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멀리 북한산 자락에 식당을 차린 친구가 있어 개업때도 못가보고 해서 친구도 만날겸
담날 일찍 북한산이나 오르리라 생각하며 공덕동 사무실에서 불광동 독바위역으로 향한다.
전날에 형님이랑 마신술로 인한 숙취도 있고해서 갈까 말까 망설이다 이래 안 가면 또 언제 갈까
싶어 통화를 하고 지하철에 오른다.
맘은 가볍게 쇄주한잔하고 근처 찜질방에서 자고 일찍 산을 오르리라 생각했는데 생각과 달리
친구랑 뚜꺼비를 날름날름 밤새 마셨다. 한잔 취하니 못생긴 아줌시도 이뿌게 보이네....ㅋㅋ
시간이 어느듯 새벽2시가 넘었다... 근데 찜질방이 수리한다꼬 문을 닫아 근처엔 잠잘만한 곳도
없다.
어쩔수 없이 새벽을 기다리느라 친구 식당앞에서 졸다 어스름한 새벽공기에 정신을 차려 근처
편의점에서 음료수 한병과 김밥천국에서 김밥2줄을 사서 비몽사몽 산을 오른다.
등산채비도 제대로 안갖추고 가는 산행이 얼마나 디지게 고생한다는걸 뼈저리게 느낀산행이다.
북한산 산행
언 제 : 2010년 6월 6일 일요일 오전 5시
어 디 서 : 은평구 독바위역에서
어 디 로 : 불광동 독바위역 -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사모바위 - 승가봉 - 문수봉 - 대남문 - 문수사 -
구기계곡 - 구기매표소 - 평창마을
소요시간 : 05시 출발 - 12시 30분 ( 7시간 30분 소요)
누구누구 : 비몽사몽 숙취에 혼자서
전날 친구가 일러준대로 아파트 현장을 따라 좁은 산길로 접어든다.
이길은 일반인들은 잘모른다고 한다. 처음 오르는 낯선 산행이라 기분은 묘하지만 그래도 새벽공기가
참으로 시원하다.
등산화와 스틱도 없이 오르는 산행이라 무릎에 많은 무리가 올것같아 좀은 걱정이 된다.
암릉을 타고 올라보긴 처음이다. 설에 17년을 살면서도 설산은 처음올라본다.
암릉으로 이루어진 산을 오르려니 나름 힘이 들지만 조망이 너무도 좋다.
어쨌든 무사산행을 하였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ㅋㅋ 내 눈에 담은 풍광만은 못하지만 똑딱이 풍광이라도
친구들과 나누고 싶어 올린다. 잘 감상하시길
날은 점점 더워오고 숙취로 인한 목마름에 처음의 즐건 산행기분은 간데없이 타들어 가는 목과 말라가는
입술로 인해 머리까지 어지럽다.
새벽 5시 출발이라 편하게 올랐다 내려오지 하고 편하게 오른다. 아직 술기가 남았다. 시작은 문수봉에서 주능선을 타고 밤골로 가려
했는데 중간에 체력고갈과 목마름으로 인해 문수사에서 구기계곡으로 하산했다.
새벽이라 아직 주위는 어스름하게 어둡다.
족두리봉으로 가는 초입 들머리다.
친구가 이 아파트가 입주를 해야 장사가 좀 될것같다고 울상이다. 우짜든지 잘 되야 할긴데 .....
샛길로 잘못올라 암릉을 겨우타고 초입에 들어서니 탐방로 안내판이 있다.
부산의 등로는 바닥이 뽀송뽀송한 길이 많구마는 거의가 암릉이 많고 바위길이라 트레킹화로는 발에 무리가 올거 같다. 스틱도
없는데 .......
멀리 불광동이 바라보이고 ? 연신내쪽인가?
족두리봉이다. 암릉이라 위험하다며 혼자 오르면 안된단다. 그래도 포기하긴 그렇고 이른새벽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올라온다.
조망이 너무 좋네 ㅋㅋㅋ
족두리봉에 오르니 벌써 정상에서 해돋이 사진을 찍느라 한창인 산객이 있다.
똑딱이로 일출을 찍는게 좀은 그렇치만 그래도 나름 한컷씩 찍어본다.
이제 정신도 좀 들고 향로봉을 향해 출발..... 아무래도 물이 부족할것 같아서 갈증이 많이 나지만 입술만 축인다.
돌아서 본 족두리봉. 겨울에는 오르기가 힘들것 같다. 내가 우찌 내려왔지? ㅎㅎ
가야할 향로봉과 비봉.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데 가는길이 두배는 족히 되는것 같아 벌써 힘이 든다.
향로봉이 200m 남았단다. 근데 1km는 족히 되는것 같아...와 이리 머노 ㅜㅜ
곳곳이 암릉이라 위험지대로 난간을 둘러 막아두었다.
2인이상 한조로 올라가고 헬멧과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단다. ㅜㅜ
이제 비봉으로 향한다.
좁은 바위도 지나고
눈빛이 누리끼리하게 갔다. 아직도 숙취에 안깬 눈에 얼굴은 퍼석하니 못봐주겠다.ㅎㅎㅎ 그래도 인증샷 한장
걸어온 능선을 돌아보며
이제 사모바위로 간다.
문수봉 가기전 청수동안문이 2km라는데 절대 믿지 마라 오르막이 장난이 아니다. 거의 죽는줄 알았다. ㅋㅋㅋ
비봉앞이다. 곳곳마다 위험표지가 있다. 하긴 사고가 참 자주 나니까.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안갈수는 없지.ㅎㅎㅎ
드뎌 비봉 정상이다. 여기엔 신라진흥왕순수비가 세워져있다. (비록 모조품이지만)
멀리 문수봉이 보인다.
