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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창골산 봉서방 원문보기 글쓴이: 봉서방
최고의 석학은 물론 지구촌을 좌지우지하는 실력자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유태인들. 과연 그들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유태인들에게 물어보면 그 힘의 근원은 바로 ‘전통 교육’에 있다고 말한다. 대관절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키길래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세기의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 패션 디자이너 캘빈 클라인,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 이들은 세계의 주목을 받는 각 분야 유명인들이자 유태인들이다. 유태인들은 세계 인구의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적은 인구지만, 전체 300명의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각 분야에서 93명이나 되는 수상자를 배출했을 만큼 우수한 민족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정작 유태인들은 자신들이 선천적으로 머리 좋은 민족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머리’ 때문이 아니라 자신들의 독특한 교육법 덕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유태인 부모도 교육이라면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극성맞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극성맞음’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과 다른 면이 엿보인다.
자녀교육의 뿌리는 <탈무드>와 <토라>
이스라엘의 교육은 4천 여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유태교육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예부터 모든 일상을 항상 성경과 함께 해왔기 때문에 유태민족을 일컬어 ‘성서의 사람들’이라고 불렀는데, 특히 구약성서 <토라>를 통한 독서와 배움은 항상 유태민족들의 생활의 중심이 되었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쳐라(잠언 22:6)’라는 성경 구절에 따라 유태민족은 일찍이 고대 성경시대 때부터 어린이들의 능력에 맞추어 가르치고 이끌어주는 교육 전통을 가져온 것이다.
유태인을 떠올리면 빼놓을 수 없는 <탈무드> 역시 성경시대 이후부터 유태인들에게 풍부한 백과사전 역할을 하며 유태교육 전통을 오늘날까지 이끌어주었다. 탈무드는 ‘배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제는 독특한 유태교육 방법을 지칭하는 말로 대신 쓰일 정도. 실제로 유태민족은 규율에 따라 살고 규율에 따라 죽는다고도 말할 정도로 생활 속에서 규율을 엄격히 지킨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탈무드의 계율에 따라 아기를 낳고, 탈무드의 지침대로 장례를 치르며, 탈무드의 가르침에 따라 아이를 교육시키고, 탈무드의 관례에 따라 이웃과 더불어 살아간다.
이렇게 전통교육의 맥을 이어온 유태인들이 노벨상을 휩쓸고 세계사에 한 획을 긋는 인물들을 속속 배출하자 유네스코는 1980년대 초부터 유태인들의 교육방법에 주목했다고 한다. 유네스코가 특히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유태인들의 육아법, 특히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유태인 부모들이 계승하고 있는 그들의 전통 태교 ‘닛다’에 관한 것이었다. ‘닛다’는 <탈무드>에 기록되어 오랜 옛날부터 계승해 오고 있는 ‘타이밍 임신법’을 말한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도 나름의 전통 태교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유태인들의 태교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임신 중에 해서는 안 되는 ‘금기 위주’인 데 반해 유태인의 태교는 ‘태아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36년 동안 ‘닛다’를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유태인들이 어느 민족보다 건강한 아기를 출산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유태인들은 누구도 ‘닛다’를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 스스로 똑똑하고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해 닛다를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닛다의 우수성을 짐작할 수 있다.
유태인 전통 태교법 ‘닛다’
‘닛다’에 따르면 월경 첫날부터 적어도 5일은 성생활을 금하고, 월경이 끝난 후에도 7일 동안은 동침할 수 없다. 한 달 중 꼬박 12일이 금욕기간인 셈이다. 금욕기간 12일을 다 채우고 부부생활이 허락되더라도 ‘닛다’의 가르침에 따라 12일째 밤에 깨끗이 목욕을 한 다음 부부가 관계를 갖는다. 이렇게 까다로운 규정이 나름대로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음이 과학적으로도 밝혀졌다. 금욕이 풀리는 날은 배란일 하루나 이틀 전에 해당하므로 ‘닛다’에 따라 부부가 관계를 맺으면 신선한 난자와 원기 왕성한 정자가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자와 난자가 원기 왕성할 때 만나게 되어 머리 좋고 튼튼한 아기를 낳게 된다고 한다.
