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수업을 들으면서 나는 합리와 직관 중 어느 쪽으로 사고를 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내 직업은 수영선수이다. 대학생이자 수영선수이다. 나는 7살 때부터 수영을 시작해서 현재 17년차 수영을 하고 있고, 선수생활은 15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내 인생의 반 이상을 수영선수로 지내왔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수영을 하면서 내가 합리적 시스템, 생각을 언제 했는지, 또 직관적 판단에 의해 어떤 효과를 거두어 지금까지 이렇게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았고, 생각해 본 것들을 정리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우선 합리적 사고는 언제 했을까? 아마 중학교 때 까지는 울타리 안에 갇혀서 생각하고, 정해진 체계적인 훈련, 그리고 여러 시스템들에 의해 수영을 배웠던 것 같다. 교수님께서 인터넷 강의와 실제 강의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꾸준히 체계적 시스템 속에서 수영을 배운 나, 그리고 수영을 배우지 않고 혼자서 직관에 따라 수영을 한 친구와 함께 바다 수영을 했는데 나는 파도에 계속해서 물을 먹고 허우적대는 반면 친구는 영법도 좋지 못하지만 나보다 훨씬 앞서나가고 있더라. 이런 상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시스템에 갇혀서 강사에게 배우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은 “정해진 시스템 속에서 강사에게 배우는 것보다 직관적으로 수영을 하는 것이 더 좋은 선수를 만들어낸다.” 이 말을 듣고 처음에 나는 어느 정도 수긍했다. 시합 상황은 예측 불가능하고, 상황은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그리고 합리적인 사고에 의해 틀에 갇힌 수영보다 직관에 따라 새로운 시도를 통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다음 단락에서 직관 경험담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학습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그렇고 아직 운동에 대한 기초 지식의 부재로 인해 어린 아이들이 수영을 합리적 모델, 시스템, 즉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프로그램에 의해 교육이 현재에 이루어지고 있고, 또 미래에도 계속해서 시스템 속에서 배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근거로는 우리보다 수영 선진국인 미국, 일본 그리고 호주 등의 나라에 전지훈련, 혹은 합동훈련을 한 것을 바탕으로 보면 그 어느 나라에서도 어렸을 때 물에 던져 놓고 좋은 선수를 배출한 나라는 없다. 계속된 수영 역사 속에서 체계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 학생들은 훈련하고 있었다.
두 번째 근거로는 수영 영법 측면에서 합리적 모델로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형, 평영, 접영, 배영 등의 영법은 폼이 어느 정도 일반화 되어 있다. 최고의 속도를 내기 위해 저항을 최소화하는 영법으로 일반화 되어있고, 지금은 그 영법들이 많은 이론서, 그리고 지도자들에 의해 널리 보급되고 있다. 이렇게 일반화된 영법들은 수영의 기나긴 역사 속에서 직관적으로 수영을 하고,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저항을 최소화하여 빠르게 추진력을 낼 수 있는 영법이 나온 것이다. 직관으로 수영을 하게 되면 이런 긴 역사를 통해 발전된 수영 기술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즉, 물에서 생존을 위해 수영을 하던 신석기 시대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직관적 수영이 운동학습 측면에서 몸의 사지 협응 구조가 자동화되어 개인에게 맞는 수영이고, 합리적 모델에 갇힌 수영은 지도자의 계속된 영법 교정 속에서 자동화 단계의 전 단계인 연합 단계에 머물러 있어서 직관적 수영이 더 빨리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혹은 바다에서 수영을 해본 경험이 있어 예측 가능한 파도에 적응하는 면이나 이런 환경적 특성이 작용했다고 본다. 나 또한 바다에서 수영하는 경우는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인 나도 아직 경험이 없어서 바다 수영에 적응한 사람과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바다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합리적 모델을 통한 수영 교육이 실생활에서 도움이 되는 교육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단, 초보자를 가르칠 때는 이런 합리적 모델을 통해 수영을 가르치지만, 어느 정도 숙련된 경우는 직관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이에 대한 경험을 19살에 겪게 되었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에 운 좋게 올림픽을 나가면서 선수로서의 나에 대한 가치는 급부상했다. 나는 현재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 배영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하지만 선수로서 나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배영 뿐 아니라 자유형 기록 단축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유형은 아무리 연습하고 지도자의 교정을 받아도 체계적인 시스템에 의해 나의 기록은 더 이상 줄지 않았고, 나는 좌절했다. 계속해서 내가 자유형을 하는 영상, 시합을 뛰는 영상을 돌려보면서 나의 문제점을 찾고, 그것을 개선했지만 기록은 줄지 않았다. 계속된 좌절을 겪었다. 큰 선수가 되려면 배영 뿐 아니라 자유형 기록도 좋아야 하지만 계속해서 기록이 줄지 않았고 ‘이 정도에 만족해야 해야 하는구나...’ 하면서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다. ‘자유형을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할 무렵 20살이 되면서 선생님의 합리적 사고, 합리적 가르침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나는 자유형을 하면서 합리라는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여러 자세로 수영을 해보았다. 그러던 중 내게 합리성에는 맞지 않지만 내게 맞는 영법을 찾게 되었다.
보통 수영영법은 위의 사진과 같이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몸을 1자로 만드는 유선형 자세가 기초가 된다. 하지만 나는 이런 합리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직관으로 머리를 앞으로 숙이면서 유선형 자세를 무너뜨리고 시합을 뛰었고 자유형 랭킹도 상위로 올려놓게 되었다.
영상에서 제일 위에서 자유형을 하고 있는 사람이 합리적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만의 영법으로 수영을 하고 있는 21살의 박형주입니다. 50m 시합 영상에서는 머리를 숙이고 하는 영법이 제대로 드러나지만 50m 영상이 없어 아쉽지만 100m 영상을 올립니다. 영법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보면 호흡을 하고 머리를 깊이 넣어 나만의 리듬을 만들어서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모두가 아니라고 하던 내 영법은 합리적 사고에서 벗어나 최정상은 아니지만 하위권에 있던 나의 자유형 실력을, 아무리 연습해도 줄지 않던 내 자유형 기록을 줄여주었다. 이렇게 수영에 대한 기초적 지식, 어느 정도의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나서 직관으로 수영을 바라보았을 때 좋은 선수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분야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수영을 오랫동안 해온 나름 수영 전문가로써 내 의견은 위에서 말한 것 같이 학습 초기, 즉 초보자일 경우에는 합리적 모델에 의해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부상의 위험도 있고, 효율적 측면에서 볼 때 합리적 모델이 초보자를 가르치기에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저 물에 던져 놓고 직관에 의해 수영을 배우는 것은 많은 위험 요소가 따른다. 이후에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직관으로 바라본다면 좋은 선수가 되고, 너무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지도자는 지켜보고, 촉진자이자 안내자의 역할을 해줘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수업을 들으면서, 그리고 글을 써가면서 드는 생각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려고 한다. 저는 교수님 덕분에 이 수업을 들으면서 ‘직관’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항상 합리적 사고에만 갇혀있고, 집착하던 저는 직관 속에서 살고 있었지만 그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고, 이번 수업을 통해 합리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직관’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것 뿐 아니라 미래의 교육자로써 학생들 또한 기존의 틀에 갇힌 교육이 아닌 직관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계절학기로 플립러닝인 이 수업을 들으면서 영상도 많이 봐야하기 때문에 약간? 아니 조금 많이 힘들었지만 색다른 경험과 스스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보는 수업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