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종주에 도전했습니다.
갈 때마다 '힘들다- 고되다- 다음은 없다' 속으로 외치면서도 어째서 또 산을 찾는 것일까.
이번에도 남원에 도착하자마자 묘한 긴장감이 들어 '괜히 왔나, 할 수 있을까'싶었습니다.
근데 이 글을 쓰는 지금...벌써 지난 3박 4일이 그립습니다. 마치 꿈 같았습니다.
감탄을 부르는 풍경, 파도같은 바람 소리, 비에 젖은 풀냄새, 차가운 새벽 공기 모두 좋았습니다.
앞, 옆, 뒤로 함께 걷는 동료가 있으니 험준한 길도 든든했습니다.
부족한 만큼 의지했고 도움 받았습니다. 덕분에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즐거웠습니다.
# 배움
[다정함도 체력에서 나온다]
최근 피곤하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피로가 쌓인 것 같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멀리하기도 했습니다.
다정함도 체력에서 나온다고 했던가요? 체력과 타인을 대하는 태도 사이에 상관관계는 이미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입니다.
경험상 피곤하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상대에게 온전히 집중하기가 힘듭니다.
늘 퇴근 시간이 다 되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찾아오는 수정 님이 떠오릅니다. 어떤 날은 끝까지 잘 듣지만, 피곤한 날은 대충 흘려듣고 맙니다. 나중에서야 상대의 감정이나 상황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채 이야기를 마친 것 같아 마음에 남습니다.
지리산을 걸으면서도 느꼈습니다. 체력이 있어 내가 여유가 있을 때 자연을 온전히 누리고 다른 동료를 살필 수 있었습니다.
산에서도 현장에서도 여유가 있으려면 체력이 필수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당사자를 대하는 태도를 되돌아보며 실제로 나의 건강이나 컨디션에 따라 태도가 좌우되지는 않았는지 반성합니다.
체력이 없으면 마음먹은 일조차 제대로 하기 버거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나 자신과 타협했던 때가 떠올라 한동안 소홀했던 운동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 소망
[작은 것에 감동, 일상에 감사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산 위에서는 씻는 것, 먹는 것, 자는 것 모두 불편합니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수고 덕분에 가능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산에서는 간결해집니다. 몸이 가벼울수록 좋으니 짐을 싸면서도 덜고, 덜고, 또 덜어냈습니다.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구분하며 생각보다 적은 것으로도 지낼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반대로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지내도 괜찮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일상과 현장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고민과 갈등도 거대한 산 한가운데서 보면 사사롭게 느껴집니다.
내 삶도 산행처럼 가벼워지길 바랍니다.
불필요한 욕심, 걱정 덜어내고 작은 것에 감동하고 일상에 감사하는 사람이 되길 소망합니다.
# 감사
* 이지은 선생님
일정 내내 모든 동료를 두루 살피며 산행을 완벽하게 즐긴 지은 선생님!
어찌나 체력이 좋고 잘 걷는지, 뒤에서 감탄했습니다.
고마운 점이 많지만 특히 새벽 산행을 할 때, 중간에서 동료들을 챙기고 기운을 북돋아줘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저는 마음 놓고 길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는데 집중할 수 있었어요.
이번 산행에서 저는 다정하고 카리스마있는 동생을 사귀게 되어 참 좋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꼭 이름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지..지은아!
* 이지호 선생님
ㅎㅎㅎㅎㅎ....지호 선생님,
덕분에 이번 여행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가득합니다.
천왕봉에서 받은 시집 선물에 감동했어요~ 음절 하나하나 정성껏 읽을게요.
일정 내내 그 어렵다는 후미를 맡아주어 고맙습니다.
자신도 힘들텐데 뒤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해줬어요.
틈틈히 멋진 사진, 영상 남겨주어 고맙습니다.
덕분에 기억이 생생해요. 오래 추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영호 선생님
카메라만 들이대면 지친 기색 사라지고 포즈를 취하던 영호 선생님!
그 해맑음에 웃음이 났습니다.
