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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가권법 三大門 太極拳, 形意拳, 八卦掌에 대한 탐색
김용수*․박기동․김택호(강원대학교)
국문초록
이 연구는 중국 내가권법(內家拳法)의 특성 및 배경과 응용 기술 형태를 살펴봄으로써 중국 내가권법의 지식 체계를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내가권법의 3대문(三大門)을 탐색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태극권(太極拳)은 소림권(少林拳)을 모태로, 하남성(河南省) 진가구(陳家溝)에서 진씨 일족인 진왕정(陳王庭)에 의해 창시된 내가권이였다. 둘째, 형의권(形意拳)은 산서성(山西省), 하북성(河北省)의 대표적인 무술로, 희제가(姬際可)가 전한 심의육합권(心意六合拳)을 몇 대 걸쳐 이낙능(李洛能)이 이어 받아 ‘형의권(形意拳)’이라 명명한 권법이었다. 셋째, 팔괘장(八掛掌)은 북경(北京)을 중심으로 전해온 북파 권술의 일종으로, 동해천(董海川)에 의해 창시되었다. 넷째, 내가(內家) 계열의 무술은 기공(氣功), 도인술(導引術), 양생술(養生術), 건신술(建身術) 등과 유사한 의미로 건강 및 의료체조와 관련된 수련 방법이 무술에 적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섯째, 내가권법(內家拳法) 삼대문(三大門)은 태극권에서 시작하여, 형의권(形意拳)의 기법을 습득하고, 형의권(形意拳)을 배운 사람은 팔괘장(八掛掌)을 숙달함으로써 내가권의 전용(全容)을 알게 되는 일종의 유형이 있었다.
※ 핵심어; 중국, 내가권법, 태극권, 형의권, 팔괘장
Ⅰ. 서론
우리가 알고 있는 제도나 사물들은 모두 역사의 구성체이다. 굳이 기원(起源)에 집착한다는 것은 결국 국수성(國粹性)을 강조하는 민족주의의 오류에 빠지게 되지만, 모든 것은 만들어진 때가 있다. 하지만 민족국가가 탄생하고 민족이 역사를 구성하는 주요 단위가 된 지금은 도리어 그 기원을 올려 잡는 것이 미덕이 되었다.
고대부터 동양무술은 속성상 자기가 만든 투쟁기술을 다른 파(派)의 사람들로부터 숨기고자 하는 극단적인 혹은 신비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또는 적과 싸우기 전부터 적에게 공포를 주거나 자파(自派)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과대 망상적인 혹은 허구성의 전설적인 기원설을 주장하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예는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에서도 같은 경우가 있다(內臟式官, 1994, 안용규, 2000: 14).
중국무술(中國武術)은 그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원래 개인 단위로 수련되어 오다가 집단화되기 시작했고, 명대(明代)에 와서 문파(門派)로 서서히 확립되어졌다. 중국무술(中國武術)은 명·청대(明·淸代)에 이르러 최고로 발전하여 많은 유파들이 등장하고 대가들이 배출되었다.
중국무술(中國武術)의 문파나 권법(拳法)을 구체적인 기법 설명으로 나타낸 기록으로는, 명대(明代) 당순지(唐順之)의 『무편(武編)』과 척계광((戚繼光)의 『기효신서(紀效新書)』, 모원의(茅元儀)의 『무비지(武備誌)』, 정약증(鄭若曾)의 『강남경략(江南經略)』 등이 있다. 당순지(唐順之)의 『武編』을 보면 전권(前卷)에 창술, 권법, 검술 등 각종 무술의 이론과 실제에 대한 17편이 있다. 권법에 대한 서술은 그 당시 중국에서 행하던 문파의 소개에서 그치지 않고, 기법 및 특징과 내용까지도 상세히 설명하였는데, 온가장타(溫家長打), 칠이행착(七二行着), 이십사권퇴(二十四拳腿), 삼십육합두(三十六合頭) 등 기록이 있어 장권(長拳)과 금나술((擒拿術) 등의 명칭이 나타내고 있다. 『기효신서(紀效新書)』에 기록하고 있는 권법의 문파를 살펴보면 송 태조 32세 장권(宋 太祖 三十二勢 長拳), 육보권(六步拳), 후권(猴拳), 화권(華拳) 등이 나온다.
명대(明代)의 권술(拳術)에는 ‘소림(少林)’․‘무당(武當)’ 두 파(派)가 ‘외가(外家)’‧‘내가(內家)’로 구분되어 있으며, 청대(淸代) 권술에는 남파(南派)·북파(北派)의 구분이 있었다. 그 중 ‘무당파(武當派)’의 문호는 전설 속에서 내가권법(內家拳法)의 창시자로 불리 우는 장삼봉(張三峰)을 종사로 모셨는데, 무당파는 힘과 힘찬 동작을 앞세운 소림파와는 달리 정중동의 내면적 공력 상태에서 적의 강한 무력을 제압한다. 장삼봉(張三峰)의 뒤를 구천근(歐千斤)—변징(邊澄)—장송계(張松溪) 순으로 3대에 걸쳐 계승하였다(전형준, 2004: 12). 그러나 소림(少林)을 외가로 무당(武當)을 내가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소림사(少林寺)는 불법(佛法)을 받드는 수행의 장소로 박인(博人)의 공격 무술이 될 수 없으며, 소림선공(少林禪功)에 속하는 세수공(洗髓功)과 선공의 보조인 역근법(易筋法)도 역시 내양(內養)의 도가공부(道家功夫)가 되며(朴淸正 註解, 2007: 677), 어느 문파(門派)의 무술에서나 내양(內養), 내단(內丹), 양생(養生)은 무술 수련의 본체(本體)가 되므로, 외공·내공·경공·동공·정공 등은 골고루 안배되어 완전히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중앙국술관(中央國術館)의 편심처장(編審處長)을 지낸 당호(唐豪)는 그의 저서『소림무당고(少林武當考』에서 소림(少林)과 무당(武當)이 날조된 전설을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초의 중앙국술관에 두었던 소림문(門長 王子平)과 무당문(門長 高振東)은 폐지하고 대신 제1과, 제2과, 제3과로 바뀌었다(김용수, 박기동, 강종학, 2010: 96).
