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고구마는 높은 당도 등으로 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유럽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사진은 해남의 농민들이 고구마를 캐고 있는 모습.
해남 황토고구마 유럽입맛 녹이다
겨울철 최고 간식으로 손꼽히는 고구마가 유럽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유럽인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식품이지만 한번 그 맛에 빠져들면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그 신호탄을 연 곳이 바로 국내 최대 고구마산지인 해남이다.
해남군은 지난해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고구마를 수출하고 있다.
황토고구마로 잘 알려진 해남고구마가 해외시장에 눈을 돌린 것은 지난 2008년. 이미 국내 고구마시장이 한계에 다다른 시점에서 ‘이대로 가다간 가격폭락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다. 하지만 그동안 해외수출 경험이 없었기에 초기엔 어려움도 컸다.
aT암스테르담지사와 협력
현지서 시식회 개최
이에 해남고구마생산자협회와 해남군이 공동으로 aT암스테르담지사와 손잡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해남고구마 수출을 이끌고 있는 김흥균 해남군농산물마케팅담당은 “2008년 당시 해남고구마는 홈쇼핑 등을 통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홍수출하에 대한 위기의식이 팽배했었다”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수출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첫해인 2008년에 9톤을 선적해 유럽시장에 진출했는데, 생각지 못한 문제에 봉착했다. 유럽인들이 ‘고구마’라는 식품을 잘 모르고 있는 것. 이에 현지에서 시식회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고구마에 익숙한 중국계, 아시아계, 아프리카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해남고구마를 한번 맛 본 사람들이 단골손님이 되면서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해남유통영농조합법인을 이끌며 해남 고구마수출을 이끌고 있는 박동호(69·해남고구마생산자협회 수출이사) 씨는 “처음 고구마를 수출할 때 1kg당 1유로(1800원 상당)로, 국내 가격의 60% 수준이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럽시장의 잠재력이 컸기에 다른 농가들과 함께 수출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흥균 유통담당은 “초기엔 가격이 낮았으나 지금은 1.5유로 수준으로 가격도 올랐고, 수출물량도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농가입장에선 수출품의 경우 별도의 선별작업 없이 그냥 출하하면 협회에서 공동선별 및 세척, 가공, 소포장 등을 거쳐 수출하기 때문에 국내에 판매할 때와 가격차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판매 1주만에 품절
곧바로 추가계약 이어져
또한 “첫 수출당시 크리스마스특판용으로 9톤을 선보였었다”며 “해남고구마가 현지 고구마보다 당도가 높고,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판매 1주일 만에 품절되자 곧바로 추가계약으로 이졌고, 유럽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유럽시장에서 해남고구마가 인기를 끌자 해남군은 해남참다래유통사업단을 중심으로 아시아시장으로 수출선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첫 시작은 홍콩에서 200여개의 중·소형 슈퍼마켓 체인점을 운영하는 웰컴(Wellcome)사를 통해 해남고구마가 납품을 시작한 것. 부산항을 통해 4.2톤이 첫 선적된 이후 시장반응이 좋아 추가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싱가포르 농산물 전문수입업체인 HU LEE, 대형 유통업체인 GIANT사와 계약을 통해 싱가포르 시장까지 진출했다. GIANT사 측에서도 싱가포르에 여러 나라의 고구마가 수입되고 있지만 맛이나 품질면에서 해남고구마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남고구마를 할인매장이 아닌 프리미엄 판매장인 ‘COOL STORE’에서 판매한다.