둘째날에는 끝 없이 이어지는 돌계단을 앞에 두고 멈춰섰을 때
뒤에서 파이팅을 몇번이나 외쳐주었어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 다잡고 그 한 마디에 한 발 더 내딛었습니다.
마지막 날까지 동료들에게 포도당 캔디를 나눠주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포도당 캔디가 끊임없이 나와서 화수분인줄 알았어요.
* 이용호 선생님
용호 선생님!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전 일정 지친 기색도 없이 씩씩하게 걸었습니다.
오히려 땀에 흠뻑 젖도록 몸을 움직이는 일이 즐거워보였어요. 보는 제가 다 기분 좋았습니다.
새벽 산행 때, 선생님 덕분에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길이 헷갈릴 때마다 같이 찾아주고,
속도가 좋다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주고..^^;
출력 좋은 랜턴도 한몫 했습니다. 우리 합이 나쁘지 않았지요?
* 설지민 선생님
산행 초보라고 해서 염려했는데 마지막까지 누구보다 잘 걸었습니다.
첫날보다 둘째날, 셋째날 점점 산에 적응하며 더 잘 걸었던 것 같아요.
복지관에서 만나는 학생들과 지리산을 걸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단하다 싶었어요.
사회사업가가 자연을 누려보기도 하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 이유를 알겠습니다.
생각하는 바, 잘 이루어지길 바라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사진 예쁘게 찍어줘서 고마워요. 카톡 프로필로 했어요. 히히)
* 김단비 선생님
산행 내내 자기 속도를 유지하며 묵묵히 걷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남몰래 단비 선생님을 지표로 삼아 걸었습니다.
단비 선생님에게 맞추면 이상하게 잘 걷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 마음이 놓였어요.
산행 메이트로 잘 맞는 것 같아요ㅋㅋㅋ
함께 먹고 자고 걷다보니 단비 선생님의 몰랐던 모습을 많이 알게되어 좋습니다.
진중하게만 보았는데 호탕한 웃음소리가 정겹고 활기찬 성격이 유쾌했어요.
다음 산에서 또 만나요.
* 최해진 선생님
종주를 앞두고 함께 도봉산, 관악산 다녀왔지요. 각오를 다졌음에도 지리산이 쉽지 않았습니다.ㅜㅜ
참 많이 힘들었을텐데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줘서 고맙습니다.
천왕봉을 함께 오르진 못했지만, 그 새벽 배웅해줘서 고맙고 중산리에서 웃으며 맞아주니 반가웠어요.
선생님 얼굴보고 그제야 저도 안도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만나자마자 제 배낭도 대신 들어주었네요?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산에 가요. 잘 안내할게요.
* 권대익 선생님
동료와 후배를 위해 제육볶음 해주겠다고 전날 밤 집에서 늦게 출발했습니다.
세석대피소에서 만났을 때, 비와 땀에 젖은 모습보고 뭉클했어요.
며칠 전부터 양이 부족하진 않을까 신경쓰며 준비했을 모습 생각하니 그저 고맙습니다.
덕분에 든든하게 배 채우고 천왕봉에 올랐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의 권대장, 당신은 히어로...자랑스럽습니다. 정말...
* 박상빈 선생님, 장경호 선생님
후배 응원을 위해 먼 곳까지 일부러 오셨습니다.
박상빈 선생님은 이지호 선생님 곁에 남았고,
장경호 선생님은 로타리대피소까지 김밥들고 오셨어요.
듬직한 선배들 덕에 저희는 마음이 놓였습니다.
단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튿날 커피와 빵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지선주 선생님, 우가희 선생님
임세연 선생님, 이연신 선생님, 전유나 선생님,
서주찬 선생님, 임성희 선생님, 이지윤 선생님까지
용돈과 응원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지리산 종주를 따뜻하고 풍성하게 잘 누렸습니다.
첫댓글 진실 선생님, 매번 믿고 나서주어 고맙습니다.
지리산 종주 세 번! 와~ 놀랍습니다.
계속 후배 사회사업가들, 청년 사회사업가들 이끌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