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하던 스테로이드제를 중단하는 것을 탈스테로이드, 줄여서 탈스라고 합니다.
탈스를 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스테로이드제는 염증을 억지로 억누르는 작용을 합니다.
그러니 스테로이드제를 중단하면 그동안 억제되었던 염증이 일시에 폭발하게 되지요.
이를 리바운드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피부는 온통 붉어지고 가려움도 심해지고 진물도 생기게 됩니다.
심지어는 평소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전혀 바르지 않았던 부위에까지 아토피가 번지게 됩니다.
배나 등에는 전혀 연고를 바르지 않았어도 탈스를 하게 되면
이 부위에까지 홍반과 가려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인체는 순환 구조이기 때문에 염증의 찌꺼기가 확 퍼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마치 감기에 걸린 것처럼 으슬으슬 오한기가 생겨서
한여름에도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긴팔을 입고 지내기까지 합니다.
때로는 열이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환부를 만져보면 마치 불덩이처럼 뜨겁습니다.
이 모두 염증의 찌꺼기가 피부로 확 올라오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입니다.
스테로이드제를 단기간 소량 사용했다면
탈스로 인한 리바운드 현상 역시 금방 끝납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제를 장기간 다량 사용했다면
리바운드는 장기간에 걸쳐 심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연고보다 내복약이 더 세고 내복약보다 주사제가 더 셉니다.
따라서 내복약과 주사제와 같이 더 강한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했을수록
리바운드 현상도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이 리바운드 현상이 나쁜 것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리바운드 현상은 억지로 중단된 염증 과정을 재개하여
깨끗하게 완료시키고자 하는 인체의 '회복기전'입니다.
낫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입니다.
리바운드 현상 없이 탈스를 하고 스테로이드제의 중독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이 리바운드 현상은 절대 영원히 지속되지 않습니다.
리바운드의 피크를 지나고 나면 반드시 잠잠해집니다.
이 피크점에 도달할 때까지만 고생하시면 됩니다.
탈스를 하고 리바운드 현상을 다 겪고 오신 환자 분과
아직 탈스를 시작도 하지 않고 오늘 아침까지도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다가 오신 분은
치료 기간에서 당연히 차이가 납니다.
탈스를 끝내고 오신 분은 별다른 악화 없이 치료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탈스부터 시작해야 하는 분은 리바운드 현상부터 시작을 해야 하니
전체 치료 기간이 당연히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리바운드 현상은 절대 나쁜 현상이 아닙니다.
곪은 곳이 있으면 도려내야 하듯이
억지로 억제되었던 염증은 앓을 만큼 앓아야 깨끗하게 종료될 수 있습니다.
급하게 서둘러 편하게 편법으로 가는 치료는 제대로 된 치료가 아닙니다.
차근차근 정직하게 가는 치료가 제대로 된 치료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