홍콩·싱가포르 등으로
수출선 다변화
한국참다래유통사업단 김병철 대표는 “이번 수출을 계기로 현지시식회 등 판촉행사를 통해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홍콩에서도 해남고구마의 인기가 급상승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흥균 유통담당은 “현재 해남군에선 연간 3만4000톤 정도 생산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볼 때 1000톤정도가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수송기간이 1달이상 걸리는 유럽은 유통기간이 긴 밤고구마를 전략적으로 수출하고, 아시아쪽은 일주일 이내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도가 높은 호박고구마를 중심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청계원 계란, 홍콩·싱가포르 식탁으로 GO, GO~
한만응 대표이사가 청계원에서 생산한 계란 제품, ‘자연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장암리에 위치한 ㈜청계원(대표이사 한만응)은 20~30년동안 산란계를 경영하는 농가들이 유통에 직접 참여하기 위해 조직한 농업회사법인이다. ㈜청계원은 경기 여주 상신농장(대표 김주홍), 안성 오림농장(대표 송종학), 이천 한국양계TS(대표 김영환), 충북 충주 무지개농장(대표 한기석) 등 4개 양계농가들이 주주로 참여해 지난 2007년 3월 설립했다.
4개 양계농가 주주 참여 2007년 3월 첫 설립
양계인 2세인 청계원 한만응 대표이사는 “소비자들의 축산물 위생환경 욕구에 비해 생산기반(시설)은 미약하고 열악한 유통환경으로 시장에 대한 가격결정력이나 지배력은 낮아져 생산·가공시설 및 유통방법 개선이 절실했다”며 “이에 양계시장의 유통 경쟁력 확보를 위해 4명의 우수 양계농가들이 힘을 모아 ㈜청계원을 설립하고 선진화된 생산·가공 및 유통시스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 국내 시장점유 확대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계원의 경쟁력은 규모화·선진화 된 4개 농가 및 GP센터(Grade & Packing Center, 계란물류센터)의 철저한 위생·품질관리 시스템과 공격적인 마케팅이다.
계란물류센터 갖추고 일일 최대 100만개 생산
4개 농가의 사육규모는 141만수로 일일 최대 100만개 이상의 계란을 생산(국내 최대)하고 있으며, GP센터(4246㎡, 3층 건물)를 통해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수출까지 하고 있다.
4개 농가들은 모두 HACCP 인증을 받은 최첨단 시설에서 무항생제 인증 계란을 생산하고 있으며, 각 농장별 생산이력시스템(GAP)도 운영해 안전성과 고품질을 원하는 소비자 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GP센터 역시 HACCP(식품기준) 인증을 획득하고 2007년 3월 건립 때부터 축산물등급판정 지정업체로 선정돼 등급판정사가 상주하며 신선한 계란 공급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특히 GP센터에는 국내 최초로 전자동 로봇팩킹 시스템인 ‘NABEL NEGS-3000’과 ‘에그 텍’이 도입돼 전자동 세척과 건조, 자외선(UV) 살균, 오일코팅 등을 통해 상품의 안전성을 높일 뿐 아니라 제품란의 경우 시간당 최대 6만개까지 선별·포장하고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은 처리 능력뿐 아니라 육안 식별이 어려운 혈란·실란·깨진 계란까지 정확히 선별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고품질의 완전란을 공급하고 있다.
‘무항생제 인증’ 획득 위생·안전성 자신
청계원은 이 같은 생산 시스템을 통해 국내에서 자체 품질관리 기준이 제일 까다롭다는 ㈜풀무원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 유통매장 등에 OEM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인 ‘푸른아침’으로 백화점과 농협유통, 학교급식, 기업체식당 등 전국 3000여 매장·업장에 신선 계란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전국 최초로 홍콩 수출을 시작한 청계원은 첫해 5만달러에서 지난해엔 15만달러(142만개)를 수출했으며, 오는 5~6월께는 위생안전과 검역조건이 까다로운 싱가포르까지 수출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지난 2월에 싱가포르 검역관들이 4개 농장과 청계원 GP센터를 방문해 합격점을 부여, 이르면 5월부터 연간 1000만달러의 계란(9500만개)이 싱가포르에 수출될 것”이라며 “앞으로 목초란·엽산란·홍삼란 등 국내외 소비자의 웰빙, 로하스 트렌드에 맞춘 제품란의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대한민국 양계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청계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순 새송이버섯, 화순유통 디딤돌 삼아 ‘세계로’
홍콩과 미국으로 수출될 새송이버섯을 선보이고 있는 이명철 번지뜰 버섯농원 총무
“화순군 1등이 세계 1등임을 새송이버섯을 통해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새송이버섯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화순 번지뜰 버섯농원의 이명철 총무의 당찬 포부다.