달마대사(達磨大師)가 6세기경 중국 무술을 창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달마대사(達磨大師) 조차도 중국 선불교에서 만든 허구적인 인물이라는 주장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종래에는 11세기 정리된 전승 설화 외에 그의 전기나 사상 등이 불분명하였으나 20세기 들어와 돈황(敦煌)에서 발견된 어록(語錄)에 의해 벽관(壁觀)으로 일컬어지는 독자적인 선법과 제자들의 문답이 확인되어 그 실상이 밝혀졌다(우봉규, 2008: 17).
이와 관련하여, 이진수(2003: 321)는 “나는 달마가 창시했다고 체육사 교과서에 기재되었던 쿵푸(工夫)란 중국의 의료체조가 사실은 도인법이었다는 것을 밝혔다.”고 적고 있으며, 장민·김동규 (2010: 26)는 “소림무술의 창시는 어느 한 사람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니라 특정된 역사적 환경아래 소림승인들이 각 무술파의 장점을 섭취하여 기초를 닦은 후 이를 바탕으로 점차 종합하고 발전시킨 산물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했으며, 김용수(2010: 101)는 “현재 소림무술로 나누는 무술이 전부 소림사 안에서 소림승에 의하여 전승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소림무술은 하남성 등봉현 일대에서 민간인 사이에 전해진 권법 등이 소림무술로 분류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김용수, 2010: 101) 또한 “소림사를 대표하는 무술은 권법(拳法)보다는 봉술(棒術)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소림사에서 곤법(棍法)이 창시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소림사로 들어간 것이 틀림없다.”(박기동, 김용수, 2012: 47)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달마대사(達磨大師)가 창시하였다고 일컬어지고 있는 것을 소림파(少林派) 권법이라고 칭하고, 별칭(別称)을 외가권(外家拳) 또는 강권(剛拳), 경권(硬拳)이라고도 한다. 소림권(少林拳)에 대하여, 힘을 빼고 신체를 부드럽게 움직이는 권법을 유권(柔拳) 또는 금권(錦拳) 등으로 칭하며, 별칭(別称)을 내가권(內家拳)이라고도 하여 태극권(太極拳), 형의권(形意拳), 팔괘장(八卦掌), 금장권(錦掌拳), 태조장권(太組障拳), 비종권(秘宗拳) 등이 이 계통에 속한다. 이 유권법(柔拳法)을 대표하는 삼문파(三門派)인 태극권(太極拳), 형의권(形意拳), 팔괘장(八卦掌)을 내가권법(內家拳法) 삼대문(三大門)이라고 총칭하고 있다.
내가권(內家拳)의 명칭은 명말(明末) 청초(明初)의 대유학자 황종희(黃宗羲)가 지은 『왕정남묘지명(王征南墓志銘)』에 처음 나온다((周偉良 編著, 2003: 86). 그의 아들 황백가는 왕정남(王征南)에게 내가권을 배웠는데, 황백가는 『내가권법(內家拳法)』이라는 책도 저술하였다(한병철, 한병기, 2008: 48). 내가권은 구조적으로 소림사의 외가권에 대비하여 쓰는 말이지만 소림사의 권법은 출가(出家)를 하고 배워서〈沙門方外〉외가권이라고 칭하고, 그 반대로 속세에서 배운다〈和光同俗〉고 해서 내가권이라 하기도 한다.
무술사(武術史)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청대(淸代) 이후 이제까지 명대(明代)의 무술과 구별하기 위해 총칭한 내가권(內家拳)의 출현은 명대(明代)에 소림권(少林拳)으로 종합된 무술의 새로운 발전이라고 본다. 소림의 무술은 그 종지(宗旨)가 심신을 승화시키는 불법(佛法)의 수양을 근본으로 삼기 때문에 무단(武壇)의 중심이 되었고 각종 무술 발전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중국 내가권법(內家拳法)을 중심으로 특성과 배경 및 응용 기술의 형태를 살펴봄으로써 중국 내가권법(內家拳法) 삼대문(三大門)의 지식 체계를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중국무술 관련 문헌, 그리고 필자의 졸고(拙稿) 「중국 내가권법과 외가권법에 대한 스포츠인류학적 탐색」과 관련된 내가권법의 심층적 후속 연구 논문이다. 그 연구를 토대로 중국 내가권법에 대한 필자의 무지함과 잘못된 연구, 왜곡된 부분들을 수정 보완하는 논문이 되기 위하여 본 논문의 주제와 관련된 국내 보고서 등의 검토를 통해 가장 객관성 있게 탐색하고자 노력하였다.
Ⅱ. 내가권법(內家拳法)의 삼대문(三大門)
중국 권법(拳法)을 기술상으로 구분하면, 외가권법과 내가권법으로 나눌 수가 있다. 외가권(外家拳)은 강권(剛拳), 경권(硬拳)이라고도 일컬어지며, 움직임은 직선적으로 격렬하게 주로 골격이나 근육 등, 외면적(外面的)인 것을 단련한다. 이것에 대하여 내가권(內家拳)은 유권(柔拳)이라고도 일컬어지며, 내장이나 감각, 정신 등 내면적인 것을 단련한다. 즉 무술 단련은 강유(剛柔)를 상제(相齊)하여 신체를 철석같이 단련하는 공부인데, 단련하는 기법의 형태와 특징에서 외공(外功)과 경공(硬功), 동공(動功)을 위주로 단련하느냐 아니면 내공(內功)과 연공(軟功), 정공(靜功)을 위주로 단련하느냐에 따라 외가(外家)·내가(內家)로 구분하는데, 근력과 같은 외력을 주로 활용하는 문파에 대표적인 외가권법으로는 소림권이며, 호흡과 단련을 통해 얻어지는 경(勁)이라는 내적 힘을 사용하는 무술 문파(門派)로 태극권, 형의권, 팔괘장과 같이 동양사상의 체계로 정리된 권법을 일컬어 내가권법(內家拳法)이라고 한다(이성동, 김주화, 김산, 2008: 295).
