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역사] 고분(古墳)
즉위 직후 무덤 공사 지시한 진시황… 이탈리아에는 마을처럼 만든 곳도
입력 : 2022.07.19 03:30 조선일보
고분(古墳)
▲ 병사와 말의 모형이 묻혀 있는 진시황릉 능원에 속한 병마용갱의 모습. /위키피디아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16일부터 중국 아스타나 고분에서 수집한 자료를 선보이는 '영원한 삶의 집, 아스타나 고분' 전시를 하고 있어요. 고분(古墳)은 옛 무덤을 일컫는 말로, 아스타나 고분은 신장위구르자치구 투루판시에서 동남쪽으로 35㎞ 떨어진 곳에 조성된 지배 계층의 공동묘지예요. 한국의 고분 외에 다른 나라들의 고분 중 유명한 곳은 어느 것이 있을까요?
중국에는 212만㎡가 넘는 크기의 진시황릉이 있겠지요. 진(秦)나라의 제1대 황제인 진시황(재위 기원전 247~기원전 210년)은 황제로 즉위하자마자 자신이 묻힐 무덤의 공사를 지시했는데, 완공 전 진시황이 죽어 2세 황제인 호해 때에 완성됐다고 합니다. 진시황릉은 특히 흙으로 만든 병사와 말이 대규모로 묻혀 있는 병마용갱(坑·구덩이)이 유명합니다. 황제가 묻혀 있다고 추정되는 봉분(封墳·둥글게 쌓은 무덤)은 아직 발굴되지 않은 상태고요.
그 외에 한나라 때부터 남북조 시대까지의 고분도 유명한데요. 이는 고분에 화상석(畫像石)이나 벽화 등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화상석은 그림을 새겨 넣은 무덤 등의 기둥이나 벽면을 의미해요. 중국 위(魏)나라의 초대 황제 문제(조비)는 위나라 장수 우금이 형주 지역 등을 장악하고 있던 유비의 장수 관우에게 항복하는 모습의 벽화를 아버지인 조조의 무덤에 그려넣었는데요. 우금이 위나라로 돌아온 후 이 그림을 보여주며 우금을 모욕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3세기부터 6세기까지 대규모 고분이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이 시기를 '고분 시대'라고 불러요. 이때 만들어진 고분은 주로 위에서 봤을 때 앞쪽은 사각형, 뒤쪽은 둥근 모양을 하고 있어요. 이런 무덤의 형태를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이라고 하지요.
이 중 가장 크기가 큰 무덤은 일본의 제16대 천황인 닌토쿠 천황(재위 313~399년)의 무덤으로 알려진 '다이센 고분'입니다. 직경이 840m에 달하는 거대한 무덤인데요. 일본 정부는 이곳의 발굴이나 입장을 허가하지 않고 있지요.
유럽의 고분 유적으로는 이탈리아 중부 라티움 지방의 작은 도시 체르베테리(Cerveteri)와 타르퀴니아(Tarquinia) 공동묘지가 있어요. 기원전 9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만들어진 곳으로 추정되는데, 과거 이 지역에 살던 고대 부족 에트루리아인들이 만든 거예요. 1000여 개의 거대한 무덤 사이에 길과 작은 광장이 있는 등 실제 주거지나 마을처럼 만들어져 있어요.
이 외에 인도에서는 부처의 사리를 봉안(奉安·받들어 모심)하는 건축물을 '스투파(stupa)'라고 불렀는데요. 이 역시 넓은 의미에서 무덤에 해당하기 때문에 고분이라고 볼 수 있답니다.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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