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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작가강연
#이지은작가
1. 일시 : 2020년 11월 10일(화) 10시~12시
2. 장소 : ZOOM온라인 강의
3. 인원 : 9명
(김정은, 김진화, 금경희,이경화, 남혜진, 김인숙, 임혜란, 임선하, 신기혜)
4. 강연자 : 이지은 작가
(대표작 : 빨간열매, 팥빙수의 전설, 이파라파냐무냐무)
5. 강연 제목
"힘들 땐 힘 빼고 그림책 챙겨"
경희부장님 매끄러운 진행으로 9시 반부터 줌모임은 시작되었구요. 혜란부장님의 사전 BGM 음악들로 모두들 정신없는 오전을 강의 전 차분한 마음으로 강의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저는 지난 모임 참석을 하지 못했지만 지난 모임에 이지은작가의 책들을 가지고 깊이있는 시간을 가진 회원분들에게는 더욱 갚진 강의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참여하지 못하신 회원분들을 위해서 최대한 강의내용 메모한 것들 위주로 정리할게요. (즉, 다소 길어질 수 있어요.)
이지은 작가님은 강의내내 본인의 캐릭터와 개성을 살린 그림들로 장면장면 강의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해주셨고, 오히려 그 부분에서는 온라인이라는 강점을 십분살려 준비하신 거 같아 듣는 입장에서는 2시간이 지루하지 않았고 훨씬 집중이 잘 되었던 거 같아요.(역시 그림의 힘이란....)
강의 2시간을 3가지 주제로 꽉채워주셨습니다.
1. 동물과 나
첫번째, '동물과 나'는 어떻게 내가 그림책 작가가 되었는지, 내 감정과 생각을 어떻게 그림책에 담게 되었는지 담담한 어조로 담백하게 풀어주셨어요.
"CT의 욕구에 맞는 그림을 그려내는 일러스트레이터로의 삶. '직업', '생계'의 수단으로만 여겨졌던 그림을 한 기사(오토바이에 매단 채 백구를 끌고 가 학대한 사건)를 접한 후 느낀 분노, 여러 감정을 풀어낸 그림을 개인SNS올렸었다. 그때 처음으로 그림이 주는 치유의 힘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고, 그 그림을 매개로 다른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부터 누군가의 요구로 그려내는 그림이 아닌 창작자, 소통, 치유의 힘이 있는 그림을 조금씩 그려내기 시작했다."
" 작은 수첩에 그림으로 일기를 남겼고, 주로 동물들이 자주 등장했다."
"어느기간동안은 곰과 사랑에 빠져 곰 그림을 많이 그리기도 했다. 반복적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어느날, 말랐던 내 우물이 서서히 차올라 찰랑찰랑 넘치기 직전인것 같다는 느낌에 전율하기도 했다."
" '빨간열매'는 순간 떠오른 스토리를 15분만에 그려낸 그림, 스토리가 거의 변화 없이 책으로 나온 작품이다."
말미에 작가님이 '나에게 '동물'들이 발자국을 남겨주었다.'고 하며, "내 안에 부정적인 감정들을 주체하지 못할 때가 많은데 그저 '당연하다.'는 마음이들게 한 게 동물들이다. 그들의 자연에 순리대로 순응하는 삶을 보며, 그 움켜쥔 감정들을 '풀어주자'로 깨닫았다."고 담담히 고백하는 모습에서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본인의 자아를 성찰하고, 그리고 이를 작품으로 표현해냈던 과정들이 강의내내 보여져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던 강의 주제였던 거 같아요.
예술가들의 저런 영감과 천재성들은 어디서 올까 항상 궁금하고 그랬는데, 이지은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끈임없이 자신과 주변의 것들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생각하는 노력들, 왜?라는 물음표들이 모인 결과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2. 이파라파냐무냐무 뜯어먹기
두번째는 이파라파냐무냐무가 태어난 과정에 대해 다 풀어주셨어요.
처음에 인간군상을 그린 캐릭터들을 그리다가 스토리가 재미없어서 접었었는데,
어느날 창 밖의 다 지워진 간판 끝에 "냐무"라는 글자를 보고, 어떤 글자였기에 저런 글씨가 있을까, 냐무 라는 말이 참 재미있다. 더 말을 이어보자...라는 고민들이 이어졌고, 냠냠 과 같은 다른 말들도 떠올렸다고 해요. 그렇게 이 재미있는 단어들과 기존에 그려두었던 인간군상(마시멜롱)의 캐릭터를 더 다듬어서 이파라파냐무냐무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해요.
"털 숭숭이가 나중에 아~~하고 입을 크게 벌리는 장면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끼는 장면이다. 입을 크게 아~ 벌리는 행위는 순수하게 나를 보여 줄 용기가 없으면 쉽지 않은 행동이다. 마시멜롱과 마찬가지로 털숭숭이도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지 않았을까? 그런 마음으로 입을 아~벌렸지 않았을까?"