현재 화순군엔 버섯생산자들이 모여 화순버섯연구회(회장 김용신)를 구성했는데, 번지뜰 버섯농원을 중심으로 새송이버섯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이명철 총무의 말처럼 ‘화순 1등이 세계 1등’이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기 때문. 여기에 생산자인 농업인이 직접 참여하는 시군유통회사도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
쫄깃쫄깃 씹히는 맛 일품
저장성도 탁월
특히 번지뜰 버섯농원에선 생산단계에서부터 수출에 맞게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7000평의 버섯재배사에선 1일 3톤을 생산할 정도로 규모화를 실현, 안정적인 물량공급이 가능케 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새송이버섯은 버섯재배사의 온도를 15~16℃로 맞추는데, 번지뜰 버섯농원은 13℃에서 생산한다. 이렇게 생산한 버섯은 저온상태에 익숙해져 저장성이 뛰어나고,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농업인이 직접 주주로 참여한 화순유통㈜이 직접적으로 수출선을 개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시군유통회사로 설립된 화순유통㈜은 지난해 8월 화순버섯연구회와 버섯수출 전문업체인 대흥농수산(대표 양항석)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홍콩 등 세계 각지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화순군에서만 매달 40톤씩 새송이버섯을 수출할 계획인데, 이는 화순군에서 연간 생산되는 새송이버섯 1000톤의 절반에 해당하는 480톤을 수출하는 것이다.
수출물류비 지원 등
지자체 지원도 큰힘
이처럼 버섯 수출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면서 화순지역 버섯생산농가의 소득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가격변동이 심한 국내에 비해 수출은 가격이 안정세이기 때문.
김지선 화순군 농산물수출지원담당은 “신선농산물을 수출하는 농가에 수출금액의 6%를 수출물류비로 지원하고 있다”며 “여기에 수출농가의 소득보전 차원에서 군 자체예산을 세워 ‘신선농산물 수출실적 보상제도’를 운영중이다”고 말했다. 신선농산물 수출실적 보상제도는 수출액의 4%를 소득보전 차원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특히 지난해 화순유통㈜이 설립되면서 수출업무가 탄력을 받고 있다. 조한섭 화순유통㈜ 수출팀장은 “그동안 농산물 수출은 일부 농가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다보니 수출물량을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고, 바이어에게 끌려다니기 일쑤였다”며 “화순유통㈜을 통해 생산자를 하나로 묶고, 바이어와의 창구도 일원화해 농가의 이익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 팀장은 “적극적인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박람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아스파라거스, 파프리카, 토마토 등 기존 수출품과 묶어 대만, 캐나다, 미국 등으로 수출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연속愛’ 브랜드 달고
수출효자 품목 부상
농가에선 판로가 확실하니 계획생산이 가능하고, 생산량의 절반정도를 수출하기 때문에 국내시장에선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폭락도 피할 수 있는 것.
이명철 번지뜰 버섯농원 총무는 “그동안 화순 새송이버섯은 세계시장에서 그 품질을 인정받으며 꾸준히 수출해 왔지만 각 농각별로 수출이 진행되다보니 품질관리도 쉽지 않았고, 출하선 또한 안정적이지 못했다”며 “화순유통㈜을 중심으로 수출업체, 현지바이어 등이 끈끈히 묶이면서 수출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예전엔 국내가격이 상승하면 바이어와 납품약속을 어기고 국내시장에 출하하는 농민들도 있었다”며 “바이어와 한번 약속한 것은 우선 손해를 보더라도 꼭 지켜야 장기적으로 수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젠 단순히 품질만을 가지고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이 최고 무기인 셈이다.
김지선 화순군농산물수출지원담당은 “군 차원에서도 수출농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새송이버섯이 화순유통㈜ 설립과 맞물려 수출효자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