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소양감(가려움증)이란 여러 피부 질환의 두드러진 증상이다. 이는 신체 전반에 걸친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서,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불유쾌한 감각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가려움증은 매우 주관적인 감각으로서 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며, 같은 사람에서도 동일한 자극이라도 때에 따라 정도가 다른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다.
긴장, 불안, 공포 등의 정신적 상태에 의해 심해질 수 있으며, 주로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에 가려움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외부 자극과 무관하게 일어날 수도 있으나, 외부 물질과의 가벼운 기계적 접촉, 주위의 온도의 변화, 화학적 물질이나 전기적 자극 등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피부 질환에는 옴, 이, 벌레물림, 두드러기, 습진성 피부질환(아토피피부염, 접촉피부염, 화폐상 습진, 신경 피부염 등), 건선, 피부 건조증, 노인 가려움증, 피부의 악성 림프종인 균상식육종 등이 있으며 침범된 부위와 환자의 감수성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다. 가려움증을 없애기 위해 심하게 긁거나 문지르는 경우 긁은 흔적, 홍반, 균열(피부 갈라짐), 궤양, 두드러기, 색소침착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간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는 만성 신부전 환자의 경우 가려움증이 초기보다는 나중에 혈액 투석을 하게 될 때 뚜렷해지는 경향이 있고, 악성 혈액 종양의 일종인 호츠킨병에서는 가려움증이 다른 전신 증상보다 수 개월 정도 앞서서 나타날 수 있다.
쓸개즙이 배출되는 담도가 막혀 황달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폐쇄성 담도 질환(원발성 담도 경화증, 간경화 등) 등의 질환에서도 가려움증이 잘 동반되며 호츠킨병 외의 여러 악성 혈액종양, 장내 기생충증, 갑상선 기능 항진증 및 기능 저하증, 당뇨병, 후천성 면역결핍증 등에서도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전신 질환에 의한 가려움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자세한 병력을 확인하고 복용하고 있는 약제 등을 확인해야 하며 직장 검사, 골반 검사를 포함한 자세한 신체검진, 일반 혈액검사, 흉부방사선 검사, 대변 검사, 갑상선, 간, 신장기능 검사, 혈당 검사 등을 시행하여 원인 질환의 존재여부를 살펴본 후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
피부 질환에 의한 가려움증과 전신 질환에 동반된 가려움증 모두 가려움증의 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원인 치료와 함께 증상에 따른 일반적인 치료도 필요하다.
가려움증은 신체 주변의 온도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얇고 가벼운 옷과 침구를 사용하며 칼라민(calamine) 로션이나 1% 멘톨(menthol) 로션으로 피부를 시원하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양모와 같은 자극적인 직물에의 노출을 피하고 긁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좋다. 또한 긴장, 불안 등은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므로 스트레스를 피하도록 노력한다.
커피, 홍차, 초콜릿 등에 많이 들어있는 카페인과 술, 콜라 등은 가려움증을 악화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노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피부 건조에 의한 가려움증은 너무 자주 씻거나 때를 심하게 벗기거나, 지나치게 뜨거운 열탕 목욕을 통해 피부를 건조하게 하는 것을 피하고, 샤워 후 몸이 건조해지기 전에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해야 한다.
스테로이드제의 전신 투여 또는 국소 도포가 염증이나 만성적으로 두꺼워진 피부의 가려움증에 효과적이다. 스테로이드는 혈관 수축 작용, 항증식 작용, 면역억제 작용, 항염증 작용의 4가지 기본적인 특성에 의하여 효과를 나타낸다. 각각의 피부 질환에 따라 효능에 맞게 사용하여야 하며 해당 부위나 연령도 반드시 고려하여 적절한 강도의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여야 한다. 전신적인 스테로이드제의 복용은 아토피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등의 만성 피부 질환에서는 의존성이 발생하여 장기 투여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는다.
0.5~1% 페놀 로션은 국소 마취제로 작용하여 가려움증을 완화시킬수 있고, 고추가루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 캡사이신(capsaicin) 연고는 감각신경 말단의 신경펩티드를 감소시켜 일부 국소적인 만성 소양성 피부 병변에 효과적이다.
먹는 약으로는 항히스타민제가 주로 이용된다. 피부에 관여하는 히스타민 수용체는 H1과 H2 수용체가 있다. 히스타민은 주로 혈관 확장과 두드러기 형성에 관여하며, 가려움증은 이 중 H1 수용체와 관계가 있다. 기존의 1세대 H1 항히스타민제가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여 진정 작용이 심하고, 항콜린성 활성도가 높아 구강의 건조증, 변비, 시야의 초점이 흐려지는 부작용이 있어 사용에 제한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뇌혈관 장벽을 통과할 수 없는 2세대 H1 항히스타민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1세대 H1 항히스타민제에는 말레인산 페니라민(pheniramine maleate), 염산 시프로헵타딘(cyproheptadine hydrochloride), 염산 히드록시진(hydroxyzine hydrochloride) 등이 있으며 2세대 H1 항히스타민제로 세티리진(cetirizine), 로라타딘(loratadine), 에바스틴(ebastine), 팩소페나딘(fexofenadine) 등이 있다. 시프로햅타딘(Cyproheptadine)은 특히 한랭 두드러기에 효과가 있으며 히드록시진(hydroxyzine)은 두드러기에 의한 가려움증 특히 콜린성 두드러기와 피부 묘기증(긁으면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것)에 효과가 있다.
아미트립티린(Amitryptyline)과 독세핀(doxepine)은 삼환계 항우울제로서 매우 강력한 H1 억제 작용을 하고 있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가려움증에 효과적이다. 나록손(Naloxone) 같은 아편양 수용체 길항제도 치료가 어려운 가려움증과 폐쇄성 담도 질환에 의한 가려움증 환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관련질병
피부질환: 습진성 피부염(아토피피부염, 접촉피부염, 화폐상 습진 등), 두드러기, 옴, 벌레물림, 피부건조증, 균상식육종 등
전신질환: 당뇨병, 만성 신부전, 만성 혈액 투석 환자, 담도 폐쇄성 질환, 빈혈, 악성 혈액 종양(백혈병, 진성 적혈구 증가증, 호지킨 림프종), 장내 기생충증,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 후천성 면역결핍증 등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