따뜻하고 자상하지만 매우 엄격하다
유태인 부모들은 가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결혼 후에 자식이 없다면 가족으로 묶여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다. 그들에게 가정이란 인체의 ‘배꼽’ 같은, 즉 세상의 중심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부모 역할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유태인 부모는 부모가 되기 전부터 부모 역할에 대한 자세를 확실하게 배운다.
아기가 없는 결혼 초부터 가까운 부모교육센터를 다니고, 아기를 낳은 선배 부모를 만나 육아에 대해 미리 익힌다. 임신을 했을 때도 아기 건강이나 아기 돌보기에 대한 부모교육을 부부 두 사람이 함께 적극적으로 배운다. 특히 유태인 가정에서는 아버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유태사회가 우리나라처럼 ‘부계사회’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유태인들에게 아버지의 역할은 우리와는 매우 다르다. 가정이나 사회생활에서 남녀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유태인 아빠들은 직장을 마치면 ‘칼 퇴근’해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또 가정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하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아빠를 따라 공부하는 흉내를 내고 습관을 들이게 한다. 유아교육 기관에 맡겨진 아기를 데리러 가는 일도 부부 공동의 몫이다. 부부 중 먼저 퇴근하는 사람이 아기를 데려오고 돌본다.
이스라엘의 엄마 역시 여느 다른 나라 엄마들처럼 자녀교육에 극성맞다고 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탈무드>에서는 엄마를 ‘집안의 영혼’이라 부르며 최초 교육자이자 아기를 전통 유태인으로 성장하도록 가르치는 주체로 여긴다. 하지만 교육열이 높다고 해서 아기를 소유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아기를 신이 세상에서 잘 교육하고 길러달라며 잠시 맡겼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사랑’보다는 ‘적절한 사랑’으로 생활습관을 엄격하게 다루는 편이다.
예컨대 편식 습관을 고치거나 식사 예절을 가르칠 때 아기가 좋아하는 음식만 먹겠다고 고집부리고 밥을 먹지 않으면, 안쓰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음식을 절대 식탁에 올리지 않는다.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선택의 여지도 없음을 아기 스스로 깨닫도록 하기 위함인데,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아기를 굶긴다! 텔레비전 시청도 예외가 아니다. 대부분의 유태인 가정에서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어른들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텔레비전 코드를 빼버린다고 한다. 이는 처음부터 약속하고 훈련한다. 아기는 부모를 보고 배우기 때문에 말로 하는 교육보다는 보고 따라 하는 교육을 부모가 먼저 실천한다.
이스라엘 히브리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건국대 강사 박미영 씨는 대부분 맞벌이를 하면서도 유태인들이 이처럼 자녀를 훌륭히 교육하는 비결은 가정에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잘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유태인 부모들은 오후 4시가 되면 퇴근하는데 그때부터 아기가 잠자리에 드는 저녁 9시까지는 온전하게 아이를 돌보는 데 씁니다. 부모 각자 할 일은 아기가 잠든 후에 하지요. 만약 9시 이전에 다른 일을 하는 부모가 있다면 이스라엘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보도될 거예요. 그만큼 엄마 아빠 가릴 것 없이 아기와 함께 농축된 저녁시간을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요.”
가장 효과적인 언어교육법은 ‘대화’
‘말이 없는 아이는 배울 수 없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유태인 엄마는 아기를 키울 때 언어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정성을 쏟는데, 이때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체벌 없는 교육’과 ‘대화’다. 심하게 떼를 써도 절대 손찌검하지 않고, 뭐든 자세히 설명하며 대화하는 유태인 엄마의 모습을 지켜보면 답답할 정도라고. 이런 교육은 아기에게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바탕을 길러주고, 나아가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함양시킨다.
자신의 아이들을 이스라엘에서 교육시킨 건국대 사회학과의 류태영 박사 역시 유태인 엄마들의 언어교육법이 남다른 점을 지적한다. 특히 말 자체보다는 ‘생각하며 말하는 대화법’을 가르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그래서 그들은 만 3세 이전에 글자를 가르치는 것을 무척 싫어하며 숫자와 글자 공부는 초등학교에서 배운다고 한다.