비봉 정상에서 인증샷 ....
내려가는 암릉이 장난이 아니다......무시버라 ㅎㅎ
멧돼지 형상 바위가 있네 ..고놈 코는 잘 생겼구마...
지나온 비봉을 돌아보며 한컷
여기서 사모바위 - 문수봉 - 구기계곡까지 간다.
멀리 사모바위가 보인다. 근데 아직 갈길은 먼데 물은 떨어져가고 갈증이 나 죽을지경이다.
젊은 친구들이 단체로 산행와서 사모바위 밑에서 먹을거리를 잔뜩 펴 놓고 먹고 있는데 옆에서 쳐다보며 침만 삼키다.
오이를 먹는거 보니 갈증이 더욱 난다. 젊은친구 미안하지만 하나만 주구려 했더니 많이 드시란다. 그래도 체면에 한똥가리 입에
무니 너무도 시원하니 맛난다. 이리도 맛나게 먹어보진 못했는데..... 고맙다며 가면서 한개 더 묵고잡지만 입맛만 다시며 길을
재촉한다.
대남문까지 1KM란다. 이것 믿고 가다 참말로 뒈질뻔 했다. 얼마나 걸리죠? 물었더니 20~30분쯤요 하는말에 믿었다 오르막에 거의
죽었다. 자기는 내리막 내려온 시간으로 얘기 했는데 그걸 모르고 조금만 참으면 물 마실수 있다는 생각만으로....ㅜㅜ
운동화 신고 암릉타면 죽는다.... 발가락에 물집도 잡혀오고 쓰라린다. 무릎도 설설 충격이 오는구먼
이제는 암릉이 지겹다....힘이 드니까 좋은 풍광도 눈에 잘 안드네 ㅜㅜ
이제 물은 떨어졌고 죽을지경인데 문수봉이 200M란다. 여기서 완죤 낚였다. 도상 200M지 기실 거의 70도 경사는 되겠다.
목은 타고 거의 실신할뻔 했다. 내가 그래도 오르막은 제법 잘 오르는데.....
드뎌 올랐다. 거의 죽는줄 알았구만.... 염치 불구하고 아자씨한테 물이라도 한모금 적선하랄껄..... 산에서는 물 달라면 예의가
아니래서 참다 ...........ㅜㅜ
이제 대남문이 300M라니 조금만 더가면 문수사 절에서 물좀 마시겠거니 기대하면 간다.
대남문에 도착하니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저기 백운대로 갈려 했는데 물부족으로 체력도 고갈되고 문수사가 간다. 200m 남았다네...
드뎌 문수사에 도착했더니 물 부족으로 가져가면 안되고 한컵씩 아껴먹으란다. 오매~~~
하지만 이성을 잃을 지경인데 시원한 물을 내립다 6컵씩이나 연속으로 들이킨다. 앞으로도 2시간은 내려가야는디 눈질끈 감고
부처님전에 절한번하고 물병에 한통을 염치불구하고 담는다. 나무관세음보살~~~
조금은 아쉽지만 참고 구기계곡으로 하산한다. 등반소요시간을 물어보니 1시간 40분쯤 걸린단다.
아이고 지금 상태로는 2시간은 족히 걸리겠다....
내림길이 거의가 돌계단이라 무릎과 발바닥에 상당한 충격이 온다.
계곡에 들어가 발을 담궈고 싶지만 들어가면 벌금이 50만냥이란다. 아이고 부시버라..ㅜㅜ 물고기가 참 많았는데 안보이네 사진엔
드뎌 북한산 탐방센터 구기분소 도착이다. 구기계곡을 따라 지리하게 내려왔지만 계곡의 물을 보며 눈은 즐거웠다.
그래도 생각보다 구기계곡의 수량이 충분치 못하다...
뒷풀이 식당이 넘쳐난다. 혼자서 먹으려니 별로 내키지도 않아서 그냥 내려온다.
준비 부족 산행으로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좋은 풍광과 암릉 산행은 부산에서의 산행보다 더 좋았던것 같다.
설은 산행객들이 젊은층이 참으로 많고 이쁜 아가씨들이 넘쳐나는것 같아 담에 준비를 제대로해서 다시 산행하고 싶다.
담엔 북한산과 도봉산을 함께 종주를 하고싶다.
아쉬움이 남는 산행이었지만 정말 좋았던 산행이었다.
첫댓글 현식아 북한산이라 곳 덕에 구경 잘했다. 이 조시로 나가면 에베레스트도 곧 가겠네.그래도 나이가 있어니 조심하게.
수고많았고 산은 준비를 철저히 하고 올라가도 고생하는데 진짜로 무리했네, 나도 몇년전 새벽2시까지 술먹고 천황산 등산하다 죽는줄 알았구먼 거의 암릉은 네발로기어서 올라가고 점심은 속이안좋아 물만먹고 고생한기억이 나네요.
좋은 경험이었고 힘은 들었지만 정말 북한산 좋더만..... 부산과는 또 다른 차원이었으니까
한총무님 고생 많았수. 무릎 아프시면 연락주소 내가 관절 크림 하나 선물 할께.
간만에 보는 북한산 그립네...지겨운 돌빡,마사토에 암릉...나도 산에 갔다오면 무릅팍이 장난이 아니었네...
대단란 현식이나..그래도 산은 우습게 보면 안되요...준비를 철저이 하고 주취 산행은 금물..
산을 오늘만 오를게 아니잤니..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