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엔 이제 제법 시원함에서 쌀쌀한 기온으로 가을이 깊어갈 즈음 이곳은 연일 불볕 같은 무더위가 기승이다. 건기의 절정인 2~4월의 45도 수준은 아니지만 우기의 시원함에 신체리듬이 적응되어 있다가 우기 끝의 반짝 더위에 온 몸이 덥다고 비명을 질러댄다. 매년 그럿듯 피부 트러블로 온 몸이 가려워지고 있다. ㅎㅎㅎ
벌써 “성령의 열매” 학교가 개교한지 한달을 향해 지나고 있어 내일 교직원들과 선생님들에게 첫 월급을 지급하려 준비하고 있다. 그간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먼저는 우리의 생활 패턴이 바뀐 것이다. 이곳에선 수업이 아침 7시에 시작한다. 매일 아침이면 학교로 등교하고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오니 막내아들 현빈인 늘 혼자서 점심을 먼저 먹는다. 현빈 이한테 정말 미안할 때가 많다. ㅠㅠ
학생들이 중1반은 25명, 중2반은 17명, 중3반은 13명, 중4반은 27명 이렇게 총 82명이다. 전체 희망 학생 수 240명의 35%정도 이다. 그래도 신규 학교치고는 준수이상의 학생들이 와 주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집중해서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을 보니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다.
이곳에서 학교는 수익사업 보다는 공익사업으로 본다. 물론 돈을 목적으로 사립학교를 시작해 처음엔 1~2개 학년만 시작해 지출을 최소화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3~4년간은 많은 어려움이 있어 고전을 하며 문을 닫는 학교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 “성령의 열매” 학교 지역이 미개발지역이라 거주인원이 아직은 많지 않고 접근성의 문제등 신생학교로 격을 어려움으로 아마도 홍역을 한번은 치룰 것 같다. 그간 적은 학생 수의 반을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며 기도하다 그것 또한 감사함으로 하나님이 보내주신 영혼들이기에 최종 결정으로 모든 학년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제 매달 한화 3백정도의 지출이 심적 부담으로 다가오지만 오히려 우리들의 마음속엔 어린 학생들에게 매주 또는 한 달에 한번이라도 토요일에 무료급식을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수업이 아침 7시 시작이다 보니 대부분 아침을 먹지 못하고 학교에 오며 집이 먼 학생들은 오후 수업이 있는 날엔 그냥 학교에서 기다려며 물 한 컵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곳의 현실적 상황은 이렇다. 아직도 학교에 정식 등록을 하지 못한 학생들도 있고 등록금은 고사하고 교복 값과 체육복 티셔츠를 구입하지 못한 학생들 그리고 5백 원 증명사진 값을 아직 못 낸 학생들도 많다.
우리들의 계산기로는 답이 없지만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의 계산기는 특별해서 마이너스가 없다.^^
이제 우리부부는 순종함으로 기도하며 구하며 찾으며 문을 두드림으로 하나님이 쉬지 못하시게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올 것은 물질이지만 물질을 구하진 않고 이제 그런 건 우리 부자 하나님께 맡기고 우리가 지치거나 세상과 타협하지 않을 용기를 잃지 않게 기도하며 하나님이 일하시게 맡길 생각이다.
교복을 입은 작은 학생들이 예쁘다. 생전 처음 밟아보는 타일 바닥에(참고로 이곳에 초중고 학교가 바닥에 타일을 깔은 경우는 없다) 신기해서 아예 슬리퍼를 벗고 다니는 학생들도 많다. 상대적으로 적은
동양인인 우리 부부를 보니 신기하기도 해 옆에 와서 자꾸 말을 걸어보는 학생들도 많다. ^^
이곳의 교육시스템 중엔 주중 두 번의 자습시간이 있다. 오전 두 시간 공부후 한 시간 복습시간을 주는 것이다. 교육부 의무사항이라고 한다. 이 시간에 아내 지숙이 성령님과 함께 일하는 시간이다. 교실에 들어가 성경암송을 하는 것이다. 갈 5:22절 성령의 열매에 대해 이미 암송을 마치고 지금은 본격적으로 요한계시록 암송을 시작했다. 내년 5월까지 계시록 전장을 암송하는 학생에겐 신구약 성경과 찬송가를 선물로 주기로 했다. 그리고 암송 학생 중 3번의 학교성적 평균이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인 학생에겐 자전거를 한 대씩 추가로 선물해 주기로 했다. 이슬람 학생인 듯 한 몇 명이 작은 몸부림이 있었지만 모두들 잘 따라해 줘서 참으로 감사하다.
이슬람 나라인 이곳에서 학생들이 매일 수업 시작 전 15분간 기도회를 하고 매주 화요일에 전체 예배를 드리고 또 각 학년별로 매주 한 시간씩 목사님의 말씀과 기독사관 소양교육이 있어 가치관이 형성되는 중학생의 시기에 복음으로 무장시켜 이들이 미래의 크리스천 리더로 기초적 양성을 해 앞으로 곳곳의 처소에서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일꾼으로 쓰임받기를 위해 기쁨으로 감사와 기도로 준비시키고 있다.
지난 1월에 시작한 지역주민들을 위한 무료 야학공부는 오후 수업이 없는 교실을 이용해 주 4일간 매 2시간씩 계속적으로 실시해 배움의 시기를 놓쳐버린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덥고 먼지가 많이 나는 척박한 땅이지만 아이들이 체육시간에 열심히 뛰고 딩굴며 달린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성장하길 마음으로부터 기원하며 양호실은 없지만 간단한 의약품은 교무실에 비치해 뒀다.
아직도 학교의 외형이 다 준비되지 않았다. 부족한 화장실을 2칸을 거의 완공 중에 있고 학생들이 마실 물통을 손수 제작해 준비 했으며 미니 축구 골대도 만들어야 하고 체육활동을 위해 멀리뛰기 모래판을 만들어야 하고 오래 달리기 트랙을 위해 운동장을 손질하고 깃대를 제작해야 하고 강당 대용으로 쓰일 그늘막 안가를 만들어야 하고...ㅎㅎㅎ 아직도 할 것 무지 많네...^^
무엇보다 학교의 외부 담을 쌓아야 하는데... 그게 비용이 많이 드는 지라. 이곳 사람들은 학교에 대한 개념이 없어 담이 없다보니 이웃 주민들이 교실 근처 나무그늘에 와서 쉬며 떠들기도 하고 온갖 자전거와 오토바이 심지어 공사용 트럭들도 지나다니다 보니 운동장도 망가지고 시끄러워 수업에 방해가 많이 되고 있다.
땡볕에 잡초와 나무뿌리들을 제거하며 구슬땀을 흘리지만 마음은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
흘리는 한 방울 한 방울 땀들이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성령님이 한 땀 한 땀 학교를 완성해 나가실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부부는 앞으로 또 다른 기적의 현장에 증인으로 선택되어진 것이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보잘 것 없는 작은 저희 부부를 써 주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