1. 태극권(太極拳)
중국 무술의 정통 비권(秘拳)인 태극권(太極拳)은 현재 하남성(河南省) 온현(溫縣) 진가구(陳家溝)에서 각지(各地)로 전파하여 지금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 권법(拳法)이다. 태극권의 원류나 창시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說)이 있으나 중국의 무술 고증가 당호(唐豪)가 진가구 9대인 진왕정(陳王廷)의 창시설을 강조하여 진가구(陳家溝)의 ‘진씨태극권(陳氏太極拳)’이 알려져 있다. 『소림무당고(少林武堂考)』에 ‘태극권(太極拳)은 명나라 말기 청나라 초기 사이에 하남 진가구의 진왕정(陳王廷, 1066∼1668)이 제일 먼저 진씨 태극권을 창조하였고, 지금까지 그 역사가 이미 300년이 된다.’(邱丕相, 2008: 132)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장삼봉(張三丰)에서 『태극권경(太極拳經)』을 쓴 왕종악(王宗岳)으로 이어지는 이전의 역사와 진씨 태극권 15대 조사인 진흠(陣鑫)에 의해 오늘날의 이론과 논리가 정립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이찬, 1992, 류병관, 2004: 51). 이는 태극권의 이론 체계를 수립하고 건강과 무술이 조화된 가치를 논리적으로 세운 것이 15대 진흠(陳鑫) 조사 때의 일이라고 해서 그 이전의 태극권에는 그러한 가치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동시에 그 이전에 어떤 맥락과 가치가 숨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진흠(陳鑫)의 해석을 빌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당호(唐豪)가 정리한 『중국무술사(中國武術史)』가 옳든 그르든 가장 공식적인 해석으로 인정되고 논외의 역사들은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청대(淸代)에 무술이 고도로 발달하게 된 데에는 진가구(陣家溝)의 태극권(太極拳)의 영향이 많은 듯하다. 이는 왕종악(王宗岳)이 쓴 『태극권보(太極拳譜)』와 창법(槍法)의 극의(極意)를 전하는 오수가 쓴 『수비록(手臂錄)』의 상세한 기록에서 볼 수 있다.
현존하는 태극권은 진가구(陳家溝)에서 행해지던 것이 그 원형으로 현대 태극권의 모습이 완비된 후에 차츰 외부로 전파되고 보급이 확산되어 오늘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진가구(陳家溝)에서 근대 태극권이 정립될 때 물론 이론적 정비는 모두 되어 있었다. 다만, 보다 세련되고 보다 체계적인 이론 체계는 모두 되어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태극권의 분화, 발전하는 과정 중에 진가 태극권에서 정립한 대가·소가라는 기본 하에서 각 파의 형성과 발전에 상호 영향을 주었으며 부단히 타류 무술의 영향을 흡수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지동철, 2006: 84-85).
태극권(太極拳)은 그때 양명법(養命法)으로써 보급되었다. 그러나 태극권은 원래 심원(深遠)한 원리를 그 기저로 하고 있고, 다채로운 기법을 전개하는 북파(北派) 권술(拳術)의 명문(名門)이다. 권법(拳法)이라고 하는 것이 곧 생명(生命)을 키우고 보존하는 법(法)이 된 것이다. 따라서 수많은 중국의 권법(拳法) 중에서도 유달리 태극권(太極拳)은 오늘날까지도 소림권(少林拳)과 더불어 정통적인 중국 권법으로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현재는 부드러운 동작으로 단지 건강법 정도로 알려있는 태극권(太極拳)이지만, 청(淸) 나라 말기 황제의 시위대가 익힐 정도로 실전성에서도 뛰어난 무술이다. 또한 여러 유파(流派)의 태극권(太極拳)이 있지만, 그 중 원조 격인 진가 태극권은 강한 공격력으로 그 이름이 높다. 청말(淸末) 북경에서 진출한 양노선((楊露禪)으로 부터 시작한 양가(楊家) 태극권(太極拳)은 부드러운 동작으로 공방의 기격보다는 양생을 위한 기공과 같다는 전반적인 태극권(太極拳)의 이미지를 만들게 되었다(이성동, 김주화, 김산, 2008: 297).
