후에게 죄를 덮어씌운다. 분노한 고종은 왕씨를 폐하고 무측천을 새 황후로 명한다. 황후가 된 후 그녀는 고종의 승은을 입은 여인들을 사람을 시켜 독이나 밧줄로 숨지게 했다.
무측천의 악행에 정이 떨어진 고종은 그를 폐하려 하나 이마저도 무측천이 상관의를 살해해 실패로 돌아간다. 무측천은 유약한 고종을 강요해 자신을 천후로 봉하게 하고 황제와 나란히 앉아 국정을 돌보도록 한다. 이때부터 모든 국사가 무측천의 손에 좌지우지하게 되었다.
683년 고종이 병으로 승하한 후 그 뒤를 이었던 중종과 예종도 무측천에 의해 차례로 폐위되었다. 무측천은 권력을 위해 자신의 친아들 이홍을 죽이기까지 한다.
결국 무측천은 나라 이름을 주로 고치고 스스로 중국 유일의 여황제에 오른다.
-역사적인 평가(긍정적)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황제 측천무후는 중국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견 없이 가장 위대한 황제로 꼽히는 전무후무한 인물이다. 측천무후는 집권하는 동안 전 황제의 모든 성과를 끌어안으면서 제국의 강대함을 유지했고(서쪽으로 페르시아, 남쪽으로 입음까지 확장) 다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며 후대의 태평성대의 기초를 마련했다. 그녀는 신하들의 직언을 과감히 받아들인 도량이 넓은 군주였고 사람 보는 안목이 탁월하고 사람을 귀히 여겨 인재 발굴을 위해서라면 반대파라도 적극 등용했던 현군이었습니다. 그녀는 남존여비 사상이 횡행하던 시절, 여자도 황제가 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상상력으로 기존 체제와 통념에 일침을 가했고, 실제로 이를 성취한 사람이었다.
-작가의 뛰어난 독창성과 문학성
쑤퉁은 측천무후의 대담한 행보와 파란만장한 생애에 주목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역사 소설을 창조해내었다. 그는 측천무후의 생애 가운데 극적인 변화의 순간들을 그 특유의 유려한 문체로 빠짐없이 담아낸다. 쑤퉁의 시선이 빛나는 대목은 측천무후의 생을 단순히 따라가며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점을 중첩시켰다는 점이다. 그는 생모인 측천무후에 손에 의해 비극적인 삶을 마쳐야 했던 황태자들, 태자 홍, 태자 현, 그리고 예종의 시선을 그녀의 삶의 여정 사이사이에 끼워 넣어 함께 그려냈다.
쑤퉁은 측천무후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뛰어난 업적들을 인정하는 한편, 그녀의 그늘에 가려 소리 없이 스러져간 사람들에게도 시선을 놓지 않는다. 쑤퉁은 이러한 시점의 교차를 통해 그동안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녀에 의해 도구처럼 소모된 주변 인물들에 대해 새롭게 조명한다. 태자 홍, 태자 현, 예종 등은 혈육인 친어머니의 야욕에 희생된 인물들로서 저마다의 개성을 갖고 쑤퉁의 펜 아래 새롭게 태어난다. 그들은 1인칭 시점으로 비로소 목소리를 부여받아 제각기 자신들의 시선에서 그간 벌어진 사건들을 말함으로써 주변인물이 아닌 중심인물로 자리하게 된다.
“또 비가 오는구나, 열네 살 때, 내가 궁에 들어오던 날도 꼭 이런 비가 내렸지....”
인간이 누린 온갖 부귀영화도 한 줌의 재와 함께 사라졌다. 여황의 최후를 보고 문득 전도서의 말씀이 생각난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전도서1:2)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이란 영화가 10월에 개봉됨 ...중화사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