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축과 수축은 때로 같은 의미로 때론 다른 의미로....일반 승마인이나..심지어 교관까지도 정확히 구별하지 않으며...같이 쓰거나 때로는 잘못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뒤에 이야기 할 extension과 연계하여) collection을 번역함에 있어서....번역자의 편의에의해 선택된 용어가 번역된 승마용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여러형태로 두루 혼용하여 쓰여진 것이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 왔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로 종종 오래된(?) 문헌에선 수축의 뜻으로 단축이는 용어가 더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예--단축 : 기수의 지시로 전진 자세에 있는 말의 상태를 말한다.) 마치 오래된 문헌엔 평보를 상보(常步=평보, 지금은 거의 사용안 함)라고 표시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말에 오르고 내림도 '상하마(上下馬)' 또는 '승하마(昇下馬)'를 섞어 사용합니다.
▶사전에 보면 상보와 평보는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상보(常步) : [명사] 일제 강점기에 승마대(乘馬隊)가 가장 느린 속도로 행진하는 보도(步度). 보통의 속보(速步)보다도 늦게 가는 보법(步法)으로 단축 상보(短縮常步)와 신창(伸暢) 상보가 있음---여긴 지금은 거의 안쓰는 '신창'이라는 용어가 나오네요.^^ *평보(平步) : [명사] 보통 걸음. 예) 평보로 10분쯤 걸리는 거리.
최근의 승마서들은 단축이라는 말보다 오히려 수축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상보가 평보로 대체된 것과 같이... 추측하건데 초기 한자시대로부터 전수된 승마기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영어시대의 승마기술이 널리 들어오면서 그렇게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단축이든 수축이든 collection을 번역함에 어려움이 숨겨진 용어라할 것입니다. 단축은 아마도 collected된 말의 발걸음이 짧아진 것을 보고... 수축이란 아마도 collected된 말의 모습(figure)이 오그라든 것처럼 보였기에... 그렇게 선택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단축이나 수축이 collection의 정확한 번역용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extension(신장)의 반대개념이 collection인데....collection의 원뜻은 무언가를 모은다는 뜻이지...수축이나 단축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수축은 영어로 contraction이라고 하지 collection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단축(短縮)은 reduction; shortening; condensation등으로 표현됩니다.
▶그렇다면 extension의 반대말로 contraction을 쓰지 않고 왜 collection라고 썼을까요?
그것은 아마 승마에서도 collection이 뭔가를 모은다는 의미로 쓰였을 것이고....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승마에서 정확한 개념의 collection은 말이 자신의 무게중심을 후구쪽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이동된 무게중심으로 인해 말의 전구는 가벼워지고, 그로인해 앞발은 다소 올라가듯 짧아지고(단축되고)...머리는 내려와 말의 자태는 오그라든(수축된) 것처럼 보여집니다.
이러한 collection에의해 미학적으로 발전된 발걸음이 passage이고 더나가 piaffe이며... 그 극단이 바로 'levade(앞발들기)'입니다.
따라서 발걸음이 짧아지는 것을 보고 단축이라고 표현하였다면... 많은 승마인중에는 천천히 가는 발걸음을 보고 단순히 이것(단축)으로 생각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다시말해 보통걸음보다 느리게 속보를 하였다면 단축속보를 하였다고 이야기하고..구보 역시 보통구보보다 느리게 구보하였다면 단축구보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생각에의해... 보통속보보다 빠르게 가면 신장속보를 하였다고 하고... 빠르게 구보를 하였다면 신장구보를 하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역으로 같은 이유에서....보통구보보다 빠른 구보를 신장구보라 생각하는 것에의해... 느린구보를 수축구보로 잘못알고 사용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단지 속도가 느려지고 빨라짐에따라.... "단축(수축)이다. 신장이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수축이나 신장은 고도의 승마기술입니다. 중급자들도 이루어내기 어려운 고급기술입니다. 응집된 힘이 느껴지지 않는 단순히 발걸음만 느려지는(slow) 것은 수축이 아닙니다. 발걸음(tempo)이 빠르고 느린 것에 대한 용어는 아직 없는 듯 합니다.
그냥 느리게 속보를 하였다면 "느린속보"라고 하고... 빠르게 속보를 하였다면 "빠른속보"라고 하여야 할 것입니다. 같은 의미에서 구보도 속도가 빠르고 느림에 따라.."빠른구보", "느린구보"라고 해야합니다. (이것을 '신장구보'나 '단축<수축>구보'라고 하면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오히려 대다수의 승마인 사이에서는 수축이라는 의미에서의 단축의 뜻은 많이 흐미해지고...느린 걸음에대한 용어로 단축이라는 말을 더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 천천히 가는 구보를 단축구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굳이 이를(천천히 뛰는 것을) 단축구보라 부른다면...이에 상응하는(빠르게 가는 것에대한) 용어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이에대응하는 용어가 없기에... 단축이라는 말을 조심스레 가려서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빠른구보"나 "느린구보"처럼 한글이 아닌 굳이 한자용어를 쓰고 싶다면... 개인적으론...그 의미에 가까운 "가속구보/신속구보"나 "감속구보/늦장구보"같은 용어가 더 걸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승마장에서 누군가 "말을 그렇게 빨리 보내지 말고 단축구보로 보내!"하고 말한다면.. 단축구보가 아니라 "감속(느린)구보겠죠~!" 하며 고쳐보세요.
▶마지막으로 신장에 대해서...
사전에서 신장의 한자를 살펴보면...
(사)伸張 : 물체(物體), 세력(勢力)ㆍ권리(權利) 따위를 늘이어 넓게 펴거나 뻗침 (사)伸長 : 길이 힘 따위를 늘림. 길게 늘어남 (사)身長 : (사람의)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