오늘날 태극권 권법은 ‘간화 태극권((簡化 太極拳)’의 보급에 의해, 무술의 중국 권법보다 의료 체조의 효과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태극권법만이 건강 요법으로 생각되고 있는 것은 아니며, 내가권(太極拳) 그 자체에 의료 효과가 있다. 또, 중국 고래(古來)부터 동양 의학의 원리에 근거를 둔 내가권법은 자세나 그 동작과 단련법과 연관되는 내용 중에서, 양노선(楊露禪)의 손(孫)에 해당하는 양등포(楊登浦)는, 10개 조에 걸친 기본 요령을 남기고 있다. 양등포는 의료 보건으로 태극권을 정의한 사람으로, 우리의 정좌법(靜座法)이나 단전법(丹田法) 등에도 통하는 것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이상의 태극권을 살펴보면, “태극권은 소림권(少林拳)을 모태로, 진가구에서 진씨 일족에 의해 창시된 내가권일 뿐이다.”(한병철, 2005: 151)는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은 있다. 태극권은 명나라 말기(1644년 경) 하남성의 온현에서 행해졌는데, 청의 강희 이전부터 심의권(心意拳)이 소림사가 있는 하남성(河南省) 등봉현(登封縣) 일대에서 전해진 사실로 보아 시대적으로도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어느 기법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의 여부를 현재로서는 불분명할 뿐이다. 태극권(太極拳)은 명 나라 때의 『기효신서(紀效新書)』에 있는 기법의 명칭을 거의 대부분 흡수하여 명칭 상으로는 타문파와 비슷할 수 있으나 기법이 서로 상이한 것으로 보아 개인 대 개인과의 교류에 의하여 혼합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본 논문에서 소개할 태극권(太極拳)은 초보자들에게 배우기 쉽도록, 또 체육무술로써 신체를 단련하는 목적에서, 중화인민공화국에서 편성된 것이다. 이 간화 태극권(簡化 太極拳)은 8조 24기의 동작으로 되어 있다.
간화 태극권
1. 기세(起勢) : 기(氣)의 흐름을 일으키는 것. 즉 행동을 시작하는 자세라는 뜻.
제1조(第一組).
2. 좌우 야마분종(野馬分鬃) : 큰 평원을 말이 자세를 낮추고, 갈기를 바람에 휘날리면서, 오른쪽, 왼쪽으로 달리는 모습이라는 의미이다.
3. 백학량시(白鶴亮翔) : 백학이 날아오를 때의 날개를 퍼덕이는 동작과 비슷하다는 의미.
제2조(第二組).
4. 루슬요보(楼膝拗步) : 무릎을 내면서, 상대의 역찌르기 공격을 바꾼다는 의미.
5. 수휘비파(手揮琵琶) : 양손으로 비파를 품었다는 의미.
6. 좌우도권굉(左右倒捲肱) : 양팔을 거꾸로 감으면서 쓰러뜨린다는 뜻.
제3조(第三組)
7. 좌람작미(左攬雀尾) : 공작의 꼬리가 왼쪽으로 회전한다는 의미.
8. 우람작미(右攬雀尾) : 공작의 꼬리와 같이 허리를 우회전한다는 뜻.
제4조(第4組)
9. 단편(單鞭) : 가죽 채칙을 크게 흔들어 올린다는 뜻.
10. 좌운수(左雲手) : 양손으로 구름을 좌우로 헤치듯이 움직이는 의미.
11. 단편(單鞭) : 가죽 채칙을 크게 흔들어 돌린다는 뜻.
제5조(第五組)
12. 고탐마(高探馬) : 어둠 속에서 뒤져서 안장의 위치를 확인한다는 의미.
13. 우등각(右蹬脚) : 오른 발을 내 디디고, 적을 차 올린다는 뜻.
14. 쌍봉관이(双峰貫耳) : 양손의 주먹으로 상대의 양 귀를 뚫도록 공격하는 것을 의미.
15. 전신좌등각(転身左蹬脚) : 몸을 돌려 왼발로 적을 찬다는 의미.
제6조(第六組)
16. 좌하세독립(左下勢独立) : 왼쪽 아래쪽에서 낮게 신체를 내렸다가 일어선다는 의미.
17. 우하세독립(右下勢独立) : 아래쪽에 신체를 내렸다가 일어선다는 의미.
제7조(第七組)
18. 좌우천사(左右穿梭) : 베틀 기계가 움직이듯이 좌우로 재빨리 움직이는 것.
19. 해저침(海底針) : 깊은 물 속에서 어침(魚針)을 줍는다는 의미.
20. 섬통비(閃通臂) : 어깨의 깊이에서 팔을 통과시켜 순간적으로 기력을 낸다.
제8조(第八組)
21. 전신반란추(転身搬攔捶) : 신체를 한 바퀴 돌려, 적의 공격을 뿌리쳐 차단한다는 의미.
22. 여봉사폐(如封似閉) : 상대를 봉하듯이 막는다는 의미.
23. 십자수(十字手) : 양손을 십자형으로 모아 받는다는 의미.
24. 수세(收勢) : 기식(氣息)을 다스린다는 의미.
태극권의 응용 조수(組手)
야마분종(野馬分鬃), 백학량시(白鶴亮翅), 루술요보(楼膝拗步),수휘비파(手揮琵琶), 도권굉(倒捲肱), 좌람작미(左攬雀尾), 우람작미(右攬雀尾), 단편(单鞭), 운수(雲手). 고탐마(高探馬), 우등각(右蹬脚), 쌍봉관이(双峰貫耳), 좌우천사(左右穿梭), 좌하세독립(左下勢独立), 섬통비(閃通譬), 전신반란추(転身搬攔捶), 여봉사폐(如封似閉), 십자수(十字手)
종래의 태극권의 기(技)는 88형으로 되어 있었는데, 중국 8억의 민중에게 친숙하게 되어 있는 간화 태극권(簡化 太極拳)은 8조 24형으로 정리 통합되어, 현재 중국 전국에 보급되어 있다.
2. 형의권(形意拳)
형의권(形意拳)은 악비(岳飛)의 권이라고도 일컬어지며, 삼국사에도 등장하는 남송(南宋) 초기의 무장, 악비(岳飛: 1103~1141)를 창시자라고 전하고 있는데, 문헌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명(明) 말기부터 청(淸) 초기(1660년 경)에 남서성 포주 사람이었던 희제가(姬際可)부터이다(邱丕相, 2008: 134).