“이스라엘 부모들이 일찍부터 언어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대화를 나눔으로써 자유로운 사고를 하게 만들고, 그런 유연성이 창의적인 능력과 논리성을 키워주니까요. 하지만 결코 따로 ‘언어 공부’를 시키지 않아요.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엄마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교육하지요. 그들은 모국어를 잘 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외국어는 10세가 되어야 가르치지만, 대학에 가면 모두 3개 국어로 능통하게 말하게 됩니다.”
헤브루타식 교육_유태식 육아법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헤브루타식 교육’이라 불리는 탈무드식 대화법이다. <탈무드>가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벌이는 랍비와 제자들의 토론으로 이루어져 있듯이 유태인들은 부모와 아기가 서로 대화하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여긴다. 단, 대화에는 단계가 있는데 우선 아기의 말을 경청해서 심리상태를 파악한 후에 부모의 의견을 제시한다. 그 다음에 토론과 논쟁이 이어지고 합의의 과정을 거친다.
아기가 떼를 쓰거나 고집을 피울 때도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대신,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면서 왜 안 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 납득시킨다. 한 번 안 되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못하게 하며, 아기가 그 이유를 이해할 때까지 대화를 나눈다. 이런 대화는 아기의 나이와 상관없이 어릴 때부터 시작한다.
또한 유태인 부모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의 대화를 신생아 때부터 즐겨한다. “무슨 소리가 들리지? 새소리란다. 새가 얼마나 예쁜지 아니? 빨간색 새도 있고, 노란색 새도 있단다”와 같이 꼬리를 물고 질문과 답을 한다. 그래서 이들은 갓난아기에게도 장난감이나 그림 등 주위의 사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친구가 찾아오거나 외출을 하는 등의 생활 속 작은 변화가 일어나도 그것에 대해 항상 이야기하면서 말을 건넨다.
베갯머리 교육_유태인 부모들의 ‘베갯머리 이야기’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스라엘의 아기들은 돌이 지나면 누구나 침대 머리맡에서 부모가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마친다. 유태인들은 ‘베갯머리 이야기’를 부모의 당연한 의무이자 자연스러운 하루 일과로 생각한다. 한창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에 책에 나오는 수많은 단어와 잘 다듬어진 문장을 대하다 보면 아기들의 어휘력과 언어 구사력은 자연스럽게 발달할 수밖에 없다. 돌이 갓 지날 무렵부터 부모가 책을 읽어준 덕분에 네 살 정도가 되면 아이들은 이미 평균 1,500자 이상의 어휘력을 갖게 된다고.
책을 읽어줄 때는 아기가 뽑아온 책을 잠들기 전까지 읽어주는데 얇은 책은 한 권 다 읽지만, 두꺼운 책은 중간까지만 읽는다. 그리고 “내용이 어떻게 될지 내일 읽어줄게.” 하며 아쉬움을 남겨둔 다음 이야기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 나간다. 책을 읽고 나면 엄마는 아기의 생각과 느낌을 꼭 묻는다. 물론 아기가 너무 어려서 처음에는 질문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조차 어렵겠지만, 알아듣기 쉽고 친근한 말투로 몇 번 반복해 질문을 던지면 아기는 조금씩 서툴게나마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한다. 책읽기를 헤브루타식 교육의 연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수수께끼 교육_아기의 어휘력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유태인식 교육법의 하나로 수수께끼 교육을 들 수 있다. 수수께끼는 간단한 질문 하나로 아기에게 상상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하는 아기에게 눈높이에 맞는 질문을 자주 던지면 어휘력과 연상 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진다고. 그래서 유태인 엄마는 아기가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는 생후 1년 정도가 되면 수수께끼 놀이를 시작한다. 주로 사물의 명칭과 쓰임을 가르치는데, 신체의 일부를 가리키며 “이게 뭘까?” 하고 질문을 던지는 ‘신체 수수께끼’ 놀이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아기가 어느 정도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2세 이상이 되면 아기에게 ‘기쁘다’, ‘슬프다’ 등의 추상명사를 가르쳐준다. “크다의 반대말이 뭘까?”, “푹신하다의 반대말이 뭘까?” 이렇게 부모와 아기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을 가리키며 묻고 대답하는 놀이 방법으로 반대 개념을 익혀간다. 아기들이 좀더 성장해 추상적 사고와 비유의 개념이 생기면 본격적으로 아이와 ‘스무 고개’ 놀이를 시작한다.
