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데이트 계획
내일 D-day 데이트 계획을 세웠습니다.
데이트 참여 인원은 5명으로 휘 님이 햇볕교실 친한 친구 진욱 님,
웅녀 선생님, 현미 선생님을 초대했습니다.
아쉽게도 진욱 님이 일정이 생겨 참여를 못 한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휘 님은 궁리하다가 종현 님을 초대했습니다.
종현 님과 휘 님이 햇볕교실에서 서로의 옆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종현 님은 햇볕교실에서 매일 노트에 글을 열심히 적고 계십니다.
제가 와서 책상에 앉은 줄도 모를 정도로 열심 입니다.
그러다가 종현 님이 고개를 들 때 제가 보이면 "깜짝이야. 언제 왔지? 온 줄도 몰랐네." 하십니다.
종현 님이 새로운 데이트 참여자가 돼서 저도 기쁩니다.
데이트 장소는 휘 님이 저번 생일파티 때 가려다가 못 간 카츠쿠니로 결정했습니다.
5명이 카츠쿠니에 갈 수 있는지 휘 님에게 물어봤습니다.
휘 님이 카츠쿠니 매장 사진을 보여주시며 "여기는 1줄 테이블이야. 1줄이니까 5명 되겠지?" 하고 답하셨습니다.
휘 님이 자주 가본 곳이니 카츠쿠니를 안 가본 저에게 어떻게 소개해주실지도 궁금합니다.
데이트 비용에 대해서는 슈퍼바이저님과 얘기를 나눈 모양입니다.
휘 님이 지금 가지고 있는 용돈이 3만7천 원입니다.
그중에 휘 님은 데이트 비용으로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만원 정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데이트 계획 얘기를 나누니 내일 데이트가 더 기대됩니다.
박장대소 하는 휘 님
오늘 점심으로 설렁탕이 나왔습니다.
"썰렁할 땐 설렁탕 짜증 날 땐 짜장면 우울할 땐 울면 복잡할 땐 볶음밥 탕탕탕탕 탕수육"
휘 님은 언어유희를 좋아합니다.
밥 먹기 전에 노래 부르며 신나게 식판을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50+장애인시설지원단 선생님이 안 오시는 날이라 빛나 선생님과 웅녀선생님이 식사 준비를 해주셨습니다.
웅녀선생님이 "나만 더워? 너무 더워" 하시는 것을 보고 휘 님이 박장대소합니다.
휘 님은 웅녀선생님을 참 좋아합니다.
웅녀선생님이 더워하는 모습을 도화지에 그려 선물로 드릴 정도였습니다.
오후에는 휘 님이 3시 10분까지 춤추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이 끝나고 간식도 먹고 함께 산책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오늘 간식은 웅녀선생님이 맛있는 스크램블에그를 해주셨습니다.
자두 선물
산책을 나서는 길에 강현, 주영 실습생을 만났습니다.
강현, 주영 실습생이 발걸음을 멈추고 우리에게 반갑게 인사해줬습니다.
휘 님이 이제 이름이 익숙해졌는지 "강현아 주영아, 안녕"하셨습니다.
우리에게 동료실습생들이 손에 들려있던 자두 봉지에서 자두 두개를 꺼내서 줬습니다.
휘 님에게 말했습니다.
"밖으로 나오니 반가운 사람도 우연히 만나고 먹을 것도 선물받네요"
산책 나온 김에 인터뷰도 해보기로 했습니다.
햇볕교실에서 나올 때 인사했던 광영님과 활동 지원 할머님이 저 멀리 보였습니다.
할머님을 먼저 인터뷰해보면 좋겠어서 다가갔습니다.
할머님에게 인사를 하는데 휘 님이 전동차를 타고 그대로 직진하며 도망가셨습니다.
질문은 휘 님이 맡기로 했는데 부끄럽다고 도망간 거였습니다.
골목으로 도망가시다가 보도블록이 깨져있는 곳에 전동차 바퀴가 빠졌습니다.
저는 당황했지만, 휘 님은 당황하지 않고 전동차를 능숙하게 조종하여 빠져나오셨습니다.
휘 님에게 말했습니다.
"인터뷰하는 거 제가 할게요. 저도 부끄러우니까 도망가지 말고 제 옆에만 있어 주세요."
휘 님도 동의했는지 함께 다시 할머님께 돌아갔습니다.
"여기 주변에 자주 가시는 맛집 있으세요?"
"들내음 들깨칼국수라고 방화3동 동사무소 옆에 있어."
"지인들에게 그 맛집을 소개해주신 적 있나요."
"그럼 지인들도 데리고 갔지.“
할머님 인터뷰를 짧게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니 전동차를 타신 할아버님이 보였습니다.
할아버님에게 다가가서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를 요약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가 복지관에서 맛집 책 만들기를 하고 있어요. 혹시 인터뷰에 응해주실 수 있나요?"
"(긍정의 표현)"
"저희가 주변을 다녀봤더니 전동차로 가기 어려운 식당이 많더라고요."
"전동차 타고 가기에도 괜찮으면서 맛 좋은 식당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공항 김치찌개가 있는데 십몇 년 전부터 다녔어. 김치찌개가 돼지고기에 묵은지를 써서 시큼하면서고 맛있어. 김치찌개 옆에 두루치기도 맛있고. 오래됐어도 깔끔해."
힘들어 가고 싶어
인터뷰하는 동안 휘 님이 옆에 계시긴 했지만, "힘들어 가고 싶어, 힘들어 가고 싶어"를 반복했습니다.
의사 표현을 인터뷰 내내 하셔서 진행에 좀 어려움을 겪었지만,
끝까지 함께 해줘서 감사했습니다.
"저는 친구들이랑 밖에 나와 일을 했으면 카페에 가서 음료 하나씩 들고 들어가요. 우리 카페가요"라고 휘 님에게 말했습니다.
카페에서 음료를 사서 햇볕교실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실습하는 동안 몇 번가 봤던 더벤티로 갔습니다.
더벤티에 가는 김에 사장님에게도 자주 가시는 맛집에 관해 물어봤습니다.
사장님은 이 근처에 살지 않으셔서 잘 모르신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이 근처에 물갈비집이 새로 생겼다고 추천하셨습니다.
휘 님이 물갈비 본인이 전에 저에게 추천했던 곳이라고 맞장구쳤습니다.
우당퉁탕
휘 님이 집에 갈 시간이 다 되어 햇볕교실로 올라가는 길에 삼촌을 마주쳤습니다.
휘 님은 집 갈 때 항상 사물함에서 크로스백을 꺼내고 텀블러 빨대에 크린랲을 씌워 넣어 갑니다.
삼촌에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부탁하고 본인 루틴을 지키고 갑니다.
상황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저에게 휘님의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부럽습니다.
그렇게 우당퉁탕 금일 일과를 마쳤습니다.