형의권(形意拳)은 대표적인 산서성(山西省), 하북성(河北省)의 무술로, 명(明) 나라 말에서 청(淸) 나라 초기에 산서성 지역의 기인(旗人: 만주인)인 희제가(姬際可)가 전한 심의육합권(心意六合拳)을 몇 대 걸쳐 이낙능(李洛能)이 이어 받아 ‘형의권(形意拳)’이라 명명한 권법이다(한병철, 2005: 166)라고 언급하고 있으며, 형의권(形意拳)은 청조(淸朝) 초기의 사람인, 산서성(山西省)의 희륙풍에 의해 창시되었는데, 희륙풍(姬陸風)은 창(槍)이 능숙한 사람으로, 평소에 호신법(護身法)으로써 창(槍)의 원리를 권법으로 응용하여 형의권(形意拳)을 생각해냈다는 설(說)도 있다.
1856년 전후로부터 이낙능(李洛能)은 형의권을 제자들에게 전수했는데, 유명한 제자로는 곽운심(郭雲深), 유기란(劉奇蘭), 송세영(宋世榮), 이태화(李太和) 등이 있다(한병철, 2005: 268).
본래 형의권(形意拳)은 심의권(心意拳)이라고 쓰여져 있다. 형(形)과 심(心)은 중국어에 있어서 발음이 비슷하고, 형(形)과 심(心)을 함께 겸비한다는 의미에서 형의권이라고 쓰여진 것 같은데(邱丕相, 2008: 134), 실제로는 태극권과 마찬가지로 의(意)를 중시한다. 그러나 소림 무술의 심의권은 하남성의 가숙망(賈淑望)이 청나라 강희·건륭(乾隆: 1736〜1795) 사이에 소림사에 있으면서 무술을 배워 때때로 정리하여 자손들에게 전했던 것으로 그 내용이 풍부하고 기법이 다양하며, 실용적인 가치도 있다. 태극권(太極拳)의 질차 또는 질분이라는 자세는 심의권(心意拳)의 하식과 깊은 관계가 있다. 태극권(太極拳)의 금강도대와 심의권(心意拳)의 금강도대도 거의가 일치된 동작이다. 따라서 심의권(心意拳)과 심의육합권보, 태극권 등의 시대적 배경과 기술의 변천 또는 인용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본 논문의 형의권법은, 형의 오행권((形意 五行拳)과 형의 오행 연환권이다. 형의권(形意拳)의 내용으로는 다른 각종의 형이 있는데, 오행권과 오행 연환권은 현재 일반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필승권이라고 일컬어지는 기본 기법이다. 이 기본 기법은, 그 움직임만을 보면 무척 단순하여 위력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수(組手)를 실시하여 보면 놀라울 정도의 위력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형의 오행권(五行拳) 기본형(基本形)
1. 벽권(劈拳) : 벽에 못을 쳐 박듯이 찔러 쳐부수는 권(拳)이라는 뜻.
2. 찬권(鑽拳) : 날카롭게 직선적으로 관통시키거나 자르는 듯한 주먹.
3. 붕권(崩拳)-붕권(崩拳)의 응용 조수(組手) : 산조차 찔러 무너뜨릴 정도의 주먹이라는 뜻.
4. 포권(炮拳)-포권(炮拳)의 응용 조수(組手) : 대포의 탄환이 차차 연속 폭발하는 듯한 권(拳)이라는 뜻.
5. 횡권(橫拳)-횡권(橫拳)의 응용 조수(組手) : 문자 그대로 옆으로 치는 형의(形意) 독특한 권.
형의 오행 연환권
형의 오행 연환권은기본 오권(五拳)의 연속된 형(단독 연무)이다. 즉, 그 기술은 형의 오행권(벽권(劈拳), 찬권(鑽拳), 붕권(崩拳), 포권(炮拳), 횡권(橫拳)의 중심이 되는 움직임과 간화를 태극권과 같이 연속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형의 오행권, 형의 십이형권 등과 마찬가지로 옛날부터 형(形)을 바꾸지 않고, 오늘날 일반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5행 연환권 외에 별파(別派)로는 오행 상생권(相生拳), 오행 상극권(相剋拳), 사파권(四把拳), 팔세(八勢), 십이흥추(十二紅捶), 잡식추(雜式捶) 등이 있다.
형의권의 응용 조수(組手)
벽권(劈拳), 찬권(鑽拳), 붕권(崩拳), 포권(炮권), 횡권(橫拳)
형의권법(形意拳法)이 내가권으로, 세상에 퍼지게 된 것은 이와 같은 시대적 원인은 격투 무기법(武技法)으로써, 젊은 귀족들에게도 충분히 만족을 줄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따라서 명대(明代)의 기법에 없는, 더욱 강력한 무기(武技)로써 선택되어진 것이 형의권이다. 즉 태극권 무기의 입문 과정을 통달한 사람에게 적합한 것으로써 선정되어진 것이다.
3. 팔괘장(八卦掌)
팔괘장(八卦掌)은 청조 말기 숙친왕부(肅親王府) 호원(護阮) 총책이자였던 동해천(董海川, ?-1880)에 의해 창시되어 베이징을 중심으로 전해온 북파 권술의 일종이다(이성동, 김주화, 김산, 2008: 295).
팔괘장(八卦掌)이 천하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동해천(董海川)이 숙왕부(肅王俯) 무술지남(武術指南)이 된 후이다. 팔괘장도 내가권으로서 규정되어진 이전의 원류(源流)는 있지만, 음양팔반장(陰陽八盤掌), 팔반장(八盤掌) 등은 그 후 쇠퇴하고 유실되어 버렸다. 동해천(董海川)은 소림사에서 승(僧)이 되어, 소림사 승려 중에서도 권법의 달인(達人)으로 이름이 높았다. 동해천(董海川)은 소림사(少林寺)에서 운수(雲水)가 되어 각지를 돌아다니다 북경에 왔을 때, 청(淸)나라 귀족이 중국 각지의 무기를 모으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거기에서 동해천은, 숙왕부(肅王府)에 무술 지남(指南) 역(役)으로 취직했던 것이다. 그 때 하북성 창주에 유덕관(劉德寬)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청조(淸朝) 근위병에게 무술 지도를 하고 있던 창술(槍術)의 달인(達人)이었다. 유덕관은 긴 창이 특기로, 일찍이 시합에서 진 일이 없었다. 동해천(董海川)이 팔괘장의 기(技)를 숨기고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팔괘장의 기(技)란 무엇인지, 황제나 중신 사이의 화제가 되고 있었다. 이에, 근위병의 무술 지도를 하고 있던 유덕관과 시합을 겨루게 하였다. 시합에 패한 유덕관은, 창술(槍術) 외에 육합권(六合拳) 등을 습득하여 동해천(董海川)의 제자가 되어, 팔괘장(八卦掌)을 배웠다고 전해진다.
