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원제 :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출판사
- 문학사상사 | 2010-07-20 출간
- 카테고리
- 소설
- 책소개
-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의 한없는 상실과 재생을 애절과 감동으로 ...
'무라카미 하루키'
얼마전 교보문고가 최근 10년간(2005~2014)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소설 '상실의 시대' 가 1위로 나
타났다고 밝혔다.
이 책이 쓰여진 1987년 보다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독자들은 여전히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만큼 오늘의 젊은이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표출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주인공인 와타나베를 통하여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며, 어떻게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인가? 하는 문
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뇌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보여 준다.
또한 여자 친구인 나오코를 통해서 현실의 세계와는 약간은 다른 불완전한 세계를 통하여 비뚤어진 현실을 비판하고, 충격
적으로 죽음과 연결한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마성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책으로 누구든 꼭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 저자의 글 중에서
1. 나로서 유일하게 알 수 있는 건, 그 우물이 아무튼 지독하게 깊다는 사실뿐이다. 어림할 수조차 없을 만큼 깊다. 그리고 그
구멍 속에는 암흑이-이 세상 온갖 종류의 암흑을 응축해 놓은 것 같은 암흑이-가득 차 있다.
2. 『나를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해요. 내가 존재해서 이렇게 당신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언제까지라도 기억해 줄래요?』
3. 죽음은 삶의 대극(對極)적 존재 따위가 아니었다. 죽음은 '나'라는 존재 속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이며, 그 사실
은 제 아무리 노력한다해도 망각해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4. 『어째서 남자들이란 머리가 긴 여자를 좋아하죠? 그건 꼭 파시스트 같아요. 정말 시시하다구요. 어째서 남자들이란 머리
가 긴 여자가 우아하며 마음이 상냥하고 여성답다, 그러는 걸까?』
5. 『우리들이 이곳에 와 있는 것은, 그 비뚤어진 것을 교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비뚤어짐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라고 했
어요. 우리들 문제점의 하나는, 그 비뚤어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있다는 겁니다.』
6. 『무서운 건 노출이 안 될 때거든. 그렇게 되면 감정이 몸 속에 쌓이고 점점 굳어 가요. 온갖 감정이 뭉쳐 몸 속에서 죽어
가는 거예요. 그 지경이 되면 큰일이죠.』
7. 『우린 모두 어딘가 휘어지고, 비뚤어지고, 헤어나지 못하고, 자꾸만 물 속에 빠져 들어가기만 하는 인간들이에요. 나도
기즈키도 레이코 언니도, 모두 그래요. 어째서 좀더 정상적인 사람을 좋아하지 못하는 거죠?』
8. 『좀전에도 말했지만 가끔은 나를 만나러 와주고, 그리고 언제까지나 나를 기억해 주는 것.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에
요.』
9. 『우리가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이에요』
10. 『어쩐지 이곳이 진짜 세계가 아닌 것처럼 여겨져.』
11. 『모두들 자신이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고 있는 걸 남들이 알아챌까 봐 잔뜩 두려워하면서 지내고 있다구요. 그래서 모두
들 똑같은 책을 읽고 똑같은 말을 지껄이며, 존 콜트레인을 듣거나 파졸리니의 영화를 보면서 감동한 척하고 있는 거죠. 그
런 게 혁명이에요?』
12. 사람의 죽음이란 것은 작고도 묘한 추억들을 뒤에 남기고 가는모양이다.
13. 『내가 말하는 노력이란 그런게 아냐. 노력이란 좀더 주체적이고 목적적으로 하는 것을 말하는 거야.』
14.『다른 녀석들은 모두 자기의 일을 주위의 인간이 알아 주기를 바라며 안달하지.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고 와타나베도 그
렇지 않아. 이해를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자기는 자기고, 타인은 타인이라고.』
15. 『사람이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은 그렇게 될 만한 시기에 이르렀기 때문이지, 그 누군가가 상대에게 이해해 주기를 바랐
기 때문이 아니야.』
16. 『나는 일요일엔 태엽을 감지 않아.』
17. 『그럼 나, 생리가 시작되면 2, 3일 동안 빨간 모자를 쓸게요. 그럼 알 수 있지 않나요? 내가 빨간 모자를 쓰고 있으면 길
에서 만나도 못 본 척 도망가면 돼요.』
18. 『 그저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내 존재의 절반은 아버지의 정자쟎아요? 보여 드리면 어때요. 이게 당신의 딸이라고.』
19. 밖에서 들어오는 대부분의 것은 나의 머리를 혼란시키지만, 당신이 써서 보내 주는 당신 주변의 세계만은 나를 더없이
편안하게 해줘요. 이상하죠,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20. 초원의 한가운데서 나를 사정으로 이끌어 준 나오코의 손가락의 감촉은 무엇보다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21. 『자기 자신에게는 동정하지 말아. 자신을 동정하는 건 비열한 인간이나 하는 짓이야.』
22. 『그럼 왜 그렇게 야위었어요?』『어른이 됐으니까』하고 나는 말했다.
23. 저, 알고 있어요? 자기는 오늘 내게 몹시 가혹한 행동을 했다는 걸. 자기는 내 머리 스타일이 달라진 것조차 까맣게 모르
고 있었죠? 나, 애써 조금씩 조금씩 머리를 길러 겨우 지난 주말에야 여자다운 머리 스타일로 바꿀 수 있게 됐다구요. 그런
데 그것조차 의식하지 못했죠?
24.『하지만 나를 가질 때는 나만을 가져야 해요. 그리고 나를 안을 때는 나만을 생각해 줘요.』
25. 『얼마만큼 나 좋아해?』하고 미도리가 물었다.
『온 세계 정글 속의 호랑이가 모두 녹아 버터가 돼버릴 만큼 좋아』하고 내가 말했다.
26. 우리는(우리란 정상인과 비정상적인 사람을 다 포함한 총칭이에요) 불완전한 세계에 살고 있는 불완전한 인간들이에요.
자로 깊이를 재고, 각도기로 각도를 재서 은행 예금처럼 빡빡하게 살아날갈 순 없어요.
27. 『나는 이미 끝난 인간이야. 와타나베 눈앞에 있는 건 나 자신의 잔존기억에 지나지 않아. 내속에 있었던 가장 소중한 것
들은 이미 옛날에 다 죽어 버렸고, 난 그저 그 기억에 따라 행동하고 있을 뿐이야.』
28. 그러나 그곳이 어딘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대체 여기가 어딘가? 내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
랄 것도 없이 걸어가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