작가님이 독자의 입장에서 쓴 독후감이라고 표현하시면서 해주신 "편견"에 대한 생각에 많은 공감이 되기도 했어요.
"편견을 없앨 순 없다. 편견은 위험으로부터 또는 생존을 위해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진 생존데이터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다양한 생존 데이터중(마시멜롱 들 중 유혹자(전쟁무리)vs안내자(작은 마시멜롱)가 있다면 안내자역할을 할 생존데이터를 보살피고 들여다봐주는 것으로써 편견을 대하면 되지 않을까?"
"아무문제가 없으면 땅을 흔들어 문제를 일으켜라. 지혜가 생긴다."
3. 캐릭터 - 너의 이름은?
캐릭터가 하나하나 생기면서, 자신의 작품에도 캐릭터가 생겨난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다고 하셨는데요.
이파라파냐무냐무의 "털숭숭이"는 작가님의 가족인 3살 된 '쿵이'라는 이름의 대형견과 지내며 겪었던 경험들이 녹아난 캐릭터라고 해요. 처음부터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마음을 이 캐릭터에 녹여낸 거 같다고 하셨네요.
그리고 "마시멜롱"들은 처음에는 인간군상의 모습으로 딱딱하고, 부지런한 모습들을 상상하며 그렸는데 캐릭터의 성질을 바꾸자 싶었고, 그 결과
이런 캐릭터를 생각하고 이런 캐릭터에 맞게 유연하고 말랑말랑한 모습으로 마시멜롱들이 탄생했다고 해요.
팥빙수의 전설의 할머니 캐릭터도 처음에는 전통적인 할머니상, 희생적인 할머니가 캐릭터였는데, 꼭 그래야만 할까. 싶어서 자신의 할머니 캐릭터를 생각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는 거에요. 그래서 위에 사진처럼 독립적이고, 억척스러우면서도 지혜로운 할머니가 탄생했다고 해요.
특히 이파라파냐무냐무 캐릭터에서 '나무'들의 캐릭터 내용들까지 들으니 촘촘한 스토리에는 촘촘한 캐릭터가 있는거구나. 싶었고, 그림의 장치하나하나가 작가의 의도와 생각의 결과물이라는 걸 다시 느꼈어요. 근데 그걸 세세히 설명하지 않고 독자의 상상에 맡겨둔 것도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결과물들을 이야기 할 때는 쉬워보이지만 작가가 생각하고 상상하고 그걸 그림으로 녹여내는 과정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이었을까. 싶었고, 그 쉽지 않았은 과정들을 풀어서 다 보여주셔서 작가님이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도가 꽤 높구나라고 느껴졌습니다.
사전 질의에 대한 답을 해주셨어요.
- 요즘 인형작업은 하지 않고 있다.
- 가장애정하는 작품은 빨간열매. 15분만에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기에..
-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작품은 예전에는 슬픈 정서를 공유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무거운 주제들을 귀엽운 캐릭터와 밝은 화법으로 전달하고 싶다.
- 요즘은 쿵이가 영감의 원천이다.
- 어릴 때 꿈은 화가였다. 왜 화가였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신은 아버지를 굉장히 어려운 숙제와 같은 존재라고 느끼는데, 아주 어릴 때 "너 화가해봐라"라는 말이 마음에 콕 박혀있었던 거 같다. 그렇게 해서 아빠에게 칭찬받고 싶었던 거 같다.
- 어린이도서연구회와 같은 단체에 대한 생각은 사실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다. 나의 작품을 읽어주고 관심가져 주시니까
- '종이아빠'에서 아빠가 종이로 설정된 이유는 나의 아빠를 종이가 가진 특성(물성이 약하고 잘 찢어지는...)소위 '약한'아빠라고 생각하면 내가 좀 더 잘 아빠를 이해하고 품을 수 있을 거 같았다.
마지막으로 작가님과의 기념사진으로 2시간 20분간의 강의는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그림책작가님과의 만남이 처음이어서 강의 전개방식이 신선했고, 특히 첫 주제가 마음에 와닿았어요. 그림을 전공한 예술가였지만 본인 스스로에게도 울림이 있는 그림을 그리게 되기 까지의 그 과정이 저에게는 꽤 큰 인사이트를 주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 소개된 그림책 3권을 일전에 아이와 같이 봤었는데, 단순한 선과 전반적으로 심플한 분위기의 그림들인데 그 표정들이 매우 생동감있다고 느꼈었거든요. 오늘 작가님의 강의를 통해서 왜 그런지 알 수 있을 거 같았어요.
강의 기획하고 준비하신 경희부장님과 전반적인 사항 챙겨주신 진화회장님 애많이 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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