팔괘장(八卦掌)은 처음에 단순히 ‘전장(轉掌)’이라고 불렀으나 후에 주역의 이론을 첨가하여 팔괘장이 되었다(한병철, 2005: 180). 주역(周易)의 팔괘 사상에 의한 팔괘장 기법의 체계는 8가지의 기본 장법이 있는데, 각 장법마다 8가지 변화를 포함한 독특한 품격을 가지고 있으며, 태극권, 형의권과 함께 내가권법으로 유명한 무술이다(이성동, 김주화, 김산, 2008: 295). 동해천(董海川)은 70명에 이르는 제자를 남겼는데, 그 중 유명한 권사(拳師)로는 윤복(尹福), 정정화(程廷華), 양진포(梁振浦), 마유기(馬維祺), 유풍춘(劉風春), 송장영(宋長榮), 사계동(史計棟), 번지용(樊志勇), 이존의(李存義) 등이 있다(한병철, 2005: 19)
1800년대 초기, 이미 팔괘장(八卦掌)에 대해 역사 서적에 등장하였다. 1900년대에 일어난 의화단 사건으로 유명한 의화권은 직접적으로는 팔괘장(八卦掌)의 분파 이괘권(離掛拳)에서 발생한 것이라 한다.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명대(明代)의『권경(拳経』에 ‘팔섬번(八閃番)’이라는 유파명이 보인다(박기동, 김용수, 강종학, 2011: 62). 이런 것이 현재 유전하는 팔괘장(八卦掌)과 동일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현대의 팔괘장(八卦掌)은 근대 팔괘장의 개조로 되어 있는 동해천(董海川)이 북경에서 무명(武名)을 올린 후에 수많은 달인을 세상에 보내어, 마침내 태극권(太極拳), 형의권(形意拳)과 함께 내가(內家) 삼대 명문(名門)이 되기에 이르렀다.
본 논문(論文)에서 소개할 팔괘장(八卦掌)은 8기본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직(組織)이 변화하는 과정에 의해 64수의 기법(技法)이 발생하게 된다.
팔괘장의 8기본형
1. 단환장(單換掌) : 옆으로 양손을 펴고 선회(旋回)한다는 의미.
2. 쌍환장(双換掌) : 상중(上中)의 2단(二段)에 손바닥을 펴고 그것을 뚫으면서 반신한다.
3. 상하환장(上下換掌) : 소리개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듯이 손바닥을 위로 올리고, 반신(反身)하여 위쪽으로 뚫고 일어날 듯이 몸을 숙이고, 조용히 못에 있는 물고기가 수면으로 떠 오르듯이 아래에서 적을 처치한다는 뜻.
4. 황룡반신(황룡반신(黃龍反身) : 신체를 용의 몸처럼 비틀어 옆에 추장(推掌)을 한다. 황룡(黃龍)‧적룡(赤龍)‧흑룡(黑龍)‧백룡(白龍)의 네 가지 형(形)이 있다.
5. 백사토신(白蛇吐信) : 반신(反身)하면서 숲속의 흰 뱀을 찾는다는 의미.
6. 대붕전시(大鵬展翅) : 한번 날면 구만리나 난다는 대붕(大鵬)이 창공을 크게 유유하게 활공하면서 좌우로 번신(翻身)한다는 의미.
7. 백원헌도(白猿献桃) : 하얀 원숭이가 양손으로 복숭아를 헌상하기 위하여 내미는 것. 사자가 큰 구술을 안고 있는 모습이라는 뜻.
8.팔선과해(八仙過海) : 8명의 선인이 소용돌이 치는 큰 바다에서 배를 띄운다는 의미.
팔괘장의 응용 조수(組手)
단환장(單換掌), 쌍환장(双換掌), 상하환장(上下換掌), 황룡반신(황룡반신(黃龍反身), 백사토신(白蛇吐信), 대붕전시(大鵬展翅), 백원헌도(白猿献桃)
중국 권법이라고 하는 것은, 주먹을 쥔 다음 차고, 치기를 실시하는 일본의 공수(가라떼)와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가라떼와 다른 점은, 팔괘장(八卦掌)의 행동 법칙은 주먹을 사용하지 않고 손바닥을 벌린 채 동작하는 것이며, 그 기법에 팔괘장(八卦掌)의 특징이 있다.
Ⅲ. 내가권법(內家拳法) 삼대문(三大門)의 응용(應用)
고전(古伝)에서는 내가권(內家拳) 삼대문(三大門)에 대해 ‘태극권에서 원의 흐름과 같은 동작을 기억하고, 형의권에서는 필승법의 요령을 기억하고, 팔괘장에서 권법의 변화와 응용을 안다’라고 되어 있으며, 팔괘장의 기본 기법 중에는, 형의권의 특색이나 태극권의 움직임이 기묘하게 받아 들여져 있다. ‘태극, 형의, 팔괘에서부터 청(淸) 시대부터 지금까지의 중국 권법의 흐름을 알 수 있다’라고 일컬어지는 있는데, 태극권은 입문편이기 때문에 초전(初伝)이며, 중전(中伝)은 형의권, 팔괘장은 오전(奧伝)에 해당하는 것이다.