자녀교육이란 공부가 아니라 ‘놀이’
유태인 엄마들은 놀이로 모든 교육을 한다. 퍼즐이나 그림 맞추기, 블록놀이, 찰흙놀이, 손가락으로 그림 그리기, 각종 만들기 등은 그들이 매일 하는 대표적이고 일반적인 놀이들이다. 유태인 아기의 놀이에는 언제나 엄마가 함께 한다. 그리고 언제나 질문이 따라다닌다. 그들은 놀이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엄마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눔으로써 효과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그래서 유태인 엄마들은 피아노나 글자 공부 같은 기능적인 교육은 만 3세 이전에 시키지 않는다. 피아노 공부 대신 음악을 많이 들려주고, 숫자 공부 대신 꽃 그림을 여럿 늘어놓아 수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다. 그리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놀이 원칙은 아기가 직접 여러 가지 사물을 만들어보도록 하는 것이다. 조막손과 서툰 손놀림 때문에 멋진 작품이 되진 않겠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손 기능을 발달시키고 아기 스스로 터득하도록 이끈다.
유태인들이 자녀교육에서 놀이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장난감’이다. 하지만 ‘공부’와 직결되는 장난감은 피한다. 거울처럼 주변의 하찮은 도구라도 아기의 발달을 자극한다면 훌륭한 교구가 된다고 여긴다. 그래서 유태인 아기는 소꿉놀이 세트나 새 장난감보다 쓰다 버린 고물들과 더 친숙하다.
이렇게 장난감 하나에도 고집스러운 유태인 엄마들은 돌이 지나면 아기에게 꼭 사주는 장난감이 있다. 컴퓨터 게임기나 CD롬이 그것. 이것으로 연령에 맞는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이들은 다른 교육과 달리 과학기술 교육을 매우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컴퓨터에 일찍부터 친숙해지도록 훈련하고, 컴퓨터를 이용해 사물의 움직임이나 색깔, 형태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태인 아기들은 CD롬을 보면서 히브리어 노래를 배우고, 아기의 노래를 녹음해 가족들에게 들려주기도 한다.
경쟁과 협동은 일찍부터 가르친다
유태인들이 타인과의 관계를 익힐 때 가르치는 사회성 훈련 중 하나는 ‘경쟁심’ 함양이다. 흔히 이기심과 경쟁심을 혼동하곤 하는데, 이들은 어릴 때부터 경쟁을 삶의 일부로 생활 속에서 알려준다. 그리고 경쟁에 참여하는 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준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쟁은 질 수도, 이길 수도 있으며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겼지만 어떤 방법으로 이겼는지 돌아보게 하고, 졌을 때는 자신의 상황을 잘 받아들이도록 가르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식의 경쟁의식을 ‘게임’을 통해 다듬어간다는 사실. 아기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승패가 있는 게임을 매우 즐긴다. 유태인 교구로 유명한 ‘오르다’도 게임을 하는 내용이 많다. 이런 게임을 통해 부모나 교사는 열등감이 아닌 건강한 경쟁의식이 살아나도록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유의할 점은 이러한 경쟁을 통해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가 아니라 ‘남과 다르게 되는 것’을 더 강조한다는 점이다.
유태인들에게는 경쟁심과 마찬가지로 협동심 또한 삶의 일부이다. 어린이집에 생후 2개월부터 다니는 아기들이 단체 속에서 협동하는 법을 배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4∼5명의 아기들이 함께 활동하거나,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여럿이 함께 더불어 하도록 해서 아이들이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사실 종합해 보면 유태인 엄마들의 육아법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다. 아기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하고 있는 교육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절대 흔들리지 않는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고, 또한 그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기를 야단칠 때 때리거나 소리치지는 않지만 한 번 ‘안 돼’라고 한 것은 끝까지 지키는 완고함,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와 노는 오후 시간을 포기하지 않는 생활, 아무리 어린 아기라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들쳐업고 여행을 다니는 전통 등이다. 어찌 보면 너무 쉽고, 어찌 보면 너무 어려운 것들이다. 하지만 아기를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해 무시하지 않는 그들의 육아관만큼은 깊이 새겨둘 필요가 있다.
●글_박진숙(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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