무술이 발전하면서 나름대로의 이론적 체계를 세우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경향이다. 중국무술 형의권(形意拳)은 기본 오형권의 동작을 오행에 배속시켜 공격과 방어의 원리를 상생상극의 원리로 구현하고 있으며, 팔괘장(八卦掌)은 팔괘에다 배속해 변화의 원리를 강조하고 있다. 즉 태극권(太極拳)은 태극학설에 의해, 형의권(形意拳)은 오행학설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팔괘장(八卦掌)은 팔괘학설에 의해 만들어졌다(박기동, 김용수, 강종학, 2011: 67).
초기에는 단순한 공방 동작의 반복에서 비롯되었지만 이러한 동작의 근본에 깔려있는 법칙 내지는 원리 등을 추구하여 교수와 학습에 이롭게 하고, 나름대로의 체계를 세우는 것은 많은 무술들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현상들이다(최복규, 2007: 26). 대부분 무술에서 나타나는 정신은 두 가지 정신적 형태를 띤다. 하나는 무술을 수련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얻어질 질수 있는 정신적 산물을 강조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상징적 정신을 표방하고 그것을 추구하고 따르며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경우이다(류병관. 2006: 46).
내가권(內家拳)을 대표하는, 태극, 형의, 팔괘의 3대문에 대하여 각각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다.
‘태극권은 태극 13세(勢)의 권법을 원의 흐름을 갖고 나타내는 것이며, 팔괘장은 형의(形意) 5행 12형의 권법형과 태극 13세를 총합한 응용 변화의 기법을 나타내고 있다. 형의권은 그 태극권과 팔괘장의 중용(中容)이며, 내가권 기법 중에서는 필승권(必勝拳)으로써 내가(內家)의 가장 중요한 존재이다’.
형의권이 내가(內家)의 필승권이라 일컬어지는 이유는, 형의 5행 12형의 권법 기술로 위력 있는 권법의 비오(秘奧)가 집대성 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인(導人), 토납(吐納), 고전 기술과의 3위 일체를 요하는 것으로써 ‘기공(氣功)’이라고 하는 단어가 있다. 기공이란, 기(氣)의 습득을 말하며, 기를 단련하는 과정으로써 좌선(坐禪), 입선(立禪)이 있다. 그리고 도인(導人), 토납(吐納), 무기(武技)의 삼위일체의 행동 기법을 입선, 좌선과 같은 의미의 별칭(別称)으로 행동선(行動禪)이라고 부르고 있다. 행동선이라고 불리 우고 있는 내가(內家) 권법의 초전(初伝) 기법에 해당하는 태극권은, 또 의료 체조로써도 이름이 높다.
내가권법(內家拳法)에서 형의권 및 팔괘장은 태극권을 수련한 사람이 배우는 기법이므로 태극, 형의, 팔괘 이론법에 근거하여 일관되게 구성되어 있다. 내가 권법(內家拳法)은 태극, 형의, 팔괘의 3단 이론법에 근거에 일관하여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권은 태극권법에서 시작하여 형의권의 기법을 습득하고, 거기에 형의권(形意拳)을 배운 사람은 팔괘장(八卦掌)을 숙달하는 것에 의해 내가권의 전용(全容)을 알게 된다고 하는, 일종의 유형이 있는 것이다. 즉 형의권(形意拳) 및 팔괘장(八卦掌)은 태극권(太極拳)을 수련한 사람이 배우는 기법이다.
내가권법(內家拳法)의 특색은 검법(劍法), 도법(刀法), 곤법(棍法)의 기본기가 되는 것으로 내가 권법의 기법이 검(劍), 도(刀), 곤(棍)에 공통된 동일 기법이 있다. 도교 사상인 불로 장수법의 체육이 기법의 근거가 되고 기법이 역학의 이론으로 편성되어 있으며 원칙으로는, 내가권은 시합이 없는 무기(武技)이다. 태극권(太極拳), 형의권(形意拳), 팔괘장(八卦掌) 등으로 대표되는 소위 ‘내가권법’의 대부분에서 양생(養生)과 건신(建身)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따라서 내가 계열의 무술은 기공(氣功)이나 도인술(導引術), 양생술(養生術), 건신술(健身術) 등과 유사한 의미로 사용된다(김창룡, 이병익, 허건식, 2002: 62). 이러한 건강과 관련된 수련 방법이 무술에 적용되었다.
청(淸) 나라 시대부터 각종 무기 사용법에 관하여 새롭게 내가권법(태극권, 형의권, 팔괘장)에 있어서 응용 무기로 재편성되었다. 내가권법에서 사용된 무기는 중국 전통의 각종 무기 중에서 장병(長兵) 무기인 곤(棍)·창(槍), 단병(短兵) 무기인 도(刀), 그리고 검(劒)을 포함하여 4가지 종류의 무기이다. 창법, 검법, 도법, 곤법 4가지 종류에 대한 무기를 사용할 때에는 공통 사용이 가능한 기초 기법으로써, 권법의 형(形)이 편성이 되어 있다. 즉, 내가 권법에 속한 태극 권법, 형의 권법, 팔괘장의 기법은 모두, 검(劒), 도, 창, 곤의 내가 4대 무기를 사용하는 때의 기본 동작이 된다. 즉, 권법의 동작이 검(劒)의 조작이 되며, 도법(刀法)의 조작도 되어 있다. 또 도(刀)와 검(劒)의 조작법뿐만 아니라, 곤(棍)이나 창의 조작법 모두 공통된 동작이 되는데 내가권법의 특징이기도 한다.
태극권법(太極拳法)에서 검(劒), 도(刀), 창(槍), 곤(棍)의 기법은, 형의 권법에도 형의 연환(蓮環)검(劒), 형의 연환창(槍), 형의 연환곤(棍)의 응용 무기가 있다. 마찬가지로 팔괘장에도 팔괘검, 팔괘도, 팔괘곤, 팔괘창, 팔괘 쌍검, 팔괘 쌍도 등이 있다.
태극권(太極拳)은 외가(外家)권법과는 달리 주먹을 단단히 쥐는 듯한 기법이 아닌 손바닥을 벌린 권법이며, 권법의 조법(操法)이 그대로 도검(刀劍)의 조법이 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좌우의 손을 동시에 움직이는 것은 무기를 가진 때의 동작에 필요한 것으로 검(劒)과 도(刀)와 막대기를 원활하게 실시할 수 있다.
세(起勢) : 준비 동작 1. 접검식(接劍式) 2. 독립반자(獨立反刺) 3. 도보횡소(倒步橫掃) 4. 향우평대(向右平帶) 5. 향좌평대(向左平帶) 6. 독립론벽(獨立론劈) 7. 퇴보회추(退步回抽) 8. 독립상자(獨立上刺) 9. 퇴보하절(退步下截) 10. 좌궁보자(左弓步刺) 11. 전신사대(전身斜帶) 12. 축신사대(縮身斜帶) 13. 제슬봉검(提膝捧劍) 14. 도보평자(跳步平刺) 15. 좌허보료(左虛步撩) 16. 우궁보료(右弓步撩) 17. 전신회추(轉身回抽) 18. 병보평자(並步平刺) 19. 좌궁보란(左弓步攔) 20. 우궁보란(右弓步攔) 21. 좌궁보란(左弓步攔) 22. 진보반자(進步反刺) 23. 반신회벽(反身回劈) 24. 허보점검(虛步点劍) 25. 독립평탁(獨立平托) 26. 궁보괘벽(弓步挂劈) 27. 허보론벽(虛步론劈) 28. 철보반격(撤步反擊) 29. 진보평자(進步平刺) 30. 정보회대(丁步回帶) 31. 선전평말(旋轉平抹) 32. 궁보직자(弓步直刺) 33. 수식(收式 : 끝내는 자세)
도(刀)와 검(劒)과의 기술상의 차이는, 고전(古伝)에서는, ‘검의 움직임은 나는 새와 같이 가볍고 칼은 호랑이가 달리는 것과 같이’라고 표현되어 있는 것과 같이, 도(刀)와 검(劒)과는 그 구조상의 균형에 의한 기술적인 차이가 있지만, 원칙적인 동작은 내가권법(內家拳法)의 권술과 같은 동작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면 그 실례를 내가 권법의 대표적인 태극권법에서 취하면, 태극권법(太極拳法)의 권술(拳術)과 같은 동작(실제로는 조금 다르지만 원칙적으로는 같다)으로, 태극검, 태극도, 태극곤이 있으며, 게다가 그 응용으로써 태극 쌍검, 태극 쌍도로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Ⅳ. 결론
중국무술(中國武術)은 오랜 실천 생활을 통해 발전해 온 중국 문화유산으로 철학, 미학, 예술학, 문화의 정신이 응집되어 있다. 무술은 보건성, 격투성 그리고 예술성을 핵심으로 하는 종합적 문화 실체다. 이 전통적인 문화 요소는 철학, 윤리, 미학 등의 각 방면에 구체적으로 나타나 무술 발전의 문화를 내포해 중국무술(中國武術)이 복잡한 역사의 조건과 배경 속에서 하나의 민족 문화의 독립성과 웅대한 체계를 형성하게 된 조건이 되었다.
이 연구는 중국 내가권법(內家拳法)의 특성 및 배경과 응용 기술의 형태를 살펴봄으로써 중국 내가권법의 지식 체계를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내가권법의 3대문(三大門)을 탐색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태극권(太極拳)은 소림권(少林拳)을 모태로, 하남성(河南省) 진가구(陳家溝)에서 진씨 일족인 진왕정(陳王庭)에 의해 창시된 내가권(內家拳)이였다.
둘째, 형의권(形意拳)은 산사성, 하북성의 대표적인 무술로, 희제가(姬際可)가 전한 심의육합권(心意六合拳)을 몇 대 걸쳐 이낙능(李洛能)이 이어 받아 ‘형의권(形意拳)’이라 명명한 권법이었다.
셋째, 팔괘장(八卦掌)은 북경(北京)을 중심으로 전해온 북파 권술의 일종으로, 동해천(董海川)에 의해 창시되었다.
넷째, 내가권법(內家拳法) 삼대문(三大門)의 대부분은 양생(養生)과 건신(建身)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따라서 내가 계열의 무술은 기공(氣功), 도인술(導引術), 양생술(養生術), 건신술(建身術) 등과 유사한 의미로 건강 및 의료체조와 관련된 수련 방법이 무술에 적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섯째, 내가권법(內家拳法)은 태극권에서 시작하여, 형의권의 기법을 습득하고, 형의권(形意拳)을 배운 사람은 팔괘장을 숙달함으로써 내가권의 전용(全容)을 알게 되는 일종의 유형이 있었다. 즉 형의권(形意拳) 및 팔괘장(八卦掌)은 태극권(太極拳)을 수련한 사람이 일관되게 배우는 기법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무술이 체계화된 것은 그 역사가 오래지 않다. 우리가 항상 무술역사의 경쟁자로 생각하는 중국과 일본조차도 무술의 체계화는 조선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 원래 실체가 없었던 고대 무술을 머리 속으로 상상하고 동양 3국이 서로 경쟁적으로 자국(自國) 무술(武術)의 역사를 올려잡고 있으니, 이제는 좀 더 성숙한 인식과 시각을 가져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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